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게임과몰입, 어떻게 봐야 할까요?" 국내외 전문가들이 답하다

게임뉴스 | 윤서호, 이두현 기자 | 댓글: 24개 |



게임문화재단이 주최한 '게임과몰입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 국제 심포지엄이 2일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진행됐다.

이번 심포지엄은 우리나라 게임 산업과 문화의 발전에 따라 게임과몰입에 대한 사회적,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으며, 이러한 상황 속에서 게임과몰입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를 위해 국내 및 해외의 전문가들을 초빙해 학술적 강연 및 논의를 진행하며, 질의 응답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교류하는 자리로 구성됐다.

심포지엄에는 국내외의 정신의학 및 심리학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조현래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장, 윤준희 게임개발자협회장, 김정욱 넥슨 코리아 부사장, 서장원 넷마블게임즈 부사장, 강신철 게임문화재단 이사장 직무대행 등 정계 및 업계 관련자들이 참석했다.

강연에 앞서 김병관 의원의 축사로 개최식을 시작했다. 김병관 의원은 "게임 중독인가, 과몰입인가 하는 논의는 이전부터 진행됐지만 그간 담론이 이어지지 못했다"고 언급하면서 이번 심포지엄이 이 문제를 다시 조명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게임을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봤을 때 단순히 중독과 과몰입이라는 용어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콘텐츠 창작의 자유까지 위축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중독과 과몰입이라는 용어의 구분에 대한 합의점에 도달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며, 이 자리가 그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는 기대를 밝혔다.



▲ 김병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뒤이어 조현래 국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조현래 국장은 우리나라의 게임 시장이 엄청난 성장을 한 반면, 과몰입 문제 등으로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생겼음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과몰입 문제에 대해서 다각도로 분석할 필요가 생겼으며, 이번 심포지엄을 통해서 다양한 시각에서 과몰입 문제를 조명하고 게임에 대해 학술적으로 분석하는 계기가 되는 한 편, 게임업계 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 조현래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장

강신철 이사장 직무대행은 "게임산업은 국내 문화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즐거운 놀이이자 여가"인 한 편, 과몰입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에 따라 게임과몰입에 대해 편견없이 논의하고, 공동 연구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하면서 환영사를 마치면서 심포지엄이 진행됐다.



▲ 게임문화재단 강신철 이사장 직무대행



■ DSM-5에 따른 게임과몰입의 개념




▲ 메레디스 긴리(Meredith Ginley) 멤피스대학교 임상심리학 박사

첫 번째 발제는 메데리스 긴리 멤피스대학 임상심리학 박사의 발표로 시작됐다. DSM-5(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편람)에서의 인터넷 중독에 대한 개념에 대해 발표한 긴리 박사는 강연에 앞서 DSM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했다.

DSM은 정신분열증세 및 정신질환 진단을 위한 기준안으로, 1994년에 발표됐다. 발표 이후에 업데이트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며, 현재 사용하고 있는 DSM-5는 2006년부터 연구가 진행됐으며, 국제적인 문헌 연구를 통해서 정신질환에 대한 기준과 진단을 변경하고 분류를 세밀하게 나누기 위해서 임상적 의견 합치에서 증거 기반의 의사 결정 양식으로 변경되었다.

이를 위해서 2007년도에 실무진이 구성되고, DSM-5으로의 업데이트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각 질환에 대해서 업데이트가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여론 수렴을 통해 피드백을 받기도 한 DSM-5는 2012년에 완료가 됐으며, 2013년에 출판됐다.

DSM-5에서 언급하는 행위의 중독에는 도박, 성, 이상 식이, 쇼핑, 일, 운동, 인터넷, 그리고 인터넷 게임이 포함됐다. 이 중 인터넷은 게임을 제외한 모든 종류의 인터넷 행위를 포함한 개념으로 구분되는 개념이다. 이후 도박은 DSM-5 상에서 비물질 중독 장애로 구분이 변경되었으며, 긴리 박사는 인터넷 게임 중독도 비물질 중독의 일종이라고 주장했다.

