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에이지 CBT 연장 이유는? XL게임즈 김경태 기획팀장 인터뷰

인터뷰 | 김경범 기자 | 댓글: 50개 |
80일이라는 비공개 베타 테스트(이하 CBT) 기간으로 화제가 되었던 아키에이지.

하지만 이렇게 긴 CBT가 2주 연장되어 3월 11일까지 진행될 것이라는 공지가 지난 6일 알려지면서, 테스트에 참여 유저와 참여하지 않는 유저 모두 “더 늘린다고?”라는 반응을 보이며 놀라게 만들었다.

이번 테스트 기간 연장과 관련해 여러가지 억측이 오고 가는 가운데 2월 9일 목요일 오후, XL게임즈의 본사가 위치한 선릉의 한 찻집에서 김경태 기획팀장과의 기자 간담회가 있었다.






▲ 금일 간담회를 진행한 XL게임즈의 김경태 기획팀장



2주 전부터 테스트에 들어간 공성전 콘텐츠와 새롭게 추가된 징조의 틈, 커뮤니티 내 각종 논란과 관련한 이슈가 많은 상황에서 운영팀과 프로그래밍팀의 몫까지 유저들의 각종 의문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하는 김경태 팀장.

유저들의 불만을 탱킹하다가 죽더라도 딜은 뽑고 죽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보인 김경태 팀장과의 인터뷰는 지금까지 진행된 4차 CBT에 대한 개발팀 내부의 자평과 최근 지적되는 문제점에 대한 내용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80일이라는 테스트는 흔하지 않은 형태이다.

일반적으로 베타 테스트는 완성된 콘텐츠를 가지고 그 안에서 유저들이 즐기도록 하는 것이지만, 아키에이지는 이미 만들어진 콘텐츠도 있지만 유저 피드백에 맞춰 80일간 콘텐츠를 만들어가자는 취지가 컸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까지의 결과는 예상만큼 잘 되지는 않은 편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놓고 보니 사고가 많이 났는데, 초반에 발생한 문제들로 인해 플레이 진행이 원활하지 못했고 테스트를 하기 전에 “4차 CBT에서 넣어야 하나?”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요구하는 유저들의 피드백이 있다 보니 이러한 것을 추가하는 과정에서 계획하고 있던 것들이 많이 미뤄져 아쉽다.


처음 2~3주 동안은 유저가 플레이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불편 해소에 중점을 두었기 때문에 피드백을 받아가면서 수정하는 작업을 계속 했지만, 이 추세로는 4차 CBT 후반까지 공성전 테스트가 불가능한 상황이 될 것이라 판단되어 우선순위를 공성전 추가에 두다보니 불만의 목소리도 많이 나왔다.


하지만 공성전이 업데이트된 2주 전쯤부터는 다시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 개선해나가는 한편, 원래 계획해두었던 콘텐츠들을 업데이트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추가된 징조의 틈 콘텐츠도 공성전 이후 추가하기로 계획되었던 콘텐츠이고, 다음 주와 그 다음 주에 걸쳐 이러한 콘텐츠들이 공개된 후 유저들의 피드백이 반영된 패치가 진행될 것이다.



4차 CBT의 지난 시간 동안을 정리하는 이야기 후 본격적인 질문이 이어졌다.

당초 4차 CBT의 최종 콘텐츠로 알려졌던 공성전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고, 예고 없는 CBT 연장이 발표됨에 따라 질문의 내용은 대부분 공성전이나 최근 이슈가 되는 운영 관련 내용에 집중된 편이었다.









■ 테스트 기간 연장 관련


◆ 4차 CBT의 최종 목적은 공성전인가? 지난 테스트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거나 만족스런 결과가 나오지 않아 연장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엔드 콘텐츠인 공성전은 이번 4차 CBT에서 꼭 테스트해야겠다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최종 목적인 것은 아니고, 이번 CBT를 통해 테스트하고 싶던 콘텐츠가 공성전 때문에 일정이 밀린 것을 넣어보려는 욕심이 있었다.

