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베일 벗은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이야기 - 넥슨 박훈, 조재윤

인터뷰 | 박태균 기자 | 댓글: 12개 |
15일(한국 시각 기준) 영국 런던에서 열린 XBOX 팬 페스티벌 'X019'에서 넥슨의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베일을 벗었다. 국내 최초로 PC-콘솔 간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크게 향상된 그래픽과 레이싱 고유의 재미를 뽐내며 'X019' 현장을 찾은 전 세계 게이머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인벤에서는 박훈 카트라이더 디렉터와 조재윤 카트라이더 라이브 서비스 리더를 만나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철저한 비밀 프로젝트였던 탓일까.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개발과 서비스를 총괄하는 두 중역은 그동안 맺힌 응어리를 풀어내는 듯한 적극적인 태도로 인터뷰에 응했다.



▲ 좌측부터 박훈 디렉터, 조재윤 리더



Q.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X019'에서 전격 공개한 소감이 궁금하다.

박훈 : 유저분들께 드디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 'X019'는 넥슨에서 참가한 첫 글로벌 게임 쇼로 신작을 외부 행사에서 공개한 것도 처음이었다. 우리 입장에선 매우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시도였으며, MS와의 협업에 최선을 다했다.

조재윤 : 카트라이더는 어느덧 출시 15년을 맞이한 장수 게임이다. 이러한 카트라이더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을지 걱정했는데, 현장 관람객들의 열띤 반응을 보며 새로운 시장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Q.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만의 특징을 직접 소개한다면.

박훈 : 가장 큰 특징은 원작의 재미를 계승하면서 현대적 요소를 추가했다는 점이다. 콘솔에 어울릴 만한 그래픽 구성과 글로벌 서비스, 크로스 플레이를 위해 많은 단계를 거쳐야 했다. 또한 카트라이더에서 시도 중인 콘텐츠의 상당 부분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염두에 두고 시도된 것이다. 시즌 제도나 실력 기반 매치메이킹 등 다양한 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다. 또한 콘솔 4인용 플레이 등 공개하지 않은 콘텐츠도 많기 때문에 앞으로도 기대해달라.


Q.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개발 기간과 인력이 궁금하다.

박훈 :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만 담당하는 팀이 40명이 조금 넘는다. 전체 개발 기간은 약 3년이고, 내가 디렉팅을 맡은 지는 1년 반 정도 됐다. 프로젝트의 경우 처음엔 기존 카트라이더를 개량하는 정도였는데, 판을 크게 키워 글로벌로 확장하는 게 좋을 것으로 봤다. 그 의견이 잘 받아들여져서 지금의 결과가 나왔다.




Q. 개발 과정의 비하인드나 에피소드가 있나.

박훈 : 우리 개발진의 기술력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또한 대부분 팀원들이 카트라이더의 최초 개발자거나 레이시티 개발진 출신으로 레이싱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또한 내부적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목마른 상태였는데, 마침 MS의 행보와 방향이 일치해 원만한 협업이 가능했다.


Q. 조작감 조정이나 캐릭터, 카트 비주얼 개발 등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다.

박훈 : 글로벌화를 위해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을 했다. 조작감의 경우 전 세계를 비롯해 다수의 국내 프로게이머가 비공개 테스트에 참여했다. 특정 국가,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한 테스트와 피드백을 통해 꾸준히 보완했다. 조작감의 경우 지금도 계속 테스트 중이며, 영원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비주얼도 비슷하다. 전 세계로 아무런 정보 없이 캐릭터를 보내며 설문을 했다. 피드백에 따라 긍정적인 부분은 더 발전시키고, 부정적인 부분은 과감히 포기했다. 한 가지 재밌는 점은 국가 별로 인기 캐릭터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었다. 결국 다양성을 가지는 게 가장 중요하며, 본인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Q. 국내에서도 글로벌에서도 XBOX보다 플레이스테이션 유저가 많다. 그럼에도 MS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박훈 : 파트너사 물색 단계에서 MS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 카트라이더 IP를 처음 선보일 때 이목을 끌기 위해선 MS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XBOX는 정말 개방적이다. XBOX 라이브로 글로벌 환경이 잘 갖춰져 있고, 크로스 플레이에도 활짝 열려 있다. 넥슨의 첫 번째 멀티 플랫폼 프로젝트의 첫 번째 콘솔로 XBOX를 택한 건 앞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Q. 국내 시장에서 카트라이더가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다. 과연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도 흥행할 수 있을까.