비물질 중독의 경우, 중독이라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임상적으로 심각한 피해 사례가 있어야 했다. 아울러 물질 중독의 경우처럼 동반 질환이 발생해야 했다. 도박의 경우에는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켰으며, 이미 정신 질환에 도박으로 들어간 상황이었지만 추가로 비물질 중독의 범주에도 포함이 됐다.

긴리 박사는 몇몇 아시아 국가에서 게임과몰입으로 인해서 심각한 사회적 이슈가 발생하는 등 임상적인 피해 사례가 있다고 언급했다. 유형이 각각 다르지만 사회적인 피해가 발생했으며, 게임과몰입에도 지속적인 몰입과 집착, 금단현상, 내성, 사용을 통제하려는 요구에 대한 저항 등 병적 도박과 유사한 현상이 일어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인터넷 게임과몰입은 단순히 인터넷 게임만을 지적한 것은 아니며, 명칭을 붙인 것은 도박장애와 구분을 짓기 위해서 이름을 붙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와 더불어 DSM-5의 인터넷 과몰입 기준에 대해서 "지속적인 몰입과 집착 및 금단현상, 내성, 게임사용 통제에 대한 저항 등의 증상이 5개 이상 발생해야 하며, 이러한 증상이 12개월 이상 나타나야 한다"고 요약했다.



▲ 인터넷 게임과몰입은 단순히 인터넷 게임만을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이와 더불어 현재 인터넷 게임과몰입에 대한 사항은 아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첨언했다. 나이에 따른 증상 및 빈도의 차이와 동반 증상의 종류에 대해서도 더욱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며, 인터넷 게임과몰입과 물질 사용 장애 사이의 유사성 및 연관성 등도 연구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한 유전 등 또 다른 요인에 대한 부분도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완벽한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게임과몰입에 대한 기준 및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아직 완벽한 합의가 일어난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터넷과 인터넷 게임을 많이 하는 사람 모두가 중독이라는 오해를 하기 쉬운데,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밝힐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 게임과몰입도 다른 중독이나 행동 장애의 경우처럼, 증상에 따라 다른 처리가 필요한데 이에 관해서 연구가 더욱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DSM-5에 인터넷 게임과몰입이 포함된 것이 큰 진보라고 밝히면서 이후 용어가 통일되고, 연구가 더욱 진척될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환기했다. 이러한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다른 많은 사항을 고려하는 한 편, 산업으로서 게임의 가능성을 인정하기 위해서 게임사에 대해서 별개로 취급하는 방안 등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 ICD-11의 게임과몰입 진단이 게임 유저를 병리화하는가?




▲ 요엘 빌리와(Joel Billieux) 룩셈부르크대 임상심리학 부교수

요엘 빌리와 룩셈부르크대 임상심리학 교수는 ICD-11(국제질병분류)에서의 게임과몰입 진단에 대해서 발표를 진행했다. 발표를 시작하기에 앞서서 그는 e스포츠에 대해서 환기했다. 게임으로 진행하는 e스포츠는 현재 아시아권의 일만은 아니며, 전세계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 전세계적으로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서 그 기반이 되는 게임에 대해서 ICD-11에 포함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서 논의가 있었음을 밝혔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 좀 더 논의할 필요가 있음을 환기하는 한 편, 게임에 대해서 일반적으로 양극단적인 시각으로 조명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 지적했다.

빌리외 교수에 따르면 미디어에서는 현재 게임에 대해서 양극단적으로 보도를 한다. 신문의 한 면에는 게임중독으로 인해 사람이 죽거나, 범죄가 일어나는 현장을 조명하는 한 편 다른 한 면에서는 게임을 통해서 기본적 사회 스킬을 증진할 수 있다는 기사가 나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두 가지 극단적인 기사는 게임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ICD-11의 초안에서는 게임과몰입에 대한 것이 포함이 되어있으며, '게임에 대한 행동 제어 장애'로 정의가 되어있음을 밝혔다. 이는 게임이 다른 관심사나 일상적인 활동을 지배할 정도로 게임에 대한 우선 순위가 증가했을 때, 부정적인 결과의 초래가 반복되더라도 게임을 지속하는 경우를 말한다.



