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용어상식10] VR이 VR다운 이유, '룸스케일'의 정확한 의미는?

기획기사 | 정재훈 기자 | 댓글: 4개 |
"'룸스케일'이 어떤 개념을 말하는 거죠?"
질문: '룸스케일을 지원한다'라고 하는데 여기서 룸스케일이 정확히 어떤 뜻인가요?






▣ 용어 설명

'룸스케일'이라는 단어는 VR과 관련된 글이나 기사를 보다 보면 심심찮게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하지만 정확히 '룸스케일'이 어떤 뜻이라고 설명하는 내용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으레 알 거라 생각하는 건지, 아주 당연하게 '룸스케일을 지원한다' 정도만 표기되어 있기 일쑤죠.

'룸스케일'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VR이라는 미디어 장치의 특징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가지 미디어 장치들은 각자 장단점과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책'의 경우 오랜 시간이 흘러도 내용에 변함이 없고, 내용 전달의 속도가 오로지 독자에게 맞추어집니다. 하지만 이미지는 대부분 독자의 상상에 일임해야 한다는 특징도 있지요.

TV를 비롯한 '스크린'은 한 번에 여러 대상에게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할 수 있지만, 내용 전달 속도를 조절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요. VR은 일종의 스크린이지만 굉장히 극단적인 형태로 발전한 스크린입니다. 사용자 편의, 가격 대 성능비, 외부와의 소통에 이르기까지, VR은 굉장히 많은 부분을 실질적으로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어떤 미디어 장치도 감히 따라올 수 없는 '몰입감'을 손에 넣었죠.



▲ 저 공간 내부는 완벽한 VR공간이 됩니다.

'룸스케일'은 이 '몰입'이라는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능입니다. 사실 메커니즘 자체는 굉장히 단순합니다. '룸스케일'이란 VR 환경에 걸맞은 크기의 현실 공간을 가상에 할당하는 기능입니다. 현실 속에서 내가 무대로 삼을 공간을 센서로 잡아주면 끝. 그때부터는 센서로 둘러싸인 그 크기만큼의 공간이 그대로 VR 속에 구현되는 것이죠.

간단해 보이지만, 효과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룸스케일'을 적용한 상태에서 VR 플레이어는 완벽하게 게임 내에 동화될 수 있습니다. 서서 체험하는 자세, 혹은 앉아서 체험하는 자세의 VR은 어디까지나 '관찰자'의 입장에서 벗어나기 힘듭니다. 앞서 말한 고도로 발전한 스크린에 그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룸스케일'이 적용된다면, 플레이어가 곧 주인공이 됩니다. 신체적 움직임이 게임에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룸스케일'이 무조건 정답인 것은 아닙니다. 룸스케일은 현실의 공간을 그대로 가상으로 옮겨놓는 방식이기 때문에 꽤 큰 크기의 현실 공간이 요구됩니다. 룸스케일을 기본적으로 지원하는 'HTC VIVE'의 경우 최소 2m x 1.5m의 공간이 필요하죠. 하지만 개인 단위 게이머들이 이 정도 공간을 단순히 '즐기기 위해' 비워두는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자취라도 하는 플레이어라면 삶의 질을 상당히 포기해야 하겠죠. 결국 ,이런 점이 VR에 대한 '진입 장벽'이 되어버립니다.



▲ 다른 모든 세간살이는 어떻게든 치워놔야 하죠. 다치지 않으려면요.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대체할 만한 수단이나 기술이 딱히 없으므로 '룸스케일'은 꾸준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팀에서 VR을 이용하는 이들 중 80% 이상이 룸스케일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니, 사실 개인 이용자 수준에서도 꽤 많은 이들이 사용하는 편이지요. 그러나 지금 단계에서 개인 단위로 VR을 이용한다는 건, 그만큼 투자할 여력이 있다는 뜻도 되니 큰 의미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먼 훗날 'BCI' 기술이 개선되어 뇌에 직접 접속하는 형태가 된다면 '룸스케일'이 무의미해질 수도 있지만요.

▣ 3줄 요약
  • '룸스케일'은 현실의 공간을 그대로 가상으로 옮기는 기능이다.
  • 사용자의 움직임을 모두 잡아내기 때문에 몰입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 하지만 일정 크기 이상의 공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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