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앨런 웨이크2 4K 풀옵션이 요구하는 RTX 40

기획기사 | 이형민 기자 | 댓글: 1개 |



지난 10월, 핀란드의 게임 제작사 '레메디 엔터테인먼트'가 기나긴 휴식기를 깨고 신작 소식을 알렸습니다. 무려 13년 만에 후속작으로 돌아온 앨런 웨이크2인데, 액션 어드벤처 장르를 표방한 전작과 다르게 배경은 더욱 을씨년스러워졌으며, 사악함과 기괴함이 곁들여져 호러성이 강화된 것이 특징인 게임이죠.

게임 출시 초기 상황은 순풍에 돛을 단 격입니다. 메타크리틱 및 오픈크리틱 평론가 PC 플랫폼 점수는 90점대를 상회하며, 긍정적인 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전작과 궤를 같이하는 흡수력 높은 스토리를 챕터에 녹여내 마치 몰입감 높은 한 편의 드라마를 연출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여기에 배경과 액션 요소에 자연스러운 사운드와 최신 그래픽을 더해 이번 신작은 AAA 게임 중 간만의 수작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높은 그래픽 옵션과 그에 준하는 최적화 이슈가 뜻밖의 암초로 지적받고 있습니다. 소설책을 읽는 듯한 자막 또한 마이너스 요소로 대두됐지만, 자잘한 버그들은 이후 빌드에서 수정될 여지가 다분하니 치명적인 사항은 아닐테고요. 최적화 이슈야 적절한 옵션 타협이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 싶었는데..



▲ 뭐야? 너 T야?

공개된 사양표를 확인해 보면 정말 이게 맞나 싶을 정도입니다. 공식 최소 사양은 인텔 i5-7600K CPU, RTX 2060 GPU를 요구합니다. 지향하는 프레임은 고작 30이고요. 울트라 옵션은 라이젠 7 3700X 혹은 그에 준하는 인텔 CPU, RTX 4080 GPU에 해당하는데, 게임 배경도 그렇고 사양마저 스산합니다.

울트라 옵션을 심층적으로 살펴보자면, 광원 및 경로 추적 적용, 4K 2160p 해상도 기준 지향 프레임은 60이며, RTX 4080이라는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를 필요로 합니다. CPU나 RAM은 부차적으로 제쳐두더라도 이거 게임이 너무 무거운 거 아닌가요?



▲ 메인스트림 GPU 이용자들은 어쩌라고..

이러한 최적화 문제는 앨런 웨이크2뿐만 아니라, 여러 AAA 게임에서도 화두로 떠오르는 추세입니다. 특히, 엔비디아의 DLSS, AMD의 FSR이 AAA 게임에 적용된 후 '완벽한 최적화'보다는 순차 프레임워크나 모션 데이터 개선 등 양사 업스케일링 간의 호환성을 높이기 위한 게임 엔진 개량에 주력하는 모습인데, 언제부턴가 게임 개발사들이 업스케일링 기술에 의존하는 듯한 양상을 띄고 있어 최적화 문제가 더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업스케일링 미지원 GPU를 사용하는 유저들이 게이머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23년 9월 기준 GTX 1650은 PC 스팀 이용자 중 4.78%로 두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VGA이며, GTX 1060은 4.69%로 네 번째에 해당되죠. 업스케일링 기술은 텐서 코어가 있는 RTX 20 시리즈부터 사용이 가능하고요. 업스케일링 기술이 상당히 효율적이며 인게임 옵션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만, '가진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일부의 선택지로 일컬어지는 것이 현주소죠.

따라서 앨런 웨이크2 최적화 문제를 향한 일부 PC 유저들의 날 선 비판이 따르지만 그와 반대로 개발사는 '차세대' 그래픽이 적용됐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특유의 세계관과 부합하는 고품질 레벨링, 텍스처 그리고 컷신 중에도 상당한 수준의 그래픽 디테일을 뽐낸다는데, 레메디의 신작 앨런 웨이크2의 사양은 어떨지 MSI RTX 4080을 통해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MSI RTX 40 시리즈 5종 중 뭘 고를까..


