[기획] '당신은 이날을 기억하시나요?' 2016년 인벤 올해의 사진 25선

기획기사 | 강승진 기자 | 댓글: 42개 |




쏜살같이 지나간 2016년도 어느덧 하루만을 남겨뒀다. 한 해 동안 행복한 일도 있었고 슬픈 일도 많았을 터. 하지만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기에 모두 흘러간 과거의 일이 되어버렸다.

적어도 흘러간 시간의 단면은 머리가 아니라 눈으로 떠올릴 수 있다. 다름 아닌 사진으로 말이다. 어느 유명한 사진작가의 말처럼 한순간을 베어 렌즈 안에 담아낸 사진을 보며 그 당시를 떠올릴 수도 있고 경험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전해 들을 수도 있다.

인벤팀에서는 이런 한순간의 기억이 담긴 2016년 사진 25장을 선정했다. 그리고 사진에 담긴 이야기를 함께 전하고자 한다.

그렇다고 모든 글을 읽을 필요는 없다. 좋아하는 사진에 있는 글만 읽어도 좋고 그저 사진만 보며 스크롤을 내려도 좋다. 이건 그런 기사니까.

[* 사진은 순위나 관계성 없이 무작위로 나열했습니다.]






한국 팀들의 연이은 승전보에 주모의 기력이 다해가던 롤드컵 쿼터 파이널 3일 차. 한국에 있는 팬들 만큼이나 행복한 시카고 커플이 있었다. 바로 롤드컵 행사에서 프러포즈 이벤트를 한 커플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수천만 명에 달하는 전 세계 시청자들 앞에서 평생의 사랑을 다짐했다. 아마 e스포츠 역사에서 손에 꼽을 러브 스토리가 아니었을까?

그리고 이 사진을 찍었던 라쏘 기자(29. 여친 없음)는 취재가 끝나고 시카고 골목 바닥에서 홀로 눈물 젖은 저녁을 먹었다.

◎ 관련 기사: "주모오오오! 여기 락스까지 3인분 갖다주게!" 롤드컵 쿼터 파이널 3일 차 현장







이제는 코스튬플레이가 게임 행사의 주요 부분이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다. 게임 속 캐릭터의 복장을 멋지게 만들어 입은 모습에 많은 팬이 연예인 공연보다도 더 큰 환호를 보내주니 말이다. 되려 없으면 심심해진 느낌이랄까?

기자들도 이런 팬들의 관심을 잘 알기에 행사에 도착하면 두 눈 크게 뜨고 코스어들을 찾아다닌다. 하지만 라파 기자는 좀 예외였을까? 아름다운 코스어를 눈앞에 두고도 먼 곳에 있는 누군가를 초점에 담아 사진을 찍었다. 급박한 상황이라 사진을 실수로 찍었을 수도 있고. 평소 여린 그의 남심이 본색을 드러낸 것일 수도 있고.

진실은 라파 기자만이 알고 있다.

◎ 관련 기사: 카드캡터 다 모여라! 새해 첫 '와글와글 하스스톤' 현장 풍경기







E3 취재를 위해 LA를 방문한 인벤팀. 그곳에서 정체 모를 사탕을 발견했으니.... 바로 워크래프트 사탕이다. 마치 호드와 얼라이언스를 상징하는 듯한 빨간 사탕과 파란 사탕. 이 괴식품의 가격은 고작 2달러에 불가했으니 매달 카드값에 허덕이는 인벤 기자들도 호기심을 탓하고라도 살 수 있었으리라.

그렇게 숙소로 돌아온 인벤팀은 언제나 사랑과 정이 넘치기에 첫 시식의 기회를 막내 프란 기자에게 양보했다. 그리고 입속에 톡 털어 넣은 두 가지 사탕. 그 맛은 사진과 같았다.

아아. 이 사탕이 2달러가 아니라 200달러였다면 먹지 않아도 됐을 텐데.... 왜 너는 그렇게 싼 사탕이었니.

◎ 관련 기사: "이게 뭐야?!" '워크래프트 캔디', 직접 먹어봤습니다.







