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019] "컨펌을 위한 컨펌은 안녕", 카트라이더 '갓 테마' 제작기

게임뉴스 | 원동현 기자 |


▲ [넥슨코리아 김태완 레벨 디자이너]

  • 주제: 카트라이더 아스가르드 귀환 GOD 테마 제작과정 - 갓트라이더에 부스터를 단 테마 트랙 제작과정
  • 강연자 : 김태완 - 넥슨코리아 / NEXON KOREA
  • 발표분야 : 비주얼아트&사운드, 게임기획
  • 권장 대상 : 레벨디자이너, 배경디자이너, 게임아트관련 개발자
  • 난이도 : 사전지식 불필요 : 튜토리얼이나 개요 수준에서의 설명


  • [강연 주제] 카트라이더의 테마는 2004년 6월 오픈이후 2005년 7월부터 평균 6개월에 한번씩 레이싱 테마를 발표해 오고 현재까지 25개의 테마가 출시 되었습니다. 작년 2018년에는 도검테마, GOD테마의 두테마가 업데이트 되었고 최근에 GOD 테마는 카트라이더의 새로운 도약과 더불어 인기테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GOD 테마를 중심으로 컨셉의 발상부터 제작과정에 이르기까지 카트라이더 테마의 제작과정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되실 수 있을 것 같고 카트라이더의 테마가 오랜기간 사랑받아온 이유에 대해서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금일(26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서는 NDC(Nexon Developers Conference)의 3일 차 행사가 진행됐다. 3일 차에는 총 29개의 강연이 준비되었으며, 넥슨코리아의 김태완 레벨 디자이너는 금일 오후 연단에 올라 ‘카트라이더 아스가르드 귀환 GOD 테마 제작과정'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해당 강연에서 김태완 레벨 디자이너는 최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카트라이더 '갓 테마'의 제작 방식과 작업 프로세스에 관한 노하우를 공유했다.

    * 본 강연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강연자의 시점으로 서술되었습니다.





    최근 카트라이더는 차트 역주행을 하고 있다. 인기가 부쩍 오르며 ‘갓트라이더’라는 별명도 얻었다. 정말 이에 착안해서 ‘갓(GOD)’을 활용한 테마를 만들자고 결정했다. 보통 ‘신’이라 하면 그리스 신화 쪽으로 떠오르기 마련이지만, 카트라이더는 북유럽 쪽을 택했다. 토르, 오딘 등 익숙한 캐리거를 다룬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프리 프로덕션(Pre-Production), 이 개념은 디즈니와 픽사 같은 대형 애니메이션 영화사에서 자주 쓰는 용어다. 본 작업에 앞선 준비 작업을 의미한다. 이번 카트라이더 ‘갓 테마’ 작업은 이런 준비 작업 단계를 오래 거쳤다.

    보통 라이브 조직에서 신규 테마를 제작한다는 건 새로운 프로젝트의 출범을 의미한다. 당시 겨우 4명 남짓한 인원이 90일이란 기간 동안 새로운 테마를 개발해야 했다. 버그 수정이나 기타 업무로 약 20일이 빠질 것을 계산하면, 사실상 70일 정도가 남았다. 또 하필 신규 테마가 ‘갓(GOD)’인지라 난이도 역시 상당히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 만만치 않았던 일정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최소 인원으로 최고 퀄리티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답은 과거에 있었다. 과거 개발일지, 주간보고, 업무 피드백 등을 점검하고 개발자 면담을 진행했다. 이 외에도 NDC, GDC 등에서 발표된 작업 프로세스 관련 세션을 연구했다.

    쭉 돌이켜보니, 과거 카트라이더 개발 초기 프로세스가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 드러났다. 제작과 무의미한 컨펌의 역속이었다. 이런 형식적인 컨펌은 효율을 굉장히 떨어뜨린다고 판단, 컨펌 단계를 과감하게 없애고 대신 개발자에게 개념을 확실히 이해 시키는 프리 프로덕션 단계를 두었다.



    ▲ 컨펌을 위한 컨펌은 안녕

    우선 각기 다른 ‘갓 테마’에 대한 이미지를 하나로 모았다. 북미쪽 용어로 필라(Pillar, 기둥)라는 단어가 있는데, 프로젝트의 핵심 방향성, 목표 등을 뜻한다. 어느 정도의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서라도 이 기둥을 단단하게 만들고 가는 것이 거시적으로 봤을 때 효율적일 것이라 판단했다.

    어떤 작업을 시작할 때 단순히 말로 커뮤니케이션하는 건 상당히 애매모호하다. 이에 각자 이미지를 모아 ‘갓 테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으나, 역시나 뭔가 부족했다. 이후 갓 테마에 어울리는 영상을 모아 카트라이더와 합성해 팀 내에 공유하니 서서히 감을 잡는 모습이 보였다. 프로토타입을 제작했을 때는 확실한 실루엣이 잡혔다.

    이렇듯, 기둥을 잡으면 팀원의 인지 상태가 크게 달라진다. 과거에는 모호한 이미지만으로 작업을 이어갔지만, 단단한 기둥 덕에 팀원 간의 연결고리가 생겼으며 서로 확신을 가지게 됐다. 원화가 역시 상당히 좋아했다. 모두가 이미지를 확고하게 가지니, 작업의 결과물이 확연히 달라졌다.



    ▲ 차이는 엄청났다

    작업은 비행기의 이륙부터 착륙까지의 과정과 비슷하다. 목적지에 가기 위해 기장이 기기를 정확하게 세팅하면, 예정 시간에 거의 딱 맞게 목적지에 도착한다. 하지만, 세팅이 제대로 안 되면 어떻게 될까? 정말 몇백시간을 공중에서 체류할지도 모른다.

    초반에 ‘언젠가는 대충 되겠지’라는 생각을 가지는 건 정말 위험하다. 명확한 토대를 갖추고, 확고한 방향성이 제시되면 작업자 스스로 이끌어가는 힘을 얻는다. 그래서 비행기가 이륙할 때 연료 절반가량을 소모하듯,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도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

    실제로 갓테마는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를 보였다. 공개 이후 게임 점유율 6위를 달성했으며, 인기 트랙 상위권에 갓테마가 3개나 들어갔다. 내부적으로는 짧은 시간 안에 재미를 잡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어떤 일이든 올바른 방향과 기초가 중요하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듯, 프리 프로덕션과 기둥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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