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019] AxE의 '밸런스 찾아 삼만리', 그 실수를 논하다

게임뉴스 | 원동현 기자 |


▲ [넥슨레드 임효상 밸런스 기획자]

  • 주제: AxE 밸런싱 포스트모템 - 한 개의 게임으로 세 가지 다른 밸런스를
  • 강연자 : 임효상 - 넥슨레드 / NEXON RED
  • 발표분야 : 게임기획
  • 권장 대상 : 시스템 디자이너, 밸런스 디자이너
  • 난이도 : 사전지식 불필요 : 튜토리얼이나 개요 수준에서의 설명


  • [강연 주제] 모바일 MMORPG 프로젝트인 AXE에서 밸런스 담당 기획자로 일하며 하나의 게임을 한국, 일본, 글로벌에 맞춰 밸런스 디자인했었습니다. 서비스하는 국가별로 유저의 성향과 익숙한 성장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밸런스 기획자로써 주어진 환경 내에서 유저의 성향에 맞는 밸런스 방식을 찾아내서 적용시켜야 했습니다. 그 결과 AXE는 3가지 다른 유형의 밸런스를 가진 게임이 되었습니다. 한국 런칭부터 라이브 서비스, 그리고 여기서 얻은 데이터와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과 글로벌까지 어떤 생각으로 밸런스 작업을 했는지 되돌아볼 예정입니다.

    금일(25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서는 NDC(Nexon Developers Conference)의 2일 차 행사가 진행됐다. 2일 차에는 총 40개의 강연이 준비되었으며, 넥슨레드의 임효상 기획자는 금일 오후 넥슨 1994홀에서 연단에 올라 ‘AxE 밸런싱 포스트모템 - 한 개의 게임으로 세 가지 다른 밸런스를’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해당 강연에서는 한국, 일본, 글로벌 총 3가지 서버를 개발 및 운영하며 깨달은 다양한 밸런싱 노하우와 시행착오에 대해 논했다.


    ■ 주제1 - 액스의 밸런스, 예상치 못한 문제들




    현재 액스(AxE)는 한국, 일본, 글로벌 세 가지 프로젝트로 나뉘어서 서비스 중이다. 각 국가별로 밸런스가 상당히 다른데, 이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 사실이다.

    애초에 왜 밸런스를 다르게 했을까? 이는 국가간의 차이에 기인하다. 국가별로 법이 다르고, 서비스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FAITH라는 이름으로 서비스 중인데, 컴플리트 가챠 관련법에 의해 장비 세트 효과를 제외해야만 했다. 또한, 한국은 RPG 특유의 성장 감각에 익숙하지만 기타 국가는 그렇지 않다. 아울러 국가 별로 소득이 다르고, 소비 패턴이 다르기에 BM이 달라져야만 했고, 이에 따라 밸런스 역시 조절되어야했다.

    물론 기본 방향성은 같았다. 전투를 재밌게 만드는 것, PK의 묘미를 살리는 것, 모바일의 한계를 인지하고 전투를 쉽게 만드는 것, 그리고 성장하는 맛이 남도록 점점 강해지는 재미와 목표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 최고 능력치를 먼저 정하고, 세분화해간다

    액스는 밸런스를 설정할 때 전체 공급량을 우선 계산한다. 쉽게 말해 최고로 성장한 유저의 능력치를 미리 정해놓는 것이다. 이후, 능력치의 종류와 공급 비율을 분배한다. 이후 요소 별 최고 능력치를 다시 정해 나누고, 레벨과 등급에 따른 성장 수치를 계산한다.

    예를 들어, 영웅 무기는 1레벨이 오를 때마다 310의 공격력이 상승하지만, 전설은 1레벨마다 620이 올라간다. 즉, 등급이 오를 수록 점점 빠르게 쎄지는 감각을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밸런스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특정 요소에 너무 몰려있지는 않은지, 너무 OP인 능력치가 있지는 않은지, 공급량은 적당한지, 능력치 조합의 밸런스는 잘 맞는지 등 고려해야할 게 상당히 많다. 이는 국가 별로 밸런스가 다르기에 전부 따로 작업했다.



    ▲ 물고 물리는 메타를 추구했으나...

    원래 액스는 ‘메타의 변화’를 추구했다. 계속 똑같은 패턴의 전투만 하면 질리니, 무기에 상성을 넣어 유저들이 전투력에만 휘둘리지 않도록 설계하고자 했다. 예를 들어, 치명타 확률 메타에서 치명타 저항과 스킬 데미지 상승 메타로 넘어가고, 이후에는 스킬 저항과 고정 피해 메타가 뜨는 이런 판국을 원했다.

    또한, 실제 전투와는 크게 상관 없는 능력치가 전투력을 올리는 ‘뻥투력’ 현상을 해결하고자 했다. 실제 강함의 척도를 최대한 근접하게 보여주는 공식을 별도로 마련해 전투력 시스템을 완전히 새로 개발했다.

