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고가의 메인보드, 뭐가 다를까? 메인보드 선택 요령 세 가지

기획기사 | 이상철, 백승철 기자 | 댓글: 3개 |



컴퓨터를 구성하는 부품 중 가장 어려운 것을 묻는다면 대부분 메인보드를 손에 꼽을 것이다. 다른 부품들이야 제품명에 붙은 숫자를 참고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제품 설명에 있는 처리 속도 등이 꽤 가독성 좋게 표현되어 있어 잘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이게 왜 좋은지, 어떤 부분에 이점이 있는지 대략적으로 유추가 가능하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번쩍번쩍한 LED가 부착된 제품은 조금 이해할 수 있겠지만, 단순하게 생긴 메인보드가 왜 비싼 지 도통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예전에는 CPU와 그래픽카드, 메인보드까지 밸런스를 어느 정도 맞춰줘야 PC에 무리도 없고 알 수 없는 원인의 랙이나 버그로부터 자유로웠다. 하지만 요즘은 PC를 구성하는 핵심 부품들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 됨에 따라 중상급용 부품 + 저가형 메인보드 구성이 가성비 측면으로 급부상하면서 표면적으로 다른 부품들에 비해 메인보드의 중요성이 약해지고 있는 현실이다.

메인보드 제조사 또한 이러한 현상을 인지하는 듯, 요즘 하이엔드 제품군은 디자인과 편의성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자체적인 히트싱크를 비롯하여 부품의 탈부착이 쉬운 원터치 방식을 도입하거나 PC 시스템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LCD 탑재 등으로 말이다. 디자인 측면으로는 더 말할 것도 없고.

그럼 메인보드는 대체 뭘 보고 사야 하는 걸까? 고가의 메인보드는 왜 비싼 걸까? 그냥 추천을 받아 호환되는 선에서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소비자 입장에서 하나라도 더 알면 언젠가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이번 콘텐츠를 준비했다. 게이머들이 쉽고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는 메인보드 선택 요령에 대해 얘기해 보고자 한다.



▲ SSD 탈부착이 이렇게나 쉬워지다니.. 세상 참 좋아졌다.


메인보드의 역할과 종류
▣ 메인보드란?
시작하기 앞서, 메인보드란 무언인지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자. 메인보드는 모든 하드웨어 부품들을 프로세서와 연결하고 전원이 공급하는 전기를 분배하여 모든 저장 장치와 메모리 그리고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는 회로 기판이다. 사람으로 생각한다면 몸(Body)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에서는 보통 메인보드(mainboard, 주기판)로 통용되지만, 해외에서는 메인보드보다는 마더보드(motherboard, 모기판) 혹은 시스템 보드(systemboerd) 등으로 불리며, ATX 규격을 시작으로 파생된 E-ATX, m-ATX, ITX 등의 규격이 취급되고 있다.


▣ ATX, ITX? 크기에 따른 메인보드
m-ATX 규격은 24.4cm x 24.4cm의 사이즈로 후술할 ATX와 함께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메인보드 규격이다. 예전에 출시되었던 메인보드의 경우, 동일한 라인업이었다면 기판의 크기를 제외하고는 성능 차이가 없었지만 최근에는 동일한 라인업의 메인보드라도 규격에 따라 성능 차이가 발생하는 제품도 많으니 구매 전 확인하도록 하자.

ATX 규격은 30.5cm x 24.4cm의 크기로, RTX 40 출시 이후 거대해지고 있는 그래픽카드 구성 시 m-ATX 보드와 조립할 때 케이스 전면 케이블과의 간섭 문제가 생기게 되며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규격이다. 메인보드 규격은 앞서 소개한 m-ATX와 해당 ATX 규격이 가장 보편적으로, 후술할 메인보드는 특수한 목적을 갖고 선택하게 되는 제품들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 m-ATX 메인보드는 라인업 명칭 뒤에 알파벳 M이 붙어있다. 사진은 컬러풀 Battle-AX B760M-PLUS V20 D5



▲ m-ATX와 ATX, 두 규격이 보편적이다. 사진은 ASUS TUF Gaming B650-PLUS

ITX 규격은 17cm x 17cm 사이즈로 시판되고 있는 메인보드 중에 가장 작은 규격이다. 초소형 혹은 미니타워 케이스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을 구성할 때 사용하는 메인보드 규격이다. 일반 규격에 비해 적은 PCI-E 슬롯, 2채널뿐인 메모리 슬롯, 그 외 축소된 요소가 많아 다소 빈약해 보이지만 "작은 제품이 더 고가의 제품"이라는 기계의 특징이 그대로 반영되어 일반 메인보드에 비해 높은 가격대에 취급되고 있다.

