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요즘 가장 핫한 서브컬쳐 행사, '일러스타 페스'의 꿈

인터뷰 | 김규만 기자 | 댓글: 2개 |
전 세계를 호령하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성과에 힘입으며, 서브컬쳐 문화가 거의 주류로 떠오른 게 아닌가 싶은 가운데, 지난해부터 개최된 동인 행사 '일러스타 페스'는 최근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오프라인 이벤트가 되었습니다.

23년 1월 첫 행사에 만 여 명의 참관객을 모객한 일러스타 페스는 2회에 약 2만 5천 명, 3회차에는 3만 5천 명에 가까운 참관객이 방문하며 단시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연 단위로 진행되는 행사도 아니고, 개최 장소마저 일정하지 않음에도 많은 이들이 행사를 방문하는 데는 '함께 만들어 간다'는 행사의 슬로건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슬로건과 마찬가지로, '일러스타 페스'가 열리기까지 많은 회사와 협력사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리듬 게임 '식스타 게이트'를 개발한 '스타라이크 주식회사'가 자리하고 있죠. 서브컬쳐에 '진심'인 이들이 모인 이 회사가 '일러스타 페스'를 통해 바라는 꿈은 무엇인지, 스타라이크의 이형철 이사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 스타라이크 이형철 이사(Ashtray)

※ 인터뷰이의 요청에 따라 사진은 아이콘으로 대체했습니다.

매 회마다 만 명씩 늘어나는 '일러스타 페스', 인기 비결은?

Q. 식스타 게이트 인터뷰 이후에 오랜만입니다. 정말 바쁘게 지내신 것 같은데, '일러스타 페스'는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 아무래도 회사 멤버들이 다 함께 서브컬쳐를 좋아하고, 그것을 좋아하는 하나의 방향으로써 리듬게임을 만들기 위해 만났다보니, (서브컬쳐 문화에 대한) 비전을 내다보자는 부분도 있었어요. 회사를 통해 모이기 전에 크고 작은 행사에 참여해 온 멤버들이고, 또 일부는 작은 행사를 열어본 경험도 있던 터라 '일러스타 페스'를 개최하는 데 큰 배경이 되었죠.

그렇게 1회는 '한 번 열어볼까?'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는데, 그 때 만 분이 행사를 찾아 주셨어요. 2회를 하지 않으면 '이건 잘못된 게 아닐까?'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런데 2회에선 2만 5천 명을 기록했어요. 심지어 학기 중이었는데 말이죠. 난리가 난 거예요(?).

그래서 지난 3회는 학기가 아닌, 겨울방학 도중에 찾으실 수 있도록 개최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3만 5천 분께서 방문해 주시더라고요. 티켓을 구매하시고, 직접 참여하신 분들만 계산해도 이 정도니, 점점 내부적으로도 희망을 봤다고 할까요. 곧 개최될 4회에서도 관객 수 수직 상승까지는 아니더라도, 재미있는 성과를 만들어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이전 인터뷰에서도 크고 작은 행사에 나가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행사에 참여하는 것과 주관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곧바로 큰 규모의 행사를 개최하는 실행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 파격적으로 무언가를 시도해보자는 감성이 있긴 한 것 같아요. 잃을 게 없으니, 도전해 보자!는 식이죠(웃음).

개인적으로도 서브컬쳐를 꾸준히 사랑해오고 있던 입장에서, '어느 시점에서는 이 문화가 빛을 볼 거다'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최근 사회적 분위기로도 나타나고 있는 것 같고, 이렇게 된 김에 '할 거면 제대로 해보자'하고 나아가게 된 부분들도 있습니다.