▲ ICD-11 초안에 명시된 게임과몰입

ICD-11에 게임과몰입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 학자들은 현재 비판을 하고 있으며, 특히 행동 장애 부분에서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디어에서도 게임과몰입에 대한 ICD-11의 입장에 대해서 비판하고 있다는 사례들을 들었다.

또 다른 예시로, WHO에서 있었던 게임과몰입 토론에 대해서 언급했다. 이 토론에서 아시아 출신 학자들이 없어서 증거 및 사례 연구에 대한 토론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또한 게임과몰입에 대해서 확인적 방식으로 접근을 했기 때문에 정당성에서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한 ICD-11에 포함됨에 따라서 건강한 게이머들도 병리환자로 진단되거나 취급받을 여지가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이와 더불어 게임의 경우, 중독으로 판정받았던 사람도 일상적인 부분에서 크게 문제가 없는 경우도 보인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한 게임을 하는 것이 직업인 사람에게도 이런 기준을 드는 것이 인터넷 게임과몰입자를 구분하는 올바른 방법인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 게임에 대해서 막연한 도덕적 공포감으로 접근하기보다는 객관적 접근이 필요하다

그에 따라 게임과몰입이 단순히 게임이 모든 행위보다 우선시 되는 것이라고 정의한 것에 대해서 재정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행동으로 인해서 가족, 사회, 교육, 직업 및 중요한 영역에서의 기능 저하를 야기하는 행동 패턴이 보일 때 ICD-11에서 정의한 게임과몰입의 경우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이런 구분을 어떻게 잘 지을 수 있는가? 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이 있으며, 단순히 게임을 중독으로 보기보다는 또 다른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게임과몰입의 사례 중에는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나 불안이 과도한 나머지 게임에 기댄 사례들이 종종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에 과몰입한 사람을 단순히 중독으로 치부하고 게임에서 분리하는 등의 처방은 중요한 것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빌리외 교수는 따라서 게임과몰입에 대한 치료나 정의에 대해서는 이렇듯 보다 다양한 측면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이는 학계뿐만 아니라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참여도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DSM-5와 ICD-11의 게임과몰입에 대한 이슈와 우려




▲ 마크 그리피스(Mark Griffiths) 노팅엄트렌트대 심리학 교수

마크 그리피스 국제게임연구회 이사 겸 노팅엄트렌트대 심리학 교수는 DSM-5와 ICD-11의 게임과몰입에 대한 이슈와 우려, 그리고 제언이라는 주제에 대해 설명했다.

첫 번째로 그는 중독의 구성요소와 게임과몰입의 논의, 기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행동 장애라고 앞서 강연에서 언급됐던 것에 대해서 DSM-5에서는 인터넷과 관련된 게임과몰입뿐만 아니라 비물질적 중독에 관한 전체적인 이해도 필요하기 때문에 그에 대해서도 간단히 언급했다.

DSM-5에서 일반적으로 정의하는 중독의 구성 요소는 현저성, 감정변화, 내성, 금단, 갈등, 재발이라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조건을 충족했을 때 중독이라고 정의하는 것이다. 춤 중독이나 운동 중독도 이에 따르면 중독으로 정의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인간의 삶은 복잡하기 때문에 이 요소들 뿐만 아니라 삶의 저변, 환경 요소를 좀 더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중독의 6대 요소

모든 중독, 즉 술이나 마약, 혹은 섹스나 게임 등 무엇이든 간에 모든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감정변화를 느끼고 기능적인 문제가 벌어졌을 때를 의미한다. 즉 무언가를 했을 때 기분이 좋다가도 중단되었을 때 급격한 불쾌감을 느끼거나, 혹은 삶의 일정 부분을 영위하는 데에 지장이 생기거나 하는 등이다. 또한 자극이 점차 강해지지 않으면 충족하지 못하는 것 또한 중독을 판별하는 요소 중에 하나다.