ATX 메인보드의 크기를 넘어서는 제품 규격들은 통칭하여 E-ATX 규격이라고 부르고 있다. 대부분 서버용 혹은 초고사양 시스템을 위해 출시되는 제품군으로 일반 유저들이 선택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할 수 있다. 일반적인 크기의 케이스에서는 ATX 규격까지만 지원하기 때문에 E-ATX 규격 시스템으로 구성을 희망할 시, 케이스 호환성에 대해서는 반드시 확인이 필요하다.



▲ ITX 메인보드는 라인업 명칭 뒤에 알파벳 I가 붙어있다. 사진은 MSI MPG Z790I 엣지 WIFI



▲ 특수한 목적을 위한 PC에 채택되는 E-ATX 규격. 사진은 기가바이트 X670E 어로스 마스터



그래서 뭐가 중요할까? 메인보드 선택 요령
▣ 메인보드 전원부란?
메인보드 전원부는 VRM(Voltage Regulator Module)라고 부르기도 한다. 직역하자면 전압 조정 모듈인데, 파워서플라이에서 공급하는 12V 전력을 CPU와 그래픽카드가 사용할 수 있게끔 1V 내외의 전압으로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전원부는 상하 모스펫과 초크 그리고 캐패시터로 구성되어 있다. 첨부한 이미지에 따르면 상 모스펫은 1개, 하 모스펫은 2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품에 따라 2+2 혹은 1+1로 디자인된 제품들도 있다. 2+2로 디자인된 모스펫이 대부분 품질이 더 높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 모스펫의 종류
모스펫은 전력 효율이 높은 Dr(드라이버) 모스펫과 상대적으로 낮은 효율인 N채널 모스펫이 있다. 보통 N채널 모스펫이 적용된 메인보드의 경우엔 제품 공식 정보에서 모스펫 종류를 표기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Dr 모스펫의 경우 대부분 제품 정보에 표기되어 있는 편이기에 선택하려는 메인보드의 모스펫은 쉽게 확인을 할 수 있다. 모스펫이 표기되어 있다면 DR 모스펫, 표기되어 있지 않다면 N채널 모스펫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방금 언급한 바와 같이, Dr(드라이버) 모스펫의 전력 효율이 더 높기 때문에 품질도 더 좋은 편이다. N채널 모스펫 대비 2배가량 더 높은 품질이라고 보면 되는데 N채널 모스펫이 420A 출력으로 표기되어 있다면 Dr 모스펫의 210A와 동급이라고 보면 되는 것이 보편적이다.

한 마디로 줄이자면 구성하려는 PC가 보급형이 아닌, 중급형 이상의 시스템이라면 DR 모스펫 전원부가 적용된 메인보드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 전원부 페이즈와 확인 방법
일반적인 경우는 육안으로 초크 부분만 확인하면 전원부 페이즈를 대략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원 페이즈의 정의는 엄밀히 말하자면 게이트 드라이버와 모스펫, 그리고 초크를 포함하는 것이지만, 대부분의 메인보드가 초크 수에 맞게 페이즈가 구성되기 때문에 초크만 확인해도 큰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는 얘기다.

전원부는 CPU 채임버 좌측과 상단에 위치한다. 보통 페이즈의 개수가 많을수록 품질도 좋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는 동일한 모스펫이라는 조건 하에 그런 것일 뿐, 개수가 많다고 무조건 좋다는 법은 없으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예를 들어 17페이즈의 전원부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제품이 있다고 가정하자. 다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17페이지(14+2+1) 전원부로, 17페이즈가 모두 CPU에만 할당되는 VCORE가 아니라 괄호에 표기한 14페이즈만 VCORE이고 나머지 2+1 페이즈는 언코어라고해서 내장그래픽과 메모리 등을 컨트롤하는 부분인 상황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확인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VCORE 부분이고 페이즈에 적용되어 있는 모스펫 출력이 60A라고 가정한다면 14페이즈 * 60A = 840A의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모스펫의 종류에 따라서 105A까지 출력이 되는 제품이 있는데 전원부 페이즈가 10개라고 한다면 1050A의 전력 공급이 가능하게 된다. 페이즈의 개수를 절대적인 성능의 지표로 활용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최대 전력 공급 가능한 수치를 확인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얘기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위와 같은 계산법은 Dr 모스펫이 적용된 메인보드에서 대부분 제품 정보에 표기를 해두는 편이다. 하지만 표기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꽤 있으니, 이 경우엔 검색을 활용하거나 IT인벤 견적 게시판 혹은 질문 게시판 등에서 확인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 전원부 히트싱크
전원부는 메인보드에서 가장 온도가 높은 부분이며, 특히 모스펫에서 발생하는 열이 상당히 높다. 그렇기에 높은 온도를 제어하기 위해 페이즈 부분에 히트 싱크를 적용하게 된다.

