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인터뷰] 엔씨소프트의 첫 VR 게임 '블소 테이블 아레나'

인터뷰 | 김지연 기자 | 댓글: 63개 |



오큘러스를 활용한 다양한 VR 게임을 시연해볼 수 있는 '오큘러스 커뮤니티 게임 데이(Oculus Community Game Day)'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됐습니다. 약 10개의 업체가 참가한 이번 행사에서는 개발 중인 신규 VR 게임을 시연해볼 수 있었습니다.

가상현실 속에서 친구들과 만나 함께 노래를 부르며 친구들의 반응을 이모티콘으로 확인할 수도 있는 '씽 스페이스(Sing Space)', 기타형 콘트롤러를 들고 가상 콘서트 안에서 연주를 즐기는 '락 밴드(Rock Band)', 에픽게임즈의 액션 슈팅인 '로보 리콜(Robo Recall)' 등 여러 VR 게임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개발사마다 독립된 부스가 마련되어 있어, 그 속에서 쾌적하게 게임을 즐기며 개발자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형태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한 켠에는 음료수와 다과가 마련되어 있어 더욱 쾌적하고 즐겁게 VR 게임을 즐길 수 있었죠.

다양한 부스 중 유독 눈에 띄는 곳이 있었는데요. 입구에는 'BLADE & SOUL'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습니다. 바로 엔씨소프트가 개발 중인 VR 게임 '블레이드앤소울 테이블 아레나(Blade&Soul Table Arena, 이하 블소VR)'의 시연 부스였습니다.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던 엔씨소프트의 VR 콘텐츠였던지라 굉장히 놀랐는데요.





블소VR은 1년 전부터 개발되어 온 엔씨소프트 최초의 VR 게임입니다. 블소IP를 토대로 유닛이 제작되었으며, 포화란이나 남소유, 홍석근 등 블소 온라인에서 보아왔던 친숙한 캐릭터를 볼 수 있었습니다. 방식은 단순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유닛 중 대전에서 사용할 것들만 선택하여 덱을 짜고, 필드에 나가서 원하는 곳에 집어서 던지면 알아서 전투를 펼칩니다.

게임 화면 하단에는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유닛과 다음 턴에 나올 유닛을 확인할 수 있으며, 내 체력과 사용 가능한 자원 수가 표기됩니다. 남은 자원 수에 맞춰 어떤 유닛을 내보낼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며, 어느 위치에 던질 지도 신중히 생각해야 하죠. 유닛을 필드로 던지면 입체화되어 실시간 전투를 펼칩니다.

현재 버전에서는 싱글플레이와 1:1 전투를 지원하며, 한 판당 약 3-5분이 소요됩니다. 전투에서 승리하게 되면 보상으로 보물함을 받게 됩니다. 플레이어는 이 보물함을 통해 새로운 유닛이나 골드를 획득할 수 있죠.

▲ 엔씨소프트 첫 VR 게임 '블레이드앤소울 테이블 아레나' 공식 트레일러

게임 스타일이나 형태가 다소 단조로워 보일 수도 있지만, 블소VR에서는 소소한 재미 포인트를 가미해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게 제작했습니다. 가령 게임 시작 전에 덱을 짜는 공간에서는 내 방 속 진열된 피규어들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죠. 이를 들어올릴 때마다 유닛이 활성화되어 움직이며, 서로 다른 유닛끼리 붙이면 치고 박고 싸우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오큘러스 게임 데이'에 있던 블소VR 개발팀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15분 간의 게임 시연 후 간단하게 '블소VR'과 관련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습니다.



Q. 엔씨소프트 최초의 VR 게임인데요. 블소IP를 채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기존에 VR 게임을 연구하면서 프로토타입으로 몇 개를 제작했었는데요. 그 때 블소IP를 기반으로 개발을 했었어요. 관련 리소스를 활용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블소VR을 개발하게 되었죠. 처음에는 게임 형태가 지금과는 많이 달랐어요. 디아블로와 같은 쿼터뷰 형식의 액션게임으로 만들기도 했었죠. 지금 것이 3번째로 개발된 버전이에요.

아무래도 VR 기기를 끼고 하는 게임이다 보니 액션 장르로 만들면 멀미가 날 수 밖에 없더라고요. 그래서 멀미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고, 다양한 방식을 시도해보면서 어떤 것이 최적의 VR 경험을 선사할 까 생각했습니다.


