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지스타 2023 레노버 리전 부스에서 금메달리스트 김관우 선수를 만나다

기획기사 | 이형민 기자 | 댓글: 1개 |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는 야구를 통계학과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연구 방법론이다. 일명 '데이터 야구'. 선수에 대한 방어율, 출루율 같은 기록은 물론이고, 선수가 특정 날씨나 경기장에서의 성적 등 축적된 모든 기록이 데이터화 된다. 타자 나이에 따라 상승세, 전성기, 하락세를 나타내는 '에이징 커브(Aging Curve)'까지 분석이 가능하다. 메이저 리그 입성 후 경험과 기량을 쌓으며, 전성기를 만 27세에 맞는다. 이후 신체적 노화의 이유로 점차 실력이 퇴보한다.

마찬가지로, e스포츠계 또한 에이징 커브의 존재를 주장한다. 여타 다른 스포츠에 비해 완력 및 근육 따위의 신체적 개입이 적은 건 사실이나, 극도의 동체시력 및 상황 판단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T1 강지문(기세파) 분석관이 투고한 논문 자료에 따르면, 정글 포지션은 가장 낮은 평균 나이와 동시에 전성기가 가장 짧은 반면, 서포터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많은 나이와 분포가 나타났다. 승패 결과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챔피언 상대(갱킹) 및 강타를 사용한 주요 오브젝트 처치가 높은 피지컬을 요구한다는 이유에서다.

캐릭터 움직임과 투사체 궤적을 한 프레임씩 읽고 상대를 간파하는 '스트리트 파이터', '철권' 같은 격투 장르는 LoL 프로게이머가 요구하는 피지컬과 비슷할 수 있으나, 막상 현실은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 대회 우승 118회에 빛나는 무릎(배재민) 선수의 나이는 38세다.

무릎 선수의 경우가 이례적일 수 있다. 하지만 그보다 놀라운 노익장을 과시한 인물이 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대한민국 e스포츠 국가대표 김관우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 그의 나이 44세, 1979년생이다. 김관우 선수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 파이터' 종목에서 불혹의 투혼으로 종목 최초 금메달을 획득, e스포츠 최고령 '황충'으로도 불린다.

그런 김관우 선수가 18일(토) 지스타 2023 레노버 리전 부스에 등장, 참관객들과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김관우 선수의 행보는 어떠했는지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 2023 지스타 레노버 리전 부스에서 e스포츠 스트리트 파이터 금메달리스트 김관우 선수를 이겨라 이벤트가 진행됐다.






▲ 경기 시작 전, 꼼꼼하게 세팅 중인 김관우 선수






▲ 김관우 선수를 세 대 때린 이현종님



▲ 이어서 또 다른 참가자가 경기를 이어갔다.



▲ 시작에 앞서 캐릭터 특징에 간략하게 설명하는 김관우 선수









▲ 싸인은 물론






▲ 팬서비스까지



▲ 김관우 선수 플레이를 구경하러 몰려든 참관객들


















▲ 퍼펙트 '패배'를 기록한 정우빈님












▲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는 도전자



▲ 얍삽한 콤보를 구사하는 도전자



▲ 김관우 선수에게 패배를 안기고 열광하는 도전자


















▲ 지스타 2023 레노버 리전 부스에서 진행된 이벤트



▲ 이벤트 경기가 끝나고, 김관우 선수와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안녕하세요. 김관우 선수, 인터뷰에 앞서 자기소개 간략하게 부탁드립니다.
'김관우' : 안녕하세요.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스트리트 파이터5 국가대표 김관우입니다.

Q.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획득 이후, 방송에서 자주 뵙게 됐는데요. 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김관우' : 정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시안게임에서 복귀 후 주말에 "인터뷰 정도 있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은 다음 주에 '큰 것'이 올 수도 있다라고 말씀하셨어요. 특히 여러 방송국에서 섭외 요청이 들어왔고, 라디오 그리고 예능까지 출연하게 됐습니다.

11월이 돼서 조금 진정되나 싶었는데, 여전히 바쁜 나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스케쥴이 잡혀 바쁘지만, 유익하고도 재밌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12월이 되면 조금 한가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웃음) 지금 순간이 저에게는 큰 의미가 있고 이후에도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열심히 생활하고 있습니다.

Q. 대회장을 제외하고 지스타 2023과 같은 행사장에서 많은 팬분들을 뵙는 건 처음이 아닐까 싶어요. 소감이 어떠신가요?
'김관우' : 맞습니다. 대회 일정 이후 팬들을 직접 뵙는 건 처음입니다. 지스타 2023 레노버 리전 부스에서 팬들을 상대로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사실 전날에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참여자가 적어 경기를 진행하지 못하거나 팬들의 호응이 없을까봐요. 그래도 많은 분들이 저를 알아봐 주셔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 간만에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곳에 와서 설레기도 합니다.

