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더 강력해진 '스타일링 게임', 샤이닝니키

게임뉴스 | 김수진 기자 | 댓글: 25개 |



'룩덕' 요소는 실패하지 않는다.

스타일링, 옷 갈아입히기는 유구한 역사를 가졌다. 이제는 까마득한 초등학생 시절 종이 옷의 어깨끈을 떨어트리지 않기 위해 엄청난 컨트롤로 가위질하던 추억, 다들 한 번 정도는 있을 거다. 직접 안 했더라도 분명 주위의 누군가가 하는 것을 본 적은 있을 테다.

직접 가위로 잘라 어깨에 얹어보던 종이인형부터 손쉽게 떼서 붙이던 스티커, 열심히 마우스를 클릭하던 플래시 게임까지. 정말 옷 갈아입히기 게임은 시대와 함께 진화해온 그런 클래식한 '덕질' 요소라고도 볼 수 있다. 과장이 심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절대 아니다. 당장 지금도 모바일 스토어들을 확인하면 수많은 '스타일링' 게임들을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성공한 타이틀이라고도 볼 수 있는 '아이러브니키'가 후속작을 출시했다. 3D 스타일링 게임, '샤이닝니키'다.


'니키'는 니키인데 전과 같은 '니키'가 아니다

게임 명이 '니키'다. 그리고 전작도? '니키'다. 즉 샤이닝니키와 아이러브니키는 게임 콘텐츠부터 시스템, 심지어 주인공까지 같다는 얘기다. 세계관도 같기 때문에 전작을 플레이한 유저라면 익숙하고 반가운 '명칭'들과 '이름'들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진화도 했다. 일단 3D로 바뀐 랜선 딸내미가 액정 속에서 반겨준다. 그리고 없던 콘텐츠들도 꽤 생겼다.

결론적으로 분명 비슷한 게임이지만 완전히 다른 게임이라고도 볼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으나, 전작과 이번 작의 가장 큰 차이점은 역시 '3D 모델링'이다. 일러스트를 보는 듯했던 전작과 달리 확실히 샤이닝니키 속 '니키'는 캐릭터를 보는 느낌이 강하다. 전작의 경우 고정되어있는 2D 그래픽이기에 의상을 입히고, 그 상태 그대로 '감상'하는게 주였다면 샤이닝니키는 직접 캐릭터를 360도 회전시키며 앞뒤 좌우 모두 원하는대로 전시할 수 있다. 생동감의 차이랄까.

물론 뭐가 더 낫다, 라고는 할 수 없다. '사람 바이 사람', 개인취향의 영역은 쉽사리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누군가는 눈도 깜빡이고 살아 움직이는 듯한 니키를 좋아하겠지만, 누군가는 차분하고 아름다운 그림 같은 니키를 좋아할 수 있다. 존중이 필요하다.



▲ 2D로 표현된 전작, 3D로 표현된 이번 작

전작과의 차이는 보이는 부분이 다가 아니다. 콘텐츠 적으로 패시브 스킬의 개념인 '방주' 시스템, 다른 유저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파티' 시스템, 니키와의 우정 포인트를 쌓을 수 있는 '홈' 등이 추가되었고 이외에도 채팅이나 연맹 등 커뮤니케이션 시스템 역시 강화되었다.

하지만 처음에도 언급했다시피 기본 뼈대를 비롯해 게임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코디 시스템, 특히 점수를 내는 방식이나 옷을 제작하는 방식 등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전작을 했던 유저라면 어렵지 않게 게임을 공략할 수 있다. 어떤 콘텐츠에 '하트'를 집중해야 할지, '루비'를 사용해야 할 지 알 수 있기 때문. 물론 시리즈의 후속작으로 나오는 게임들은 대부분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

다만 이는 샤이닝니키로 처음 진입할 경우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한데, 게임 내에서 알려주는 것만으로는 모든 정보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어려운 편이다. 물론 튜토리얼이 존재하지만 단순히 옷 입히기 게임으로 알고 진입할 경우 생각보다 복잡한 시스템에 '멘붕'이 올 수 있다. 실제로 게임 오픈 후 4~5일이 지났음에도 연맹 내에서 매번 콘텐츠와 관련된 질문이 올라오는 편이다.


3D 모델링으로 더 강력해진 '스타일링'

샤이닝니키는 풀 3D 게임은 아니다. 스토리 진행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일러스트나 타 캐릭터들이 메인인 디자이너의 잔영 등은 다 2D로 표현된다. 하지만 '니키'는 전부 3D로 등장한다. 제외가 하나 있는데, 스토리 진행 중 나오는 니키의 상반신 일러스트는 타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2D로 표현된다. 그 외 게임 내에서 볼 수 있는 니키의 모습은 모두 입체감이 있는 3D다.