Q. 2023년 1월 첫 회를 시작으로 벌써 4회를 바라보고 있는데요. 이처럼 단기간에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 1년에 한 번, 연 단위로 개최하는 행사 같은 경우에는 약간 한 해 동안 기를(즐길 거리를) 모았다가 행사 당일에 빵 터뜨리는, 그런 게 되잖아요? 저희는 그렇지 않은데도 너무나 많은 관심을 주고 계셔서, 앞으로도 행사를 잘 운영해야 한다는 심리적인 압박도 많이 느끼는 게 사실입니다. 행사만 전담하는 인원이 다섯 명 정도인데, 이대로는 안 될 것 같은? 생각도 들고요.

오히려 이용자 친화적인 부분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점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연 단위 행사가 4회면 4년 째 행사를 진행한 건데, 저희는 4회 차를 거의 1년 반 만에 여는 셈이잖아요. 그만큼 이전 행사의 경험을 학습할 시간이 부족했음에도, 많은 부분들을 유저 여러분이 이해해주시다 보니 회차를 진행할 때마다 뭔가 '바뀌고 있다'는 공감을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기존 서브컬쳐 행사들을 돌아보면 수백 회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참가자에게 적대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곤 할 정도로 소위 '오타쿠' 취급을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때문에 일부 서브컬쳐 팬들이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었고요. 저희는 저희부터가 오타쿠이기 때문에, 아마 참가자 여러분의 마음을 조금은 더 잘 이해할 수 있지 않았나...(웃음).

기존 행사들은 결국 행사의 핵심 콘텐츠가 되는 부분을 제공하는 사람들이 위주가 되어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실상 콘텐츠 제공자와 참관객의 일방형 소통 위주로 이뤄질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해요. '일러스타 페스'는 참가하시는 2차 창작 크리에이터 또한 유저의 한 사람인, C2C(customer to customer) 행사를 지향하고 있다 보니 다른 행사들과 차별화된 포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 2차 창작은 물론, 기업 부스가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

Q. 시기적으로도 정말 '시의적절 했다'는 생각도 듭니다. 과거와 달리 서브컬쳐 문화에 대한 시선도 많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는 느낌도 드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코로나19 이후가 서브컬쳐 문화가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되는 큰 대목이었던 같아요. 서브컬쳐는 80년대, 90년대에도 존재했지만, 강제로 집에만 있게 되면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로서 그 니즈가 커졌고, 그 사이에 지각을 흔들만 한 콘텐츠들이 풀리게 되면서... 시류적인 부분도 잘 반영된 것 같고요.

최근에는 소위 '인싸 문화'라고 불리던 곳들조차 매니아성을 구축하게 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서브컬쳐 문화가) 저변이 확대된다는 느낌도 받습니다. K-Pop에서도 버추얼 아이돌 그룹 '플레이브'가 지상파 1위를 하는 것처럼 말이죠. 이렇게 다채로운 콘텐츠를 공급하는 방향이 되면서 서브컬쳐 또한 자연스러운 사회적 시류가 되어갈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Q. 매 회 콘셉트가 다르다는 점도 많은 참관객에게 긍정적으로 비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콘셉트를 착안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 원래는 '특별존'이라는 시스템을 구상하게 된 것도 저희가 미쿠 팬이어서 그렇습니다(웃음). 일러스타 페스가 미쿠만을 위한 행사는 아니지만, 저희가 사랑하는 미쿠라는 캐릭터에게 베네핏을 주고 싶은 부분은 있었어요. 그런 맥락에서 보컬로이드 팬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로 '보카스타'라는 특별존을 마련했는데, 반응이 괜찮더라고요. 그 다음에 진행한 것이 '블루 아카이브'였는데, 일러스타 페스가 성장하는 데 굉장히 큰 역할을 해 주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행사를 찾아주시기도 했죠.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미 성공한 콘텐츠에 집중해서 전체 서브컬쳐 씬이 다채로운 색상을 가지게 될지에 대한 고민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2회차 이후에는 좀더 폭넓은 방향으로 진행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별존의 타깃이 되는 장르들이 보다 융성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서요.