Q. '블소VR'은 언제부터 개발했나요?

초기 연구개발 단계까지 포함하면 약 1년 정도 되었습니다. 블소IP를 활용해 어떠한 형태의 VR 게임을 만들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와 같은 장르가 만들어졌고, 싱글플레이와 1:1 대전까지 구현된 상태입니다.





Q. '블소VR'의 장르를 정확히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까요?

정확하게 "어떤 장르다"라고 정의 내리기는 어려운데요. 굳이 표현을 한다면 실시간 대전 전략(RTS) VR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Q. 개발 과정에서 특히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VR이 가상현실 공간으로 들어가서 몰입하며 즐기는 콘텐츠이다 보니, 설정이 잘못되면 멀미가 심하게 납니다. 저희가 중점을 둔 부분은 '멀미의 최소화'였어요. 아무리 게임 자체가 재미있어도, 멀미가 심하면 장시간 플레이도 힘들뿐더러 반복적으로 게임을 하지 않게 되거든요. 그래서 세션을 3-4분으로 짧게 구성했고 플레이어의 동적 요소를 줄여서 편안하게 장시간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Q. 블레이드앤소울 스토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향후 게임 내에서 이를 부각시키는 요소, 가령 스토리 모드 등이 도입될 여지가 있나요?

스토리 모드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습니다.

저희가 블소IP를 채택한 건 프로토타입 개발에서의 리소스 활용도 있었지만, 엔씨 게임 중 캐릭터성이 가장 강한 게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포화란이나 남소유는 블소를 한 번이라도 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캐릭터이기도 하죠. 친숙한 캐릭터를 기반으로 덱을 하나씩 배우고 학습해 나가면서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Q. 엔씨소프트 내에서 첫 VR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는데, 처음으로 시도하는 플랫폼이다 보니 개발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을 듯 한데요.

VR 기기가 가지고 있는 단점을 극복하는 게 가장 어려웠는데요. 아무래도 멀미와 피로도 부분이 가장 큰 문제점이었죠. 동적이지 않고 정적인, 그러면서도 역동성이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했어요. VR 게임이라는 느낌을 받게 만들기 위해 어떤 부분에 이러한 요소를 넣어야 할까 생각했고, '현실감 있는 피규어'에 가미를 했습니다.

VR을 처음 접해보는 사람들도 고려해야 하겠지만 열성 게이머들 역시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매니아들의 니즈를 충족하면서도 쉽게 게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죠. 그것이 저희 내부 개발팀의 첫 번째 목표였어요.

VR게임에서는 플레이어의 시점이 게임 내에 존재하는데요. 그렇기에 UI 부분에서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게임 내에서 수 많은 정보를 어떻게 짜임새 있고 효율적이게 전달할 수 있을 지에 대해 말이죠. 그래서 자잘한 수치는 최소화했고, 유닛을 잡아서 던지면 게임이 진행되도록 직관적으로 디자인했습니다.





Q. '블소VR' 개발에는 언리얼 엔진이 사용되었는데요. 언리얼 엔진을 채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저희 엔씨소프트에서는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개발된 게임이 많습니다. 언리얼로 다년간 개발을 하다 보니 엔진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요. '블소VR' 역시 언리얼 엔진을 토대로 폭 넓은 개발을 할 수 있었습니다. 컨버전도 쉬웠고요. 앞으로도 저희는 계속해서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콘텐츠를 개발해 나갈 예정입니다.


Q. '블레이드앤소울' 자체가 동양적 색채가 강한 콘텐츠인데요. 서양 시장에 진출함에 있어 걱정되거나 하지는 않았나요?

물론 그런 부분에서도 고민을 했어요. 스토리도 그렇지만 캐릭터도 동양적인 특징이 짙어요. 무협 콘텐츠가 서구권에서 흔하지도 않고요. 그래서 저희는 블소를 VR 게임으로 만들면서 글로벌 적으로 통용될 수 있도록 캐릭터를 SD화 했습니다.

나아가 SD캐릭터로 구현하다 보니 마치 피규어처럼 보이는 효과도 있고요. 피규어를 수집하는 듯 한 즐거움도 쏠쏠하게 느낄 수 있죠. 이러한 수집욕은 동양, 서양 막론하고 모두들 가지고 있으니깐요(웃음).