이렇게 3D로 표현된 니키는 정말 '어마어마'하다.



▲ 의상 종류에 따라 바뀌는 니키의 기본 포즈

"우리 애한테 예쁜 거 멋진 거 다 입혀주고 싶어"라는 욕구, 즉 '아름다운' 의상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을 어마어마하게 자극한다. 의상의 재질, 액세서리의 질감 등을 정말 리얼하게 보여줄 뿐 아니라 의상의 종류마다 니키가 취하는 기본자세, 표정 등도 모두 달라진다. 그 뿐 아니다. 게임 내에서 획득할 수 있는 메이크업 키트들, 베이스, 렌즈, 립, 아이 메이크업 등에 따라 니키의 분위기도 확확 변하다보니, 이게 또 엄청나게 수집 욕구를 자극한다.

니키와 같은 스타일링 게임의 경우 결국 옷이 얼마나 완성도 있게 잘 나왔는지, 그리고 옷을 입히게 될 대상이 그 스타일을 얼마나 잘 소화하는지가 관건이다. 그런 부분에서 샤이닝니키는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하지 않나 생각된다.

또한 일반적으로 쉽게 획득할 수 있는 기본 의상이나 스타일링 아이템들이 하나같이 다 준수한 퀄리티를 자랑하는 것 역시 샤이닝니키의 장점이다. 보통 '아니 이건 입으라는 거야 입지말라는 거야' 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기본 의상들과는 다르게 샤이닝니키의 경우 기본적으로 주는 아이템, 획득할 수 있는 의상 모두 개성 있게 매칭할 수 있는 편이다. 물론 컨텐츠를 진행할 때 필요한 능력치와는 별개의 이야기다.



▲ 의상의 재질이나 질감도 모두 표현

3D 모델링의 경우 너무 과하면 부담스럽고, 또 잘못하면 너무 촌스럽고, 또 잘못하면 어색할 수 있다. 그런데 샤이닝니키는 전체적으로 밸런스를 잘 잡았다. 호불호는 있을 수 있겠지만 3D임에도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 편이기 때문. 깜빡이는 눈, 천천히 움직이는 눈동자, 꼼지락거리는 손가락, 흔들리는 치맛자락, 모두 과하지 않게 잘 표현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샤이닝니키의 가장 큰 강점은, 가장 낮은 옵션에서도 그래픽이 크게 뭉개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최고 옵션과 비교하면 아쉬운 점이 있지만, 그래픽 옵션에 따라 거의 다른 게임이 되어버리는 그런 경우는 아니라는 거다. 낮은 옵션에서도 충분히 랜선 딸내미의 예쁘고 귀엽고 깜찍하고 가끔은 어른스러운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래픽 옵션 중 '플레어'로 인해 재미있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옷감의 재질까지 확인할 수 있는 샤이닝니키지만, 플레어 효과를 켜면 그런 높은 그래픽의 장점이 사라져버린다. 화사함을 넘어서 뿌연 정도가 워낙 심한 편이라 최고 옵션의 텍스쳐가 다 먹혀버리기 때문. 반대로 그래픽이 낮을 때는 플레어를 켜두면 텍스쳐의 깨짐 등이 보완되어 보인다. 아이러니한 효과다.

아쉬운 건, 최적화 문제인지 확실히 알 수 없으나 다양한 기종에서 버벅임이 생기는 편이다. 특히 일부 기종의 경우 게임을 켜는 데만 해도 1분 가까이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체크를 위해 갤럭시 노트 8, 노트 10+, 갤럭시 s10, 아이폰 10s 에서 설치 후 플레이를 해봤으나, 모두 매끄럽게 돌아가지는 않았다. 물론 게임을 플레이하는 데 문제는 없다.



▲ 플레어 효과를 준 최고 옵션과 최저 옵션


다 있지만 잊지 않은 '스타일링'의 기본

"그래서 그거 뭐하는 게임인데? 옷 입히고 자랑하면 끝 아냐?" 아니다. 콘텐츠, 정말 많다. 우리 니키 옷 입혀서 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한두 개가 아니다.

혼자 플레이할 수 있는 메인 스토리 '여정', 서브 스토리이자 심화 콘텐츠인 '미궁', 다른 유저들과 겨룰 수 있는 '경기장', 여기에 타 유저들과 함께할 수 있는 파티 콘텐츠 3종, 이외에도 게임 진행에 필수적인 정보 모으기, 소소한 보상이 따라오는 편집실, 코디 점수를 높일 수 있는 아카데미 등 일단 직접적으로 해야할 콘텐츠만 해도 이정도다.