그래서 3회에 마련했던 것은 버추얼 유튜버 특별존이었고, 마지막으로 한국 모바일게임협회와 협의해서 인디크래프트 특별존도 마련해 봤습니다. 서브컬쳐 인디 게임을 제작하시는 분들에게 자신의 게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드린다는, 일종의 간접적인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느낌으로 말이죠.

이런 시도들이 나름 괜찮은 반응을 얻어서, 곧 개최되는 4회에서는 인디크래프트라는 이름을 붙인 '인디크래프트 미니' 특별존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기존 저변을 더욱 융성하게 만들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드리는 형태로 꾸준히 노력할 계획입니다.




Q. 그러고 보니 일러스타 페스와 별개로 하츠네 미쿠 공식 라이선시로도 활약하고 계시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진행중이신가요?

= 저번에도 잠깐 말씀드렸지만, '하츠네 미쿠'를 좋아하는 팬들이 모여 만들어진 회사예요. 애초에 회사를 발족하게 된 이유도 하츠네 미쿠 행사에서 만나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생겼고요. 기존에 팬으로 열심히 활동하던 사람들이 모여 회사까지 만들다 보니, 한국에 대대적으로 미쿠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 라이선시 제안을 했더니 흔쾌히 받아주시더라고요. 덕분에 취미를 비즈니스 영역까지 가져갈 수 있게 된 형태가 되었습니다.

미쿠가 오타쿠 입장에서는 여신처럼 여겨지지만, 대중적으로 봤을 때는 그저 '사이버 가수' 중 하나라는 인식이 아직 강하잖아요.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미쿠를 잘 알려보자'는 느낌으로 진행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는 '일러스타 페스'라는, 일종의 강력한 마케팅 플랫폼이 생긴 만큼, 저희만이 할 수 있는 하츠네 미쿠의 여러 요소들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많을 것 같아요.


Q. 단기간에 많은 회차의 행사를 진행하면서 잘 됐다는 부분도 있겠지만, 반대로 부족했다고 생각했던 부분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 이번 4회는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지 아직 모르겠습니다만, 이제는 일러스타 페스가 "또 열리는구나"하고 화제가 될 정도의 위치에는 올랐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 회차마다 겪어보지 못했던 인원을 만나고, 또 이슈가 생기다 보니 토요일마다 부정적인 모습을 보여드린 적이 있어요. 그러면 밤새 회의하고 일요일에 개선해서, "일요일의 일러스타 페스"라는 말을 2회 연속으로 들었거든요. 이번에는 좀 더 열심히 준비해서, 부족한 모습 없이 '주말의 일러스타 페스'를 선보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 철야 티켓을 샀다고? 관심...받아야겠지?



▲ 50만 원 짜리 티켓을 산 자, 그 무게를 견뎌라

Q. 한 장에 거의 50만 원에 달하는 GGUF(그레이트 고져스 울트라 퍼스트 클래스) 입장권도 화제가 됐습니다. 밤 새워 줄 서 있지 말라는 의미에 재치를 담았다는 평가가 있던데, 어떻게 고안하게 되었나요?

= 반 장난으로 만든 입장권인데도 호응을 많이 해주셨어요. 매니아 층 행사를 넘어서, 어디서든 밤 새 줄을 서서 기다리는 '철야'가 일반적인 것처럼 자리잡았는데, 주변 피해도 있지만 본인 건강에도 부정적인 것으로 보일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잖아요. 어떻게 하면 이런 문제를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해볼 수 있을까 고민해서 나온 아이디어였는데, 이상과 현실의 문제를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했죠.

3회차에는 좀 더 유쾌하게 풀어볼 수 없을까 해서 장난 반으로 최대 10명에게 GGUF 패스를 판매했는데, 토요일은 매진되고 일요일에도 두 분 정도가 구매해주시는 상황이 됐어요. 티켓 값이 만만치 않은데, 그저 관심 받으려고 큰 돈을 선뜻 내시는 분들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많이들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GGUF 이벤트는 이번에도 진행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준으로는 여섯 분 정도가 구매해 주셨는데, 저번이랑 똑같으면 재미 없잖아요. 엄청 머리를 짰어요. 여러분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방식으로 도달한 결론은 그날 보실 수 있을 겁니다. 비만 오지 않으면 말이죠.


