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자취를 감춘 그래픽카드, 원인은 가상화폐?

게임뉴스 | 정수형 기자 | 댓글: 16개 |



최고의 가성비로 화제가 되었던 일부 그래픽카드 제품이 최근 갑작스럽게 품절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IT 커뮤니티나 D 판매 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보면, 그래픽카드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작 게임이 출시된 것도 아니고 입학이나 방학 등 컴퓨터 교체의 수요가 많은 성수기에도 물량 부족이 발생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최근의 그래픽카드 품절 현상은 상당히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최근 그래픽카드를 구하기 어려워진 이유는 뭘까? 원인은 다소 생뚱맞지만, 비트코인 열풍이다.

비트코인은 유명한 가상화폐의 일종으로 암호를 풀어내는 컴퓨터 계산 과정, 속칭 채광으로 불리는 데이터 마이닝 작업을 거쳐 얻을 수 있다. 이렇게 프로그램을 돌려 복잡한 수식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다수의 계산식을 처리해야 하는 등 뛰어난 멀티태스킹 능력이 필요하다. 특히 많은 시간을 투자할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중국에서는 수백 대 이상의 컴퓨터를 동시에 켜놓고 24시간 프로그램을 돌리며 비트코인을 캐내는 작업장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 물량 부족에 시달리는 메인스트림 그래픽카드

비트코인의 초창기부터 데이터 마이닝에는 상대적으로 멀티태스킹 능력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라데온 시리즈가 많이 사용되어왔다. 하지만 최근 라데온 시리즈의 물량이 공급량보다 부족해졌고 더불어 비트코인의 가격까지 폭등하면서,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알려진 지포스 GTX1050과 GTX1060 그래픽카드까지 구매 수요가 몰리게 된 것이다.

비트코인은 주요 선진국들의 정책 변화와 맞물리며 가격이 급상승했다. 일본 정부는 올해 4월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전자화폐를 정식 지급결제 수단으로 인정했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는 비트코인과 연관된 상장 지수 펀드를 검토하고 있다.

한편 최근 품절 현상을 겪고 있는 VGA 업체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비트코인의 데이터 마이닝에 사용되는 제품은 보통 24시간 내내 사용되기 때문에 제품 수명이 극단적으로 짧아질 확률이 높은데, 라데온 시리즈의 판매량이 다시 안정권으로 돌아서면 다수의 지포스 그래픽카드가 중고 시장으로 풀려나올 가능성도 있다." 면서 "차후 중고 시장에서 채광에 사용된 제품이 아닌지 잘 살펴보고 구매하여 2차적인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소비자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