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LCK의 새 돌풍, 팀 다이나믹스 오지환 대표가 그리는 이스포츠의 비전

인터뷰 | 권기혁,석준규 기자 | 댓글: 17개 |




지난 4월 6일, 소문이 무성했던 LCK 프랜차이즈화 계획이 발표되었다. 수많은 관계자와 팬들 모두가 운명처럼 기다렸던 프랜차이즈화였지만, 챌린저스 코리아 팀들은 다소 간담이 서늘한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즉, 챌린저스 코리아 팀들에게는 지난 승강전이 LCK 자력 입성을 위한 마지막 기회였던 것이다.

팀 다이나믹스는 ‘챌코의 왕’ 이라고 불리던 팀이다. 항상 정규 시즌을 2위 안으로 마무리 했고, ES Sharks 시절 부터 매 시즌마다 승강전에 도달하는 팀이었다. 하지만 이전까지는 항상 승강전이라는 문턱에서 주저앉았고, 매 시즌마다 다시 출발점에 서게 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지난 달 29일, 지겨운 3수 후 팀 다이나믹스는 LCK라는 꿈의 무대에 안착하게 되었다.

5월의 어느 따뜻한 봄날, 인벤 글로벌은 팀 다이나믹스, 오지환 대표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한참 기분이 좋을 그는 팀 운영에 대한 노하우, 그만의 운영 철학과 이스포츠 씬에서 이루고 싶은 다양한 목표들을 유려한 말솜씨로 소개했다. 아직 20대인 젊은 대표이지만, 선수단 모두를 향한 애정 표현에 아낌이 없으며, 지금까지 이룬 것들에 대해 하염없이 겸손했던 오지환 대표. 그가 보는 팀 다이나믹스의 현재와 미래, 이스포츠의 비전은 어떤 모습일까?







이렇게 만나게 되어 반갑다. 먼저, 독자들에게 자기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린다.

팀 다이나믹스와 한국 이스포츠 아카데미의 대표, 오지환이라고 한다. 원래는 나이키와 프로축구연맹 등 전통 스포츠 관련 커리어를 밟아오다가 이스포츠로 전향을 했다. 프로게이머의 권익 향상이나 올바른 육성 등의 관점으로 사업을 하다가 프로 팀을 운영하게 되었고, 이제 LCK라는 꿈의 무대에 영광스럽게 진입하게 되었다. 20대라는 어린 나이에 큰 무게를 지게 되었다는 부담도 있지만, 그만큼 더 책임감과 패기있게 사업을 이끌어가려 하고 있다.


전통 스포츠에서 이스포츠로 전향했다고 했는데, 계기가 있나? 이스포츠로 발걸음을 옮긴 그 시작이 어디서부터인지 궁금하다.

원래 나는 축구에 미친 사람이었다. 새벽까지 수많은 세계 리그들을 다 챙겨 볼 정도로 열정이 있었다. 대학교에선 경영학과를 전공했다보니 자연스레 스포츠 매니지먼트 쪽에 관심이 생겼다. 그러나 점점 깊게 알아가면서, 한국의 스포츠 산업은 전반적으로 경직되어 있고 수익성과 거리가 있다는 느낌을 받곤 했다. 


그 이유로는 아무래도 기업이나 정부 주도로 스포츠 산업이 이끌어져 왔고, 여기서 생존을 위한 비지니스 발전에 대한 고민보다는 홍보 중심의 형태로 운영된 점이 있다. 젊은 세대들이 여러 아이디어를 도입하고 발전시키기엔 어려워 보였다. 다소 인맥 중심으로 흘러가는 점도 존재한다.

세대가 세대인지라 나도 자라며 이스포츠를 친숙하게 즐기고 있었다. 처음 우리 팀은 이스포츠 에이전시로서 이스포츠 시장에 뛰어들었다. 어느 날, ‘매드라이프’ 같은 스타급 선수가 트위터로 자신의 팀을 찾는 것을 보고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스포츠 시장에 에이전시라는 개념을 제대로 정착시켜보자는 관점으로 '이앤프로스포츠'라는 에이전시를 만들었고, 그 뒤로는 선수 육성을 제대로 해보자는 관점으로 한국 이스포츠 아카데미를 신설했다. 그리고 최초의 수익형 클럽으로 안정된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관점으로 팀 다이나믹스를 창단했다.