Q. 아무래도 2차 창작물이 행사의 주된 분야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저작권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 고민이 많을 것 같기도 합니다. 여기에 대해 최근 갖고 있는 고민이나, 앞으로 바라는 것들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결국은 '회색 지대'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고민이 있죠. 저희는 다른 기업의 IP를 가지고 무언가를 직접 만드는 게 아니고, 판을 깔아드리는 역할만을 하고 있으니까요. 한 편으로는 저희가 좀 더 힘을 써서 끌어올리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다른 이들의 IP를 함부로 사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그래도 많은 기업들이 직접 참여해 주시고, 또 유저들의 2차 창작을 긍정적인 분위기로 바라보기 시작한 점은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서브컬쳐 게임들이 대세가 되면서 이뤄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예요. 과거에는 저작권이라는 굴레에 갇혀서 발전할 수 없었던 영역들이 많은 기업에서 '함께 즐기자'는 분위기로 나아가게 되면서, 더 긍정적인 문화를 만들어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즐기는 데서 멈추지 않고, 모두가 '꿈'을 이룰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 말 그대로, 하츠네 미쿠로 가득한 스타라이크 사무실

Q. 회사가 전주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일 년에 세 번 서울 인근에서 행사를 진행하려면 지리적인 고충은 없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처음 전북에서 회사를 시작한 것도 이곳의 지원 사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게 많아서 였어요. 그리고 지금도 여러 활동을 하다 보니 (진흥원 측에서)전폭적으로 지원을 많이 해 주시고 계시고요. 저희는 덕을 많이 보고 있죠.

올해에는 전북에서 지자체 차원으로 서브컬쳐 관련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데, 저희도 일정 부분 도움을 드리는 형태로 진행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저희를 괴짜라고 보셨던 분들도 진심을 알아주기 시작한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그동안 저희가 세금으로 받은 도움을 도 진흥을 위해 도움을 드리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마음도 있습니다.


Q.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궁금한 부분인데, 소위 '매니아'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콘텐츠나, 캐릭터가 각자 다르잖아요. 그런 사람들을 모두 한 장소에 모으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매니아 분들이 모두 즐거운 장소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 저도 모든 콘텐츠를 다 즐기는 입장은 아니다 보니, 공부를 하는 거죠. 그 분들이 여기에서 좋아해 주시는 것들은 무엇일까 하고.

하지만, 매니아들이 어떤 하나의 장르나 콘텐츠를 택하고, 좋아하는 이유는 똑같다고 생각해요. 무언가의 계기, 그리고 거기서 자기 만족을 찾고 있는 것이 있기 때문이죠. 제가 하츠네 미쿠를 좋아하게 된 계기를 다른 장르나 콘텐츠에도 투영하면 어느 정도 길이 보이더라고요.

눈치 볼 것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좋아할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이 최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합니다. '일러스타 페스'가 꿈꾸는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 '일러스타 페스'에 관심을 갖고 찾아주시는 분들이 말 그대로 '매니아'들이잖아요. 저는 매니아 분들이 일러스타 페스를 통해서 한국에서도 보통 만날 수 없었던 기회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8월에도 일본에서 보컬로이드 프로듀서 분들을 대규모로 초청할 계획인데, 그런 기회들을 통해 긍정적인 면을 함께 즐겨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 오타쿠가 아닌 분들에게는 서브컬쳐의 긍정적인 면을 보여드림으로써 사회적 인식이 바뀌어 나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Q.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듣다 보니, 사회적 공헌이나 서브컬쳐에 대한 인식 재고에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신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 것도 같아요.