Q. 이번 지스타가 첫 방문인가요?
'김관우' : 처음은 아닙니다. 이전에도 일이나 구경,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참여한 경험이 있습니다. 아주 예전에는 격투 게임 행사가 종종 있기도 했거든요. 또는 아는 지인이 부스 관계자로 참여한 걸 도와주러 온 적도 있었고요.

Q.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로 멋진 활약을 보여주셨는데 프로게이머 생활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김관우' : 게임 개발자로 15년간 일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도중 일을 그만두고 22년 4월 스트리트 파이터5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발전 2차 대회에서 우승하여 국가대표 출전 자격을 획득했고요. 이후 성남 스피릿 제로 소속 선수로 지원을 받게됐으며, 프로게이머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되돌이켜 보면 게임과 같이 산 인생이 아닌가 싶네요. (웃음)

Q. 오늘 레노버 리전 부스에서 김관우 선수를 이겨라 이벤트를 진행하셨는데, 숨은 고수나 기억에 남는 참가자가 있었나요?
'김관우' : 참가자 중에 애드먼드 혼다를 선택하셨던 참가자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혼다 기술 중에 발동이 매우 빠르고 후속 딜레이 회복이 빠른 '슈퍼 박치기' 기술, 그러니까 얍삽이.. 콤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시더군요. 몇 대 맞고 실력자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Q. 스트리트 파이터, 철권과 같은 격투 게임에서 승리를 위한 필수 요소는 어떤 것이 있나요?
'김관우' : 프레임 단위로 상황을 파악하고 공수 전환을 매끄럽게 전환하기 위한 피지컬적 요소는 필수이고, 최근에는 이를 보조해 주는, 그러니까 선수 자신에게 맞는 장비를 찾는 것이 기본입니다. 최근에는 인풋랙이 격투 게임에서 조명이 되다 보니까 고성능 모니터 같은 분야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격투 게임뿐만 아니라, 모든 대전 게임에서 심리전은 중요합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는 캐릭터마다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기에 각기 다른 심리전을 필요로 하죠. 파워 캐릭터라면 과감하게 파고 들어서 이지선다 기술을 걸어 체력을 크게 깎는다든지, 스피디한 캐릭터는 속도를 활용해 상대방과 거리를 유지하며 견제 위주로 상대방을 흔들거나요.

Q. 프로씬에서 이 장비만큼은 놓칠 수 없다! 라고 여기는 제품이 있나요?
'김관우' : 일단 입력 기기인 아케이드 컨트롤러는 거의 필수죠. 선수마다 개개인 장비가 있을 정도니까요. 그리고.. 노트북도 꽤나 중요합니다. 아무래도 해외 대회가 있을 경우에는 어디서든 연습을 하거나 손을 풀어야 하니까요. PC를 들고 갈 순 없으니 성능 좋고 휴대성 편리한 노트북이 있으면 정말 좋죠.

Q. 마지막으로, 지스타 2023에서 해보고 싶은 게임이나 방문하고 싶은 부스가 있는지?
'김관우' : 사실 지스타 2023에 막 도착한지라 행사장을 전체적으로 둘러보고 싶습니다. 또, 오늘(토요일)이 행사장에 가장 많이 몰리는 날이 아니겠습니까? 행사장에 들어서며, 밖에 게임 코스프레 하신 분들이 정말 많던데, 구경해 보고 싶습니다. (웃음) 게임의 경우에는 신작 게임을 즐길 시간이 많이 없어 다소 철지난 게임을 하나씩 해보는 중인데 지스타 2023에서 다양한 신작 게임도 경험할 예정입니다.

Q. 남은 2023년 그리고 다가오는 2024년의 계획이 있으신가요?
'김관우' : 저희 감독님이 항상 얘기하세요. 우리의 아시안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요. 제가 계속 활동을 이어가는 것 또한 아시안게임의 연장선이라 생각하고 남은 일정을 잘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스트리트 파이터6 또한 연습을 이어가며, 프로로서의 도전을 계속하려 합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스트리트 파이터6뿐만 아니라, 다른 격투 종목도 시도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고요. 최근 라이엇게임즈의 '프로젝트 L'을 체험해 봤는데 상당히 느낌이 좋습니다. 아시안게임에 이어 팬분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 인터뷰마저 관록이 느껴지던 김관우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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