이스포츠는 전통 스포츠가 약 100년에 걸쳐 쌓아 온 시스템을 적용해볼 수 있는, 유연한 시장이라 생각한다. 내가 많은 경력을 갖고 있거나 높은 연령이 아님에도 이 시장에서 활약을 할 수 있는 건, 이스포츠 시장만의 개방적인 시선, 그리고 초기 시장이라는 메리트가 있어서인 것 같다. 나는 그래서 전통 스포츠의 많은 노하우를 이스포츠 시장에 적용시키는 방향으로 비지니스를 전개 중이다.


작년 이 맘때쯤 ES Sharks 를 인수하고 팀 다이나믹스를 새로 만들었는데, 인수 과정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원래 우리는 아카데미 학생들을 기반으로 챌린저스 코리아에 도전하고 있었다. 아쉽게도 챌린저스 코리아 무대를 밟진 못했다. 우리는 프로 팀을 제대로 운영해보는 것이 스포츠 산업의 꽃이라 생각했다. 또한 프랜차이즈를 앞둔 시점에서 그 기회를 잡지 못하면 프로 팀 운영을 제대로 해보기 어려워질 것이라 생각했다.

어느 날, 난 투자사에서 일하는 지인에게 프로 팀을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설명했다. 그랬더니 흔쾌히 투자를 진행해줬고, 나는 ES Sharks의 대표를 만나 팀 인수 협상을 진행했다. 그 후 우리는 글로벌 시장으로의 성장성을 위해 팀명과 로고를 리브랜딩하고, 그간 챌린저스 팀이 시도하지 않았던 머천다이징이나 팬 미팅 등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다행인 점은, 공식적으로 팀 운영을 맡은지 1년이 되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팬 분들이 우리 팀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 호감도를 쌓은 것 같아 성과가 있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처음 팀을 창단했을 때, 어떤 목표를 가지고 LoL 씬에 들어왔나?

창단할 적 우리의 1차적인 목표는 LCK 진출이었다. 가장 신뢰하는 우리 팀의 메이트인 차민규 단장에게 목표를 서로 다르게 잡자고 이야기했다. 차민규 단장은 여전히 롤드컵 진출을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선수단의 성적과 관련한 목표는 차민규 단장이 의지를 갖고 있다.

나의 목표는 단순하고 명확하다. 한국에서 최초로 탄탄한 수익 체계를 갖춘 프로 팀을 만드는 것이다. 야구나 축구도 감히 해내지 못한 것이다. 애초에 야구나 축구는 엄청나게 많은 인프라가 투자되어야 하고, 선수단 인원도 50명에 달하다보니 기본적으로 수익을 맞출 안정적인 구도가 나오기 어렵다. 이스포츠는 그에 비해 운영 비용이 적게 드는 반면, 시청자 규모와 비율 등 상업적 가치가 높은 편이다. 그를 통해 지속적이고 탄탄한, 상장까지도 갈 수 있는 탄탄한 프로 스포츠 팀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차민규 단장과 나의 목표가 다른, 투 트랙으로 발전상을 그리고 있다.


첫 챌코 시즌에선 정규 시즌 1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팀이 창단된 첫 시즌에 승강전을 치렀지만, 안타깝게도 LCK 진출은 못했다. 그 이후로 젠지에서 '쿠잔(전 ES Sharks 소속으로 친정팀으로 복귀)'과 '리치'가 팀에 합류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 대해서 말해달라.

첫 시즌 승강전에서 가장 중요했던 포지션이 미드 라이너라고 생각했다. LoL이 미드-정글 게임이기도 하고, 미드가 탄탄할수록 팀의 전력이 안정적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팀 구성에서 미드라이너에 우선 투자하는 전략을 세웠다. 


현재 쿠잔은 챌린저스 내에서 최고 대우급에 속한다. 선수 본인이 한국 무대에서의 선호도가 있는 선수라, FA로 풀린 이후 우리가 적극적으로 대쉬를 했다. 다행히 마음이 잘 맞아 함께 하게 되었다. 사실 해외에서도 오퍼가 많이 왔다고 하고, 돈 욕심을 더 내면 다른 팀에도 갈 수 있었을텐데 우리와 뜻을 함께 해 주어서 고맙다.

리치는… 생색 좀 내자면 내 작품이다. 우리가 탑 라이너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하지만 LCK를 거쳐 간 선수들은 대개 억대 연봉을 원했고, 신인급 선수로 구성하기엔 불안정성이 컸다. 정말 탑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던 차, 문득 개인방송들을 둘러보던 중 리치의 개인방송 제목이 ‘탑 연습 중’인 것을 발견했다. 그래서 방송을 보니 실수투성이지만, 플레이가 뚝심이 있고 자신이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 지 정답을 아는 것처럼 보였다. 계속 스플릿 푸쉬를 하고, 한타에서 기여하는 모습에서 좋은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바로 단장님에게 전달을 했다.