기획팀장 입장에서 다양한 유저 피드백이 필요하다보니 이러한 콘텐츠를 억지로 넣었고, 원래 계획대로라면 테스트 기간이 끝날 것 같아서 2주가 연장 되었다.

물론 운영팀이나 QA팀은 싫어하는 눈치지만(웃음)






▲ 4차 CBT 연장 공지



4차 CBT 시작 전에 아키에이지를 오케스트라 연주에 비유한 적이 있다. 하지만 유저와 내부 모두 아직은 들어줄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의견들 대부분이 화음이 맞지 않는다(게임 콘텐츠가 조화가 되지 않는다)라는 것인데, 아직 악기를 몇 개 더 넣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조금 차이를 보인다. 지금의 테스트는 밑그림으로 잡아둔 악기를 집어넣는 단계이다.




◆ 긴 테스트 기간 공개 테스트가 진행되면 유저에게 신비감을 주기 힘들 것 같다. 보통 4차까지 CBT를 하는 것도 드문 케이스 같은데?



신비감이나 유저의 기대를 높이는 작업은 이번 CBT를 하는 이유와 정면으로 대치되는 부분인데, 신비감을 주면서 한 번에 빵 터트리는 것도 좋지만 내부적으로는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게 더 중요한다는 판단이 있었다. “잘 만들 수 있으니 숨겨두고 있다가 보여주자”가 아니라 “그걸로 과연 괜찮을까?”라는 걱정이 더 크기도 했고.

우리의 생각만으로 게임을 만드는 것보다는 유저들의 피드백이 더 많이 필요해서 일반적으로 하지 않는 긴 기간으로 4차 CBT를 진행했다.






▲ 다양한 콘텐츠에 있어서 많은 의견을 받고 있다고...



그리고 테스트 횟수가 4차까지 진행되다보니 “4차까지 했으면서 퀄리티가 왜 이래?”라고 이야기하는 분도 있는데, 테스트 횟수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본다. 다른 게임을 기준으로 하면 아키에이지는 아직 1차 테스트에 가깝고, 당연히 5차 CBT도 진행할 예정이다.

5차 테스트는 어떠한 화두를 가지고 테스트 할 것인가가 관건이며, 만들다 만 느낌이 들지 않도록 4차 때 발견된 문제점들을 해결할 예정이다.





■ 밸런스 및 제작 관련


◆ 일반적으로 밸런스 패치는 일정 방향성으로 수렴하는 구조이다. 하지만 패치 노트에서의 변화를 보면 두서를 잡기 힘들 정도로 변화 폭이 커서 수렴이 되는 지점을 잡지 못했다라는 느낌을 준다. 이는 의도적인 것인가?



이번에 변화를 보인 장비의 내구도를 예로 들면, 3차 CBT와 4차 CBT 각각의 제작의 차이라는 것을 생각해봐야 한다. 향후 제작 시스템을 통해서 장비를 수리하거나 내구도를 올릴 수 있는 방식을 제작 중에 있는데, 이 시스템이 적용되기 전에는 기존 내구도로는 유저의 불편이 너무 심해 이렇게 조정하게 되었다.


미리 계획했던 시스템이 들어가지 않는 상황에서 유저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임시 방편으로 내구도를 변화시키다보니 너무 휙휙 바뀐다는 느낌을 주지만, 개발 중인 것이 적용되면 원래대로 돌릴 예정이다.


이처럼 유저 편의를 생각해 임의로 설정한 수치로는 숙련도가 있는데, 현재는 계획의 1/10 정도만 공개되어 있다. 지금 단계에선 제작 관련 콘텐츠가 갖춰지지 않았는데 최대치가 1만이라면 너무 힘들게 아닌가?

현재는 많은 유저가 다양한 생산 기술의 숙련도를 최대까지 찍었지만, 제작 콘텐츠가 적용되면서 숙련도 최대치도 상향 조정될 것이다.





▲ 현재의 생산 관련 숙련 시스템은 계획된 양의 1/10 정도




◆ 제작 시스템 개선 이야기가 나왔는데, 언제 어떻게 바뀔 예정인지?