스포츠를 중계하는 사람이 경기장의 분위기를 극한까지 끌어올린다? 그 어떤 스포츠에서도 본 적이 없다. e스포츠가 아니라면 말이다.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경기 장면이 없고 송출된 화면으로만 볼 수 있는 특수성. 그래서 중계 캐스터와 해설진의 말과 감탄사는 곧 시청자, 그리고 현장에 모인 관람객이 직접 공유하는 감상이 되곤 한다. 그런 그들이 아니고서야 누가 게임 팬들의 가슴에 불을 지필 수 있으랴.

사진은 락스 타이거즈와 KT 롤스터의 롤챔스 섬머 결승전이 열렸던 올림픽 실내체육관.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외침과 함께 현장에 모인 관람객들을 달아오르게 한 전용준 캐스터의 모습이다.

◎ 관련 기사: 눈이 즐거운 코스프레부터, 귀가 즐거운 오프닝 공연까지! 롤챔스 섬머 결승전 풍경기 #2







인간은 보통 위기를 피하고자 거짓말을 하곤 한다. '부장님. 저 오늘 어머니 생신입니다.'라던가 '배가 너무 아파서 지각했어요. 교수님.'이라던가. 공포 게임을 정말 못 한다던 페케 기자의 이야기에 모두가 거짓말이려니 생각했다.

그리고 화이트데이 VR을 시연하던 페케 기자는 정말로 VR 기기를 벗어 던지고 배를 까 뒤집으며 기절했다.

거짓말이라고 오해해서 미안한 마음의 인벤팀. 하지만 페케 기자는 리액션이 워낙 좋아서 그 이후로도 공포게임을 수도 없이 더 해야 했다.

◎ 관련 기사: 시연장 한복판에 드르렁?! 리얼 공포 제대로, '화이트데이: 스완송'







'세계 최고의 팀'. '최고의 선수'.

프로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그 단어. 이는 프로게이머들도 다르지 않다. 국내 리그는 물론 저마다 열리는 세계대회에서 강력한 모습을 뽐내 최강의 자리에 오르고자 노력하고 또 노력한다. 하지만 유독 그 자리와 거리가 먼 남자가 있었으니 '앰비션' 강찬용이다.

데뷔 이후 최고의 미드라이너로 꼽히며 팀의 승리를 이끈 앰비션. 하지만 오랜 프로게이머 경력이 있음에도 롤드컵 진출에는 번번이 실패했다. 이후 포지션 변경과 하위권을 전전하던 삼성 갤럭시의 이적 후 한계를 넘어 성장하며 롤드컵에 진출했다.

사진은 경기 전 선수 소개 순서에서 삼성 갤럭시를 응원하는 팬들의 환호를 몸으로 느끼는 앰비션의 모습이다.

◎ 관련 기사: 삼성의 연승 행진, 드디어 정해진 결승 대진! 롤드컵 세미 파이널 2일 차 현장







흔히 '아타리 쇼크'라는 정체불명의 명칭이 더 익숙한 '1983년 북미 비디오 게임 산업 붕괴'. 31억 달러에 달하던 시장 규모는 이듬해 9억 달러까지 추락했다. 질 낮은 게임의 반복된 출시가 얼마나 위험한지 전 세계에 알렸던 사건이기도 하다.

이런 옛날이야기를 지금 꺼내는 이유는 미국에서 발견한 게임, 바로 아타리 'E.T.'를 말하고자 함이다. 진짜 이유야 어찌 됐든 잘나가던 미국 게임 산업에 마침표를 찍은 게임이기도 하고 가격 방어를 위해 재고를 전부 땅에 묻어버린 탓에 국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게임이니까.

그런 게임을 미국에서 만난 사월 기자는 신기함 반, 우러러보는 마음 반으로 셔터를 눌러댔으리니. 미국 팬들의 게임 수집력은 여러모로 대단하다.

◎ 관련 기사: 게이머 전용 놀이터, 전격 오픈! PAX EAST 2016 개막 풍경







크리스마스는 연인, 가족과 보내라는 말. 다 안다. 그래도 게임이 좋다면 친구들, 혹은 동료와 함께 한 번쯤 게임 행사를 보러 가는 것도 좋지 않을까?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는 그런 게임 팬들로 들썩거렸다.

5초 만에 모든 자리가 매진됐다는 이야기가 허투루 나온 것이 아님을 증명했던 '던파 페스티벌'. 그리고 파이널판타지 14의 새로운 확장팩 출시를 기념하기 위해 수많은 팬이 모인 팬 페스티벌. 일산과 도쿄에서 각각 열린 두 행사로 게임 팬들의 애정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확인할 기회였다.