개인적으로는 우승자 DNA가 존재한다고 본다. 우승을 해 본 선수들은 다른 종목을 해도 특유의 근성과 승부욕, 이해도 면에서 탁월함을 보인다. 그런 부분에서 직감적인 확신을 느껴 리치를 테스트했지만, 첫 결과가 아주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와 단장님은 리치 영입이 최고의 한 수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진행하였다. 


우리가 작년에 챌린저스 코리아에서 1위를 한 것은 챌린저스 코리아 팀들 중에서 평균적으로 잘 한 것일 뿐, LCK를 넘을 만한 고점은 없었다는 판단을 했다. 그런 의미로 리치는 승부수였다. 이후 시간이 지나며 리치의 실력이 급격히 상승했고, 승강전에서 일을 내고 만 것이다. 리치는 LCK에서도 좋은 활약을 해줄 것이라 강하게 믿고 있다.




'페이즈'에 대해선 나머지 선수들에 비해 팬들이 잘 모른다. 소개하자면?

개인적으로 애착이 있는 게, 팀 다이나믹스 창단 전의 아카데미 시절부터 육성하던 팀의 멤버였다. 작년 섬머 승강전을 위해 도전하던 팀 멤버였는데, 그 때부터 1년 반 정도 함께 하고 있는 선수다. 굉장히 안정적이고 게임 읽는 눈이 좋은 선수다. 성장해야 할 부분은 아직 많지만, 바텀 라이너로서 솔로 랭크에서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캐리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자기 중심적으로 경기를 보기 쉬운 라인이지만, 그럼에도 겸손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아주 기대가 되고, 훨씬 높은 수준의 선수가 될 것이라고 팀 내에서도 판단하고 있다.


이번 스프링 시즌에는 챌린저스 코리아 플레이오프부터 팀의 폼이 많이 올라와, 승강전에 진출해서 LCK까지 올라가는데 성공을 했다. LCK 입성이 결정된 순간, 당시의 소감은 어땠나? 눈물을 흘렸다고도 들었는데.

오열하듯 울었다. 그 전까지 마음의 빚이 많은 기분이었다. 프로 팀으로 승격하는 것이 우리 회사 전체로도 중요한 스텝이었다. 프랜차이즈를 앞두고 마지막 기회였고, 우리에겐 성장 동력이 필요하던 시기였다. 물론 우리가 아카데미도 잘 육성해 나가고 있지만, 우리는 기본적으로 꿈이 있어 모인 것 아닌가. 더 나아가는 것에 대한 열망이 있던 상황에서 모두 부담과 걱정도 컸다. 여러모로 걱정이 많았던, 그런 모든 순간들이 떠오르더라.

우리가 있던 곳이 챌린저스 코리아 아닌가. 챌린저스는 도전자라는 뜻이고 말이다. 그런 도전자의 모습을 우리가 가장 잘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챌린저스 코리아는 팀에 따라 단기간 승격을 보고 돈이 모였다가 안 되면 팀이 해체되기도 하고, 급여나 계약 문제가 터지는 등 정상적으로 운영이 잘 된 팀이 손에 꼽을 정도의 불안한 리그였다. 그런 리그 안에서도 우리는 세 시즌에 걸쳐 안정적인 지원을 모범적으로 해 왔고, 프로 팀으로서 제대로 진지하게 도전해왔다고 생각한다.

나는 신이 정말 있다고 느낄 정도로, 도전의 가치를 인정받은 기분이 든다. 모든 감정이 섞여 눈물이 터져 나왔다.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


첫 번째 승강전과 이번 승강전에 다른 점이 있었다면 어떤 점들이 있을까?

승강전도 경험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해설진들이 누누이 이야기하듯, 챌린저스 코리아 팀들이 평소 하던대로 하면 승강전에선 어려울 것이라는 게 와닿았다. 그리고 승강전 무대가 주는 중압감도 컸다. 그리고 생각보다 챌린저스 코리아 팀들의 의지가 LCK 선수들의 생존 본능보다 약한 경우가 있다. ‘한 번 해볼까? 될까?’ 같은, 반신반의하는 마인드가 있다.


