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초의 마비노기 오케스트라, "이제 게임속에서도 즐긴다"

인터뷰 | 양영석 기자 | 댓글: 10개 |



5월 3일, 넥슨은 자사가 서비스 중인 온라인게임 ‘마비노기’의 OST 공연 ‘게임 속의 오케스트라: 마비노기’ 를 진행했다.

‘게임 속의 오케스트라: 마비노기’는 오는 5월 3일 19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400여 명의 유저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행사로, 이번 공연에서는 80인 대규모 오케스트라단으로 구성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유저들의 추억 속에 자리 잡은 ‘마비노기’ OST 16곡을 오케스트라로 재해석했다.

마비노기는 과거부터 OST에 많은 유저들이 관심을 보였고, 애정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에 최초로 진행되는 마비노기 오케스트라는 나오의 테마인 '흰 사슴 이야기', 퍼거스의 테마인 '망치 끝에 걸린 달빛'등 기존의 테마를 새롭게 오케스트라에 맞춰 편곡한 곡들로 구성됐다. 또한 마지막 앵콜곡은 많은 유저들이 기억하는 오프닝곡, '어릴 적 할머니가 들려주신 옛 전설'이 공연됐다.


또한 콘서트의 모든 순서가 종료된 이후, 넥슨은 '판타스틱 하모니' 업데이트 내용을 콘서트홀에서 영상을 통해 발표했다. 마비노기 판타스틱 하모니 업데이트는 음악 플레이를 통한 펫의 육성과 역할의 확장 및 다양한 공연 요소가 추가되는 대형 업데이트다.

플레이어는 연주 감상, 연주 스킬 사용이나 공연 감상 등 마비노기 내에서 음악과 관련된 액션을 통해 발동하고 성장하는 다양한 시스템을 만나볼 수 있게 된다. 신규 펫 환생 시스템으로 자유롭게 펫을 환생시킬 수 있으며 펫 전용 '샤인 오브 이웨카'가 추가되고 특기 시스템도 등장하는 등 펫의 성장을 도와주는 다양한 장치가 추가될 예정이다.

또한 신규 콘서트 홀인 '아르페지오'가 이멘마하 호수에 세워진다. 아르페지오는 공연 준비와 진행 상황에 따라서 거대한 벽이 생성되는 가변형 무대를 제공하는 콘서트홀이다. 또한 숲속등 컨셉에 따라서 무대가 변화하기도 하며, 공연 주최 유저가 핀 포인트 컬러 변경 등 다양한 세팅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분수, 폭죽, 조명쇼, 꽃가루 효과, 연기 등 공연 중 다양한 연출도 가능하다.

여기에 마비노기 최초로 타악기인 '드럼'이 추가된다. 드럼은 특유의 시각 효과와 모션을 가지고 있고, 다른 악기보다도 강렬한 시선을 끄는 비주얼을 보여준다.

이 외에도 오케스트라곡을 중심으로 연주하는 '에린 필하모닉'이라는 NPC 콘서트를 진행할 방침이다. 또한 대관, 입장권 가격 설정 등 무대 세팅부터 연출 효과까지 직접 유저가 펼칠 수 있는 '밀레시안 콘서트'도 진행하며, 게임 BGM을 디지털 앨범 수록 버전으로 들을 수 있는 새로운 옵션도 추가된다. 게임에 오케스트라 콘텐츠와 동시에 진짜 오케스트라가 추가되는 셈이다. 마비노기의 대형 업데이트 '판타스틱 하모니'는 5월 9일 정식으로 업데이트된다.

이번 마비노기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맞이해, 게임 내 음악 콘텐츠 담당자인 김형선 리더와 마비노기 OST 오케스트라를 맡은 김가해 편곡자를 만나 이번 마비노기 오케스트라에 대해서 좀 더 상세한 내용을 들어봤다. 인터뷰에는 인벤을 비롯한 다수의 매체가 참석했다.