아. 물론 연인과 함께 온 사람도 더러 있었다. 증오한다.

◎ 관련 기사: 여프리스트와 함께한 크리스마스 이브! 2016 던파 페스티벌 풍경기
◎ 관련 기사: 6월 20일 확장팩 출시! 적마도사를 공개한 '도쿄 팬 페스티벌' 오프닝







게임뿐만 아니라 관련 상품까지 기가 차게 뽑아내는 블리자드. 그리고 그런 상품이 한자리에 모이는 블리즈컨은 게임 팬들에게는 성소와도 같은 곳이다. 인벤 기자들도 그중 하나니 현지에 있던 그들은 저마다 한 아름 관련 상품들을 사 들고 들뜬 마음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특유의 기자 정신을 발휘해 체험기를 작성했다.

하지만 몇몇 상품은 체험이라고 하기에는 난해한 것들이었다. 그중에서도 '트레이서', '위도우 메이커'의 레깅스는 소화하기 어려운 별 5개짜리 의상이었다. 이를 소화해야 하는 임무는 인벤 최고 덩치, 사월 기자에게 돌아갔다. 그의 몸집이 쉽사리 연상되지 않는다면 들어갈 것 같지 않은 레깅스를 억지로 잡아당기는 손을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으리라.

라쏘 기자는 사월 기자의 착용 장면을 귀신같이 찍어냈다. 자리에 눕지 않고서는 저 작은 옷을 입을 수조차 없는 사내의 몸부림. 그리고 찹쌀 순대에 삐져나온 당면처럼 레깅스 끝으로 살포시 얹혀있는 발가락이 이 사진의 가치를 알려주고 있다. 그렇다. 이 사진은 정말 '진짜'다.

실제 착용 모습이 어땠는지는 굳이 표현하지 않겠다. 궁금하면 관련 기사를 보시라. 다만 식사 시간이 가깝다면 기사 확인을 추천하지는 않는다.

◎ 관련 기사: 트레이서 쫄쫄이, 안 본 눈도 같이 파나요? 블리즈컨 2016 굿즈 체험기







2005년 개장. 이듬해 OGN(당시 온게임넷)과의 계약으로 본격적인 e스포츠의 장으로. 그리고 스타크래프를 넘어 FPS, MOBA 장르의 게임 대회가 열리며 몇 차례 그 모습이 바뀌기도 했던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은 게임 팬에게는 성지와도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크고 쾌적한 게임 관람을 위해 상암에 새로운 e스포츠 스타디움 설립이 결정됐다. 같은 자리에서 10년을 게임 팬들과 함께 한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이 롤챔스 스프링과 함께 막을 내렸다.

이제는 추억이 된 용산 e스포츠 스타디움. 사진에는 대회를 협찬했던 회사의 과자가 마지막 경기를 보러올 팬들을 의자 위에서 기다리고 있다.

◎ 관련 기사: 용산의 마지막 날 그리고 결승까지 남은 마지막 한걸음! 롤챔스 PO 현장







파이널 판타지와 함께 스퀘어에닉스의 알아주는 명작 게임 드래곤 퀘스트. 하지만 국내에서는 파판만 못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이 이야기가 과거형인 이유는 꾸준한 현지화로 이제는 드래곤 퀘스트가 가진 가치를 더 많은 팬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모바일 버전으로 거의 모든 시리즈가 현지화되어 공개됐고 콘솔 버전도 한국어를 품고 국내 팬들 앞에 섰다. 그런 관심에 힘입어 인벤도 일본 현지 행사에 직접 참여하게 되었다. 그리고 넘쳐나다 못해 증식 중인 슬라임 인형들을 만나 기겁하고 말았다.

한 마리만 볼 때는 참 귀여운데 말이지....

◎ 관련 기사: '슬라임 천국' 드래곤 퀘스트 히어로즈2 일본 현지 프로모션 탐방기







롤 인벤의 아이돌, 왕을 넘어 황제가 된 짜황, 최대 짜장면 세 그릇에 빛나는 삼성 갤럭시의 큐베 이성진. 다른 팀 선수들은 라인에서 찍어 누르는 만개한 기량만큼이나 먹는 장면 하나만큼은 세계 최강의 프로게이머인 듯하다.

