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징동 게이밍과 쑤닝의 대결, 예측이 쉽지 않은 이유

게임뉴스 | 김병호 기자 | 댓글: 24개 |



징동 게이밍과 쑤닝 게이밍은 이번 시즌 총 5세트 경기를 치렀다. 스프링에는 2:1, 서머에는 2:0으로 징동이 2전 2승, 세트로는 4승 1패로 우세하다. 기록만 본다면 징동 게이밍의 승리가 점쳐진다. 다만, 이 둘의 경기 결과가 쉽게 나올 거라 예측하기엔 께름칙한 부분이 몇 가지 존재한다. LPL 리그 전문가들은 징동 게이밍과 쑤닝 게이밍의 대결은 양 측이 모두 승산이 있으며, 징동 게이밍의 약 우세를 예상했다. 징동의 일방적인 승리를 예상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쑤닝 게이밍은 의외로 무력이 괜찮다





생각보다 무력이 괜찮은 팀이다. 이번 리그 오브 레전드 그룹 스테이지의 분당 피해량 순위(DPM)를 보면 쑤닝 게이밍 선수 두 명(탑 라이너 '빈', 원거리 딜러 '후안펑')이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15위까지 범위를 넓히면 미드라이너 '엔젤'까지 세 명이 포함된다. 쑤닝 게이밍의 팀 단위 분당 피해량은 올해 리그 오브 레전드 2020 월드 챔피언십에 참여한 전체 팀 중 2위(2,230)다. 최근 굉장히 주목받는 기록인 데스 당 피해량을 따져봐도 쑤닝 게이밍은 185.83으로 징동 게이밍(144.73)보다 좋은 기록을 보였다.

라이너들의 뛰어난 능력은 쑤닝 게이밍의 초반 지표에서도 잘 드러난다. 쑤닝 게이밍은 15분 골드 격차 기록에 평균 +1,037 골드 가량 상대팀보다 앞서 나간 것으로 나온다. 월드 챔피언십 전체 팀 중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고, 징동 게이밍(+790)보다도 더 높은 골드 차이다. 이 밖에 15분 동안 CS 차이, 타워 철거, 경험치, 게임당 드래곤 획득 등 경기 초반에 굉장히 많은 부분에서 쑤닝 게이밍은 징동보다 좋은 기록을 가지고 있다.

지난 6월 10일 열린 LPL 서머 2020 쑤닝 게이밍과 징동 게이밍의 대결은 위 기록들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경기 양상을 잘 보여준다. 쑤닝 게이밍은 두 세트에 모두 초반 골드 차이를 앞서 나갔고, 1세트에는 5천 골드까지 격차를 벌려냈었다. 비록, 중반과 후반 한타로 역전을 허용했으나 쑤닝 게이밍의 무력이 징동에게도 통한다는 걸 잘 보여준 경기다.

월드 챔피언십에서 쑤닝이 기록한 각종 지표와 지난 서머 시즌 경기 양상을 살펴보면 징동 게이밍의 승리를 무조건적으로 낙관하기는 힘들다. 역대 대진 결과로 징동 게이밍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쑤닝 게이밍도 자신들의 게임을 만들어갈 여지는 충분하다.


징동 게이밍 키 플레이어 '카나비'는 침묵 중이다





'카나비'가 생각보다 눈에 띄지 않는다. '카나비'는 LPL 2020 스프링과 서머 시즌 퍼스트 정글러로 손꼽히며 명실상부 LPL 리그 최고의 정글러로 평가받았다. 그런데 이번 롤드컵에서는 팀을 캐리하는 핵심 플레이어로서 면모가 많이 드러나지는 않는 중이다. 이는 카나비의 챔피언 풀과 현재 정글 챔피언 메타, 그리고 밴픽의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듯 보인다.

현재 정글 메타는 니달리, 그레이브즈, 릴리아, 세 개의 챔피언이 주축을 담당하고 있다. 니달리는 '카나비'의 모스트 1픽으로 스프링 시즌 징동 게이밍에게 우승컵을 안길 만큼 특별한 활약을 보여줬다. 그래서 징동 게이밍을 상대하는 팀은 항상 니달리를 금지하거나 뺏어오는 형태로 밴픽 전략을 수립했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 '카나비'는 자신의 주력 챔피언 니달리를 6경기 동안 단 한 번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남은 대회에서도 '카나비'의 니달리는 볼 수 없을 거로 예상된다.