넥슨 마비노기 팀의 김형선 리더

Q. 오케스트라가 대중에게 흔한 음악은 아니다. 마비노기 공연을 오케스트라로 진행하는 이유가 있나?

김가해
=오케스트라는 대중음악과는 달리 접하기 어렵기도 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오케스트라는 작게는 60인조, 크게는 80~100인조까지 연주자들이 모여 웅장한 사운드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 80명의 인원들이 한 번에 연주를 하는 걸 들으면 감성이 깨어나지 않을까. 요즘 게임에는 기계적인 음악이 많이 들어가는 편인데, 오케스트라는 기계적인 음악보다 더 감성적인 느낌이 큰 것 같다.

그래서 감성적인 부분을 많이 살리고자 오케스트라로 편곡하는 걸 생각했다. 맨 처음에 생각할 때도 편곡에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이 '향수'를 자극한다는 부분이었다. 마비노기의 초기 음악의 경우는 멜로디가 좋은 경우가 많다. 그런 걸 좀 더 웅장하고 풍성하게, 편곡하면서 유분들에게 많은 향수를 불러일으키고자 한 부분이 있다.


Q. 오케스트라에 맞춰 편곡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김가해
=맨 처음에 만들었던 원곡들이 아무래도 마비노기 자체가 캐주얼한 스타일이고 사운드도 거기 맞춰져있는 편이다. 가볍고 미디 사운드가 많다. 그걸 오케스트라로 풀어내면서 어떻게 원곡에 있는 감정을 살릴 수 있을까 하는 게 고민이 많이 됐다. 그런 부분이 좀 어려웠던 것 같다.


Q. 이번 업데이트는 음악 콘텐츠를 중심인 것 같은데, 이전에도 음악 중심의 콘텐츠가 업데이트가 있었는데 그것과는 어찌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김형선
=이번 공연에 발맞춰 판타스틱 하모니라는 업데이트로 대형 공연장이 추가된다. 이멘 마하에 호수를 배경으로 하는 큰 아르페지오 콘서트홀. 거기서 NPC들이 공연을 하게 되고, 유저들도 대관해서 공연을 할 수 있다. NPC나 유저 공연이 그동안 없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좀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좀 유저들이 공연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보면 된다.

이번에는 좀 더 '음악'에 포커싱을 둔 부분이 있었고, '음악을 왜 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유저들도 음악을 하면서도 이득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 그래서 목표점으로 둔 게 '펫과의 교감'이었다. 펫이 좀 더 강해질 수 있는 부분, 역할을 확장시켜줄 수 있는 부분을 판타스틱 하모니 업데이트의 초점으로 맞췄다고 보면 된다.




Q. 예술의 전당을 장소로 선정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은데,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진행한 목표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김가해
=메이플스토리의 오케스트라도 같은 폼으로 진행한 적이 있다.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악단과 함께 '게임 속에 오케스트라'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매년 다른 프로젝트들로 오케스트라 공연을 게임과 접목해서 보다 더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쉽게 만드는 프로젝트다. 올해는 마비노기와 함께 하고 싶다고 해서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진행하게 됐다.


Q. 이번에 연주하게 된 16곡 선정의 기준과 이유가 궁금하다.

김가해
=편곡을 위해서 먼저 곡을 한 번 봤다. 그런데 서비스 10년이 넘어가는 게임이다 보니 350곡이 넘더라. 이 중에서 곡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인기 있는 곡들도 많고, 개인마다 선호하는 취향도 다 달랐다. 그래서 개발팀과 여러 의견을 취합해서 지금의 16곡을 골랐다. 가장 대표성이 있는 곡들을 위주로 골랐다고 본다. 그중에서도 정말 편곡이 어렵다고 생각되는 곡은 제외됐다. 편곡할 여지가 많은 곡들 중에서도 인기가 많고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곡들. 그걸 기준으로 편곡 리스트를 만들었다.



이번 오케스트라를 맡은 넥슨 사운드팀의 김가해 편곡자

Q. 이멘 마하에 공연장을 만든다고 했는데, 이멘 마하는 접근하기 어려운 도시 중 하나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있나?

김형선
=사실 이멘 마하에서 꼭 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위치를 잡는데 많은 고민을 했었다. 예쁜 곳도 중요하고... 그래도 이멘 마하에는 '네일'도 있고, 음악과 관련된 부분이 있는 도시다. 그래서 이멘 마하에 유저들도 많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해서 선정했다. 과거 이멘 마하는 주요 도시 중 하나였는데, 이제는 점점 잊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기억을 해줬으면 하는 마음도 담았다.