사진은 프로게이머 소양 교육 중 큐베가 초콜릿 과자 하나로 야무지게 먹방을 찍은 모습이다. 이 정도면 광고 하나 줘도 될 텐데. 삼성에서 내놓는 즉석 짜장 식품이 없는 점이 아쉬울 뿐이다.

◎ 관련 기사: 반가운 선수들과 함께하는 교육현장! e스포츠 소양교육 현장 풍경기#1







모두의 기대 속에 나온 '마이티 넘버9'. 마넘나는 '넘나' 너무 했다. '노 맨즈 스카이'가 없었다면 올해 최악의 게임은 단연 이 게임의 차지였으리라. 록맨의 아버지라 불리던 이나후네 케이지의 작품은 미진한 완성도를 보였고 팬들의 가슴에 다시 한번 스트레이트 펀치를 날렸다.

E3 취재를 위해 LA에 갔던 인벤팀도 이런 소식을 들었던 것일까? 관에 못이 박혀 더는 등장하지 못하는 록맨을 기리기 위해 록맨 그 자체가 되었다. 카프 기자의 해맑은 웃음을 보니 이게 마넘나 보다 낫다 싶다. 혹시나 마이티 넘버 나인의 후속작을 만들 생각이라면 한국을 찾아오시길.

◎ 관련 기사: E3 취재팀, LA 명물(?) 레트로 게임샵 '월드 8'을 가다!







올해 게임 업계는 유독 사건 사고가 잦았다. 특히 몇몇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는 양성평등 주장과 그 방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 간의 갈등은 단순히 인터넷을 넘어 사회 문제로까지 번졌다. 그리고 이 문제들이 게임 콘텐츠와 엮였다.

민감한 문제였던 만큼 취재를 나갔던 프란 기자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양해를 구하고 촬영을 진행했는데 기사에 정말 많은 댓글이 달렸다. 그만큼 모두가 큰 관심을 가진 사건이었다.

양성평등의 가치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이나 사회에서도 꼭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더 큰 이슈들로 잠잠해지긴 했지만, 게임 업계도 나름의 가이드라인을 정해두고 다각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 관련 기사: “남친**, 클로저스하면 헤어진다!” 넥슨 사옥 앞 여성집회 현장







이 사진을 올릴까 말까 많은 고민을 했다. 댓글난이 아마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이야기로 뒤덮일 테니 말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시공의 폭풍 수장이자 게임 팬들에게는 이말년이라는 웹툰 필명보다 더 친숙한 그 이름. '침착맨'이 있었다.

사실 히오스의 인기는 게임보다 밈(meme)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짤'들을 양산해 낸 데에 있다. 실제로는 게임을 하지 않은 사람들도 히오스를 언급하며 놀기 시작했고 인기에 힘입어 정말 게임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가기도 했다.(그중 대다수는 오버워치 겐지 스킨을 주는 이벤트를 위해 억지로 플레이한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사진은 마치 간증 체험을 위해 히오스 팀원을 선택하는 듯한 침착맨의 손짓과 감미로운 눈빛으로 신규 유저를 끌어모으는 침착맨의 모습이다.

◎ 관련 기사: 오버워치 페스티벌에 나타난 '악당 이말년'! 게릴라 이벤트 매치 풍경기
◎ 관련 기사: 이젠 '이말년'보다 '침착맨', 히어로즈 걸어 갈 '고급' 길을 말하다







스타크래프트2 최고 명문팀. 각자 다른 의견을 낼 수는 있지만, 단순히 팀 커리어로 보면 진에어 그린윙스도 어디 다른 팀에 절대 꿀리지 않는다. 그들은 4번이나 프로리그 라운드 우승컵을 들었다.

하지만 이런 강력함도 유독 포스트 시즌에는 빛이 바랬다. 2014년에는 통합 결승에 오르지조차 못했고 다음 해에는 결승전에서 SKT T1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그리고 2016년 통합 우승을 위해 3번째 도전에 나선 진에어 그린윙스. 그들은 결국 KT 롤스터를 제압하고 3수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프로리그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면서 마지막 프로리그로 남게 되었다.

◎ 관련 기사: 갈고 닦은 진에어, 통합 결승에서도 날아오르다! 스타2 프로리그 결승전 풍경기







독일 게임스컴에 부스가 차려진 '검은사막'. 국내 버전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발프 기자가 직접 부스로 들어갔다. 다행히 취재가 가능했던지라 게임 화면으로 카메라 렌즈를 들이댔고 렌즈는 모니터보다 더 위를 가리켰다.