▲ MSI RTX 40 시리즈

앨런 웨이크2 출시 이전, 게임 사양은 그저 루머만 무성했습니다. 당시 공개된 정보라곤 게임 트레일러가 전부였는데, 다른 AAA 게임 사양과 비슷하겠거니와 "RTX 4070 Ti 정도면 충분할 테고.. RTX 4080은 오히려 넉넉하겠는걸"이라며 근거 없는 어림짐작으로 계산했죠. 그리고 정식 출시 후 공식 사양표가 나오며 보기 좋게 언더스펙이 돼버렸고요.

사실 출시 이전만 하더라도, 앨런 웨이크2 최적화는 꽤 괜찮을 것이라고 간과했습니다. 본편 앨런 웨이크1은 뛰어난 물리 및 멀티코어 활용도를 보여 인텔 개발자 포럼(Intel Developer Forum, IDF)에서 게임 데모를 시연하는 등 각별한 최적화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 진일보한 그래픽 기술력의 원천 레메디 엔터테인먼트

게다가 2019년 레메디가 선보인 '컨트롤'도 기술적으로 나름 굵직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컨트롤은 광원 추적 기술을 도입한 초기 게임 중 하나로 엔비디아 RTX 20 시리즈부터 광원 추적 기술 소개나 데모 시연 등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 단골 손님으로 등극했죠.

이게 끝이 아닙니다. 흔히 '불공격'이라고 불리는 파이어스트라이크나 타임 스파이 등 하드웨어 벤치마킹 프로그램을 포함한 '3DMark' 또한 레메디 출신의 개발자들이 제작한 바도 있어 혹시 몰라 RTX 40 시리즈 5종을 준비했으나, 앨런 웨이크2 권장 사양이 밝혀진 이상 RTX 4080으로 선택하겠습니다. 테스트 PC에 대한 자세한 스펙은 아래 표를 참고 부탁드립니다.



▲ MSI 지포스 RTX 4080 게이밍 X 트리오 D6X 16GB 트라이프로져3 선택

◈ 테스트 PC 사양 정리


CPU: 인텔 코어i9-13세대 13900K
쿨러: MSI MEG 코어리퀴드 S360
메인보드: CVN Z790M FROZEN D5 V20
VGA: MSI RTX 40 그래픽카드
MSI GeForce RTX 4090 SUPRIM X 24G
- MSI GeForce RTX 4080 16GB GAMING X TRIO
MSI GeForce RTX 4070 Ti GAMING X TRIO WHITE 12G
MSI GeForce RTX 4070 GAMING X TRIO 12G
MSI GeForce RTX 4060 Ti GAMING X TRIO D6 8GB
RAM: Battle-AX Redline DDR5 16G 6000 x2
저장장치: 마이크론 Crucial P5 PLUS M.2 NVMe (1TB)
파워 : 시소닉 NEW FOCUS GOLD GX-850 Full Modular
케이스: 투렉스 DOMA-PRO PCI 오픈형 케이스





앨런 웨이크2 플레이



▲ 날 것 100% 설정



▲ 그래픽 옵션 최대로

공식 사양표가 공개된 이상, 최상 옵션 요구에 부합해야겠죠. 4K 해상도, 그래픽 프리셋 높음, 광원 추적 프리셋 높음으로 설정했으며, i9-13세대 13900K, RTX 4080 16GB VRAM을 준비했습니다. 또한, 앨런 웨이크2 게임 자체의 최적화를 알아보기 위해 상황에 따라 DLAA 및 퍼포먼스(FHD), 퀄리티(QHD) 설정이 추가됐으니 참고를 바랍니다.



▲ 4K 해상도, DLAA, 프레임 생성 미설정, 그래픽 및 광원 추적 높음 옵션

맵 구간별로 상이한 차이가 있지만, 게임을 못 할 수준은 아닙니다. 공식 사양표와 다른 점이라면, 위 스크린샷에서는 DLSS 및 프레임 생성 기능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인데요. CPU 등급 차이도 약간 있었고요. 맵 레벨링에 따른 프레임은 35~55로 측정됐습니다.