남은 두 개의 챔피언 그레이브즈와 릴리아는 '카나비'의 몸에 그렇게까지 딱 맞아 보이진 않는다. '카나비'는 두 챔피언이 남았을 때, 주로 릴리아를 선택해왔다. 릴리아는 이번 월드 챔피언십에서 총 세 번 플레이하여 2승 1패, KDA 3.3, 분당 피해량 441.4를 기록했다. 이는 릴리아를 플레이한 모든 선수들의 평균 지표(10승 9패, KDA 3.3, 분당 피해량 418)와 거의 근접한 수치다. 직접적으로 말하면 징동의 키플레이어 '카나비'의 릴리아는 굉장히 평범하다. 다른 선수들의 '릴리아'와 비교해 특출난 점이 안 보인다.

그레이브즈는 이번 대회에서 단 한 번 플레이해서 패배했다. 표본을 넓혀서 이번 LPL 2020 서머 시즌까지 살펴보면, '카나비'는 그레이브즈를 총 9번 플레이했는데 '카나비'가 플레이한 다른 챔피언들의 평균 KDA(4.4)와 비교해 그레이브즈로 기록한 KDA(3.6)가 낮은 편이다. 승률도 평균 팀 승률(71.8%)과 비교하면, 그레이브즈로 기록한 승률(55.6%)이 좋지 않다.

현재 정글 메타 삼대장 중 니달리는 봉인당했고 그레이브즈와 릴리아는 손에 익숙지 않다. 정글 주도권이 중요한 현재 메타에 조커픽을 꺼낼 상황도 한정적이기에 '카나비'의 침묵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 점은 징동 게이밍이 앞으로 치를 다전제 토너먼트에서 작지 않은 불안요소이다.


징동 게이밍의 단단한 운영, 쑤닝은 얼마나 성장했을까





징동 게이밍의 가장 특출난 장점은 경기력 평균이 고점에 근접하여 굉장히 단단하다는 것이다. 징동 게이밍은 스프링과 서머 시즌 모두 결승전에 올랐고, 다전제에서도 특별히 약해지지 않았다. 쑤닝을 상대로 서머 시즌 완승을 거둔 것도 징동 게이밍의 단단한 운영과 한타 능력에 기반한다. 골드 차이가 뒤처지더라도 당황하거나 실수가 나오지 않았고, 침착하게 상대에 맞춰 움직여 승리했다. 키플레이어 '카나비'가 침묵하는 와중에도 탑 라이너 '줌'이 키 플레이어 자리를 물려받아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것도 징동 게이밍을 고평가하게 만드는 요소다.

반면, 쑤닝 게이밍의 중, 후반 운영 미숙은 월드 챔피언십 그룹 스테이지를 끝내는 시점까지도 여전했다. 초반 강력한 무력으로 스노우볼을 잘 만들어내고도, 운전 미숙으로 만든 스노우볼을 벽에 갖다 박아버리고는 새롭게 시작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다. 이는 쑤닝 게이밍이 강팀으로 평가받지 못하는 결정적인 단초가 됐고, 징동 게이밍이나 TES와의 대결에서 매번 패배하는 이유로 작용했다.

그래도 쑤닝 게이밍은 잠재력이 여전히 높은 팀이다. 월드 챔피언십이라는 무대에서 지난 대회 준우승팀을 상대로 조 1위 자리를 따낸 만큼 경험치도 쌓였고, 갖춘 무력도 세계 무대에서 통했다. 운영 능력만 보완된다면 충분히 징동 게이밍을 상대로도 승리할만한 팀이라는 평가는 거의 모든 LPL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징동 게이밍과의 8강 토너먼트 대결은 쑤닝 게이밍의 성장 정도를 바로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키가 자란 동생이 형 앞에 서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쑤닝 게이밍은 징동과의 대결을 준비할 듯하다.


■ 2020 LoL 월드 챔피언십 8강 2경기

쑤닝 게이밍 vs 징동 게이밍 - 16일(금) 오후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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