절로 셔터가 눌린 현지 게이머에게 같이 파티 플레이나 한 게임 권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 게이머는 게임에 워낙 집중한 터라 우리의 시선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결국, 나갈 시간이 되서야 사진 사용을 허락받으며 짤막한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그래. 일하러 와서 다른 데에 한눈팔면 안된다. 일이나 열심히 하자.

◎ 관련 기사: '게임스컴한테 전해! 유럽에 검사가 왔다고!' 검은사막 부스 풍경기







야구, 농구 등 강력한 프로 스포츠를 등에 업고 세계 최고의 스포츠 강국으로 꼽히는 미국. e스포츠에서만큼은 최강의 자리를 유럽, 한국에 내준지 오래다.

그래서일까? 미국에서 열린 올해 롤드컵은 북미 팬들의 응원 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크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북미 역대 최고'로 꼽히던 TSM과 CLG가 조별 리그에서 탈락하며 왕좌 탈환은 다음 시즌으로 미뤄야 했다.

사진은 중국 프로팀 I MAY와 8강 진출을 걸고 펼친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 중인 Cloud 9을 응원하는 팬의 모습이다. 이 응원에 힘을 얻은 Cloud 9은 토너먼트로 진출하며 북미 지역의 희망으로 남았다.(그러나 I MAY와의 사투에 모든 힘을 쏟아낸 C9은 이어지는 8강에서 거짓말처럼 참패를 당했다. 북산잼)

◎ 관련 기사: 차갑게 식힌 복수, 어차피 조 1위는 한국!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8일 차 현장







많은 연예인이 게임 홍보 모델로서, 혹은 주요 e스포츠 경기에 초청되어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를 빛냈다. 과도한 초청 행사나 홍보에 일부에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기도 하지만 게임에 깊은 관심이 없는 팬들에게 게임을 알리는 데에는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는 만큼 인벤도 이들의 모습을 기사로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지스타에서 이들의 사진을 찍어야 하는 사진 기자들의 임무도 막중했다. 그리고 보는 바와 같이 그 임무를 120% 완벽하게 완수했다.

이 사진으로 티피 기자는 보정의 요정, 찍덕 기자라는 타이틀을 획득했다. 몇몇 기자들이 그에게 사진 촬영의 요령을 물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원판이 좋으면 어떻게 찍어도 다 된다.'였다. 그렇게 자신의 사진을 '뽀샵해달라' 말하려던 뭇 기자들은 목젖까지 올라온 말을 조용히 삼키고 발걸음을 뒤로 옮겼다.

◎ 관련 기사: 지스타 부스에 소녀시대 태연이이잇! '검과마법' 태연 팬사인회 현장포토
◎ 관련 기사: 언어를 뛰어넘은 블소인들의 축제! 블레이드&소울 2016 태그매치 결승전 현장







국내 최대 게임쇼로 꼽히는 지스타. 하지만 매년 양적인 성장은 거듭하면서도 게임 편중이나 거대 게임사들이 빠져나가며 흥행에 대한 걱정도 함께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좀 달랐다. VR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며 유저들이 체험할 수 있는 게임의 종류가 늘었고 인디 게임의 참여도 많았던 한해다. 물론 넥슨, 넷마블 등 거대 게임사의 참여로 온라인, 모바일 게임의 체험도 건재했다.

할 게임이 많다 보니 이를 체험하려는 기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영상으로 생생한 모습을 전하는 영상 촬영 팀의 노력은 더하면 더했고. 사진은 VR 게임을 체험하는 프란 기자와 게임 화면을 녹화하며 현장감 넘치는 코멘터리를 달고 있는 카프 기자의 모습이다.

◎ 관련 기사: '게임 그 이상을 향해!' 게임팬들의 축제, '지스타2016' 1일 차 풍경기







e스포츠 경기에서 상황을 전하는 중계진의 영향력은 상상 이상이다. 짧게는 20분에서 1시간가량 진행되는 경기의 모든 부분을 상세히 짚어줘야 하고 경기 중간중간의 모습도 자신들의 목소리로 채워야 한다.