바람이나 캐릭터 움직임에 흔들리는 식생이나 나뭇잎 그리고 여기에 광원 및 경로 추적 적용이 대거 들어가는 맵일수록 프레임 차이가 극명했습니다. 챕터1 숲 속에서 진행되는 스토리는 오브젝트가 특히 많아 그래픽카드 부하가 특히 높았습니다. GPU 사용률은 90%를 상회했으며, RTX 4080 16GB VRAM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추적 기능을 꺼도 반사 효과가 준수합니다. OFF + 성능 업스케일링



▲ 식생과 나무 오브젝트에 적용된 물리 엔진

여러 설정을 만져보며 내린 결론은 공개된 사양표와 동일하게 '정론의 길'을 따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챕터1 초반부까지는 DLSS와 프레임 생성 설정을 사용하지 않았으나, 후반부에 DLSS 성능 설정을 사용하자 프레임이 2배 가까이 증가하였으며, 블러 효과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또한, 광원 추적 기능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반사 효과가 적용되어 있고 정도 차이가 크지 않아 변화에 민감하지 않다면 해당 기능을 굳이 써야 하나 싶었습니다. 되려 추적 기능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 깊이 있는 분위기 연출도 가능했고요.



▲ 광원 및 경로 추적 ON / OFF + DLAA



▲ 광원 및 경로 추적 ON / OFF + 퍼포먼스




앨런 웨이크2 4K 풀옵션, RTX 4080이면 충분하다









▲ 챕터1 범죄의 피해자 햄휴먼.. 아니 나이팅게일

이후 인게임 그래픽과 추적 기능 높음 설정으로 놀라운 비주얼 효과를 챙겼고, DLSS를 퍼포먼스(FHD)에서 퀄리티(QHD)로 올려 60프레임 이상의 원활한 환경을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필드에서 수집한 단서와 정보를 토대로 프로파일링과 추리를 진행하는 사가 요원의 마음의 공간(mind place)은 다른 실내 혹은 필드와 다르게 훌륭한 최적화가 이루어져 평소 대비 약 20% 이상의 프레임 상승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 범최 추적의 기초는 프로파일링



▲ 뇌가 섹시해지는 추리 타임

사용 중인 모니터 주사율에 따라 옵션 타협의 선택지가 넓다는 게 장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DLSS 기능의 해상도를 낮추고 프레임 생성 기능을 활용하면 RTX 4080 기준 240 프레임에도 거뜬히 도달하기에 비주얼 또는 프레임 어디 하나 초점을 맞추고 설정하여 쾌적하게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RTX 40 시리즈 중 메인스트림, 미드레인지 또한 그래픽 옵션 타협을 통해 적정 사양을 맞출 수 있고요.

하지만 바텀업 형식의 스펙으로 올라갈수록 넓어진 선택지가 허락된다는 것은 구형 그래픽카드 사용자들에게 불합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RTX 4080 기준 프레임 개선이 거의 없는 DLAA 설정 시 평균 25 프레임으로 플레이가 가능했으며, GPU 부하율과 온도가 치솟았기 때문이죠. 현세대 하이엔드 그래픽카드에 속하는 RTX 4080조차 DLSS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야 깡성능으론 진행이 버벅일 정돈데, RTX 20 시리즈 미만의 카드는 사실상 게임 구동이 불가하다고 봐야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앨런 웨이크2의 풀옵션 그래픽은 경이롭고 극도로 사실적인 비주얼 효과를 보였습니다. 마치 현세대를 넘어 다른 차원의 시각적 만족을 선사했다고나 할까요. 광원과 물체 사이의 반사와 투과 효과는 현실적이었고 광원 추적 기능이 없어도 깊이 있는 명암 표현으로 몰입감 넘치는 분위기를 만들어냈죠.

결론적으로 앨런 웨이크2가 보여준 압도적인 비주얼은 최근 논란이 불거진 그래픽 최적화 이슈보다는, 그와 반대로 진일보한 그래픽 기술을 적극 활용한 게임이라고 평가를 내리고 싶습니다. 과거 레메디가 보여준 행보의 연장선 느낌으로요.



▲ 액션 도중에도 60 프레임 이상을 안정적으로 뽑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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