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작 게임, AMD 노트북으로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세상

기획기사 | 백승철 기자 | 댓글: 1개 |



예전에는, 특히 국내는 더 그랬지만 게임하면 무조건 컴퓨터였다. 그때 당시에 나는 또래들에 비해 비교적 콘솔 게임도 꽤 즐기는 게이머였지만, 학창 시절 어딘가의 기억에서 게임에 대한 강렬한 기억을 끄집어낸다면 전부 컴퓨터로 했던 온라인 게임이었던 것 같다.

그땐 나름 겜잘알이었는데 지금은 시대가 많이 달라진 만큼 내 위치도 좀 달라진 것 같다. 게이머에게 있어 그 무엇보다 큰 플랫폼인 스팀과 친하지도 않고, 모바일 게임도 하루 이틀이면 내가 게임을 하는 건지 게임이 나를 하는 건지 금방 질리더라.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알던 게임만 만지작거리는 30대 중반의 게이머가 되니 어디 가서 게임 잘 한다는 얘기도 잘 못하겠다.

사실, 게임을 잘 알던 시절에도 어수룩한 척을 했던 것 같다. 내가 게임을 잘 알던 그 시절엔 게임이 그리 건전한 취미로 받아들여지는 사회가 아니었으니까. 나는 용기 있는 자가 아니었기에 떳떳하지 못했었다. 정확히 어느 시점에 게임에 대한 인식이 올라왔는지는 콕 집어 설명하기 어렵겠지만 코로나19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일상생활의 취미로 자연스레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확실하다. 게임에 대해 큰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하나둘씩 '게임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니까.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성향대로 게임을 즐기는 환경이 되다 보니, 환경과 도구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아무래도 인벤에는 학창 시절의 온라인 게임에 익숙해서 컴퓨터를 마치 게임기처럼 사용하는 게이머가 많겠지만, 이제 막 게임과 친해지기 시작한 사람들은 나와는 정말 다른 방식으로 즐기더라.



▲ 기억을 더듬어보면 나 또한 건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조이스틱으로 건슈팅 게임을 즐긴, 이상한 취향을 갖고 있긴 했다.

얼마 전 가족이 된 매부, 그러니까 사촌의 남편인데 할아버지가 계실 때만 그렇게 부르고 그냥 나보다 나이가 많으니 형님으로 칭하는. 차분한 감성을 지녔지만 인싸 기질이 다분한 형님도 얼마 전부터 성인이 되고 나서 시간만 나면 하루에 한 시간.. 게임을 한다고 얘기했다. 당연히 컴퓨터로 하는 줄 알고 배틀넷 친추나 하자고 물어봤는데 알고 보니 플스로 즐기고 있더라.

나 같은 게이머들에겐 속된 말로 "PC 미만 잡"이라고 할 만큼 컴퓨터가 아닌 다른 기기들은 전부 부가적인 요소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주력은 컴퓨터지만 꼭 하고 싶은 독점 작품을 플레이하기 위한 수단으로, 가장 대표적인 예는 포켓몬스터 시리즈를 하기 위해 닌텐도 스위치를 켜는 것처럼 말이다. 나 같은 게이머들에겐 이러한 차이도 적잖이 당황스럽기도 하다.

눈이 트이니 저마다 게임 즐기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 게이머마다 환경이 제각각이라는 것이 새삼 놀랍더라. 나는 하루라도 컴퓨터가 없으면 마음이 불편한데 주변에 성능 좋은 게이밍 노트북을 구입하여 그걸로 업무도 보고 취재도 하고 게임도 하고 드라마도 보는, 소위 원툴로 활용하는 동료도 있더라. 예전에야 노트북은 '들고 다닐 수 있는 컴퓨터'로서의 가치가 높았지만, 이제는 가격만 절충된다면 어중간한 중급형 PC보다 성능 좋은 노트북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노트북으로 일상 업무를 볼 수 있는 세상, 고사양 게임을 노트북으로 즐길 수 있는 세상을 넘어 이젠 게이밍 노트북도 적당히 가벼운 무게와 절제된 세련미를 강조한 디자인으로 어필하는 세상이 되었다. 예전에야 게이밍 노트북은 3kg 언저리에 LED로 가득하여 다소 투박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었기에 일반 소비자들에게 다소 부담스러운 제품이었지만 이제는 많이 다르다는 얘기. 무게와 두께도 현실적으로 들고 다닐 수 있을 만큼 가볍고 얇아졌으며, 디자인또한 회의나 미팅에서 "저건 새로운 무기인가?" 싶을 정도로 시선 강탈하던 그 외형에서 많이 달라졌다.

