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공허의 유산, 블리즈컨서 해보니... "브루드워의 향수를 되살리다."

게임뉴스 | 김경범 기자 | 댓글: 56개 |
블리즈컨2014에서 스타크래프트2의 스토리를 완결짓는 확장팩 "공허의 유산"이 공개되었습니다.

테란이 주인공이던 자유의 날개, 저그가 전면에 나선 군단의 심장에 이어 프로토스가 주역이 되는 이번 확장팩은, 전작에서 언급된 고대의 악 "아몬"을 물리치기 위해 분주하게 활동하는 인물들 사이에서 젊은 나이에 프로토스 전체를 이끌어야 하는 아르타니스의 고군분투를 다루게 됩니다.





▲ 젊은 나이에 집행관에서 신관까지 초고속 승진 후 과다업무에 시달리는 아르타니스



블리즈컨 현장에서는 코랄 행성의 레이너를 지원하는 "하늘의 방패(Sky Shield)" 임무와 샤쿠러스 행성을 습격한 아몬의 하수인들에게서 대모 보라준과 암흑기사 세력을 구해야 하는 "아몬의 도달(Amon's Reach)" 임무, 대전 모드 플레이를 해볼 수 있었습니다.

과연 확장팩에서는 어떠한 재미있는 요소가 우리를 즐겁게 해줄 것인지 지금부터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아르타니스의 새로운 마이카(?) 아둔의 창

자유의 날개에서 등장한 히페리온, 군단의 심장에서의 거대 괴수를 기억하고 계신가요? 공허의 유산에서는 주인공 캐릭터의 기지 역할로 "아둔의 창"이라는 새로운 함선이 등장합니다.





▲ 신규 기함 아둔의 창. 아르타니스도 모선은 타기 싫었나보다.



유닛, 또는 건물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주인공을 강화해주던 전작의 거대 함선은 이미 익숙하시겠지만, 아둔의 창은 이들보다 더욱 강력한 성능을 제공합니다.

캠페인을 진행하다 보면 일정 시간마다 쌓이는 에너지를 이용해 공짜로 수정탑을 짓거나 강력한 궤도 폭격을 날리는 식의 플레이가 가능한데, 시연 버전에서는 제공되지 않았지만 "태양핵" 업그레이드를 통해 일정 범위의 적을 멈춰버리는 시간 정지(Time Stop)나 아군을 특정 위치로 데려오는 대규모 소환(Recall) 같이 강력한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 태양핵에서 에너지를 모아 수정탑을 심거나 공격을 한다... 식물vs좀비?



이것을 잘 활용하면 적의 단단한 방어선을 궤도 폭격으로 날려버리고, 병력이 필요한 전방에 수정탑을 꽂아 빠른 진격을 하는 식의 전략성이 늘어나기 때문에 전작의 유닛/건물 업그레이드보다 좀 더 직접적인 제어를 하면서 공략 방식을 다양화하는 플레이가 가능해집니다.



■ 하지만 드라군이 출동하면 어떨까? 전쟁 의회를 통한 유닛 특화

캠페인에서 유닛을 선택해 특화하는 업그레이드 연구 역시 공허의 유산에 존재합니다. "전쟁 의회"라는 이름의 이 기능은 "로하나"의 조언을 받아 프로토스의 유닛 기술을 아이어의 기술과 네라짐의 기술로 특화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시연 버전에서는 근접 기본 유닛과 원거리 기본 유닛에서 선택지를 제공하는데, 근접 기본 유닛은 아이어 기술에 특화한 광전사와 네라짐 기술이 조합된 백인대장(가칭. Centurion)으로 특화할 수 있고, 원거리 기본 유닛은 점멸 기술을 한층 강화한 추적자와 아이어의 생산시설이 파괴되어 더는 만들 수 없다고 생각되던 드라군 ― 용기병을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 적을 빠르게 녹이느냐, 안전하게 처리하느냐... 선택의 기로는 언제나 어렵다.



광전사 특화의 경우에는 단순히 돌진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시간 동안 주위 적에게 전부 피해를 줄 수 있는 소용돌이(가칭. Whirlwind)가 추가되어 저글링 같이 다수가 근접해오는 적을 상대할 때 강력하고, 백인대장으로 특화하면 돌진이 어둠 돌진(가칭. Shadow Charge)으로 바뀌어 돌진 후 짧은 은폐와 돌진 당한 적들을 잠시 기절시킬 수 있어서 상대의 전열을 흩어놓는 데 매우 유용합니다.

추적자와 용기병의 차이는 더욱 극명합니다. 추적자 특화를 하는 경우, 점멸 직후에 잠깐 은폐 효과 및 보호막 재생 효과를 받아 손이 빠르면 빠를수록 유닛 손실이 줄어드는 컨트롤이 가능하며, 용기병 특화를 하면 이동속도도 추적자보다 느리고 아무런 기술도 없는 대신 강력한 공격력과 생명력으로 소위 "어택땅" 싸움에 특화됩니다.

이처럼 같은 유닛이라고 하더라도 아이어 스타일이냐 네라짐 스타일이냐로 확연한 차이를 보이니 정식 버전에서는 스타크래프트의 귀염둥이 역할을 하던 파괴자(리버)나 하늘의 왕자(!)로 명성이 자자한 정찰기(스카웃) 같은 유닛들이 되돌아올 수 있다는 측면에서 스타크래프트1에 익숙했던 플레이어에게는 좋은 흥미 거리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 전쟁 의회의 담당자인 로하나. 전작의 스텟먼, 아바투르의 포지션이다.





