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G2-쑤닝의 강세냐, 마치-리퀴드의 반전이냐... 그룹 스테이지 A조 분석

기획기사 | 박태균, 남기백 기자 |



3일(토) 그룹 스테이지를 시작으로 2020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의 본편이 개막한다. 치열했던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뚫고 올라온 4개 팀이 그룹 스테이지에 합류한 가운데, 각 조의 편성까지 최종 완료되고 본경기를 앞두고 있다.

G2 e스포츠와 쑤닝, 마치 e스포츠가 속해 있던 A조에는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가장 독보적인 경기력을 보였던 팀 리퀴드가 추가됐다. G2 e스포츠와 쑤닝의 강세와 8강 진출이 유력해 보이지만,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매드 라이온즈가 탈락했듯 결과는 까보기 전까지 모르는 법이다. 언제나 이변으로 가득한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A조에선 과연 어느 팀들이 웃게 될까.


G2 e스포츠
LEC 4연속 우승, 올해는 롤드컵 우승까지?




G2 e스포츠에 대해 긴 말이 필요할까. 2019 LEC 스프링 스플릿부터 2020 LEC 섬머 스플릿까지 네 시즌 연속 우승을 비롯해 2019 롤드컵 준우승을 달성한 G2 e스포츠는 유일하게 가지지 못한 소환사의 컵만을 바라보고 있다.

2020 LEC 스프링 스플릿에 '퍽즈-캡스'가 라인을 바꾼 채로 출전한 G2 e스포츠는 또다시 정규 시즌 1위와 플레이오프 우승을 달성하며 두 선수의 재능을 뽐냈다. 그러나 다시 라인을 원상태로 되돌리고 참가한 2020 LEC 섬머 스플릿 정규 시즌에선 11승 7패로 3위를 기록하고 플레이오프에서도 프나틱에게 패배하며 최근 2년 중 가장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패자조에서 로그를 꺾고 결승에 올라 프나틱을 3:0으로 완파하고 끝내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G2 e스포츠의 가장 큰 장점은 모든 선수가 유연하다는 점이다. 다재다능한 다섯 선수는 완벽한 메타 소화는 물론 조커 픽도 자유자재로 꺼낼 수 있다. 비록 최근까지 진행된 LEC 경기들에선 주류 챔피언을 위주로 뽑는 보수적인 밴픽을 보여줬지만, 롤드컵 무대에서의 G2 e스포츠는 또 다른 밴픽 패턴을 선보일 수 있다.




G2 e스포츠의 힘의 중심은 여전히 '캡스'다. '베이비 페이커'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성장한 '캡스'는 캐리형 미드 라이너의 모든 덕목을 갖추고 가장 많은 팀 내 대미지를 담당한다. 더군다나 신드라-오리아나 등 '캡스'가 선호하고 잘 다루는 정통 AP 챔피언들이 이번 롤드컵의 핵심 픽이라는 점은 G2 e스포츠에게 더없는 희소식일 것이다.

'원더'의 챔피언 폭과 무력도 G2 e스포츠 전력의 큰 부분이다. 방패보다 창에 가까운 '원더'는 강한 라인전 능력을 바탕으로 '얀코스'의 자유로운 플레이를 지원한다. 또한 '퍽즈'의 경우 2020 LEC 섬머 스플릿에서 비원딜 챔피언은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지만, 신드라나 카시오페아, 야스오 등의 챔피언이 봇에 튀어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팀의 전반적인 경기력이 일정치 못하다는 점은 지적할 만하다. 톡톡 튀는 운영과 플레이 메이킹으로 승부를 보는 그들인데, 가장 많은 패배를 겪은 2020 LEC 섬머 스플릿 정규 시즌-플레이오프에선 상대의 한발 빠른 운영에 휘둘리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이외 하위권 팀들에게 무기력하게 당한 경기도 있고, 우세한 상황에서 과하게 무리하다가 역전패를 당한 경기도 있어 상대가 누구든 방심하지 않고 저점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다.


쑤닝
'소프엠'의 캐리력, 세계에도 통할까




만년 중위권이었던 쑤닝은 완전체가 됐다. 2020 LPL 스프링 스플릿까지만 해도 정규 시즌 11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조차 실패했지만, 이어진 섬머 스플릿서 곧바로 정규 시즌 4위-플레이오프 3위를 기록하며 LPL 3번 시드로 당당히 롤드컵에 진출했다.