개발자는 미리 예정을 다 공개하기보다는 게임으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정은 확정할 수 없지만 숙련도에 따라 제작에 영향을 주는 것들도 준비하고 있다. 5차 CBT에서는 당연히 될 예정이고, 4차 CBT 말기에 추가될 수도 있다.


주택의 필요성도 강화하여 가구에 성능을 부여해 대장장이나 연금술사를 위한 도구를 집 안에 꾸미거나 숙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것들은 개발 사정 상 등장 시기나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 주택의 존재 이유를 보다 명확하게 할 예정이다.



원래 4차 CBT에서는 농업이나 제작 같은 것에 집중할 의도가 없었지만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개발 방향성이 달라졌다.

제작이 하부 구조의 축이 되고 그 위에 전투가 있어서 제작을 통해 얻은 장비로 전투를 하고, 순환하는 구조라고 생각했는데 이러한 피라미드 구조가 아니라는 것을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농업을 하는 유저들은 농업을 통해 정점을 찍으려고 하고, 전차 같은 것보다는 생활과 관련된 것을 더 원하는 유저도 많았다. 그래서 전투와 생활이라는 것이 두 개의 축을 이뤄 서로 위로 올라가면서 서로 교류하는 구조가 될 수 있게 개발을 하고 있다. 농사꾼을 위한 전용 탈 것이나 농업용 기계, 광천수 수레 같은 것들은 유저 피드백을 통해 받고 있는 의견이다.






▲ 힘들게 물지게를 지고 느릿느릿 걷기에서 해방되나?




범선의 경우도 처음엔 신기했지만 막상 만들고 나면 쓸데가 거의 없어서 전투를 하지 않는 유저는 낚시 같은 생활 콘텐츠를 요구하기도 하더라.

그래서 다음 주 정도에는 범선이나 쾌속정을 가진 유저들이 수중에 텃밭을 꾸릴 수 있게 하거나 유물 탐사를 할 수 있는 수중 탐사 장비가 장착될 예정이다. 그 외에 무역같은 콘텐츠 등과 관련한 아이디어도 모으고 있는 단계이다.



◆ 앞으로 제작 시스템은 어떻게 바뀌는 것인가?



3차와 4차의 피드백을 받아 다듬어 나가겠지만, 큰 형태는 3차와 유사하다.

집에 제작대를 놓고 이를 이용한 전용 아이템이나 숙련도에 따른 아이템 제작의 차이를 보이게 될 것이다.

숙련도에 따라 완성품 숫자, 등급이 달라질 것이며 지금은 국왕급 아이템이 너무 많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해 인챈트와 같은 확률이 들어갔으나 향후 변화가 있을 것이다.

4차에 주력이 아니다보니 조금 엉성한데, 앞으로의 테스트에선 이러한 부분이 개선되어 단순히 재료만 넣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과정 자체를 재미있게 할 것이다.

전차 하나를 만들더라도 혼자서 재료를 넣고 뚝딱뚝딱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바퀴 따로, 구동기관 따로 숙련이 다른 유저다 협력하여 제작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이는 4차 CBT를 진행하면서 제작을 좋아하는 유저들의 취향과 요구를 반영해 결정한 것이다.





■ 콘텐츠 동기 부여 및 게임 내 사회 관련


◆ 현재의 게임에 대해 잔가지는 많지만 막상 큰 줄기는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다. CBT 단계에서는 다들 이것저것 해본다지만 공개 단계에서는 동기 부여가 안 되서 결국 하드코어 유저들만이 남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다.



이것은 이번 CBT에서 잘 대응하지 못한 부분이다. 공성전 콘텐츠를 꼭 테스트해야한다는 것 때문에 상위 집단 위주로 흘러가다보니 콘텐츠 소비는 빠르고, 다른 유저들이 쫓아가기는 힘들었다. 실제로 내부에서도 소수 원정대를 결성해서 플레할 때 크라켄 레이드 같은 건 불가능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러한 하드코어 유저 중심의 게임을 만들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70% 가까운 대다수의 유저는 소규모로 게임을 즐기고 있는데, 이러한 유저들을 위해 5인 인스턴스 던전 같은 소수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도 개발하고 있다.