= 저도 오타쿠가 아니던 시절에. 미쿠 콘서트를 아직도 심장이 기억할 정도로 '덕통사고'를 당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를 좋아하는 친구들을 보면 즐길 만한 환경이 안 되어서 즐기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또 최근에는 기술적인 제약 등으로 편하게 즐기지 못하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예를 들면, 버추얼 유튜버는 모션 트래킹이나, 캐릭터 리깅 등 기술적인 영역이 많이 들어간 분야잖아요. 이런 문화를 그저 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명 한 명이 직접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인생을 바꿔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드리고 싶다는 꿈도 있어요.

또, 오래 전 이야기지만, 홍대 클럽을 빌려서 하츠네 미쿠를 비롯한 보컬로이드 음악을 즐기는 작은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어요. 그렇게만 들으면 남자들만 모여서 있을 것 같겠지만, 한 번은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어머니와 함께 찾아왔더라고요. 당시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학교 발표회 같은 데서도 보컬로이드로 만든 음악을 발표할 정도로 정말 좋아한다고요.

그렇게 인연을 맺게 된 친구들이 지금은 일러스타 페스에 부스를 내고, 참여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어찌 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쪽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Q. 매니아들이 즐기는 것을 넘어 꿈을 이루는 장소로써 '일러스타 페스'를 만들기 위해, 현 시점에서 그려 놓으신 계획도 있을까요?

지스타만 하더라도 B2B 존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20만 원에 가까운 입장권을 구매해야 하잖아요. 일반 게이머 입장에서는 B2B에서만 볼 수 있는 게임 산업의 흥미로운 부분들을 보지 못하고 지나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랬거든요. B2C에서는 못 보던, 새로운 세계가 있더라고요.

일러스타 페스에서는 B2B 관도 모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서, 서브컬쳐를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서브컬쳐를) 즐기거나 접할 기회가 없었던 분들도 행사를 통해 커리어 측면의 미래를 그려나가는 방향까지도 생각해볼 수 있도록 하는, 그런 희망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많은 사람들이 콘텐츠 제작에 뛰어들면서 그 방향으로 커리어를 정하는 사례가 굉장히 많아요. 굳이 멀리서 안 찾고, 저희도 리듬 게임을 좋아해서 개발에 참여했다가 게임 개발자가 된 케이스고요. 하츠네 미쿠를 좋아해서 한국에 데려와 보자는 일념 만으로 회사를 설립한 것처럼 아주 작은 계기가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겪어 보니, 이러한 전환점을 일러스타 페스를 통해 찾으실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 "신작 게임에 대한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중입니다"

Q. 일러스타 페스에 대한 관심이 정말 많지만, 한 편으로는 스타라이크의 신작 게임 소식을 궁금해 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습니다.

= 식스타 게이트를 개발하고, 서비스해 오고 있지만, 지금은 누가 봐도 스타라이크라는 회사 하면 '일러스타 페스'라고 할 정도로 행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게임 사업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러스타 페스의 마스코트가 두 명인데, 2회부터 '식스타 게이트'의 주인공인 '시이'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일러스타 페스를 성장시킴과 동시에, 이를 전격적으로 활용해 식스타 게이트도 성장시키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저희는 리듬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로 회사에 모였지만, 지금은 모두 '식스타 게이트'를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어요. "아, 쟤들은 앞으로 일러스타 페스만 하겠구나"라고 우려를 표하시는 분들도 계시는데, 사실 회사도 3년 차밖에 되지 않은 스타트업입니다. 굉장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고, 다양한 방향으로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어요.

게임, 캐릭터 산업, 이벤트 여러 분야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게임은 절대 놓지 않을 부분입니다. 올해 말에는 '식스타 게이트: 스타게이져'라고 하는 외전작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고요. 이를 통해서 식스타 게이트의 확장된 세계관과 매력적인 캐릭터를 꾸준히 선보이고 싶습니다.



▲ 스타라이크는 일러스타 페스, 그리고 식스타 게이트 모두 성장하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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