극적으로 성적을 끌어올린 한 시즌 사이에 로스터 변경은 없었다. 그저 확실한 승리 플랜과 그에 따른 플레이 스타일을 정립하고, 팀 호흡과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상승한 결과였다. 비록 플레이오프 4강에서 탑 e스포츠에게 0:3 패배를 당하긴 했지만 경기 내용이 나쁘지 않았으며, 3/4위전과 LPL 대표 선발전에서는 LGD 게이밍을 상대로 연달아 3:0 완승을 거두는 위용을 과시했다.

쑤닝의 경기는 매우 단순하다. 베트남의 자랑, '소프엠'의 적극적인 플레이 메이킹으로부터 굴리기 시작한 스노우볼로 마지막까지 우위를 유지하며 승리하는 것. 물론 초반을 조용히 보내고 중반 한타로 승부를 거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모든 경기에서 '소프엠'의 존재감이 가장 두드러진다.




'소프엠'이 주로 경기를 풀어가는 라인은 탑으로, 빼어난 라인전 능력과 게임 센스를 자랑하는 '빈'이 있기 때문이다. '러브카밀'이라는 닉네임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이름을 알린 '빈'은 '너구리' 장하권이 인정하는 탑 라이너로, 솔로 랭크를 넘어 대회 무대에서도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물론 상황에 따라 미드 라이너 '엔젤'에게도 힘을 실어줄 때도 있지만, '소프엠-빈'의 연계가 가장 잦다.

그러나 '소프엠'의 챔피언 폭이 스스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소프엠'은 리 신을 필두로 AD 정글 챔피언을 극단적으로 선호하는데, 올해 LPL에서 재미를 톡톡히 봤던 자르반 4세와 트런들은 메타에서 멀어진 지 오래다. 되려 이번 롤드컵에서는 릴리아-니달리 등 AP 정글 챔피언들이 다수 활용되고 있어 밴픽에서 약간의 어려움이 따르겠다.

'후안펑'의 피지컬도 주목할 만하다. 2018년 여름 중국 2부 리그 LDL에서 데뷔한 그는 2020년 쑤닝에 보금자리를 틀었고, 베테랑 서포터 '소드아트'와 코치로 전향해 다시 쑤닝에 합류한 '퓨리' 이진용을 만나 마침내 꽃을 피웠다. 상체가 워낙 강력한데다 별다른 초반 투자를 받지 않아 팀 내 대미지 비중은 그다지 높지 않지만, 성장을 마친 중후반에는 확실한 화력을 담당하며 다수의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

한편, 그룹 스테이지 경기를 앞둔 쑤닝에겐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 바로 '소드아트'를 제외한 모든 선수가 첫 번째 롤드컵 경기를 치른다는 거다. 심지어 탑-미드-봇 라이너 모두 경력 3년 미만의 선수들로 구성되어 큰 무대의 긴장과 부담에 제대로 된 경기력을 내지 못할 수 있다. 절대적인 경험의 부족은 과연 어떤 과정과 결과를 낳을까.


마치 e스포츠
PCS 1번 시드, 그룹 스테이지 이변의 주인공 될까




PCS의 2번 시드 PSG 탈론이 임대 선수를 끼고도 플레이-인 스테이지 B조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에 마치 e스포츠도 덩달아 입방아에 오르내렸는데, 그 이유는 바로 주전 선수들끼리 붙었던 2020 PCS 섬머 스플릿 플레이오프 결승에서 PSG 탈론을 3:0으로 완파했기 때문이다. 이제 마치 e스포츠에게 그룹 스테이지에서 스스로 이변을 만들 차례가 왔다.

팀 이름은 생소하지만, 봇 라이너 '브루스'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은 최소 데뷔 5년 차의 베테랑들이며 한두 번의 롤드컵 경험까지 있다. 'PK-제미니-미션-코알라' 모두 저마다의 저력을 보이며 홍콩 애티튜드나 G-렉스, J 팀 등 이전의 LMS 상위권 팀들을 순회하다가 비로소 하나로 뭉친 것이다.




