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디아블로3 개발자 "최대 규모 2.4패치, 전설템 79개 고유효과 적용"

인터뷰 | 김경범 기자 | 댓글: 296개 |


▲ 게임 디렉터 조쉬 모스키에라(좌)와 선임 디자이너 트래비스 데이(우)

좋지 않았던 인상을 좋은 인상으로 바꾼다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다. 이것은 게임도 마찬가지로 한 번 "망한 게임"이라는 인상을 받은 게임이 확장팩이나 DLC, 패치를 통해 '흥한 게임'으로 돌아서는 것은 바닥에 쏟아진 물을 그릇에 다시 담는 것처럼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중론이기도 하다.

하지만 초기 혹독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찬양으로 뒤집은 게임이 있으니 바로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다.

오리지널 시절에는 각종 서버 문제와 버그, 경매장 시스템의 실패 등 오점을 남겼지만, 확장팩인 영혼을 거두는 자로 어느 정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가 했더니 가장 마지막 업데이트인 2.3에서는 호라드림의 함을 한층 발전시킨 카나이의 함을 추가하면서 대대적인 평가 반전에 성공하였다.

그리고 블리즈컨 2015에서 그동안 유저들이 절실하게 느끼던 부분을 대대적으로 개선한 2.4 업데이트를 공개하면서 다시 한 번 환호를 받고 있다.

비록 기대하던 확장팩 소식은 아니지만, 창고 확장과 신규 지역 추가, 세트 던전 및 강화 대균열 등 확장팩 못지않은 업데이트를 이어나갈 디아블로3. 인벤에서는 블리즈컨 2015에서 조쉬 모스키에라 게임 디렉터, 트래비스 데이 선임 게임 디자이너를 만나 이후의 업데이트 및 개발 방향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눠볼 수 있었다.





▲블리즈컨에서 2.4패치가 공개되었다

Q. 다음 업데이트인 2.4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있나?

2.4 업데이트는 영혼을 거두는 자 확장팩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업데이트로, 회색공허섬을 비롯해 새로운 지역이 추가되고 변화를 보여준다.

그 첫째로, 플레이어는 직업 세트를 모았을 때 진입 가능한 세트 던전에 도전할 수 있고, 도전 과제를 수행해 날개 등의 보상을 얻을 수 있다. 또, 강화 대균열이라는 새로운 대균열 요소가 추가되는데, 그동안 의미 없이 쌓이던 골드를 소비해 전설 보석을 업그레이드 할 기회를 추가로 얻을 수 있다.

전설 아이템의 개편 및 신규 전설 효과도 추가되는데, 79개의 고유 전설 효과가 적용되어 장비 세팅이 더욱 다양화 될 전망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창고 공간이 확장된다. 그동안 부족한 창고 공간에 고통받던 것이 다음 업데이트를 통해 해소되고, 시즌 보상 부분도 개선되어 더 많은 도전의 동기부여를 할 것이다.



▲2.4패치에 추가되는 세트던전

Q. 2.3 업데이트부터 규모가 큼직큼직해졌다. 거의 확장팩급의 변화를 준다는 유저들의 평인데?

디아블로2에서 디아블로3로 넘어가는 10년의 세월보다 2.2에서 2.3, 그리고 2.4로 넘어가는 매 패치에서 다양한 피드백을 받으며 게임을 바꿔나가는 경험이 개발 측면에서는 더 좋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게임의 완성도를 높여나가는 작업을 계속 해나갈 것이다.


Q. 2.4 업데이트에서 영겁의 숲, 왕실이라는 신규 지역이 추가된다. 이러한 지역을 신규 콘텐츠 구역으로 정한 이유가 있는가?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팀 내부에서의 브레인 스토밍에서 나온 것 중 멋지다고 생각되는 것을 구현해보고, 그중에서 괜찮다 싶은 것을 실제 게임으로 적용하는 식이다.

이번에는 비가 오는 숲 같은 배경이 해당하는데, 회색공허섬은 기존 디아블로에서는 볼 수 없던 해안 지방 배경이다. 또, 기존에는 레오릭의 저택에서 왼쪽으로만 진행할 수 있었는데, 2.4에서 우측으로 가면 어떤 것들이 있는지, 기존에는 왜 갈 수 없었는지를 확인할 기회가 될 것이다.



▲2.4패치에 추가되는 지역의 풍경

Q. 영혼을 거두는 자가 출시된 지 2년이 넘었다. 다음 확장팩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지금은 큰 규모의 확장팩보다는 영혼을 거두는 자를 보다 완성도 높게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우선은 2.4 업데이트가 큰 변화와 알찬 패치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Q. 2.3에서 추가된 카나이의 함이 호평이다. 룬워드, 아이템 합성, 참 시스템같이 디아2의 요소를 추가할 계획이 있는가?