던전 제작에 있어서도 중요한 부분은 “아키에이지다워야 한다”라는 것인데, 기존 게임들처럼 탱커-힐러가 꼭 필요한 형태라면 파티 구성하기도 힘들고, 하드코어하게 던전만 반복 공략하는 유저들만 앞서 나갈테니 그들을 기준으로 밸런싱을 하다가 일부 유저들이 배제될 위험도 있다.

아직까지 개발 중인 던전은 힐러와 같이 필수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하는 구조지만, 나무를 빨리 베어야 한다 같은 조건이 걸린 던전처럼 다양한 아이디어가 논의되고 있는 상태이다.






▲ 벌목 능력이 발휘되어야 클리어 되는 던전? 독특하긴 하다.



무엇보다 소규모 유저를 위한 콘텐츠가 꼭 던전으로 한정될 필요가 있을까?
지난번 추가된 가족 같은 경우 게임에 중요한 기능은 아니지만 개발팀 입장에선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고 평가되는 것이다.

단순히 소수 인원이 관계를 맺고, 집이나 텃밭을 공유하는 구조인데 SNS 게임처럼 생활을 좋아하는 유저는 가족들의 텃밭을 관리해주고 전투를 좋아하는 유저는 희귀한 모종을 구해오거나 하는 식으로 활동 결과를 주고받을 수 있다. 혹은 경운기 같은 농기구나 대형 가구들을 혼자서는 어렵지만 여럿이서 공유하면서 사용하고자 하는 요구도 있고.

물론 생활 콘텐츠의 정점에 올라서 타이틀을 준다거나 하진 않겠지만, 게임 세계에는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성 하나를 지으려면 엄청난 양의 통나무나 암석이 필요한데, 공성전을 하다보면 결국 자원이 부족해 이러한 생활 계열 유저들이 활약할 차례다.

드라이어드 원정대 같은 곳에서 나무를 대주면서 뒤에서 보이지 않는 힘으로 작용하거나, 팔리지 않는 나무를 처분하기 위해 전쟁을 유도하는 식도 가능하지 않을까?



◆ 하지만 거대 원정대가 그러한 생활계열의 기능을 흡수해서 더욱 거대화해버리면 역효과가 아닐지. 이러한 부분에 대한 제한이나 견제책을 마련할 계획은?



소규모 원정대가 할 수 있는 것을 거대 원정대가 할 수 없다는 것은 모순이 있는 부분이다. 거대한 원정대가 하더라도 소규모 원정대가 어느 정도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밸런스를 찾는 것이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에서는 독과점 등에 대한 것이 법으로 정해져있어 제한이 가능하나 게임 속에선 어렵다. 가장 좋은 방법은 소규모 원정대가 스스로 자립하는 것으로, 거대 원정대가 먹기엔 메리트가 없지만 소규모 원정대가 차지해서 노동력을 투자하면 생산성을 통해 이득을 얻는 방식이지 억지로 제한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거대 원정대가 일정 수 이상 영지를 못 가지게 해도 원정대를 분리하면 그만이니 효율 면에서 소규모 원정대가 이득을 볼 수 있는 쪽으로 균형을 맞춰가려 한다.



◆ 리니지의 내복단이나 활피단처럼 소수 세력에게 힘을 발휘하는 소규모 모임 집단도 결국 거대 세력이 자금을 투입해 고용해버리면 독식이 더 심해질 것 같다.



직접적으로 원정대에 끌어들이지 않고 고용 형태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원정대의 힘이라는 것은 결국 단일 전투력이나 레벨 같은 것이 아니라 이러한 ‘관리적 부담’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느냐이다.

게임 내의 해적이 이러한 제 3세력인데, 그들은 제각기 행동하면서 영주들은 그들과 정치적인 교섭으로 협력하거나 적대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은 시스템적으로 막을 생각이 없고, 콘텐츠의 일부라고 본다. 단, 작업장과 같은 형태를 바라지는 않는다.