박훈 : 1년 반 전에 카트라이더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디렉팅을 맡으며 많은 것을 바꿨다. 조재윤 리더에게 많은 권한을 부여하고 유저 친화적인 행보를 걷기 시작한 것이다. 과금 요소를 최소화하고 다양한 행사를 통해 유저들에게 다가갔다. 그런 부분을 유저분들이 좋아해준 것 같고,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역시 같은 방향으로 운영될 것이다. 지금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엔 'Pay to Win' 요소를 절대 넣지 않을 것이라는 거다.

조재윤 : 15년 동안 카트라이더를 서비스하며 유저분들의 니즈를 파악했다. 그동안 쌓인 경험과 노하우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 최대한 반영해 많은 부분을 개선하겠다. 또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경우 시즌 패스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를 구상 중인데, 억지로 과금을 유도하기보다 유저 친화적인 서비스로 다가가겠다.


Q. 넥슨이 서비스하는 많은 게임 중 카트라이더는 글로벌 인지도가 적은 편이다. 그럼에도 첫 글로벌 프로젝트에 카트라이더 IP를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박훈 : 글로벌화의 첫 번째 조건은 편한 접근성이다. 카트라이더의 모토가 'Easy to learn, Hard to Master'인 만큼 누구나 쉽게 다가갈 수 있기 게임이기 때문에 선택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떨어지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데, 그렇기 때문에 MS의 도움이 필요했다. 실제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X019' 현장에서 발표하여 많은 반응을 얻었으며, 어젠 메타크리틱에도 새롭게 등록됐다.


Q. 국내 최초의 PC-콘솔 크로스 플레이 지원으로 어떤 이점을 얻을 것 같나.

박훈 : 향후 글로벌 서비스를 위해 크로스 플레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생각한다. 국가, 지역별로 PC, 콘솔, 모바일 등 선호하는 플랫폼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디서 어떤 디바이스로 게임을 하든 동일한 경험을 주는 게 목표이며, 넥슨은 열린 마음으로 게이머들에게 다가가려 한다.




Q.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프리 투 플레이를 선언하며 관심을 모았다.

박훈 : 오늘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바로 '얼마죠?'였다(웃음). 동서양의 다른 게임 문화 중 하나가 서양은 게임 구매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일부 게이머는 프리 투 플레이 게임을 저품질이라고 낮게 보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인식을 바꾸고 싶다. 고품질의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되 마음이 내키면 과금을 하라는 것이다. 트레일러에 속아 게임을 통째로 구매하기보다 일단 플레이해보는 것이 낫지 않겠나.


Q. 키보드와 컨트롤러 사이의 밸런스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이 있나.

박훈 : 최첨단 기술의 실력 기반 매치메이킹을 준비 중이다. 유저마다 어떤 입력 패드를 사용하는지, 어떤 트랙을 잘 타는지, 드리프트는 어떻게 사용하고 속도는 어느 정도로 내는지 실시간으로 분석해 실력을 구분하는 것이다. 이에 같은 유저라도 키보드를 사용하느냐 컨트롤러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른 매치메이킹이 이루어질 것이다.

조재윤 : 아무래도 레이싱 게임은 ELO가 있는 LoL 등의 게임과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박훈 디렉터가 이야기한 것처럼 레이싱 게임만의 특화된 기록 시스템과 구체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한 최적화된 매치메이킹으로 유저들의 불만을 해결하겠다. 카트라이더가 기본적으로 경쟁 게임인 만큼, 모든 유저가 즐겁고 공정한 대결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다.


Q.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국내 출시되면 기존 카트라이더는 어떻게 되나.

박훈 : 국내 출시는 아직 정해진 게 없다. 아무래도 카트라이더의 경우 상징적인 타이틀이다보니 쉽게 정할 수 없는 부분이다. 내부에서 논의도 시작하지 않았다(웃음).






