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와드콕!] "엑스컴2부터 시작하지" 이번주 '갓'성비 할인게임 9종

기획기사 | 박태학 기자 | 댓글: 14개 |




그래픽 화려해서 샀더니, 그래픽 빼고 아무것도 없는 게임. 내가 게임을 하는건지, 게임이 날 하는건지 모를 만큼 진한 노가다로 몸과 마음을 피폐하게 만드는 게임. 이런 게임들이 가득한 지금, 우리는 어떤 게임을 사야 할까? 뭘 사야 '잘 샀다'는 소리가 나올까?

매주 쏟아지는 수많은 게임 속에서, 뭘 사야할지 몰라 고민하는 게이머들을 위해 준비했다. 가성비 넘치는 게임, 사도 후회없는 게임, 이미 검증이 끝난 게임을 추리고 추렸다. 매주 수요일 연재되는 '스팀 와드콕!'은 당신의 스팀 라이브러리를 더 고급스럽게 채워줄 작품을 선정해 소개한다.

* 이번주 스팀 할인 게임 중 추천할만 한 게 너무 없어서,
'험블번들'의 험블스토어 할인 게임도 추가했습니다.











훌륭했던 전작을 더 훌륭하게 다듬은 게임. '엑스컴2'는 더욱 깊어진 전술 요소, 풍부한 콘텐츠가 더해지며 전작의 지지층을 그대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엑스컴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전투가 2편의 절망적인 세계관과 어우러지며 한 층 강력한 몰입도를 선사한다.

'엑스컴: 에너미 위드인' 시절 혜성같이 등장한 모드 '롱 워'에 깊은 감명을 받은 개발팀이 '엑스컴2'에서는 유저들의 모드 제작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는 점도 희소식. 개발팀도 미처 생각하지 못한 편의성 개선 모드가 우르르 쏟아져 나왔고, 새로운 적 추가에 난이도 정밀 선택까지 정말 안 되는 게 없다. 물론, 딱 하나만 추천하라면 '롱 워' 개발팀이 만든 '롱 워2'.

'엑스컴2' 역시 '롱 워'의 영향을 받았기에 전반적인 난이도와 플레이 타임이 전작 대비 큰 폭으로 올라갔다. 시리즈를 처음 접한 초보자라면 살짝 당황할 수도 있으니 주의 바란다.

'엑스컴2' 스팀 페이지





정신병 걸린 여전사라는 흥미로운 소재로 업계의 주목을 받은 작품. 'DMC: 데빌 메이 크라이'를 개발하며 이름을 알린 닌자 씨어리가 '이번 신작은 인디 정신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정말로 20여 명의 개발진으로만 완성한 게임이다.

주인공 세누아의 정신질환은 '헬블레이드'의 모든 것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고, 개발진 역시 이를 극대화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대학교수를 만나 정신질환 환자들의 다양한 사례를 참고했고, 전문 페이스 캡쳐 장비를 동원해 가늘게 떨리는 눈빛까지 놓치지 않고 구현했다.

게임 플레이 내내 세누아를 괴롭히는 환청도 '헬블레이드'를 대표하는 요소 중 하나다. 시작과 동시에 들려오는 환청은 세누아와 플레이어를 점점 피폐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동시에 게임의 몰입도를 높이는 장치로도 활용된다. 플레이 타임이 길지는 않지만, 한 편의 잘 짜여진 영화 같은 게임을 즐기고픈 유저에게 추천한다.

'헬블레이드' 험블스토어 페이지





자신만의 스타일이 확고한 개발사, '플레이데드'의 신작이다. 이들은 전작 '림보'부터 싹수가 보였다. 먹먹하면서도 을씨년스러운 분위기, 예술적인 아트, 최소화된 텍스트와 극적인 연출로 전달하는 묵직한 스토리.

오직 소년의 움직임에만 집중된 게임 플레이 구조가 특징이며, 덕분에 패드를 쥠과 동시에 빠져드는 경험을 선사한다. '림보'가 그랬듯, 한순간의 실수로 죽음에 이르는 다양한 함정과 퍼즐이 여기저기 배치되어 있지만, 체감 난이도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또한, '인사이드'의 퍼즐은 단순한 과제가 아닌, 게임의 분위기를 이끄는 연출 장치로도 활용된다.

'림보' 이후, 비슷한 아트의 아류작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이들을 본 플레이데드의 대답이 바로 '인사이드'가 아닐까. "너네 지금 뭐 하는 거야, 이 정도는 만들어야 되는 거 아냐?"

'인사이드' 험블스토어 페이지





워낙 많이 언급되었기에 특별히 설명할 것도 없는 게임. 이 그래픽으로 2015년 GOTY를 8개나 받았고, 인디 관련 시상식에서 상이란 상은 거의 다 받았다. 게임에 얽힌 고정관념을 지평선 너머로 던져버린 게임 플레이, 플레이어를 스스로 되돌아보게 만드는 내러티브가 일품이다.

'언더테일'은 한 장르로 설명하기엔 너무 많은 요소를 품은 작품이다. RPG이기는 하나, 전통적인 RPG의 흐름을 따라가지는 않는다. 게임의 철학을 플레이어에게 전달할 수만 있다면, 슈팅이든, 퍼즐이든 가리지 않고 다 써먹었다. 이런 생경함 덕에 게임 좀 안다는 하드코어 게이머들에게 오히려 극찬을 받았다. '대체 무슨 게임이길래?'라는 생각이 든다면 사서 해보자. 후회할 작품은 아니다.