▲ 리니지에서 화제가 되었던 내복단. 이러한 세력들과의 교섭도 영주의 한 능력으로 인정하고 있다.




해적 콘텐츠에선 더 생각한 부분이 있는데, 지금처럼 무조건 약탈을 통해 영지민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는 영지민들의 세금을 영주가 받고, 해적은 그 세금을 약탈할 수 있는 형태가 되는 식이다. 이러면 영주는 영지를 지키기 위해 싸울 것이고, 영지민에게는 직접적인 피해보다는 일정 시간 농사가 불가능한 불편 정도만 겪게 된다.

또 지금 원대륙에 텃밭을 가꾸는 것이 시간적, 자금적으로는 이득이지만, 영지 수성이 실패하면 모든 것이 약탈당할 수 있다는 디메리트도 존재하기 때문에 이익과 안전 사이에서 이익을 원하면 불안정한 원대륙을, 안전을 원하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신대륙에 거주지를 잡는 균형이 이뤄지지 않을까 한다.





■ 공성 및 PvP 관련


◆ 공성전이 2차례 진행되었는데 이에 대한 평가는? 또, 발견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예정인가?



이번 공성은 시스템과 콘텐츠의 2가지 테스트였다.

시스템 측면에선 다수의 유저가 한 지역에 몰렸음에도 서버는 안정적으로 버텨주었다. 하지만 아직 안정성에서 개선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욕심대로라면 50:50의 공성전이 아니라 다양한 전술 활용을 위해 더 많은 유저가 참여할 수 있는 공성전을 희망하지만, 아직까지는 서버의 안정이 우선이기에 50:50으로 진행을 하고 있다.

아무튼 결과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고 자평하고 있다.






▲ 랙이나 안정성의 문제가 다소 보였으나 진행 자체는 잘 되었던 공성전



콘텐츠 부분에선 많은 허점이 보였다.

사실 여러 버그 상황 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수성이 순식간에 함락되지 않게 성벽을 높게 설정했는데, 수성 측에서 의외로 잘 막은 부분이 있었다.

다만 공격대 구성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거나 수성 측이 사용한 일부 방법 등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방향이 보이기도 했다.

대표적인 게 퀘스트 아이템을 이용해 사다리차가 움직일 수 없게 하는 것이나 방해를 위해 심어놓은 나무를 제거하느라 흘린 핏자국을 신고해 공성 측을 감옥으로 보내거나 한 것인데, 이것들은 이번 주 패치를 통해 수정되었다.






▲ 퀘템을 이용한 막자 등은 의도하지 않은 수성 방식이기에 수정되었다.



앞으로 공성 전용 병기들이 추가될 예정이지만, 성벽을 파괴하고 들어가는 형태의 공성전만을 원하지는 않는다. 수성측이 성벽을 여러 겹으로 만들다보니 성벽을 부수는 것이 주된 공성의 양상이 되긴 했지만.

성벽 밖에서 수호탑을 때리는 것은 원래 가능했는데, 수호탑을 포격만 하다가 공성이 끝날 수 있어 높이를 낮췄던 것을 다시 올려놓고 HP에 따라 서서히 내려가도록 수정했다. 이제 생명력 50% 미만의 수호탑은 성벽 밖에서 공격할 수 없다.

수성측은 공성측이 날틀로 날아들어오는 것에 불만인데, 실제 공성전에서 이러한 잠입이 효과적이지 못한 것이 드러났다. 특별히 막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공성측은 포격으로 수호탑의 체력을 깎고 공격을 할 수도, 날틀로 잠입할수도, 아예 성벽을 다 깨고 공략을 할 수도 있는데 좀 더 다양한 전술이 나오길 기대하지만 50:50은 역시 부족하다고 본다.