특히나 물질 중독에 대해서 이러한 기준이 명시가 되어있기 때문에 판별하기 쉽지만, 비물질적 중독사항에 있어서는 명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좀 더 세분화해서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담배나 마약, 술은 각각의 케이스마다 조금은 다를지 몰라도 금단증상의 종류가 명확히 나와있다. 그렇지만 게임에 대한 금단증상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명확한 증상에 대해서 언급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게임에 대해서도 내성 등의 측면에서 과몰입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예를 들면 게임을 처음엔 한두 판을 하고 만족하지만, 나중에는 열 판, 심지어 일주일이나 한 달을 그 게임에만 오로지 매달리는 사례는 종종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 "1렙만 더......." 이런 말을 반복하면서 게임에 과몰입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게임과몰입에 대해서 언급하는 데 있어서 또 다른 문제는 용어와 기준의 문제다. 특히 DSM-5에서 정의한 인터넷 게임과몰입이라는 용어에 대해서 그리피스 이사는 인터넷 게임과몰입은 오프라인 게임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는 뉘앙스이며, 게임과몰입과 인터넷 게임과몰입이 분리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인터넷 게임과몰입이라는 단어를 굳이 쓸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DSM-5에서 앞서 언급한 12개월이라는 기간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모호하다고 주장했다. 게임과몰입으로 인해서 3~4개월 내에 가정이나 인간관계가 파탄이 났을 경우, 12개월을 채우지 못했다고 해서 과몰입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맞지 않으며, 그만큼 증상이 심하다면 게임과몰입으로 인정을 해야 조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지금 적용하는 기준으로 보았을 때, 너무도 많은 수의 아이들이 중독이나 위험군으로 표기가 된다는 것도 지적했다. 실제로 DSM-5의 기준을 따르면 미국의 청소년의 게임과몰입 위험군은 10%가량 되는데, 그러한 아이들을 세부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일부를 제외하고는 중독 장애라고 볼 수 없었다. 그에 따라 DSM-5의 기준은 바뀔 필요가 있다고 제기했다.

그는 게임과몰입에 대해서는 단순히 게임을 하는 시간의 양적 측면에 집중하기보다는 과도한 게임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게임을 매일매일 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이 꼭 인간관계가 파탄나거나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미 충분히 인터넷 게임과몰입이 존재하다는 경험적인 증거는 있기 때문에, 그는 단순히 게임과몰입에 대해서 부인하기 위해서 이런 주장을 펴는 것이 아님을 밝혔다. 그것보다는 좀 더 다양한 표본과 다양한 경우, 다양한 시각에서 게임과몰입을 다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역설하면서 강연을 마쳤다.



■ 청소년과 청년층의 인터넷 게임과몰입




▲ 필립 탐(Phillp Tam) 아동-청소년 정신과 의사

필립 탐 NIIRA(Network for Internet Investigation and Research Australia) 대표는 청소년과 청년층의 인터넷 게임과몰입과 그 영향에 대해서 언급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시드니에서 현재 아동 및 청소년 정신과 의사로도 일하고 있으며, 시드니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다니면서 인터넷 게임과몰입 및 인터넷 과몰입 사례를 보았다고 말했다. 현재 이 용어에 대해서 많은 언급이 이루어지고 있고, 또한 용어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는 점에서는 연구가 진척되고 있는 첫 단계임을 언급했다.