'언더테일' 험블스토어 페이지





말 그대로 미친 게임. 피해 망상에 빠져 힐도 거부하는 아군 전사도 미쳤고, 그걸 보는 플레이어까지 환장하게 만드는 게임. 캐릭터의 비관적 심리상태를 극단적으로 조명했고, 이게 하드보일드 한 화풍과 어우러지며 '다키스트 던전'의 상징이 됐다. '다크소울' 저리 가라 할 만큼 어려운 난이도는 덤.

쩍쩍 붙는 강렬한 타격감, 욕 나오게 어려운데도 '한 번만 더'를 외치게 만드는 절묘한 난이도, 파티원의 스트레스까지 관리하게 만드는 독특한 시스템 등, '다키스트 던전'은 차세대 로그라이크 게임이라 부를 만한 자격을 겹겹이 갖춰 입은 작품이다. 출시 당시 관련 커뮤니티에서 많은 화제가 됐던 게임인 만큼, 아직 해보지 않은 유저가 있다면 지금이라도 구매해보는 걸 추천한다. 한국어화 이슈도 소강상태다.

'다키스트 던전' 험블스토어 페이지





'디아블로' 풍 게임이지만, 비슷한 게임 중에선 그래도 잘 만든 축에 속한다. 개발진의 전작 '타이탄 퀘스트'와 비교해 훨씬 우울한 분위기를 보여주며, 멀티 클래스 및 별자리 시스템 등 독창적인 요소도 제법 있는 편. 디아블로 시리즈와 비교해 완성도가 높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역설적으로 디아블로 시리즈가 질린 유저들에게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그림 던' 험블스토어 페이지





인디 게임 사상 최고의 작품 중 하나. 적당히 머리를 쓰게 만드는 퍼즐 구성, 몰입도를 높여주는 배경음악 등 구석구석 살펴볼수록 장점이 풍부한 게임이다. 문제는 첫인상에서 '우와 재밌겠다'라는 생각이 1그램도 안 드는 중국스러운 색감. 나 역시 이것 때문에 출시된 지 6년쯤 지나고 나서야 구매했지만, 후회는 없었다. 반전이 담긴 스토리도 뛰어난 편이지만 열린 결말인데다, 조너선 블로 역시 '어떻게 해석하든 정답이다'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에 무조건 좋은 평을 받는 건 아니다. 즉,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지만 스팀 라이브러리를 고상하게 만들어주는 게임임에는 분명하다.

'브레이드' 스팀 페이지





성공적인 킥스타터의 모범 사례. '어 햇 인 타임'은 초창기 3D 슈퍼 마리오에서 영감을 받아, 약 4년의 개발기간을 거쳐 완성된 게임이다. 제목답게 모자를 이용한 다양한 액션이 특징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캐주얼 플랫포머 게임의 전형을 보여준다. 주인공 꼬마 여자아이 캐릭터가 귀여우므로 1점 추가.

소규모 인디 게임사의 처녀작이지만, 3D 슈퍼마리오 스타일의 게임 중에서 손꼽힐만한 완성도 냈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를 가진다. 이런 점프 액션 플랫포머 게임의 완성도는 스테이지 구성과 조작감이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어 햇 인 타임'은 빠른 적응, 다양한 응용이라는 조작감의 두 요소를 성공적으로 구현했고, 꼼꼼한 스테이지 구성으로 '모험'한다는 느낌 역시 잘 전달된다. 무엇보다도, 개발팀이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자신들이 가진 능력 안에서 최대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고자 한 흔적이 엿보인다. 지금 것도 괜찮지만, 다음 작품을 더 기대하게 만드는 게임.

'어 햇 인 타임' 험블스토어 페이지





와드콕's Pick!




장인 정신의 끝을 보고 싶은 게이머에게 적극 추천한다. 몰덴하우어 형제가 만든 '컵헤드'는 20세기 초반에 유행했던 애니메이션... 그러니까 초창기 미키마우스나 뽀빠이를 보는 듯한 그래픽이 특징이다. 장르 자체는 평범한 플랫포머에 가까우나, '아트'가 워낙 특이하다 보니 주목받은 사례.

그 옛날 옛적 테이스트를 현대로 재현하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개발자도 그 시대 사람은 아니니까. 당시 사람들의 감성, 유머 코드, 유행하는 디자인과 음악 등은 지금의 것들과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몰덴하우어 형제도 이걸 이해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을 터. 이런 풍의 게임은 출시 사례도 드물었다. 그럴듯한 '참고서'도 없었다는 의미다.

컵헤드가 박수받을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냥 외형만 따라 한 것이 아닌, 20세기 초 화풍, 음악, 패션, 심지어 필름 색감까지 완벽하게 구현한 게임은 지금까지 없었다. 클래식에 대한 오마쥬를 듬뿍 넣고도 개성을 잃지 않은 컵헤드, 머그맨 형제의 디자인 역시 칭찬받을 요소. 다만 이 게임, 생각보다 어렵다. 생기발랄한 그래픽만 보고 구매 버튼을 눌렀다간 후회할 수도 있다......만, 일단 사자! 이 게임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

'컵헤드' 험블스토어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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