노트북 분야는 게임 성능에 있어서도 많은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노트북으로 저사양 게임을 돌릴 수 있구나, 옵션 타협을 하면 배틀그라운드가 돌아가네를 넘어 이제는 고사양 스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를 총망라하여 기술의 발전 덕분이라고 칭할 수 있으나, 엄연히 따지면 노트북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의 눈부신 발전 덕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물리적으로 부품들이 두껍고 무겁다면 노트북 또한 자연스레 그에 맞춰 커질 수밖에 없다. 부품끼리의 적당한 여유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기계가 뜨거워지고, 이는 물리적인 손상을 막기 위해 전압 혹은 성능을 일시적으로 내리는 '쓰로틀링' 현상으로 이어진다.

이는 사실 노트북의 숙제가 아닌, 모든 기계가 짊어지고 있는 숙명이다. 부품이 100%의 성능을 내다가 갑자기 터지게끔 설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설계 단에서 리미트를 걸어놓은 것이다.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물리적으로 더 좋은 부품을 통해 100%가 필요했던 성능을 70~80%만 사용하게끔 하는 것. 그래서 요즘 PC 사용자들은 고사양의 PC 구성으로 어떻게 하면 더 높은 성능을 낼 수 있을까에 대한 도전보다, 더 안정적인 성능을 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전압을 줄이는 '언더볼팅'으로 말이다.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조금 샜는데 어쨌건 핵심 부품의 성능 향상, 크기 및 무게의 다이어트를 통해 이제 정말 노트북 하나로 대부분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세상에 근접해오고 있다. 특히 올해 출시된 AMD의 라이젠 7000 시리즈 모바일 프로세서들은 성능 대비 전력 소비량 그리고 물리적으로 얇기 때문에 노트북 제조사로 하여금 성능은 더 좋고 무게는 더욱 가볍게 설계할 수 있는 환경을 제시하고 있다.

노트북으로 게임을 쾌적하게 즐길 수 있는 현실적인 조건이 마련되니, 게임사에서도 하나둘씩 노트북과 협업하여 새롭게 출시되는 대작 게임 코드 배포 행사를 진행하기도 하더라. 몇 년 전만 해도 해당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완제품 PC라던가, 게이머에게 가장 친숙한 부품인 그래픽카드 구매 이벤트 형식으로는 꽤 많이 봤던 것 같다. 노트북 번들 프로모션이라고 하면 윈도우 정도, 더 나아가면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365 정도 밖에 못 봤었는데, 이러한 협업은 게이머 입장에서는 언제나 환영이다.

나야 외부 활동이 잦고 프레스룸에서 게임을 할 순 없으니 성능보다는 휴대성에 초점을 맞춰 보다 가벼운 노트북을 고민한다. 고사양이 필요한 게임은 컴퓨터로 즐기면 되니까.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람마다 게임을 즐기는 환경이 달라지고 있기에 내가 정답이고 누군가는 틀렸다고 할 순 없겠다. 누구는 식탁 의자에서 13인치의 노트북으로도 나보다 더 행복하게 게임을 즐기고 있을 테니까. 게임 비용까지 생각한다면 엄연히 5%에서 10% 언저리의 추가 할인을 받는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니, 노트북 구입 계획이 있던 게이머라면 고민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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