그가 초점을 둔 부분은 게임과몰입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였다.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 특히 감정적인 부분에서 온라인 세계에서 아이들이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가에 대해서 그는 언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러한 감정의 문제가 현실 속에서 아이들에게 어떤 변화를 주며, 신체적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서도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임과몰입에 대해서 언급할 때 가장 중요시하게 봐야 할 부분은, 게임과몰입이 일상에 지장이 되고 있는지 여부다. 게임으로 인해서 잠을 자거나, 숙제하거나, 학교를 가고 직장을 가는 것에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은 어떻게 설명해도 문제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밤늦게까지 게임을 계속하면 수면이 부족하고, 자연히 신체 기능이 저하되면서 DSM-5나 ICD-11에서 언급하는 기능상 저해가 일어난다. 그는 이런 사례가 행동상의 문제이며, 젊은 세대에겐 큰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아울러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연령대가 더욱 낮아지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나 5~6세 어린이를 대상으로도 현재 스마트폰 및 인터넷 사용 중독의 케이스가 발견되고 있으며, 이 문제를 다루는 데에 중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 최근에는 비교적 어린 나이 때부터 인터넷을 접한다

또한 게임과몰입인 청소년의 생활 패턴을 보면, 일부 중독 현상과 유사한 패턴이 발견됨을 지적했다. 우선 게임을 하는 시간이 늘어나는데, 이는 자극에 내성이 생겨서 더욱 강력한 자극을 찾는 중독의 현상과 유사하다. 또한 일어나자마자 바로 게임에 접속하고자 하거나, 일상의 다른 행동보다 게임을 우선시하는데 이러한 증상도 다른 중독 환자들에게서 자주 목격되는 패턴이라는 것이다.

더 나아가 게임 및 인터넷에서의 가상의 친구를 더 중시하는 현상까지 목격되는 등, 더 많은 정신의학적 문제가 나중에 발발할 수 있음을 경고하기도 했다. 특히 요즘 청년 세대들이 인터넷, 게임, 미디어에 영향을 받는 정도가 큰 만큼 이런 문제는 이후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전에는 가족, 친지에서 조금씩 더 큰 사회와 상호작용을 했다면, 지금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거대한 사회와 상효교류가 일어나고 있다. 개인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한 연결이 직접적으로 이어짐에 따라 젊은 층이 과도한 자극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소화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게 됐다. 그에 따라 많은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사회적 고립감을 느낄 확률도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이 꼭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과도하고 과중한 자극에 의해서 아이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이제는 더 큰 세계와 중간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교류가 가능해졌다

실제로 인터넷, 게임 등을 접하기에 더욱 용이한 환경이 됨에 따라서 이와 관련된 문제들이 빈발하고 있다. 또한 성별, 연령대의 구분이 점차 없어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임상적으로 봤을 때 게임과몰입의 동반 증상으로는 불안, 우울, ADHD, 양극성 장애, 아스퍼거 증후군 등의 증상이 보고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 증상에 대해서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위 증상과 게임과몰입의 사후관계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연구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연구와 더불어 그는 건강한 디지털 다이어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근에는 3~4세 유아기부터 인터넷을 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이른 인터넷 경험은 이후 과몰입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일찍이 과도한 자극을 경험하는 것에 대해서 부모가 교육할 필요가 있으며, 과몰입에 대한 연구와 과몰입에 대한 대처 방안에 대해서도 보다 세밀하게 연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블라단 스타서빅 부교수, 한덕현 교수 인터뷰



▲ (왼쪽부터) 한덕현 교수, 블라단 스타서빅 부교수

우리나라에는 ‘셧다운제’라 청소년의 게임과몰입을 우려해 제한하는 법이 있다.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막으면 과몰입의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는 관점에서 나왔는데, 이런 정책이 정말 게임과몰입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블라단 : 심포지움에서 말했듯이, 청소년이 게임을 하는 시간은 과몰입의 중요한 요인이 아니다. 그래서 셧다운제는 그다지 유용하지 않을 거 같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게임과몰입을 유발하는 요인은 무엇이라 생각하고 부모는 게임과몰입 예방을 위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블라단 : 청소년이 인터넷, 게임에 빠지는 이유는 힘들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힘들고 학교에서 힘들기 때문에 인터넷이나 게임에 빠진다. 힘든 문제를 해결하면 게임과몰입은 자연스레 해결된다. 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향상시키는 것이 게임과몰입을 막는 방법이다.