나무를 활용한 전략도 나쁘지 않았지만, 하루 정도 전에 미리 심어서 다 자란 나무가 아니라 스킬 쓰듯 묘목을 심으면 길을 방해하는 형태는 조금 문제라고 생각해서 밟고 지나갈 수 있게 패치했다. 하지만 퀘스트 아이템을 사용하여 사다리차가 움직이지 못하게 한 것은 버그가 맞다.



◆ 공성 소개 영상에서는 마리아노플이나 오스테라 같은 성을 기대할 수 있었는데, 수호탑 보호만을 위해 성벽으로 미로가 만들어질 정도였다. 본래의 취지와는 어긋나는 게 아닐지?



개발팀이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성을 지어줘서 오히려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아직은 내부에 집을 짓고 할 이유가 없어서 수호탑을 보호하기 위한 성벽 구조가 나왔지만 꼭 이렇게 하라고 의도한 형태는 아니다.

수호탑 수호 목적보다는 그 내부에 집을 짓고 생활하면서 영지 내에만 설치되는 특수 건물로 메리트를 주는 콘텐츠가 필요하지만, 꼭 이것들을 설치하고 한 겹의 성벽만 둘러야 한다는 제약도 넣진 않을 것이다.






▲ 수호탑 보호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복잡한 성벽



사실 두 성 모두 병력 이동에 불편한 구조였다.
성벽 자체가 잘 부서지지 않았지만, 막상 병력은 성벽 위에서 일렬로 다니다가 각개격파당하거나 필요한 지점으로 쉽게 이동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고, 성벽이 단단하지 않았다면 의미가 없었다.

게다가 전차 파괴를 위해선 수성측이 성벽에서 내려와 모여야 했기 때문에 오히려 비효율적이었고, 앞으로 수성을 위한 다양한 패턴들이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 본래대로라면 세력 간의 싸움을 위해 마리아노플 같은 신대륙의 대도시를 공격하는 게 더 좋을 텐데 왜 원대륙에서 싸워야 하는 것인가?



설정 상 아키에이지의 대륙간 대립 구도는 WOW의 얼라이언스/호드 처럼 적극적인 적대 세력이 아니다. 다만 이러한 설정을 게임 내에서 단순히 표현하다보니 적대 진영으로 설정된 것이지, 같은 진영이라고 해도 강제 공격을 할 수 있고 적 진영과도 협력하여 싸울 수 있다.

새로 추가된 징조의 틈에서 적대적이던 진영이 서로 협력해 싸우는 것은 기획의 의도가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한다.






▲ 틈새에서 나오는 적과 싸우기 위해 진영 간 힘을 합친 징조의 틈



유저들이 실제 플레이하면서 받는 감정이 게임으로 연결되기를 희망하는데, 사실 죽이고 싶을 정도로 얄미운건 적 진영보다 아이템을 먹고 도망가는 아군 유저이지 않나?(웃음)


현재로서는 진영 간에 적대하여 서로의 도시를 공격하는 것보다는 실질적 명예나 이득이 있는 원대륙에서의 영지전이 더 현실적이며, 그렇기 때문에 같은 진영 간에도 싸울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신대륙에서의 공성 가능성은 없는 상태이다.



◆ 새로운 전장이나 PvP 콘텐츠 계획은 없는가?



원래 계획은 했지만 4차 CBT에서는 보류되었다.

전장의 경우도 힐러와 같은 직업이 어시스트를 통해 점수에 기여할 수 있게 하자는 피드백이 있었는데, 다른 업데이트 요소가 많아 당장의 개선은 어려운 상황이다.

전장 콘텐트를 즐기는 유저에게 죄송하다고 생각하지만, 5차 CBT에서는 새로운 전장의 추가와 문제점 개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CBT 운영 관련


◆ 4차 테스터의 연령과 성별 분포는 어떠한가? 그들의 플레이 스타일은?



타 게임과 비슷하게 20~30대 남성이 가장 많다. 물론 여성 비율도 낮지만은 않은데, 대부분 40~50대라는 걸 보면 엄마 계정이 아닐까?(웃음)

남성과 여성의 플레이 스타일은 확실히 다른데, 남성은 조금이라도 이득을 보거나 강해질 수 있다면 시도하는 스타일로, 퀘스트가 없는 30레벨 이후에도 닥사를 통해 레벨을 올리고 장비를 갖춘다.

