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웹진 기자들, 연휴에 무슨 게임해요?"

기획기사 | 박태학,정재훈,윤홍만,김규만 기자 | 댓글: 71개 |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곧바로 이어지는 주말, 그리고 5월 9일 대선까지. 게임 진득하게 즐길 수 있는 징검다리 연휴가 탄생했습니다. 그래서 물어봤어요. 어차피 여자친구도 없는 사람들... 집에서 뭐 하고 놀건지, 웹진 기자들의 연휴를 책임질 게임은 무엇인지 확인해봤습니다. 아참, 놀 땐 놀더라도 성인 게이머라면 5월 9일에 투표하는 것, 꼭 잊지 마세요!






▲ 배틀그라운드 게임플레이 영상


반지하 곰팡이처럼 스멀스멀 올라오던 게임 불감증을 단번에 잠재워 준 게임. FPS에 익숙한 게이머라면 두 판 정도에 기본적인 감을 익힐 수 있고, '배틀로얄' 게임답게 매판 각본없는 드라마가 연출된다. '배틀로얄' 모드 창시자 브랜든 그린의 모든 노하우가 집결된 셈.

특히, '배틀그라운드'는 동 장르 게임과 비교해 더욱 생생한 현장감을 자랑한다. 갈대숲에 엎드려 포복으로 기어갈 때의 그 서늘한 긴장감, 지평선 너머로 울려오는 총성에 간이 콩알만해지는 기분은 여타 게임에서 쉽게 느끼기 어렵다. '배틀로얄' 모드 게임, 아니 '배틀그라운드'만의 아이덴티티라 불러도 좋을 정도.

참고로 기자는 첫 판에서 9등했다. 20대 동료 기자들에게 30대 게이머의 중후한 샷감, 연륜에서 나오는 통찰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6번째 솔로 게임에선 최후의 생존자로써 '이겼닭! 오늘 저녁은 치킨이닭!'을 맞이했다. 이쯤 되면 할 일은 정해진 것 아닌가. 아직까지 1등도 한 번 못 해본 딱하디 딱한 동료 기자들에게 조언이나 해 줄 타이밍. '배틀그라운드'는 그런 게임이다. 30대 게이머의 자존감을 살려주는 게임. 이건 절대 내 자랑이 아니다.


■ 틈틈히 이것도 할 생각!





그리 크지 않은 개발사의 작품임에도 꼼꼼한 마감새가 돋보이는 '킹스레이드'. 가슴이 시키는 캐릭터가 다수 보이기에 요즘 열심히 하고 있다. 특히, 시나리오와 연출력이 좋아서 구경한다는 마음으로 즐기기에 좋다. 현질보다는 플레이타임을 요구하는 시스템 역시 내 취향이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2.0으로 업데이트 된 이후 최근 재미를 붙이고 있다......고 쓰고 싶지만, 그냥 솔직하게 말하겠다. 예전에 못 받은 오니 겐지 스킨! 이번엔 꼭 받고 말테다.






▲ '던 오브 워3' 트레일러


언제는 평가가 좋아서 했던가? 놓치면 안되는 우주 명작이라 샀던가? 이번 징검다리 연휴는 이 친구 덕에 심심할 일은 없게 됐다. 진짜 남자라면 워해머고, 더 진짜 남자라면 스페이스 마린이다. 어차피 감성으로 하는 게임. 예구가 뜨자 마자 사버렸다. 딱 보니 이번 연휴때 즐기라고 배려해놓은 듯한 릴리즈 날짜다.

뭐 말이야 많다. 벌써부터 환불을 하고 '돈 아꼈네요 휴'라는 반응도 보인다. 하지만 난 애초에 환불은 생각조차 안했다. 왜냐고? 더러운 외계인 놈들이 우주를 어지럽히는데 평가가 안좋다고 피하는게 말이 되나. 워해머는 그런 게임이다. 팬들의 가슴을 울리기 위해 있는 게임. 게임성이 모바일 게임 수준에 그쳤어도 아마 샀을 거다. 그 대단한 망작이라는 '스페이스헐크: 데스윙'도 아직 갖고 있는 나 아닌가.

그렇다고 IP의 이름값에 기대는 퇴물 게임이란 것은 아니다. 리트릿 시스템의 삭제와 AOS와 비슷하게 바뀐 게임 디자인 등. 이래저래 욕을 먹고는 있지만, 적응되다 보면 이 시스템도 꽤 재미있는 시스템이다. 리트릿이 없으니 전처럼 퇴각 - 재정비 - 전투의 지루한 루틴이 반복되지도 않을 뿐더러, AOS처럼 단계별로 적진을 파괴해야 하는 시스템은 잘 이기다가도 단 한번의 종심돌파에 게임을 패배하는 짜릿함도 준다.

그 뿐이랴. 영상에서도 나오지만, 레이스 나이트와 임페리얼 나이트의 맞짱 한판은 이 게임이 아니면 볼 수가 없다. 더 말할 게 무엇이 있나. 어서 DLC로 다른 종족이 나오길 기다릴 뿐이다.


■ 틈틈히 이것도 할 생각!





최근 히어로즈에는 참 여러가지 요소가 많이 추가되었다. 무엇보다도 '재미'가 돌아왔다. 집나갔던 친구들이 하나둘 복귀하니 혼자 하느라 힘들기만 했던 게임에 재미가 돌아왔다. 새로 바뀐 시스템도 굿. 게임이 확실히 덜 답답해졌다. 얼른 들어가서 도살자로 한번 땡겨 줘야겠다.

