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600Km 운전, 2시간 행군" 미공개 '블리자드 아레나' 무작정 방문기

게임뉴스 | 심영보,김지연 기자 | 댓글: 63개 |
7일, 꾸벅꾸벅 졸린 눈을 비비고 차에 올랐다. 샌프란시스코에서 LA까지 7시간에 걸친 오랜 이동을 해야 하는 날.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LoL NA LCS 롤드컵 선발전 취재를 위한 걸음이었다.




"블리자드 아레나 LA서 오픈"

'비토' 대장의 아침을 깨우는 목소리, "블리자드 아레나의 오픈 발표됐는데?" 당시 운전자를 제외한 모두가 미국 동부에서 오버워치 커뮤니티를 담당하는 동료 기자 닉 도라지오(Nick Dorazio)의 기사로 눈을 돌렸다.

기사에는 블리자드 아레나와 관련한 여러 소식이 들어있었다. 먼저 눈에 띄는 소식은 블리자드 아레나에서 치러지는 첫 경기가 바로 한 달 뒤인 10월 7일이라는 것. 7일부터 8일까지 양 일간 오버워치 컨텐더스 플레이오프가 열리고, 이어서 13일부터는 하스스톤 챔피언십 투어가 진행된다고 쓰여있었다.

날짜도 중요하지만, 장소도 가장 궁금했던 부분 중 하나였다. LA의 The Burbank. 닉의 기사나 블리자드의 공식 홈페이지에는 광범위하게만 설명되어 있었다. 하지만, 조수석에 앉아있던 카엔 기자가 티켓 예매 페이지를 통해 정확한 장소를 발견했다. 버뱅크 스튜디오(The Burbank Studios).

"일단 가보자"



▲ 구글 지도에 나온 정확한 위치

버뱅크 스튜디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LA로 이동하는 중간에 위치한 곳이었다. 잠시 고민하던 대장의 한 마디. "가자. 한 달 뒤에 오픈하는 데 뭐라도 있지 않겠냐?" "좋습니다." 운전자는 그렇게 무작정 The Burbank로 네비게이션의 목적지를 바꿨다.

검색왕 대장은 곧바로 버뱅크 스튜디오에 대한 정보를 찾아냈다. 버뱅크 스튜디오는 미국 최대 방송사 중 하나인 NBC가 라디오 네트워크 본부로 활용했던 곳이었다. 그러나 2014년에 부동산 기업인 Worthe Real Estate Group가 버뱅크 스튜디오를 인수해 현재 소유주로서 스튜디오를 관리, 담당하고 있었다. 또한, 스튜디오는 동마다 여러 회사에서 임대하여 사용되고 있었다. 기자 네 명은 모두 NBC같이 대형 방송사가 사용하던 스튜디오가 e스포츠 경기장으로 사용된다는 데 놀라움을 가졌다.

놀라움도 잠시. 기나긴 여정에 졸음을 견디며 길고 긴 사막을 건넜다. 5시간쯤 지났을까? 어느 한적한 곳에 도착했다. 버뱅크 스튜디오. 우선 내비게이션을 찍고 도착하긴 했는데, 이거 생각보다 너무 넓었다. 한 달 전이라 이미 블리자드 로고가 여기저기 찍혀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왔는데, 눈에 보이는 건 온통 버뱅크 스튜디오 로고 뿐이었다.

일단은 차를 세우기 위해 주위 카페에서 커피 몇 잔을 샀다. 잠시 주차를 해도 되겠냐는 양해를 구한 뒤, 곧장 경기장을 찾아나섰다.



▲ 일단 걸었다.




▲ 제대로 오긴 했는데




▲ 이런 게 10동이 넘게...




▲ iHeart 공개라디오 방송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iHeart는 미국 어디에서나 실시간으로 라디오 방송을 틀어 주는 앱이라고 아벨 기자가 그러더라. 한 달 뒤 블리자드 아레나도 이런 모습이려나




▲ 단지가 넓어도




▲ 너무 넓다




▲ 워크래프트 영화를 만든 레전더리 제작사도 바로 옆 건물에 위치하고 있었다. 오 기대!