베테랑들의 고른 활약 속에 '브루스'의 공격력도 빛난다. 2020 PCS 스프링-섬머 스플릿 정규 시즌에서 각각 30.4%, 30.9%의 팀 내 대미지 비중을 담당했을 정도다. 스프링 스플릿 정규 시즌-플레이오프에선 미스 포츈, 섬머 스플릿 정규 시즌에선 이즈리얼을 주로 플레이했으며 최근엔 애쉬에 푹 빠졌다. 라인전을 강하게 가져가 주도권을 잡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룹 스테이지 팀들의 쟁쟁한 봇 듀오들을 상대로도 신인의 패기가 통할지는 의문이다.

또 한 가지 재밌는 점은 '제미니'도 '소프엠'과 마찬가지로 AD 정글러를 극단적으로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레이브즈-리 신으로 많은 재미를 본 반면 니달리는 2016년부터 지금까지 단 5번 플레이했고 릴리아는 단 한 번도 플레이하지 않았다. 반면 '미션'은 오직 AP 챔피언만 사용한다는 것도 특이하다. 이에 쑤닝과 마찬가지로 마치 e스포츠는 현 메타의 밴픽에서 어느 정도의 고충이 따를 것으로 예측된다.

마치 e스포츠가 PCS의 압도적인 1위라곤 할 수 없지만, J 팀과 PSG 탈론에게 연달아 완승을 거둘 당시의 경기력은 강팀이라 부르기에 손색없었다. 조 편성 또한 '죽음의 조'로 불리는 B조나 D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 마치 e스포츠가 8강으로 향해 또다시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팀 리퀴드
플레이-인 최강자, 그룹 스테이지에선 과연




상향 평준화가 이뤄진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팀 리퀴드는 독보적이었다. 인츠에게 당한 허무한 역전패는 치명적이었지만, 다른 네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하며 그룹 스테이지에 합류했다. 이제 팀 리퀴드에게 남은 건 LCS가 정말로 강해졌음을 그룹 스테이지에서도 증명하는 것이다.

2018 LCS 스프링 스플릿부터 네 시즌 연속 우승을 기록한 팀 리퀴드는 2020년을 앞두고 '브록사'를 전격 영입했다. 그러나 '더블리프트'의 역대급 부진과 팀 호흡 부족으로 2020 LCS 스프링 스플릿 정규 시즌에서 7승 11패를 거두며 10개 팀 중 9위를 기록했다. 이후 '더블리프트'와 이별한 팀 리퀴드는 아카데미에서 콜업한 '택티컬'을 주전으로 내세워 현재 로스터를 완성했고, 곧바로 정규 시즌 1위-플레이오프 3위를 기록하며 끝내 3연속 롤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팀 리퀴드가 2020 LCS 섬머 플레이오프에서 최종 3위를 기록하긴 했지만, 우승 팀 TSM과 준우승 팀 플라이퀘스트와의 접전 끝에 패배한 결과이기에 1, 2시드 팀과 큰 전력 차이는 없다. G2 e스포츠와 쑤닝의 포스가 워낙 강력하기에 무난한 8강 진출까진 어렵겠으나 팀 리퀴드의 잠재력을 고려했을 때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




팀 리퀴드의 힘은 운영에서 나온다. '택티컬'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세계에서도 내로라하는 베테랑으로 노련미 가득한 게임을 펼친다. 주로 LCS 최고 서포터로 자리매김한 '코어장전' 조용인의 지휘로 판을 풀어가는데, 최근 '브록사'와의 호흡이 매우 좋다. 만약 상대 탑이 약하다면 '임팩트' 정언영이 '국밥' 챔피언으로도 라인전을 압도하는 괴력을 보이며 경기를 캐리하기도 한다.

반대로 라인전 우위는 떠올리기 어렵다. '원더-캡스'의 G2는 라인전이 강한 밴픽을 가져와 빠르게 몰아붙이는 플레이를 즐기며, 쑤닝은 '엔젤'이 든든하게 허리를 지키는 상태에서 '소프엠'의 지원을 받는 '빈'의 괴력을 앞세워 경기를 치른다. 만약 두 팀을 상대할 때 초반부터 삐끗한다면 승리는 곧바로 물 건너갈 수도 있다.

한편, 팀 리퀴드는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유일하게 트위치-라칸 조합으로 승리를 따낸 팀이다. '택티컬'의 패기와 '코어장전'의 로밍 및 이니시에이팅 능력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조합인데, 단판으로 진행되는 그룹 스테이지 경기에서도 해당 조합을 꺼내 멋지게 활용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사진 출처 : LoL e스포츠 공식 플리커, LoL 게임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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