메인보드의 가격 차이는 여기서도 발생한다. 보급형 메인보드의 경우, 전원부 페이즈에 히트싱크가 적용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물론 이게 문제다, 잘못된 것이다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보급형 메인보드는 맞물리는 제품 또한 보급형이라는 것을 산정하여 이와 같이 설계되어 출시되는 것뿐이니까. 보급형 CPU 같은 경우엔 애초에 발열이 높지 않기 때문에 히트 싱크가 없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는 얘기.



▲ 전원부 히트 싱크가 없는 메인보드.

이런 보급형 제품의 경우, 전원부 페이즈를 식힐 수 있는 별도의 장치가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CPU 쿨러에 발열 제어를 의존하게 된다. 번들 쿨러는 플라워형 디자인으로 팬의 바람이 아래로 향하게 되어 있기에 전원부를 식힐 수 있게 해준다. 조금 더 낮은 온도를 유지하고 싶다면 플라워형 디자인의 공랭 쿨러를 별도로 구입하여 장착해 보자. 생각 이상으로 잘 잡힌 쾌적한 온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중급형 제품부터는 얘기가 좀 다르다. 대부분의 VCORE가 좌측에 위치하게 되고 온도도 높다. 따라서 중급형이라고 볼 수 있는 메인보드들은 좌측 전원부에 히트 싱크가 적용되어 있다. 상단부에는 언코어 전원부인 Soc(내장그래픽과 메모리)와 MISC(I/O 전원부) 페이즈가 적용되어 있고 온도가 높은 편이 아니라서 히트 싱크가 없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고급 메인보드는 전원부를 모두 덮는 풀 히트 싱크가 적용되어 있다. 따라서 내가 구성하려는 시스템의 사양이 높다면 전원부에 풀 히트 싱크가 적용된 제품으로 구성하는 것을 추천한다. 고사양 시스템을 구축할 시, 예산 규모가 아무리 빠듯하더라도 좌측 전원부의 발열 제어를 돕는 중급형 메인보드 정도는 선택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재밌게도 CPU 양사의 보급~중급형 칩셋 라인업이 B 보드로 통일되는데, B 보드가 자주 언급되는 이유도 이러한 근거에 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 좌측 전원부에만 히트 싱크가 있는 메인보드.



▲ 좌측 전원부와 상단 전원부에 히트 싱크가 있는 메인보드



▲ 팁이지만 두 개의 히트 싱크가 히트 파이프를 통해 연결되어 있다면 더 좋다.



마치며



품질 좋은 메인보드를 선택하기 위해 앞서 언급한 내용을 요약해 보겠다. 첫째로는 전원부의 모스펫이 Dr 모스펫인지 확인해 보자. 두 번째로는 전원부 페이즈의 갯수와 이를 기반으로 전력 공급량을 확인하자. 세 번째로는 전원부 히트 싱크 여부를 확인하자.

언급한 세 가지만 체크하더라도 품질 좋은 메인보드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보급형 시스템을 구성할 시엔 내 시스템에 너무 과분하고 비싼 메인보드를 선택하는 것은 아닌지, 역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표로 생각해도 좋다.

최근 인기가 좋은 AMD 라이젠 라파엘 7000시리즈 3D CPU의 경우, 전력 소모량도 낮고 온도도 낮은 편이라 메인보드의 사양을 크게 요구하지 않는다. 해당 CPU 구성에 보급형 칩셋인 A620도 곧잘 추천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다만 이 정도 수준의 고가 CPU라면 안정성 측면으로 700A 이상의 드라이버 모스펫 전원부가 적용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인텔의 경우 오버클럭을 지원하지 않는 논 K i5 제품군 이하에선 N채널 모스펫 전원부가 적용된 메인보드로 구성해도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i5-13600K 수준의 시스템을 고려한다면 최소한 드라이버 모스펫 전원부가 적용된 제품으로 구성하도록 하자. 아울러 i7 이상부터는 1000A 내외의 출력을 하는 고품질의 전원부 메인보드를 추천하고 싶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