그래서 이번 승강전에선 두 가지의 포인트를 줬는데, 선수 중 한두 명은 변수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챌린저스 코리아에서만 경력이 있는 선수보다는 좀 더 뭔가를 폭발시킬 수 있는 선수를 데려오고자 했고, 그 것이 리치와 '비욘드'였다. 비욘드도 정상 무대의 기억이 있는 선수다. 비록 지난 해 폼은 좋지 않았지만, 정글러로서 운영을 잘 하는 선수이기에 어느 지점에서 폭발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우리의 포인트는 '절실함'이었다. 삼수생 '구거', 이번 기회가 아니면 안 된다는 입장의 리치와 비욘드 등 절실한 선수들이 모였다. 지난 승강전에서 자주 이야기했던 ‘집중하자’, ‘똑바로 하자’ 같은 말을 이번엔 할 필요가 없었다. 선수들이 모든 자존심을 걸고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략적으로는 제일 잘 하는 걸 자신있게 하자는 방향이었다. 변수를 만드는 픽을 하기보단 자신이 실력으로 변수를 만들어내자는 것. 결과적으로는 잘 되었다.


이제 팀 다이나믹스가 LCK에 승격했는데, LCK에서 이루고 싶은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

성적으로는 플레이오프 진출해보는 것이 목표다. 당장의 목표로는 우리가 충분히 저력이 있는 팀인 것을 보여주고 싶다. 단순히 승리보단 우리의 이름처럼 다이나믹한, 싸움을 피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호전적이고 주도적인 스타일로, LCK에 있어 분위기를 리드하는 팀이 되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APK 프린스를 좋게 본다.

그리고 우리의 기반은 팬들에게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 팬을 포기한 팀은 프로 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제 문을 두드린 신생 팀이니, 나부터 경기장에 먼저 가 팬들과 인사하고 간식도 나눠 드리는 등 노력할 계획이다. 우리가 곧바로 수많은 팬들을 가질 순 없겠지만, 적어도 팀 다이나믹스의 매력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지 못할 정도로 매력 어필을 할 것들을 만드는 게 다음 시즌의 목표다.




내년부터 적용될 프랜차이즈에 대해선 어떻게 준비를 하고 있나?

자세히 말하기는 조심스럽다. 사업 파트너가 정해졌고, 프랜차이즈 진입에 내부적으로 자신을 가지고 있는 상태라고는 이야기드리고 싶다. 우리의 진입 전략은 앞서 말씀드렸듯 전통 스포츠의 노하우와 이스포츠 산업의 성장성의 결합이라는 키워드를 잡았다.

전통 스포츠 시장에서 오래 연구해 왔고 보유한 선수 관리 및 머천다이징에 대한 노하우 등을 적용해야 하고, 물 흐르듯 뛰어난 인재가 유입되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중요하다. 서구권에서는 산업적 분석을 통해 스폰서쉽이 이루어진다면, 아직까지 국내의 스포츠 마케팅 시장은 관계 지향적인 부분이 있다. 이스포츠가 매력있는 시장임에도 불구, 메이저 스폰서들이 넘어오지 않는 이유는 그러한 관계의 부재에 있다고 본다. 스폰서쉽 유지는 스포츠의 상업화와 수익화의 중요한 키워드인데, 그런 점에서 전통 스포츠와의 연계가 이스포츠의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프렌차이즈에 합격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기본적으로 계획이 중요하다. 단순히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닌, 팀 자체를 장기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중시해야 한다. 단순히 몇 년 운영을 보고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스포츠 팀들이 전통 스포츠 팀들처럼 역사를 가질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긴 아이덴티티와 역사를 쌓아 갈 준비가 되었는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얼마나 이스포츠를 중요한 산업으로 생각하는지, 유치한 단어일 수 있지만 ‘진실성’ 이 생각보다 영향을 많이 미칠 것으로 생각한다.


대표 시점에서, 팀 다이나믹스가 다른 LCK 팀들과 다른 점들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답할 수 있겠는가?

아이덴티티 면에선, 우린 사무국과 팀원, 선수단 모두가 똘똘 뭉쳐있다. 각각의 이해 관계보다는 그저 ‘승격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뭉쳤다. 그리고 승격을 했으니 이젠 ‘LCK에서 뭐라도 보여주자’라는 마음이 생겼다. 이런 식으로 심리적으로 잘 뭉쳐있는 것이 우리의 장점이다. 그리고 경기 면에서 발전하고, 포기하지 않는 점에서 앞서 말한 장점이 드러난 듯 하다. 


