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섬머] '테디' 박진성이 말하는, 프로게이머로서의 그를 지탱하는 것들

경기결과 | 석준규 기자 | 댓글: 12개 |



13일 종로 롤파크에서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섬머 스플릿 38일 차 2경기에선 T1이 아프리카 프릭스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 의외의 변수를 만들어내는 데 능한 아프리카 프릭스의 활약이 기대를 모았던 경기였지만, T1이 모든 라인에서 우위를 점하며 두 세트 모두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T1은 1경기의 젠지 e스포츠와 함께 12승 4패, 승점마저 같아지며 상위권에 더욱 안정적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인벤은 산전수전 겪으며 지금에 이른 ’테디’ 박진성을 만나 베테랑 프로게이머로서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본 질문 기획은 연작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베테랑 프로게이머들에게 그들의 마인드 변화와 자기 관리에 대한 내용을 들어 볼 계획이다.

다음은 ‘테디’ 박진성과의 1:1 인터뷰 내용이다.




Q. 먼저 독자들에게 인사 부탁드린다.

안녕하세요, T1의 ‘테디’ 박진성입니다.


Q. 아마추어 시절부터 오랜 시간이 지났다. 지금에 이르기까지 프로게이머로서의 마인드는 여전한가, 변화가 있나?

그 때와 달라진 마인드는… 잘 모르겠다. 열심히 하고, 잘 하려고 하는 마음은 그 때나 지금이나 같다. 그 외에 스트레스를 푸는 법이나, 게임을 어떤 방향으로 잡아야 하는지에 대해선 지금이 당연히 더 잘 안다.


Q. 신인 시절에 겪은 승리의 의미와, 지금 쟁취해야 하는 승리의 의미가 다를 것이다.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나?

아마추어 시절 정도의 초창기에는 ‘나 자신의 증명’의 의미가 더 컸다. 그 이후 몇 경기를 하다보니 팀의 승리가 더 중요하다고 바뀐 것 같다. 팀 마인드가 일찍 생겼다.


Q. 패배를 받아들이는 마음에도 그 시절과 차이가 있을 터. 의미나 절실함에서 그 때와 다른 의미가 생겼을까?

패배하면 화나는 것 역시 그 때나 지금이나 같다. 절실함에 대해선 지금이 더 하다. 지금은 다른 의미로 더 절실하다. 올라가야 한다는 절실함. 진에어 그린윙스에서는 살아남자는 절실함. 다 다른 절실함들이다.


Q. 사람이라면 거의 누구나 한번은 슬럼프가 오기도 한다. 본인의 슬럼프는 언제였을까?

대회에서 긴장하거나 메타 파악을 못 하면 슬럼프가 온다. 작년에 SKT T1에서 잘 못할 때, 연패를 하던 때. 메타 파악을 못 하고 플레이도 못 했다. 그 때가 나의 슬럼프였다.


Q. 실력이나 승패로 생긴 슬럼프는 반대로 잘 하고, 이겨서 극복해야 하는 것인가?

실력이 안 좋게 되는 것은 정말 게임을 열심히 안 한 것이다. LoL은 메타 파악을 잘 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메타 파악이 중요하다.


Q. 롱런의 비결로 마음을 침착하게 유지하는 것도 포함될 것이다. 평정을 찾는 자신의 노하우가 있었을까?

연패를 하면 멘탈이 온전할 수가 없다. 그럴 땐 노래를 듣거나, 원래 안 듣는 피아노 곡 같은 걸 들으며 힐링하기도 했다. 그리고 ‘뭐가 더 좋을까’ 하며 메타 파악을 좀 많이 했다.


Q. 자신이 베테랑 게이머로서 롱런할 수 있도록 가장 도움을 준 조언이나 명언이 있었을까?

인상 깊었던 명언들이 있지만, 이제 와 생각해 보니 그렇게 인상깊지 않았나 보다. 그래서 생각나는 건 없다. 그냥 내 자신에게 조언을 한다. 메타 파악을 못 하고, 게임을 많이 질 때 ‘진성아, 잘 해야지’ 하고 자기 전이나 쉬는 시간에 혼자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 한 조언보다는 팀원들의 믿음이 담긴 말들이 내게 가장 크게 와닿았다. 그런 것들이 더 플레이에 도움이 된다. 믿음이 중요하다. 믿음이라는 것이 연승하다 보면 생기기도 하지만, 연패할 때도 중요한 것 같다.


Q. 만일 어쩌다 신인 시절의 자신을 만난다면, 어떤 마음을 가지라고, 혹은 가지지 말라고 조언해줄 수 있을까?

신인인 나에게 할 말은 별로 없다. 엇나갔던 적이 없어서. 열심히 하라는 것만… 근데 또 그 때도 열심히 했기 때문에 할 말이 없다.


Q. 팬들의 의미는 그 때와 지금 달라진 점이 있나?

똑같다. 절 좋아해 주시는 것에 감사 드리고, 좋은 경기 보여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보여 드리고 나면 내 자신이 뿌듯해지고. 똑같은 의미다. 응원해 주시고, 제가 증명해 드려야 할 분들, 고마운 분들.


Q. 향후 더 긴 활동을 위해 스스로에게 더 필요한 마인드가 뭐라고 생각하나?

롱런을 하려면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그리고 게임을 열심히 하는 것도 마찬가지. 피지컬이 안 죽도록 말이다. 그리고 픽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서, 메타 파악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Q. 산전수전 겪어 온 원거리 딜러 아닌가. 무엇이 프로게이머로서의 자신을 지탱해 왔고, 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내가 프로게이머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들엔 팬분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고, 내 자신을 스스로 증명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게임이다. 그러다보니 나에게 잘 맞는 직업인 점도 있다. 오래 하려고 노력하려 한다.


Q. 인터뷰를 보는 이들 중엔 게이머 지망생도 있고, 고군분투 중인 학생들이나 직장인들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사람으로서 좋은 멘트 한 마디 부탁한다.

내가 해왔던 길은 정말… 게임에 지면 스트레스를 받았고, 짜증나게 지고 나면 울 때도 있었다. 독기를 품었으면 좋겠다. (게이머라면) 독기를 품고 게임을 열심히 하고, 최대한 팀원에게 화내지 않고, 팀 플레이에 맞추면 잘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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