스텔라리스는 마지막 선택지이지만, 그만큼 강력한 선택지다. 그 어떤 게임도 이 게임만큼 끄는 것이 어렵지 않다. 심지어 턴제도 아니라서 꺼야 될 타이밍을 못잡겠다. 정 심심하면 하겠지만, 이 게임을 가장 뒤로 밀어둔 이유는 내 연휴를 보다 가치있게 보내고 싶어서다.






▲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영상


벚꽃은 애초에 졌는데 인제 와서 가슴이 설레고 동한다. 애꿎은 술로 채워봐도 공허할 뿐이다. 불현듯 그 시절 그녀가 기억났다.

붉은 철쭉이 가슴 시리게 폈던 5월 그녀는 내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아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원피스를 입고 나와 한강을 걷고 있었다. 아주 아름다웠다. 나도 모르게 "저글링같이 귀여워, 너와 같은 라바에 살 수 있다면..."이라고 말했다. 말해 놓고 아차 싶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스마트폰이고 뭐고 없었기에 대충 둘러칠 수 있었다.

그날 저녁이었다. 충실한 저녁이라고 생각했는데 라이코스에서 저글링을 검색해본 그녀가 나에게 "정말 실망이다, 딴 것도 아닌 게임 속 괴물이라니!"라고 소리를 지르며 나와의 관계단절을 선언했다. 썸이라는 단어도 없는 시기였지만, 그렇게 썸은 끝나버렸다.

그녀는 지금 두 아이의 엄마가 되어있다고 한다. 난 그때나 지금이나 두 마리의 저글링만이 반겨줄 뿐. 그래서 다시 스타크래프트를 꺼냈다. 그 아름다웠던 날을 추억하고 싶었다. 날 그 자리에서 기다려주는 여자는 캐리건 밖에 없구나.


■ 틈틈히 이것도 할 생각!





마지막 DLC인 고리의 도시를 출시하며 시리즈의 끝을 장식해서 그런 걸까. 본래 한 번 클리어하면 거의 손대지 않는 성격임에도 '다크소울3'는 최근 간간이 즐기고 있다. 무엇보다 시리즈의, 스토리의 끝을 고한다는 설정 때문인지 전작들을 오마쥬한 듯한 배경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편, 새로 추가된 아이템으로 컨셉플레이...를 하는게 아닌, 트롤링하는 재미도 있다. 대문의 방패 스쿼드는 이제는 너무 유명할 지경인데 팀 먹고 쳐들어온 암령을 방패로 낙사시키는 게 그렇게 재밌을 수 없더라.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파이널판타지14'를 할 거라곤 전혀 생각지 못했다. 이미 기자는 오래전부터 '블레이드&소울'을 해왔기에 2개의 MMORPG를 할 여력도, 관심도 없었다. 그러던 게 동료 기자의 끈질긴 권유에 '어디 재미없기만 해봐라'하는 생각으로 해봤는데... 꽤 재밌지 않은가?!

국산 MMORPG과 비교하면 경쟁, 과금 요소는 더없이 깔끔하다. 문제가 있다면 장기적으로 '블소'와 '파판14' 둘 중 하나는 접어야 하는데... 일단, 이런 고민은 접어두고 오늘도 가볍게 에오르제아를 여행할 생각이다. 이 글을 보는 여러분들도 연휴를 맞아 '파판14'를 해보길 추천한다.






▲ 파이널판타지14 스톰블러드 트레일러


최근 우연히 옆자리 동료 기자가 점심시간에 레이드를 도는 모습을 보고 시작했다. 새로 업데이트된 24명이서 가는 레이드라나? 그 24명 중에서 동료 기자가 혼자 메인 탱커를 서고 있다는 설명이 그렇게 멋있어 보일 수가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결제를 하고 에오르제아로 여행을 떠난 지도 어느덧 한 달 째.

처음에는 빛의 용사라고 부르면서 이것저것 잔심부름만 시키는 게임에게 살짝 당황했다. 그놈의 민필리아는 대체 왜 멀리서도 얘기할 수 있으면서 꼭 모래의 집으로 오라고 하는걸까?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접을 뻔한 고비가 여러 번 찾아왔지만, 점심 시간에 본 메인 탱커의 듬직한 뒷모습(?)을 목표로 하며 하루하루 성장해 나가는 중이다.

요즘은 최신 콘텐츠를 빠르게 접하도록 과거 퀘스트를 모두 클리어해주는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는데, 메인스토리는 스스로 다 봐야겠다는 생각에 처음부터 끝까지 클리어했더니 왠지 모를 뿌듯함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조금만 더 노력하면 만렙을 찍으니, 처음 점심시간에 봤던 그 던전에 도전할 날도 머지 않은 것 같다. 그렇기에 아마 이번 연휴에도 꾸준히 파이널판타지14를 플레이하고 있지 않을까? 앞으로 출시될 새로운 확장팩 '홍련의 해방자'도 기다려지는 만큼, 당분간은 에오르제아 생활을 이어갈 것만 같다.


■ 틈틈히 이것도 할 생각!





말은 파이널판타지14를 꾸준히 하겠다고 했지만, 원체 같은 게임만 계속 하는 성격이 아니라 조금 '액션'이 필요할 때는 살짝 외도를 할 수도 있겠다. 일단, 지난 달에 못 다 클리어한 '호라이즌 제로 던'을 이번 연휴에 마무리하는 것도 좋은 생각일 것 같다.

또, 팀닌자가 선사한 뜻밖의 액션RPG '인왕'의 첫 번째 DLC가 5월 2일에 출시한다. 중간에 너무 어려워서 잠시 손을 놓긴 했지만, 처음에 시즌패스까지 다 사놓았으니 어쩔수 있나. 일단 다시 패드를 잡아보긴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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