Q. 블소VR과 관련해 과금 모델은 어떠한 방식을 고민하고 있나요? 특수 유닛에 대해 유료화를 도입한다던가요?

우선 오늘 시연 버전에서는 수십 개의 유닛이 등장했는데요. 상용화 버전에서는 9-10개의 유닛을 기본으로 지급하려고 합니다. 너무 많은 유닛으로 혼란이 오는 것을 피하기 위함도 있고요. 게임을 하면서 버는 골드를 통해 오픈하는 형태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과금 모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VR 시장에서 어떤 형태의 과금 모델이 적합한 지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을 것 같은데요. 저희 역시 어떠한 과금 형태가 VR 콘텐츠에서는 최적인 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논의하고 있습니다.





Q. 현재까지 구현된 유닛은 총 몇 개인가요?

지금까지 총 37개의 유닛이 개발되었고요. 정식 출시 전까지 계속해서 업데이트가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Q. VR 기기가 대중화 되지 않았고 VR 시장도 아직은 초창기 단계인데, '블소VR'을 개발한다고 해도 게임을 즐길 유저가 많지 않을 듯 한데요.

맞습니다. VR 시장은 아직은 초기 단계에요. 얼리어답터나 VR 개발자 정도 만이 하이엔드 VR 기기를 보유하고 있죠. 엔씨소프트가 사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많이 늦었잖아요. 일찍부터 모바일 게임 시장에 뛰어들어서 경험하고 배웠다면,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시장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그래서 VR은 지금부터 시작하는 겁니다. VR은 시장 초기부터 저희가 진출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배워가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요. MMORPG 같은 대규모의 게임은 아니지만, 다양한 재미요소를 담아서 시장 반응도 보고 하려는 취지도 있습니다. 내부적으로 VR이나 AI와 같은 신기술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고요. 신기술과 탄탄한 IP를 접목하면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 일환으로 현재 '블소VR'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VR 시장은 커질 것입니다. 신규 제품이 개발되고 VR 기기가 보급되겠죠. 그 속에서 저희 게임이 시장과 함께 성장하며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희는 VR 외에 다양한 플랫폼과의 연동도 염두하고 있습니다.





Q. 덱 구성과 더불어 다양한 측면에서 전략성이 강한 게임인데요. 향후 e스포츠화도 염두하고 있나요?

우선 저희는 질리지 않고 꾸준히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물론 여러 유닛을 토대로 나만의 덱을 짜고, 어느 타이밍에 어느 위치에 유닛을 배치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펼칠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이 어떤 덱을 짜느냐를 보고 새로운 전략도 배울 수 있고요. 이러한 부분을 끊임없이 연구하면서 즐기면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죠.

만약 '블소VR'이 잘 되서 많은 분들이 즐겨주셔서 e스포츠화가 된다면 저희로서는 물론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지요.


Q. 그렇다면 '블소VR'의 출시 일은 언제쯤이 될까요?

출시 일은 미정입니다. 현재 개발이 한창 중이고, 피드백을 받기 위해 이번에 외부에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아직은 연구하고 고민해야 할 부분이 많은 단계이며, '블소VR' 내에 도입될 요소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VR 시장이 영어권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기에 우선적으로 영어 콘텐츠로 개발하고 있습니다만, 출시 시점의 시장상황에 따라 로컬라이징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한국어 콘텐츠도 현재 기술적으로는 염두하며 개발하고 있습니다.


■ 오큘러스 커뮤니티 게임 데이 현장 전경




▲ GDC가 열리는 모스콘 센터 근처에서 오큘러스 시연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 시연장 내부는 게임사별로 독립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죠.



▲ 가상 공간에서 친구들과 노래를 부르는 '씽 스페이스'. 저도 한 곡 뽑았습니다.



▲ 여기는 블레이드앤소울 VR 시연이 이루어진 부스



▲ 약 15분 동안 게임을 즐겨보았습니다.



▲ 귀여운 SD 캐릭터를 필드에 던져 플레이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 여기저기 널린 VR 디바이스...



▲ 그들은 어디를 향하고 있었을까요?



▲ 한 켠에 마련된 다과 및 음료



▲ 이상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큘러스 게임 데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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