한덕현 : 지난 3년 동안 게임과몰입에 빠지는 연구를 보면, 첫 번째가 스트레스다. 스트레스는 당연히 학교와 집안의 가정불화가 원인이다. 가정불화의 원인은 간섭을 많이 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로 극단적이게 나뉜다. 그다음은 우을증이나 주의력 결핍과 같은 질환이다. 이러한 요인을 부모가 빨리 찾아 해결하면 게임과몰입을 예방할 수 있다.


게임이 뇌 구조를 변화시킨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부모는 게임이 뇌에 악영향을 끼치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할 수 있다. 게임이 뇌에 나쁜 영향, 아니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지 궁금하다.

블라단 : 게임이 뇌 구조를 바꾼다는 이야기에는 증거가 없다. 과도한 게임 이용이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는 증거가 없다. 또한, 게임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술이 아동, 청소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모른다. 아동의 심리, 감정 발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여전히 모르고 연구가 진행 중이다.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 조사하고 있고, 결론적으로 게임, 디지털 기술이 뇌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할 수 있다.

한덕현 : 아이가 일곱 살부터 열두 살까지 게임을 했다고 가정해보자. 아이가 인문학적 소양이 떨어진다고 여길 때, 게임이 인문학을 담당하는 뇌 구조를 바꾼 것이 아니다. 게임을 하는 시간 동안 인문학 지식을 습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임이 뇌 발달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


끔찍한 사건이 일어날 때, 왜 각종 미디어는 게임이 문제라고 얘기할까?

블라단 : 미디어는 큰 화제를 추구하고 이슈를 일으키기 원한다. 20시간 동안 게임을 하다 죽었거나, 20시간 게임을 하고 살인을 저지르는 일은 전체 0.0001% 정도에 불과하다. 미디어는 비난할 수 있는 희생자를 찾는 경향이 있다. 기저의 원인을 찾지 않고 게임이 희생되는 것이다. 미디어는 사건을 보도할 때 책임감을 느끼고 정확한 보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인 경우를 너무 강조하지 말아야 한다. 대중은 극단적인 경우가 자주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서구에서는 미디어가 게임의 긍정적인 면을 보도하는 일이 매우 드물다. 분명 긍정적인 면이 있을 텐데 거의 다루지 않는다. 이 부분을 다루는 미디어가 100% 없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서양보다 동양 아이들이 게임을 많이 한다고 생각하나? 부모 입장에서 아이들이 오랜 시간 동안 게임을 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데, 어떻게 여기는가?

블라단 : 동아시아 아이들이 다른 지역 아이들보다 비해 게임을 더 많이 한다고 발표한 연구가 있지만, 잘 이루어진 조사가 아니다. 연구 품질이 좋지 않고 기준을 너무 제시했다.

그리고 아이들의 게임 시간에 대해서는 가정에서 게임 이용 시간을 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몇 시간이 합리적인가에 대해서는 부모마다 다를 수밖에 없지만, 제한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제한을 두는 것이 과몰입을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방할 수 있다고 여긴다면 과하게 해석한다고 여긴다. 제한이 유일한 방법이어서는 안 된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를 건강한 환경에 두는 것이다.


(블라단 교수에게) 만약 어린아이가 있고, 하루 2시간만 게임하도록 제한했는데 어긴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블라단 : 왜 2시간으로 제한했는지 이야기를 통해 이해시킬 것이다. 강압적인 방법이나 벌을 주지는 않겠다. 어린아이라도 부모가 왜 이런 방법을 제시했는지 이해할 수 있다. 부모가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아이에게 이해시키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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