이제는 우리 곁을 떠난 동료 케빈 카나이에 대한 헌정이기도 했던 카나이의 함은 호라드림의 함을 보다 발전시킨 형태의 콘텐츠이다. 개발팀 입장에서는 이 콘텐츠가 가져온 결과에 대해 만족스럽다.

2.4 업데이트에는 새로운 레시피가 추가되는데, 전설 보석을 이용해 장비에 추가적인 능력치를 부여하는 기능이 들어간다. 그 외에도 비밀 레시피도 확인할 수 있는데, 힌트를 준다면 "검은바위 수기"를 눈여겨보길 바란다.


Q. 2.3에서 가장 혜택을 받은 직업이라면 수도사, 가장 빛을 못 본 직업은 마법사와 성전사이다. 성전사의 파티 플레이에서 괜찮은 효율을 보이지만 솔로잉이 너무 약하다는 평인데?

직업 밸런스와 관련된 희비는 패치마다 편차를 보인다. 우리는 되도록 직업 간 밸런스가 잘 맞춰질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가장 약체 취급을 받는 성전사의 경우 상대적으로는 다른 직업보다 약하지만, 실제 플레이에서 강함은 다른 직업과 비교해 10% 내외 정도의 차이만 보여 절대적으로 약하다라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2.3에서의 상황을 고려해 2.4 업데이트에서는 "선동자의 가시" 같은 기존에 외면받던 세트 아이템을 재설계해 해결을 해보려 한다. 업데이트 이후에도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계속 지켜볼 것이다.


Q. 확장팩 이후 파티 플레이의 구도는 서포트형 캐릭터와 딜러형 캐릭터의 확연한 구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 상위권 랭커 파티는 1명의 정전기 수도사와 3명의 서포터 형태로 서포터 중심의 파티 구성이 극대화되고 있는데, 이런 파티 구성에 대해서 개발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파티 조합과 역할은 개발진이 지속해서 관심을 두는 부분이다.

패치 때마다 기발한 시너지를 가진 조합이 나오다 보니 예상을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데, 공포 부두술사나 체력 리젠 수도사 등 예측을 벗어나는 형태의 운영이나 조합을 하곤 해서 미리 해두었던 예측이 쓸모 없어지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유저들의 창의력이 우리 개발자들을 뛰어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웃음)



▲재설계되는 선동자의 가시

Q. 상위 대균열 클리어를 하는 유저들을 보면 HUD나 특정 기술을 반복 사용하는 서드파티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러한 키 입력 기능이나 정보 보조 툴에 대한 블리자드의 입장은?

외부 프로그램과 관련한 이슈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그 프로그램으로 인해 게임 경험에 해악을 주느냐 아니냐일 것이다.

게임이 치열해지고 경쟁이 될수록, 이러한 외부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으로 쉽게 어려운 업적들을 달성하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되도록 공정한 게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패치에 반영하곤 한다.

물론 이러한 외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을 이해는 하지만 공식적으로 인정/허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그러한 프로그램을 어떠한 기준 범위에서 사용해도 제재하고 제재하지 않는다고 선을 긋는 것 역시 어렵다.

그렇기에 되도록 좋은 기능은 굳이 외부 프로그램을 쓰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수용할 수 있게 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


Q. 반복 입력 프로그램 같은 경우, 특정 기술의 난타가 필요한 경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연타가 필요한 기술이 많은 직업은 외부 프로그램이나 마우스/키보드의 매크로 기능이 없는 경우 플레이가 상당히 피로한 편인데, 혹시 지정한 기술을 쿨타임마다 자동시전하는 옵션 같은 것을 추가할 계획은 없나?

사실 헬퍼를 이용해 스킬을 연타하거나 버프 효과를 유지하는 것은 그러한 연타를 보조하는 것보다, 그렇게 무의미한 연타를 하는 게임 경험을 바꿔야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차원적으로 단순 반복을 하는 스킬 형태가 아니더라도 버프 효과를 유지할 수 있게 게임을 수정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수도사의 일천폭풍 세트를 변경하는 과정에서도 적용되었던 것으로, 진격타를 연타하는 멀미나는 전투 방식이 아니라 공격 생성기와 진격타의 공력 소모를 유기적으로 순환하는 식으로 플레이 경험을 개선했다.

헬퍼와 같은 스킬 연타 보조가 필요하다는 이슈도 이러한 범주에서 특정 키를 무한정 반복입력해야 하는 상황을 바꾸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일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한국의 디아블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예전에 한국에 방문 했었는데, 다시 한 번 가고 싶다.

한국의 팬들이 디아블로와 관련해 다양하고 심층적인 피드백을 주는 것에 대해 감탄하고 있으며, 게임을 사랑하는 열정이 느껴져 개발자 입장에서 뿌듯함을 느낀다.

디아블로를 사랑해주는 한국 팬에 정말로 감사드린다.






블리즈컨2015 특별취재팀(=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김경범(Its), 김홍제(Koer), 이명규(Sawual), 정성모(Dara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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