▲ 너는 아닌 것 같고




▲ 너냐? 걷고




▲ 너니? 걷고




▲ 뭐! 걷고




▲ 끝까지 갔지만, 블리자드 로고는 없었다

근방에 밝은 표정으로 골프카 같은 이상하고 조그마한 차를 타고 다니는 경비원 한 명을 발견할 수 있었다. 모를 땐 묻자.

카엔 기자 : 실례하겠습니다. 여기 혹시 버뱅크 아레나가 어디인지 아시나요?
아저씨 : (씨익 미소를 지으며) 모르겠는데, 그게 뭐야? 아레나?
카엔 기자 : 아뤼나!
아저씨 : 오호(웃음) 아뤼이나? 모르겠어.
카엔 기자 : 여기에 블리자드 경기장이 생긴다고 들었는데요.
아저씨 : (미소)
카엔 기자 : 네. 감사합니다.
아저씨 : (미소)좋은 하루 보내요~



▲ 그래도 포기는 없다. 반대편으로 대장정




▲ 우리의 이동 경로. 2km를 걷고 또 걸었다.




▲ 이 주소가 분명 맞긴 한데...




▲ 순간 대형 포스터를 보고 "블리즈컨 대형 포스터! 드디어!'라고 생각했지만, 자세히 보니 DC 코믹스의 애로우가 우리를 비웃고 있다는 걸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 포스터 바로 옆에서 e스포츠 경기장 느낌이 물씬 나는 건물 한 채를 발견했다...




▲ 그래. 이거야!

우리가 보통 e스포츠 경기장을 고려할 때 필수 요소로 3가지 정도를 꼽는다. 많은 수의 팬들이 한 번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편리한 환경, 광활한 앞마당 또는 주차 공간, 그리고 주위 건물에 지장을 주지도 받지도 않는 독립성. 버뱅크 스튜디오에서 이 요소들을 만족하는 유일한 건물을 발견할 수 있었다.







▲ 뭔가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 옆문을 발견했다. 열려있나?




▲ 아니




▲ 어떤 글자가 잔뜩 적혀있다. BLIZZARD라는 글자 하나만 나와도 우리의 모험은 성공적이었다고 우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엔 기자가 비장한 표정으로 백팩에서 거대한 망원 렌즈를 꺼내 숨을 고르고 줌을 당겼다.




▲ 하지만 무단 입장하면 큰일 난다는 보안 관련 문구만 잔뜩 적혀있었다...


확실한 증거는 포착할 수 없었지만, 정황으로 보아 마지막에 발견한 스튜디오가 블리자드 아레나로 사용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추측 정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결국 이 시점에서 막무가내 답사를 그만둬야 한다는데 4명의 동료가 합의를 볼 수밖에 없었다. 10월 7일부터 양 일에 걸쳐 개최되는 오버워치 컨텐더스 시즌 1 플레이오프와 함께 베일을 벗는 ‘블리자드 아레나’, 수많은 블리자드의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아레나의 모습을 기대해본다(내부에 기념품 상점도 들어선다고 하던데... 함께 기대해본다).



▲ 열어줘...








▲ 추측이 맞을까? 10월에 만나볼 블리자드 아레나. 아쉽지만 기대를 갖고 돌아갔다.


무작정 방문기를 마치며...

-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힘들고, 춥고, 배고팠다.
- 정확한 주소를 발견하였으나, 미국의 스튜디오라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광활하고 보안이 미션임파서블 같았다.
- 블리자드 아레나로 강력히 의심되는 장소는 하나 포착했다. 그러나 공식적인 정보는 마이크 모하임 사장님이 약속한 10월 7일이 되어야 확인이 가능할 것 같다.
- 오늘의 실패를 가슴에 묻고, 10월 7일 인벤글로벌팀이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러 오겠다.

THE END.



▲ 모험을 끝내고 숙소에 와서야 발견한 버뱅크 스튜디오의 전체 조망도. 블리자드 e스포츠 아레나는 과연 어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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