반면 여성은 30레벨 정도에 레벨업이 멈추고 생활을 하는 식이다.
노동력을 사용하다보면 레벨은 조금씩 오르지만, 게임 내내 원대륙을 가보지 않거나 자유도, 다른 종족의 대륙조차 가지 않는 유저도 있다.

제작에 있어서도 남성 유저는 재료를 사거나 하는 식으로 배나 전차를 만들지만, 여성 유저는 쾌속정 하나를 만들기 위해 양을 잡고 나무를 베고 하는 식으로 힘들더라도 혼자의 힘으로 재료 하나하나를 모아 만들어나가는 특징이 있다.




◆ 최근 운영 관련 이슈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개인방송 유저를 편애하거나 버그 사용과 관련해 편파가 보인다고 하는데?



운영팀장이 불쌍할 정도이다. 커뮤니티의 분위기는 옹호와 공격으로 성향이 나뉘는데, 옹호하는 측은 CBT라는 이유로 부족한 부분을 많이 감안해주지만 사실 개발팀은 그런 옹호를 받을 수 없다고 본다.

유저는 개발팀이 만든 것을 테스트를 해주는 입장이고, 피드백을 받으면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우선 순위를 정해 개발을 하는데 당장 불편을 호소해도 해결까지 오래 걸린다는 것을 알면서도 옹호해주는 분들께 고맙고 안타깝다.


하지만 운영쪽은 조금 다른 것이, 돈을 받는 정식 서비스가 아니다보니 테스트 상황에서 불편한 점이나 제재가 필요한 상황에서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나 테스터 입장에선 하나의 서비스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불만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콘텐츠에 대한 불만을 운영팀이 대신 듣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최근 이슈가 되는 복수의 갑옷과 샤호전의 망치 같은 경우에도, 잘못 알려진 점이 있는데 이는 운영팀에서 답변할만한 문제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CBT 단계에다가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커뮤니티에서 많은 논란이 되던 크라켄 공략 관련 이슈



일단 복수의 갑옷은 자체가 버그가 아니다.
복수의 갑옷으로 피해가 정상적으로 반사되더라도 크라켄의 방어력에 막혀 피해가 감소하는 것이 정상인데, 크라켄이 사용하는 먹물이 크라켄 자신에게 적용되어 방어력이 감소하는 디버프로 인해서 반사된 피해가 증폭되어 들어간 것이 복수의 갑옷 버그라고 와전된 것이다.

어쨌거나 이 문제는 개발팀에 리포팅이 되었고, 개발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었기 때문에 유저를 제재할 이유가 없었고, 곧 고치게 되면서 아이템 회수 등의 조치가 없었다.

샤호전의 망치의 경우도 샤호전의 망치로 생기는 스턴보다 해적 세력은 원래 잡지 말라고 설정된 몬스터를 잡았다는 것이 문제가 되었다. 또, 모르페우스 자체가 대포와 함께 공략을 진행해야 함에도 같은 진영이라 대포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망치 사용 자체보다는 대포와 함께 공략하지 않았다는 측면때문에 공략을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특히 4회의 모르페우스 공략 동안 관련된 문제가 전달되지 않았다.





▲ 해적 세력에게 우호적인 몬스터"였던" 모르페우스. 이 때문에 대포의 작동이 없었다고...



개발팀에 전달되지 않은 채 계속해서 모르페우스의 아이템을 획득하는 것은 다른 유저와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이후 3회에 걸친 레이드 아이템은 회수 조치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이러한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기여를 했다고 판단하여 첫 번째로 얻은 아이템에 대해서는 회수하지 않았다


이후 해적들도 모르페우스를 잡을 수 있게 적대 세력으로 만들고, 부활지점 앞에 있으니 불편을 고려해 비선공으로 만드는 작업을 했지만, 전차를 이용해 고정 오브젝트로 설정된 대포를 밀어내는 형태의 공략이 나오면서 다시 한 번 패치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마찬가지로 처음 문제를 발견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도움을 받은 측면이 있기 때문에 회수를 하지 않은 것이다.