Q. 이번 업데이트로 '펫'은 어떻게 강해지고 성장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펫의 '역할 확장'이라고 보면 된다. 펫이 환생할 때마다 특별한 능력을 선택할 수 있게 되고, 선택한 능력에 따라서 다음 생에 여러 가지 효과를 받을 수 있다. 지금 당장은 펫이 소환돼서 여러 가지 전투를 하는 데에 집중되어 나갈 것 같지만, 이후로도 여러 가지 펫의 역할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다.



'펫'의 성장과 능력도 개편이 이뤄진다.

Q. 오늘 연주 16개 곡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이 무엇인가?

김가해
=철저히 개인적인 주관인 걸 미리 말씀드린다. 개인적으로는 앵콜 곡인 '어릴 적 할머니가 들려주신 옛 전설'이 가장 기대된다. 이 곡은 마비노기 오픈 때부터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곡이다 보니까, 편곡된 버전도 20여 개 정도 된다. 모든 장르로 다 편곡이 된 것 같은데, 이제 오케스트라로는 처음이다.

어떤 부분을 잘 표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했다. 그래서 가사가 들어가는 곡은 유저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되는 내용을 담아 "옛날엔 이랬었지"하는 걸 느꼈으면 하고 많이 생각하면서 진행했다. 그래도 '어릴 적 할머니가 들려주신 옛 전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Q. 편곡자마다 서로 선호하는 악기가 좀 다른 부분이 있을 것 같다.

김가해
=악기마다 특성이 다르다. 관악기에서도 플루트 같은 경우는 여성스럽다고 표현을 많이 한다. 여성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플루트를 쓴다던가, 웅장한 소리를 내고 싶다면 관악기의 호른이나 트롬본, 트럼펫을 통해 웅장한 소리를 내서 사용하는 부분이 있다. 작곡가들마다 다른 여성적인 걸 좋아하거나 좀 더 강한 걸 좋아하는 성향이 있고, 성향에 따라 선호하는 악기가 다르다. 마비노기 오케스트라는 각자의 색보다는 게임의 테마에 맞게, 어떤 사람의 테마인지 어떤 마을의 테마인지 고려를 해서 악기 선택을 많이 했다.


Q. 이번 업데이트에 드럼이 있다. 일렉기타와 드럼이 잘 어울릴 거 같은데 이제 나온 이유나 개발에 어려웠던 점이 있나?

김형선
=이전에도 일렉 기타 보면서 드럼만 들어가면 딱 밴드가 되겠구나 하고 생각을 했다. 이건 유저들도 아쉬워했을 것 같고, 언젠가 넣자고 했는데 이번에 들어가게 돼서 기쁘다. 그리고 드럼은 타악기라서 기존 악기와 달리 구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그러면서 멜로디가 있기도 하고, 악보도 다르게 봐야 한다.

북이나 타악기는 보통 한 소리만 내는데, 드럼은 여러 가지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다. 이를 어떻게 악보에서 표현할지, 연주에 따라 모션을 어떻게 할지 맞추는 게 어려웠던 것 같다.



새롭게 추가되는 타악기, 드럼

Q. 게임 오케스트라는 공연 뒤쪽에서 게임 영상이 나오는 포맷을 많이 취하는데, 마비노기는 어떻게 이를 구성했는지 궁금하다.

김형선
=기대해주셔도 될 것 같다. 마비노기에 많은 콘텐츠가 있고, 유저들이 추억하고 있는 콘텐츠가 있을 것 같다. 그런 걸 위주로 영상을 만들었고, "나도 저랬었지"하거나 "나도 하고 싶다"하고 떠올릴 수 있는 걸 위주로 넣었다. 레이드 장면을 위해서 연출하고 노력했던 다양한 부분이 있다. 좀 고생을 해서 기억이 남는다.