Q. 최근 카트라이더 e스포츠가 대흥행 중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역시 e스포츠화를 염두에 두고 있나.

박훈 : 물론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최초 공개 현장에 문호준-박인수 선수를 초대한 거로 쉽게 설명 가능하지 않나. 두 선수의 이벤트 매치에서 카트가 충돌하자마자 바로 관람객들의 탄식이 나오더라. 그만큼 직관적이고 몰입감이 있다는 거다. 아직 정식 출시 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e스포츠에 어울리는 요소들을 추가하고 옵저빙을 개선하려 한다.

조재윤 : 카트라이더만큼 e스포츠에 어울리는 게임도 드물다. 한 게임을 4, 50분 동안 플레이하는 것도 아니고, 관람을 위해 게임을 플레이하고 룰이나 스킬 따위를 익힐 필요가 없다. F1을 보듯 굉장히 직관적이고 명확한 게임이다. 다만 e스포츠화를 위한 청사진을 확실히 챙겨야 한다고 본다.


Q. 향후 리그제로 열릴 카트라이더 e스포츠를 기대해도 될까.

조재윤 :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성공적으로 e스포츠화를 마친다면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 리그제 대회 개최가 되지 않을까. 그 꿈에 도달하기 위해 선행될 것은 기존 카트라이더 e스포츠의 꾸준한 성장이다. 카트라이더 e스포츠는 굉장히 오랜 시간 달려왔기 때문에 경험은 충분히 쌓였다. 다만 아직 판이 작기 때문에 차근차근 크기를 키워간다면 언젠가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Q. 프로 수준 e스포츠 외에도 중소 규모의 아마추어 e스포츠를 지원할 생각이 있나.

조재윤 : 현재 카트라이더 e스포츠의 문제점은 최상위 프로 선수들과 그 아래 선수 간의 격차가 매우 크다는 점이다. 중간층이 없어 선수 수급이 어려운데, 이에 국가 별로 시즌제의 선수 수급 시스템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아마추어들의 프로화를 돕고 안정적인 리그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카트라이더 프로게이머들이 걱정 없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Q.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큰 편인가.

박훈 : 사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어떤 성적을 받을 지 모르겠다. 글로벌 서비스는 처음이기 때문에 경영진에도 정량적 수치, 재무적 성과보다 글로벌화의 시작을 알리는 타이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의 1순위 목표는 최대한 많은 유저를 확보하는 것이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다양한 언어를 지원하는데, 서로 말 한마디 통하지 않아도 즐거운 레이싱을 할 수 있는 게임이 되었으면 한다.


Q. 곧 1차 CBT가 진행된다. 이후 일정이 궁금한데.

박훈 : 아직 결정된 바 없다. 테스터들의 피드백에 따라 바뀔 것이다. 일정은 결과가 좋으면 앞당겨지고, 좋지 않으면 늦춰질 것이다(웃음).

조재윤 : 어찌 됐든 주행이 가장 중요한 게임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콘텐츠 볼륨을 늘리기보다 완벽한 조작감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특히 글로벌화를 염두에 둔 만큼 전 세계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조작감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해 좋은 결과와 피드백을 받으면 정식 서비스화를 빨리 진행할 수 있을 것이고 부족하다고 느껴질 경우엔 더 많은 테스트를 진행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조재윤 : 그 무엇보다 한국의 카트라이더 유저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카트라이더 라이브 서비스 리더로서 한국 유저분들께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가장 먼저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다. 사실 지난 쇼케이스에서 보여드린 티저 영상도 MS에 간곡히 요청해서 간신히 준비한 것이다. 어쨌든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세상에 나온 만큼 더욱 재밌고 흥미로운 게임으로 만들어 카트라이더 유저분들께 선물하겠다.

박훈 : 나 또한 국내 유저분들께 미리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조재윤 리더가 말한 것처럼 티저 영상 제작을 위해 MS와 많이 얘기를 나눴다. 또 유저분들께선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모든 피드백을 확인하고 최대한 수용하려 노력하고 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도 많은 피드백 부탁드리며 국내 최초로 크로스 플레이 및 글로벌화에 도전장을 내미는 게임인 만큼 좋게 봐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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