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번엔 '안구전도'로 게임중독을 판단하는 특허가 나왔다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댓글: 49개 |
안구전도를 검사해 게임중독 여부를 가린다는 특허가 등록된 것이 13일 확인됐다. 이 발명은 지난 정부의 인터넷게임 디톡스 사업 결과 중 하나다. 특허 출원한 한양대학교 임창환 교수 연구팀은 신청서를 통해 "대상자의 안구전도를 이용하여, 대상자가 게임에 대해 갈망하고 있는 상태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게임에 대한 중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라고 기대효과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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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 명칭은 '안구전도를 이용하는 게임에 대한 갈망 상태 판단 방법 및 장치'이다. 안구전도는 눈 주위 피부에서 측정되는 전기 신호를 뜻한다. 눈 깜빡임 횟수, 안구의 수평수직 운동 정도, 안구 운동 상관 정도에 따라 값이 나타난다. 연구팀은 갈망할 때 나타나는 안구전도 값을 분석해 게임 중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기재했다.

'갈망'이 조절 실패와 함께 중독 질환에 핵심 요소로 꼽힌다는 개념이 기술에 쓰였다. 연구팀은 "이전까지 게임중독 여부를 판단하는데 전문가가 대상자의 특정 행동이나 동작을 관찰하는 방법이 많이 이용된다"며 "하지만 기존 방법은 전문가의 주관적인 요소나 경험 등이 개입될 수 있어 생체 신호를 이용해 중독 여부를 판단하는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 연구팀은 게임중독자가 (b) 이미지를 봤을 때 특별한 안구전도를 나타낸다고 했다



▲ 게임에 대한 갈망 상태 판단 방법을 설명하기 위한 흐름도



▲ 특허 설명 발췌

그러나 이 특허는 안구전도만으로 갈망 정도를 측정해 게임중독을 가릴 수 있냐는 의문을 남긴다. 설명상으로는 측정 방법이 축구를 좋아하는 일반인이 축구 명장면을 볼 때 더 관심이 가거나 심장박동이 빨리 뛴다와 큰 차이가 없다. 관심이 가는 내용에 신체 반응이 나타난다고 해서 중독 여부를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

이락디지털문화연구소 이장주 소장은 연구에 사용된 갈망 개념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장주 소장은 "갈망은 정상적인 현상이며, 이것이 과도하게 나타날 때에 병리적이라고 말한다"고 했다. 이어 "소수인 6명을 대상으로 갈망에 대한 민감도는 갈망상태판단이라는 수치로 90.16%라고 보고되었으며, 특이도는 없다"며 "그러나 민감도에서 중요한 정보는 갈망상태의 유무가 아니라 갈망의 정도를 측정해야 하는데 여기에 대한 방법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민감도가 낮으면 정상인이 환자로 보여질 수 있다. 특이도가 낮으면 환자가 정상인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장주 소장은 "리그 오브 레전드 화면을 보여주는 실험을 다른 장르, 퍼즐이나 턴제 게임에 빠진 사람에게 보여주었을 때 과연 동일한 반응이 나올지 등에 대해서도 검증이 안 됐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기관인 특허청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일반적으로 '특허를 받았다'라는 것은 정부가 해당 내용에 대해 검증했다는 의미로 통용된다. 단순히 게임화면에 관심을 가졌다고 중독 여부를 판가름하겠다고 하면 의심이 된다. 하지만 이 방법이 정부로부터 특허받은 방법이라고 하면 의심의 정도는 줄어들 것이다. 특허청은 신규성, 선원, 진보성을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 이번 안구전도를 이용한 발명은 민감도와 특이도에 대한 정보가 빠져있어 진보성에 대한 신뢰가 없다.

최근 그리피스(Mark Griffiths) 등 연구에 의하면, 게임중독은 갈망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WHO ICD-11, 게임이용장애 진단기준에서 갈망에 대한 항목이 빠진 상태다.



▲ 안구전도 측정 예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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