Q. 일렉기타의 경우는 상점에서 구입이 아니었는데, 드럼은 어떤 형식으로 유저들이 얻을 수 있게 되는지 궁금하다.

김형선
=설치형 대형 악기로 잡혀있어서 교역 상점에서 얻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또한 업데이트와 함께 관련 이벤트가 준비될 텐데, 그걸 통해서도 얻을 수 있게 될 것 같다.


Q.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작년 메이플에 이어서 두 번째로 진행하게 됐는데, 교향 악단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김가해
=기성 교향 악단이라고 한다면, 클래식 곡을 많이 연주한다. 그런 곡들은 거의 평생을 계속 연습을 하는 곡들이다. 테크닉이 어려워도 그 곡들을 수월하게 잘 하실 수 있다. 하지만 게임 음악은 그렇게 어릴 때부터 몇 년간, 합을 맞춰온 음악이 아니라서 연주자들을 배려하는 부분도 있다. 최대한 연주자들이 쉽게 연주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부분도 있다.

조금 더 퓨전이라고 해야 하나? 현대 음악 악기들을 추가하는 부분이 있다. 공연을 보시면 알겠지만 스네어라던가, 세트 드럼 등 다양한 악기들이 있다. 그런 부분이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고, 우리가 편곡한 곡들이 멜로디가 클래식 음악과는 다르게 강조가 되어 있다. 선율을 연주하시는 데에 있어서 좀 더 감성적이라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이번 오케스트라에 연주된 16곡.


Q. 게임 오케스트라를 진행하는 입장으로서, 게임 업계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가?

김가해
=개인적으로도 비디오 게임 라이브 등 연주를 즐겨보는 입장에서, 이런 문화들이 좀 더 많아져서 게임 콘텐츠가 게임 안 뿐 아니라 밖으로 나와서 문화 확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문화 확장돼서 많은 대중에게 친근감 있게 다가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공연도 국내에서 또 하나의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김형선
=욕심 같아서는 넥슨만의 아이덴티티라고 하고 싶긴 하지만, 넓게 봐서는 다른 회사들도 게임 음악으로 공연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금은 마비노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마비노기 오케스트라를 보러 오지만, 좀 더 대중적으로 게임 음악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공연으로서 봐주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접근하면서 많은 분들이 게임을 좋아해 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Q. 연주회가 끝나면 음원을 어떤 매체에 기록하는게 좋을 것 같다. OST 발매나 영상, 혹은 게임 속에서 활용될 여지는 없는가?

김형선
=오늘 오케스트라 못 오셔서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오늘 연주되는 공연을 5월 중에 NPC들로 이뤄진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그리고 게임 내 BGM에서 옵션이 들어간다. 또한 오늘 녹음한 버전들을 삽입하고, 유저들이 원하는 대로 변경해서 게임을 하면서 들을 수 있다.

Q. 마지막으로 판타스틱 업데이트를 기다리는 유저, 그리고 마비노기 오케스트라를 기대하는 유저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부탁한다.

김형선
=마비노기가 이름의 유래도 그렇고. 처음부터 연출하는 합주가 있었고. 음악과 떨어질 수 없는 게임이다. 공연도 준비했고, 15주년을 맞이하면서 '판타스틱 멜로디'라는 이름을 쓴 것도 음악과 같은 여러 가지를 보여주고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중 하나로 오늘 공연을 준비했다. 다 같이 즐겨주시고 좋게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음 주 판타스틱 하모니 업데이트로 공연에 있어서 불편했던 점을 많이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으니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김가해
=저도 마비노기 유저이고, 15살부터 계속 플레이를 해왔다. 유저로서 콘텐츠를 만들면서 "이러면 유저들이 좋아하겠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나의 선물로서 준비를 많이 했고 "음악적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있어서 만전을 기하도록 노력하겠다"하는 다짐을 많이 했다. 이 공연뿐 아니라 체코에서도 녹음을 해서 오케스트라 앨범을 발매를 3월에 한 번 했는데, 5월 중순에 우리가 녹음한 10개의 곡이 다 공개가 될 텐데, 그때 또 다 같이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다.









박웅석 디렉터도 이번 공연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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