■ 그렇다면 임무 플레이는?

시연 버전은 쉬움(Casual)과 일반(Normal) 난이도가 제공되었으며, 코랄 행성에서 레이너를 도와 우주정거장을 수리하는 "하늘의 방패"와 샤쿠러스 행성에서 아몬의 부하들에게 습격받은 대모 보라준과 암흑기사들을 구출하는 "아몬의 도달" 임무를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두 임무 모두 초반에 수행하는 임무이다 보니 기본 유닛을 쌓아서 공격하는 것으로도 쉽게 진행할 수 있지만, 새롭게 등장한 아둔의 창의 기술을 활용하면 같은 상황에서도 더 빠르고, 더 쉽게 임무를 진행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 좌표입력 완료! 타겟 데이터 전송! 살아남을 수 있을까?



특히, 전쟁 의회에서 특화한 유닛들의 차이점을 비교해보는 것도 은근한 재미입니다. 적에게 돌진해 소용돌이를 도는 광전사는 디아블로의 야만용사를 보는듯 했고, 스타크래프트2에서 정식 출전을 하게 된 용기병은 코너만 돌면 쉽게 처리할 수 있는 공성전차를 상대로 좁은 길목으로 기어가다가 과도하게 피해를 받는 등 기존작에서의 모습을 120% 살려낸(!) 느낌을 주었습니다.

블리자드 블로그 포스트에 공개된 정보로는 캠페인 임무 중에는 한 구역에 자원이 떨어지는 경우 아예 건물과 지형째로 자원지대로 이동시켜서 땅을 연결하는 방식도 있다고 하니, 어떤 독특한 임무가 본편에 등장하게 될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 캠페인이 전부가 아니다! 신규 유닛 추가와 기존 유닛 개편이 이뤄지는 공허의 유산

공허의 유산에서 추가되는 것은 캠페인만이 아닙니다. 이번 블리즈컨에서는 테란에게 격투 유닛인 "HERC"와 기동성 좋은 기갑유닛 "Cyclone"이 추가되고, 저그는 바퀴에서 진화하는 포격 유닛 "Ravager", 그리고 스타1에서 강력한 전선 유지 유닛이던 가시지옥(Lurker)가 추가된다. 프로토스도 "Disruptor"라는 신 유닛이 나오게 됩니다.





▲ 저그의 신규 유닛인 Ravager와 가시지옥(러커)



물론 군단의 심장 때에도 공개되었던 유닛 중에서 취소되거나 컨셉이 변경되는 일이 왕왕 생기긴 했지만, 새로 공개된 유닛들의 역할이나 활용 방법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토론이 이뤄지는 중입니다.

신규 유닛 외에도 종족별로 유닛의 변화가 많아졌는데, 캠페인 영상의 히페리온처럼 시야가 있는 위치로 워프를 하는 전투순양함이나 공성 모드 상태의 전차를 그대로 실어서 나르는 의료선, 사용 기술 형태로 강화 보호막이 바뀐 불멸자 등 기존 유닛들의 변화도 대대적으로 준비 중이라 앞으로의 밸런스를 예측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실제로 시연 버전을 가지고 기자는 저그, 상대는 테란으로 플레이 했는데, 초반에 맹독충으로 상대 일꾼을 견제하려고 이동하던 도중 저 멀리서 입체기동장치처럼 병력 안으로 날아온 HERC 하나에 여러 마리가 자폭을 해버린다거나, 행성요새를 박아대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저그가 사거리 밖에서 가시지옥으로 야금야금 갉아먹으며 밀어내는 등 새로운 전투 양상을 많이 만들어 냈습니다.

기존에는 컨트롤 없이 공방상성과 고유능력으로 순식간에 결판이 나던 싸움이었지만, 보다 마이크로 컨트롤의 여지가 늘어났기 때문에 단순히 자원을 잘 먹고 진형을 잘 갖춰 싸우는 운영 능력만큼 소규모 유닛을 활용한 "손싸움"이 공허의 유산에서 중요한 요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아무리 바뀌더라도 전투순양함과 우주모함은 그다지 쓸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지만요.





▲ 우주모함, 요새 모함? 최종 유닛들의 인기 없음은 언제쯤 해결될까?




■ 공허의 유산, 브루드워의 향수를 되살려 줄 것인가?

아직 개발 단계이기 때문에 공허의 유산이 전작들보다 더 재미있고, e스포츠에서 가치가 있는 게임이 될 것인가는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e스포츠 문화를 정착시키고 발전시켰던 브루드워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유닛들과 수싸움, 손싸움 잘하는 쪽이 이긴다는 전략 게임 본연의 특징을 살려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느낌을 팍팍 풍기는 공허의 유산은 경쟁 게임이던 C&C 시리즈가 어둠에 묻혀버린 지금 시점에서 RTS라는 장르의 붐을 다시 이끄는 불씨가 될 수 있지 않겠냐는 희망을 품어봅니다.





▲ 프로토스의 부흥처럼 스타2도 부흥할 수 있을까?



친구들과 학교를 끝내고 PC방에서 "가볍게 빠른 무한 한판"하던 그 시절의 추억을 공허의 유산이 되살려줄 수 있을까요? 그 해답은 정식 발매가 되는 그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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