    그러나 문제는 존재했다. 일단 메타 조성을 위한 장비 교체에 실패했다. ‘샌디움’에서 ‘에소스’ 무기로 바뀌어가는 메타를 그리고 싶었지만, 고레벨 유저들이 크게 반발했다. 이미 에소스 무기는 출시가 됐고, 메타는 바꾸지 못하게 됐고, 이런 와중에 꾸준한 성장감은 주어야 하니 끊임없이 인플레이션이 일어났다. 훗날 ‘고대 에소스’ 무기까지 가서야 일종의 패시브 스킬을 통해 어느정도나마 메타를 부활시킬 수 있었다.



    ▲ 유저들의 반발을 예상치 못했다

    뻥투력 역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았다. 회피율과 치명타 관련 능력치가 전투력을 너무 많이 올려준다는 게 드러나고, 유저들이 효율 좋은 능력치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뻥투력’ 현상이 야기된 것이다. 또한, 선호하는 세팃이 생겨나 장비 세팅이 일원화됐다.

    아울러 레벨 허들 역시 문제로 꼽혔다. 유저들의 메인 퀘스트 소모 속도를 레벨 허들로 조절했는데, 레벨업 과정이 너무나 지루하게 변해버린 것이다. 성장 허들을 넘으면 재밌지만, 그 이전에 이탈을 하는 인원이 늘어났다.

    결과적으로 한국 서버의 문제점으로는 ‘뻥투력’, ‘장비 교체 실패’, ‘너무나 많이 풀려버린 능력치’, ‘레벨 허들’ 등을 꼽을 수 있다.



    ■ 주제2 - 환골탈태한 일본 FAITH,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났다



    ▲ 액스의 일본 서비스명은 'FAITH'

    일본에서는 FAITH란 이름으로 출시했다. 일본 서버는 한국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다르게 접근했다. 개선에 대해 현지화까지 이루어졌다. 한국의 뻥투력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능력치 별로 반영 팩터를 설정하고 여기에 아주 단순한 덧셈을 하는 형식으로 변경했다. 즉, 전투력이 실질적 강함을 그대로 반영해주지는 못 하지만, 유저들이 훨씬 직관적으로 전투력을 파악할 수 있게된 것이다.

    또한, 일본은 PVP를 선호하지 않는 나라다. 그래서 야수, 마물, 정령, 용족 등 PVE 전용 ‘속성’을 넣었다. 속성 장비를 여러개 키워 때에 맞춰 변경해 쓰는 시스템이다.

    레벨 허들은 아예 삭제해서 캐릭터가 충분히 강하다면 막히는 일 없이 쭉쭉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



    ▲ 하지만, 너무나 생소했던 수직적 성장 구조

    하지만, 역시나 문제가 발생했다. 유저들이 승급과 초월을 하지 못하고 성장이 멈추어버린 것이다. 한국에서는 익숙한 시스템이지만, 일본 유저에겐 생소했던 것이다. 일본은 수평적 성장 구조 게임이 지배적이고, 유저 패턴도 이에 적합하다. 그에 반해 FAITH는 경쟁 게임에 비해 수직 성장 구조가 너무 과했다.

    속성 시스템 역시 아쉬운 결과를 낳았다. 게임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PVP 성향이 속성 시스템과 크게 어우러지지 못한 탓이다. 게임의 ‘엣지’라 할 수 있는 게 PVP인데, 속성은 이와 전혀 무관하니 키워야 할 당위성이 부족했다.


    ■ 주제3 -글로벌 서버, 너무 쉬워도 문제다




    최근 2월 21일에 글로벌 서버를 런칭했다. 특화형 캐릭터를 만들고, 전투력 허들을 변경했다. 장비를 교체하는 것에 유저들이 너무나 힘들어했기에 ‘룬’을 이용해 스테이터스 특화를 가능케 했다. 장비 교체의 부담이 상당히 적은 것이 장점이었다. 또한, 상위 유저들의 룬 세팅을 볼 수 있는 기능을 마련해 세팅의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전투력 허들은 기존 한 지역에 3개가 존재했지만, 글로벌에서는 한 지역에 1개만 두었다. 맨 마지막 단계에만 두어 새로운 지역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설계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부작용이 나타났다. 한국에 비해 성장도 빠르고, 재화 공급도 풍부한 편인데, 5지역 마지막에 갑자기 급작스런 허들이 나타나니 오히려 유저들이 급격한 부담을 느끼고 이탈하기 시작한 것이다.



    ▲ 왜 갑자기 어려워지나요?

    액스의 좋은 점을 돌이켜보자면, 먼저 ‘쉽고 재미있는 전투를 만들어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캐릭별 밸런스가 상당히 잘 짜여졌으며, 이는 콜로세움과 PVP 콘텐츠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다만, 성장 공백이 오는 구조인 탓에 어느 순간 유저들이 ‘현자타임’을 맞이하게 되는 문제가 있었다. 또 장비 중심의 성장 구조로 인해 성장의 역치가 낮아져 재미가 떨어진 부분도 있다.

    좋은 밸런스는 균형을 만드는 게 아니라 합리적인 차이를 만드는 것이라는 걸 명심해야 한다. 유저가 행동하고 결정하는 모든 것이 성장에 영향을 주어야 하며, 동기를 줄 수 있는 목표를 보여주고, 이에 보상이 따라야 한다. 또한, 성장의 가치를 지켜주어야 하고, 수치가 아닌 재미와 감각을 통해 답을 알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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