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2019] 점점 수요가 높아지는 테크니컬 디자이너, 어떤 직군일까?

게임뉴스 | 윤서호 기자 | 댓글: 1개 |


▲ 세드릭 오트빌 구글 딥마인드 테크니컬 디자이너

초창기 게임은 플랫폼의 한계로 인해 구현할 수 있는 것이 적었다. 자연히 단순한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었고, 작업 자체가 비교적 간단했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하면서 게임 내에서 구현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 다양한 영역의 작업이 필요해졌다. 뿐만 아니라 각 영역별로 새로운 기술이 계속 등장하면서, 각 직군별로 더 높은 전문성을 요구하게 됐다.

직군별 인원들이 각자의 영역에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다른 직군의 일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자신이 맡은 일과는 전혀 다른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어느 한 직군만으로 게임은 완성할 수 없고, 결국 이들을 중간에서 조율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10년 전 GDC에서 처음으로 언급된 '테크니컬 디자이너'는 게임 개발에 필요한 기술적인 부분과 아트 및 기획 등 창작에 관련된 영역 모두를 파악해서 개발 작업을 보다 더 효율적으로 돕는 직군이다.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직군이지만, 가면 갈수록 그 필요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다.

이번 GDC 2019에서 '테크니컬 디자이너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시작한 세드릭 오트빌 딥마인드 테크니컬 디자이너는 드밸리 엔터테인먼트에서 '크래시 오브 더 타이탄즈' 프로그래머로부터 커리어를 시작했으며, 그 뒤로는 '페이블3'의 GUI 스크립터이자 미션 스크립터로 재직했었다. 이후 '언틸 던'의 테크니컬 디자이너를 맡은 뒤, 현재는 구글 딥마인드에서 테크니컬 디자이너로 근무 중이다.




강연을 시작하면서 오트빌 디자이너는 테크니컬 게임 디자인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정의했다. 그는 과거 기술적인 부분과 아트를 아우른다는 점 때문에 어렵게 생각하지만, 좀 더 간단하게 생각하면 '게임을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 그 이상'이라는 것이다. 즉 아이디어에서 멈추지 않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까지도 고려하고 작업해나가는 과정이다

그런 만큼 테크니컬 디자이너라는 직군을 지망하는 사람은 타 직군 지망자에 비해서 적은 편이다. 아는 사람도 적고, 아직도 직군 훈련에서는 잘 언급이 안 되는 데다가 기업체나 개발팀에서도 그들을 어떻게 채용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기 떄문이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원인은, 회사에서 다양한 직군과 롤이 있지만 담당자들이 그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오트빌 디자이너는 꼬집었다.



▲ 테크니컬 디자이너라는 말이 등장하고, 본격적으로 사용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그렇다면 채용 공고, 취업 사이트에서 흔히 말하는 테크니컬 디자이너는 어떤 직군일까? 일반적으로 크게 책임감과 요구 스킬 두 가지 영역에서 테크니컬 디자이너를 정의한다. 바꿔서 이야기하면 코딩을 할 줄 아는 기획자, 혹은 레벨 디자인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래머 이와 같은 식으로 치환이 가능하다.

물론 테크니컬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조건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테크니컬 디자이너의 일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오트빌 디자이너는 지적했다. 실제로 그가 테크니컬 디자이너를 하면서 느낀 바로는, 테크니컬 디자이너는 기획팀의 대변자이기도 하고, 다른 부서의 업무를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는 스킬로 다른 동료들의 지원이 주 업무다.



▲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테크니컬 디자이너는 기획자+기술자다

이런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필요한 능력이 무엇일까? 기획팀을 대변하기 위해서는 우선 워크플로우를 알아야 한다. 그는 구글에 오기 전에 슈퍼매시즈 게임즈에서 '언틸 던' 개발팀의 테크니컬 디자이너로 일했었다. 그가 들어갔을 때 처음으로 맡았던 일은 발전기를 돌리는 씬을 개선하는 일이었다. 그때 당시 빌드를 보면 퀵타임 이벤트인데도 지금보다 더 복잡한 조작을 요구했는데, 이에 대해서 팀원 간에 갈등이 있어서 테크니컬 디자이너인 그가 개선책을 내놓고 중재할 필요가 있던 것이다.