이들에 집중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인터뷰나 행사 진행을 담당하는 아나운서는 카메라 앞에 자신을 드러낼 시간은 적어진다. 경기 중간, 혹은 모든 경기가 끝난 후 인터뷰를 하는 잠깐의 시간만이 주어져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에 모이는 팬들의 눈길을 알고 있기에 많은 아나운서는 꾸준히 진행 준비를 하고 또 준비한다.

사진은 이현경 아나운서가 케스파컵 진행 전 경기 진행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 관련 기사: 복수와 반란은 성공할 것인가? 롤 케스파컵 개막전 현장 풍경기







이번 지스타에서는 '스타워즈: 포스아레나'의 공개를 기념한 행사로 유독 스톰트루퍼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특히 '유어 파더' 다스베이더도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위압감 넘치는 그를 보고 있노라면 '이건 그저 복장일 뿐'이라는 생각이 전두엽에서 잠시 삭제되고 만다.

사진은 그런 사고력 통제 불능 상태에서 찍어낸 결과물로 다크 사이드로 넘어가야만 했던 다스베이더의 울분을 느낄 수 있다.


◎ 관련 기사: 아버지가 오셨어!! '스타워즈: 포스아레나' 코스프레 퍼레이드







덕중 최고는 양덕이라 하더라. 팬심이 두텁기로 소문난 블리자드 게임 유저들이 몰리는 블리즈컨에도 그들은 빛이 났다. 머리카락이 타는 연출까지 신경 쓴 정크랫부터 몽둥이로 몇 번 어루만져주면 금화를 줄줄 흘릴 것 같은 보물 고블린. 예상 못 한 퀄리티로 좌중을 놀라게 한 여성화 바리안 까지.

하나하나 만나고 사진으로 남긴 그들의 코스프레를 보고 있노라면 누가 최고라 콕 집어 말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가장 귀여운 사진 한 장을 고르라면 단연 이 사진이다. 주인을 따라 블리즈컨에 온 것만으로도 신난 멍멍이. 어깨에 얹은 복장과 함께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를 방방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다들 귀여움에 몸서리쳤다더라.

만약 아직 블리즈컨의 코스프레 모음을 보지 못했다면 지금 당장 아래 기사를 꼭 보길 바란다. 실망 안 할 테니까.

◎ 관련 기사: 이곳이 바로 실사판 시공의 폭풍! '2016 블리즈컨' 코스프레 풍경기







주노 기자가 강력 추천한 사진이다. '이게 아니면 도대체 뭐가 올해의 사진에 적합하냐'며.

봄 햇살이 따듯했던 5월. 인터뷰 취재용 사진을 핑계로 하늘공원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조은정 아나운서를 향해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슬쩍 옆자리에 앉은 주노 기자의 컴퓨터를 보니 바탕화면도 이 사진이더라. 팬심으로 가득한 그가 직접 나가 사진을 찍을 수 있다니. 전생에 좋은 일을 참 많이 했나 보다.

e스포츠 현장을 떠나 다른 길을 선택한 조은정. 이제는 경기장에서는 볼 수 없지만 그래도 TV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위로하니 주노 기자도 옷깃으로 눈물을 훔치며 씨익 웃어 보였다. 그 웃음이 사진과 겹쳐 보여 심히 가슴 아프더라.

◎ 관련 기사: 따뜻한 봄날을 닮은 그녀, 조은정 아나운서와 함께한 하늘공원!







올해 인벤의 인물란은 이 사람으로 시작하고 끝났다고 할 수 있다. 1세대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이자 페이커 이전에 LoL판의 흥행을 이끌었던 남자. 이제는 미국으로 건너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는 그. 매멘, '매드라이프' 홍민기다.

많은 기대와 함께 시즌을 시작했지만 부진한 성적에 아쉬워했던 팬들. 그런 상황 속에서 가장 가슴 아파했던 건 매드라이프 본인이었을 것이다. 이제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영혼의 듀오 로코도코가 감독인 신생팀 골드 코인 유나이티드로 이적하게 되었다.

오랜 기간 활동한 LCK를 뒤로하고 미국에서 새로운 봄을 맞이하는 매드라이프. 그가 가는 길에 흡낫길만 있기를 바란다.


◎ 관련 기사: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 CJ의 심장 '매라신' 홍민기
◎ 관련 기사: 얼마나 무거웠을까... '프로'게이머 '매드라이프' 홍민기의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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