둘째론 다른 팀들이 감히 하지 않는 수준으로 팬들과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론 운영 중인 한국이스포츠아카데미가 LoL 프로게이머 지망생들을 많이 육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100명 내외로 유지되고 있다. 섬머 시즌에 다이나믹스의 2군 팀과 아카데미 등 피라미드식 육성 구조를 구축해내면, 장기적으로 충분히 경쟁력 있는 팀으로 발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팀을 운영하는데 자신만의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


각자의 전문성을 존중하자는 것이 나의 기본적인 철학이다. 가장 하면 안 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들로는, 대표나 운영 관계자가 선수 영입 및 밴픽, 질책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것이다. 단장과 코치가 모두 자신의 역할이 있는데, 그 역할을 넘어가지 않고 모두가 가진 전문성을 존중하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대신 성적과 책임이 명확해야 하는 것이 프로 팀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로는 팬들과의 소통이 기반되지 않으면, 더 이상 프로 팀이 아닌 광고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스포츠 광고가 일반적인 옥외 광고보다 매력적인 이유는, 팬들의 감정에 기반해서 노출된다는 것이다. 그런 점이 스포츠 광고의 매력이고 장점이기 때문에, 우리는 팬들과 교감하며 원하는 것을 제공해 줄 것이다.

나는 스타크래프트2 이스포츠를 굉장히 좋아했다. 그것을 보면 팬들이 스타크래프트2 이스포츠를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스폰서인 에너지 음료를 자발적으로 구매해 인증을 하는 문화가 있더라. 자신이 보는 리그를 너무 사랑하는 나머지 스폰서를 자발적으로 도와주는, 좋은 사례가 되었다. 단순히 유니폼에 멋지게 브랜드명을 박고 스폰서쉽이 되는 것이 아닌, 정말 팬들의 마음을 감동시킨 후 그 관계에 기반해 노출이 되는 것이 진짜 스포츠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그 기반을 쌓기 위해 우리는 팬들과의 우호적인 관계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스포츠 씬에서, 본인의 궁극적인 목표가 있다면?


나와 팀원들의 목표다. 나는 한국 이스포츠 산업을 아시아 최고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나는 영국이라는 나라를 굉장히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영국이 세계의 문화 산업을 주무를 수 있는 이유는 스포츠나 음악, 패션 등 많은 분야에서 아이코닉한 컨텐츠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다음 세대를 이끌 수 있는 것은 문화 산업이고, 이스포츠는 그 안에서도 좋은 분야라고 생각한다.

다른 수많은 스포츠 종목에서 한국은 도전자의 입장이지만, 이스포츠에서는 여전히 선두가 아닌가. 하지만 그럼에도 최근 이스포츠 최강국이라는 타이틀에 의문을 갖게 되는 이유는, 이스포츠를 산업화하는 것에는 다소 빈약해 왔기 때문이다. 축구로 따지면 브라질과 같은 국가로 발전 중인 것 같다. 좋은 선수는 정말 물밀듯이 나오지만, 이들을 수용하고 더 크게 발전시키지 못하는 부분에서 한국은 이스포츠의 브라질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나는 좀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 한국은 선수 뿐 아니라 인재가 뛰어난 나라이다. 뛰어난 산업적 기반이 있다. 그래서 궁극적 목표로는 이스포츠 산업을 국가 기간산업 수준의 프로 스포츠 산업화를 시키는 것이다. 차근차근 해나가고 있지만, 지금 당장의 목표가 있다면 LCK 프랜차이즈에 진입하여 이 꿈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싶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생한 선수들 및 코칭 스태프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이스포츠 역사의 중요한 스토리를 함께 만들어 왔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승격, 마지막 도전의 주인공이라는, 그런 자부심을 같이 가졌으면 좋겠다. 또한 그 과정에서 작은 회사인 우리들을 도와주신 관계자 분들이 참 많다. 우리의 진심을 알아주고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팀 다이나믹스 팬들에게도 한마디 부탁드린다.

우리는 팬들과 하나 하나 이야기 나누고 가까워지는 계기를 갖고 싶다. 그 어떤 팀보다 그런 부분에서 우리는 열려 있을 것이다. 편하게 입덕해주시고, 사랑해달라.

별도로 하고 싶은 말은, 이스포츠에 산업 인재가 정말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스포츠 산업을 이해하고, 전문성을 가진 인재들 말이다. 나는 큰 일을 하고 있진 않지만, 스포츠 산업 인재를 지망하는 분들이 내게 많은 문의를 해오곤 했다. 나는 그런 부분에선 성심성의껏 시간을 내 도와드리곤 했다.


이 인터뷰를 보며 이스포츠 산업에 관심이 생긴 분들께는 내가 비록 부족하지만 여러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이 분야에 매력을 느끼고 들어와줬으면 한다. 언제나 편하게 연락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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