이런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추가로 프로그래밍 팀이나 애니메이션팀에서 어떤 툴을 쓰고 있으며, 어떤 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나 아는 것이 필요하다. 아트팀에서는 또한 어떻게 작업하고 있고, 에셋이 툴에 맞게 작성되고 있나도 체크할 필요도 있다.



▲ 실제로 테크니컬 디자이너의 업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부서의 서포트다

이렇듯 테크니컬 디자이너의 업무를 보면 다른 팀과의 파이프라인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적당하다고 오트빌 디자이너는 지적했다. 단순히 기획자+기술의 개념이 아닌, 중간에서 다른 팀을 연결해주고 중재하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테크니컬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선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 오트빌 디자이너는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학습하는 법을 배우고, 계속 무언가를 배워나가는 자세다. 기술 분야는 항상 발전하고 변화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테크니컬 디자이너도 항상 정진해야만 그 흐름에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이 완벽하게 쓸 수 없더라도, 일반적으로 안 써본 툴이나 소프트웨어도 기본적인 사용법은 익혀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새로운 것을 개발할 때마다, 어떤 툴이나 소프트웨어를 쓸지 모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사람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서 피드백에서 그들의 요구를 추려내는 능력도 필요하다. 모두가 유창하게 말로 자신의 요구를 풀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그들이 말한 것을 듣고서 직접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를 잘 듣고 추려낸 뒤, 다른 팀에게 전달하는 것이 테크니컬 디자이너의 업무인 만큼 이 능력은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일을 맡고 있는 만큼, 팀이 원활하게 돌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테크니컬 디자이너에게 어느 정도 힘을 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테크니컬 디자이너가 단순히 게임플레이를 구축할 때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그들이 기술 부문 회의에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나 게임플레이 관련 기능과 연관된 부문이라면필히 테크니컬 디자이너를 참석시켜야 한다. 그래서 기술적인 부분에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확인하고, 기획팀에 이를 전달하면서 중간에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테크니컬 디자이너가 소방수 같은 존재라는 점을 명심하는 것이라고 오트빌 디자이너는 강조했다. 테크니컬 디자이너는 어느 한 직군에 완벽하게 몰두하는 것이 아닌 만큼, 한 분야에서 전문성은 종종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게임 전체로 두고 보았을 때는 전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기술적인 분야에서도 어느 정도 전문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역할군 사이에서 조율을 하는 역할을 맡는다. 즉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벌어졌을 때에도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를 파악하고, 기술적으로 각 부분에서 지원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일정이나 상황에 맞게 각 파트별 워크플로우 재구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오트빌 디자이너는 아직은 테크니컬 디자이너가 모든 게임 개발사에 완벽하게 자리잡지 못했다고 보았다. 또한 테크니컬 디자이너에 대해 업계 지원자들이 잘 모르고 있거나, 어렵다고 생각해서 포기하고 있는 상황도 재조명했다. 그렇지만 업계에서는 꼭 필요한 일이며, 그와 더불어 게임의 전체적인 맥락을 조율해나가는 그 과정은 어렵지만 그만큼 보람이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직책이 더 확고하게 자리잡으려면, 업계에서 좀 더 이들에 대한 지원과 그에 걸맞는 대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다.


! GDC2019 최신 소식은 박태학, 정필권, 원동현, 윤서호 기자가 샌프란시스코 현지에서 직접 전달해드립니다. 전체 기사는 뉴스센터에서 확인하세요. ▶ GDC 뉴스센터: http://bit.ly/2O2Bi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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