기획팀장의 입장에서는 버그를 사용했다는 점보다는 버그에 대한 리포트가 미비하다는 점이 아쉬운데, 서로 카드를 주고받는 것처럼 문제가 생기면 대응해나가면서 시스템을 다듬어 나간다면 보다 부드러운 운영이 이뤄지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지난 공성전에서도 외부 세력이 공성 측이 진지에서 나갈 수 없게 방해하는 것도 사실 우리가 잘못 만든 부분이지만, 테스트를 방해하는 것에 대해서는 단계에 따라 조치를 하는 것이지 특정 원정대나 유저를 편애하는 것은 아니니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가장 좋은 것은 열린 게시판 보다는 1:1문의를 통해 리포팅을 해주는 것이고, 이런것은 개발팀에 100% 전달되기 때문에 선별을 통해 게임에 적용되거나 우선순위가 밀리거나 한다. 운영 내부에서 커트되거나 하는 것은 없지만 우선 순위에 따른 처리를 하다보니 유저 입장에서는 10개 보낸 것 중 2개만 처리되는 것으로 보여 불만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의견이 개발팀에 수렴되고 있으니 이해 바란다.



■ 개발 상황 및 기타


◆ 콘텐츠가 추가될 때마다 많은 패치가 이뤄진다. 하지만 그와 함께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는데 최적화 진행은 어느 정도 이뤄졌는가?



새로운 콘텐츠를 집어넣다보니 예상치 못한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어제 발생한 딜레이도 기획상 의도는 아니고 현재는 조치한 상태이다.

내부적으로 최적화 작업은 많이 진행되고 있고, 초반에 비해 캐릭터가 밀집한 지역에서의 랙이나 저사양 PC 사용자의 체감 수준은 많이 좋아지고 있다.

클라이언트 용량과 최적화, 안정성 부분은 중요한 화두인데, 초기 용량이던 27GB에 비하면 지금은 17GB정도로 많이 줄어들었고,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다.






▲ CBT 초기부터 꾸준히 최적화 문제는 지적되어왔다.




그래픽 측면에서도 이전 CBT에 비해 떨어졌다고 이야기하는데, 특별히 수정을 한 것이 아니라 다른 작업을 병행하다보니 그렇게 보이고 개선이 늦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의 가장 큰 원흉은 Jake(송재경 대표)이고 그 다음이 나다.(웃음)

프로그래밍팀 입장에선 안정성을 위해 보수적인 성향을 띄어야 하는데, 현재 CBT 버전은 안정적인 버전이 아니라 계속적으로 수정해나가는 방식이다. 기획 측에서 여러 가지 것들을 무식하게 밀어 넣다보니 최적화 문제가 발생하고, 잠수함 콘텐츠도 많은데 다음주와 그 다음주를 통해 이것들이 공개된다.

그나마 미리 기획팀이 몬스터나 기술 같은 것을 넣을 수 있도록 툴과 환경이 뒷받침이 되었기에 많은 콘텐츠를 넣을 수 있었는데, 기획팀의 개발이 마구 들어가면서 프로그래밍팀이 고생을 하고 있다.

기획팀이 몰래 패치에 새로운 것을 끼워놓고 문제가 생기면 유저들이 “테스트도 안하고 패치한다”라고 하는데,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니고 이런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이다.



◆ 마지막으로, 4차 CBT를 진행 중인 개발팀의 일상은 어떠한가?



업데이트 된 징조의 틈을 보았나?

그 안에서 나오는 몬스터와 비슷한 상황이다. 그야말로 좀비라고 보면 된다.(웃음)
서버는 일주일에 하루는 쉬지만... 그래도 노동법을 준수하면서(?) 힘들지만 즐겁게 일하고 있다.

나만 즐거운 것 같기도 하지만(웃음)






▲ 좀비화 한 XL 게임즈 직원들의 모습일까...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