끝이 아니다. 코디 점수 향상에 도움이 되는 니키와 우정 점수 올리기도 진행해야 하며 여기에 길드 시스템인 연맹에 가입할 경우 진행할 수 있는 레이드, 일정 시간에만 열리는 퀴즈 등도 있다. 연맹 콘텐츠 역시 코디 점수 향상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결국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콘텐츠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정말 많은 '플레이 콘텐츠'가 있지만, 제한이 있다. 바로 콘텐츠 플레이 시 소모되는 '하트'가 존재하는 것. 여기에 한 콘텐츠당 하루에 진행할 수 있는 횟수제한도 있다. 과금을 통해 하트와 추가 횟수를 구매할 수 있는데 이것마저도 구매 제한이 걸려있으며 구매할수록 점점 소모 루비가 늘어난다.

그럼 과금력에 따라 진행 속도의 차이가 엄청난 것이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또 그렇지는 않다. 정작 메인 스토리를 플레이하기 위해서 소모되는 '정보'라는 일종의 재화가 있는데, 이를 획득하기 위한 콘텐츠의 일일 제한이 모두 동일 하다. 아무리 과금을 해도 하루에 일정 이상은 할 수 없다. 결국, 아무리 빠르게 게임을 진행하고 싶더라도 메인 스토리는 모두 비슷한 속도로 가게 된다.



▲ 플레이 횟수 제한이 있는 메인 스토리

하지만 많은 콘텐츠 속에서도 샤이닝니키는 스타일링 게임의 기본을 잊지 않았다. 스타일링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 즉 캐릭터를 아름답게 꾸미고 그걸 보여줄 수 있는, 자랑할 수 있는, 혹은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그런 니즈를 채우기 위해 전작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한 시스템을 추가했다.

바로 직접 포즈부터 조명, 배경, 위치 등 모든 것을 '스타일링'할 수 있는 사진 촬영 시스템이 그것. 전작에도 있었던 시스템이지만,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업그레이드 되었다. 몸 전체를 활용하는 27개의 컨셉 포즈, 얼굴만 클로즈업되는 12개의 셀카 포즈, 여기에 움직이는 모션 포즈 10개까지 총 49개의 포즈를 비롯해 다양한 배경, 여러 각도에서 떨어지는 조명 효과 등이 준비되어 있다. 이를 통해 원하는 대로 원하는 각도로 원하는 포즈로 아름답게 꾸민 자신의 캐릭터를 촬영해서 남기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에, AR 모드도 지원한다.

하지만 그저 찍기만 해서는 무슨 의미가 있으랴. 샤이닝니키는 이렇게 촬영한 사진을 직접 자신의 게임 내 프로필과 명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제공한다. 열심히 획득한 아이템으로 고민하며 스타일링한 뒤 그 결과물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콘텐츠 말이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되겠지만, 예쁘게 꾸민 자신의 스타일링을 전시하고 남들에게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시스템은 매우 중요하다.






사실 스타일링 게임뿐 아니라, 모든 게임은 유저들의 '과시 욕구'를 자극하는 부분이 있다. 내가 '이만큼' 노력해서 '이정도'의 결과물을 얻었으니 남들에게 보여주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 말이다. 그건 장비가 될 수도 있고, 레벨이 될 수도 있으며, 랭킹이나 등급 등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샤이닝니키에서는 그것이 '스타일링'이다.

전작인 아이러브니키 역시 타인에게 자신의 스타일링 결과물을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가 존재했다. 매주 특정 주제에 맞춰 스타일링한 자신의 캐릭터를 전시해 다른 유저들의 투표를 받는 것이었는데, 샤이닝니키에서는 이 콘텐츠가 사라졌다. 대신 언급한 프로필과 명함뿐 아니라 매주 리셋되는 '좋아요' 시스템이나 코디 전시 등 좀 더 다양한 요소를 통해 그런 욕구를 해소할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런 스타일링류 게임이 오래가려면 정말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의상을 공급해야 한다. 아무리 많은 콘텐츠가 있더라도 '매력적인' 의상 세트가 계속해서 나오지 않는다면 유저들을 잡고 있을 수 없다. 그런 면에서 개발사인 페이퍼게임즈는 '아이러브니키'를 성공시킨 사례가 있다. 즉, 스타일링 게임의 운영에 대해 어느 정도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샤이닝니키는 전작에서 업그레이드 된 요소를 다수 가지고 있다. 불편했던 요소를 수정하고, 부족했던 부분은 추가했으며, 그래픽에서의 업그레이드도 이뤄졌다. 후속작으로서 충실한 모습을 보여준 것. 이런 다양한 요소가 혼합된 샤이닝니키가 성공적으로 국내 유저들에게 어필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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