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X4] 블루스카이게임즈 이현우 "인디 게임, 이제는 IP에 힘을 실을 때"

인터뷰 | 윤홍만 기자 |



블루스카이게임즈의 '루티에 RPG 클리커'의 탄생은 독특했다. 자사의 탄막 슈팅 게임 '루티에'의 IP를 활용한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보통 서비스 종료한 게임의 경우 그대로 잊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블루스카이게임즈는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그 덕분일지도 모른다. '루티에 RPG 클리커'는 방치형 게임으로선 이례적으로 호평을 받았고 이에 2017년에는 대한민국 게임대상 스타트업 기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여타 방치형 모바일 게임과는 차별화된 독특한 육성 시스템과 '루티에' IP 덕분이다.

'루티에' IP를 이용한 세 번째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블루스카이게임즈다. 인디 개발사로선 다소 이례적일 정도로 그들이 IP에 신경 쓰는 이유는 뭘까. 그리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플레이엑스포에 참가한 그들이 바라보는 국내 인디 게임씬은 어떤 모습일지 다양한 얘기를 나눠봤다.



▲ 블루스카이게임즈 이현우 대표



윤홍만 기자 : 회사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이현우 대표 : 블루스카이게임즈는 2014년 2월에 설립한 개발사다. 인디 개발사로 2명이서 시작해 이제는 8명의 직원이 함께하고 있다. 작은 개발사지만 유저 친화적인 개발사를 목표로 게임을 개발해나가고 있다. 아직 작기에 나 역시 대표지만 개발과 경영을 병행하고 있다.


윤홍만 : ’루티에 RPG 클리커’를 전작인 ‘루티에’의 IP를 활용한 이유가 따로 있나?

이현우 : 통상적으로 IP라 하면 유명 게임의 IP를 가져오는데 우리는 그런 IP를 가져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가 그런 IP를 갖고 싶었다. 지금은 서비스 종료했지만 그런 면에서 ‘루티에’는 어느 정도 알려진다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했기에 여기서 좀 더 나아가고자 ‘루티에’의 IP를 써서 ‘루티에 RPG 클리커’를 만들었다.

1세대 게이머라면 창세기전, 파이널판타지 시리즈에 대해 말하면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있을 거다. 우리도 그런 게임이 되고 싶었다. 단순히 소비되고 잊히는 게임이 아닌, 기억에 남는 게임 말이다. 그리고 그런 게임이 되려면 재미있는 게임으로 끝나선 안 된다. IP를 확고히 할 필요가 있었다.



윤홍만 : 탄막 슈팅과 클리커, 전혀 연이 없다. 왜 클리커였나?

이현우 : ’루티에 RPG 클리커’를 만들 당시만 해도 클리커가 지금처럼 우후죽순으로 나오지도 않았고 인디 개발사가 접근하기 쉬운 장르였다. 물론, 당시에도 클리커 게임은 더러 있었지만 대부분 단순해서 눈에 띄는 게임이 없었다. 그래서 우리가 도전하면 클리커에서 최고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클리커로 만들었다.


윤홍만 : 최근에 인디 게임씬에 클리커가 너무 범람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듣고 싶다.

이현우 : 반성해야 할 문제다. 인디 개발사의 경우 대형 개발사가 획일화된 게임을 만드는 걸 보고 거기서 탈피하고자 창업하는 사례가 많은데 인디 저변에서 획일화된 게임을 만드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지 않나. 인디 개발사들이 성공한 사례를 보고 너도나도 벤치마킹하기에 생긴 문제라고 본다. 그런 면에서 클리커는 이제 레드오션화한 장르다. 그래서 우리도 신작은 다른 장르로 개발 중이다.



▲ 현재 키우기 장르는 말 그대로 포화 상태다


윤홍만 : 신작은 어떤 게임인가?

이현우 : 오늘 출시한 ‘루티에 미니 게임 월드’의 경우 ‘루티에 RPG 클리커’ 안에 있는 미니 게임의 퀄리티를 높여서 아케이드로 형태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앞으로는 ‘루티에 RPG 클리커’에 넣을 미니 게임의 경우 ‘루티에 미니 게임 월드’에 먼저 선보이고 이후 본편에 넣는 식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아, 참고로 신작이긴 하지만 이건 정식 후속작은 아니다. 팬서비스 차원에서 즐거움을 주고자 만든 거로 완전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정식 후속작은 수집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세미 RPG 형태의 ‘루티에’ IP를 반영한 작품이다. 올해 말 지스타에서 오픈 쇼케이스를 갖는 게 목표다.


윤홍만 : 수집형 RPG에 대한 유저들의 거부감이 만만치 않은데?

이현우 : 수집형 RPG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유는 게임의 핵심이 캐릭터 수집인데 그 수집조차 랜덤 박스에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확률을 낮춰 의도적으로 수집을 방해하니 유저가 좋게 생각하려야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랜덤이 아닌 고정적으로 구입하는 형태의 BM을 고려하고 있다. 랜덤성을 배제해 갖고 싶은데 돈을 내고도 못 갖는 그런 박탈감을 안 느끼도록 할 예정이다.

소위 말하는 갓겜이란 유저한테 지출을 강요하지 않아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는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 BM과 비교해 상당히 라이트한 과금 체계를 내세우려고 한다. 그렇다고 무과금 유저를 배제한다는 것도 아니다. 무과금 유저도 시간만 들인다면 획득할 수 있도록 할 거다. 과금은 어디까지나 유저의 시간을 줄여주는 요소로 작용하는 게 제일 좋다고 본다.


윤홍만 : 독창성만으로는 살아남기 힘든 시장이 인디다. 독창성 말고도 어떤 걸 더 염두에 둬야 할까?

이현우 : 유저들의 시선은 냉정하다. 정말 재미있던가 그래픽이 좋은 게임만 본다. 그렇기에 이제는 창의성, 독창성은 기본이고 퀄리티도 신경 써야 할 시대가 왔다고 생각한다. 인디라고 해서, 인디기 때문에 퀄리티는 어쩔 수 없다는 건 통하지 않는다.

이외에도 앞서 말한 것처럼 IP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자기만의 색이 확고한 인디 게임이 앞으로 살아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외람된 말일 수도 있지만, 정부가 4차 산업 시대의 주요 아젠다로 게임을 지목했는데 후속 조치로서 실질적인 지원이 아직 미흡하지 않나 싶다. 인디 게임은 아이디어 싸움이라지만 결국 자본이 있어야 원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 획일화된 게임이 많다고 했는데 이마저도 결국 원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한 발판으로서 자금을 끌어오기 위한 단계일 경우가 많다. 결국, 원하는 게임을 만들려고 일단은 팔리는 획일화된 게임이 나오니 인디씬에서 독창성이 사라졌다는 얘기가 나오는 거다.

물론, 정부가 아예 안 나선다는 얘기가 아니다. 경기도와 경기도콘텐츠진흥원 등이 함께한 플레이엑스포의 경우 인디 개발사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행사는 꾸준히 열어줬으면 좋겠다.





윤홍만 : 그러고 보니 정부가 관심을 보여서 그런지 플레이엑스포도 매년 커지는 것 같다.

이현우 : 맞다. 작년에도 참가했는데 당시 행사가 끝나고 경기도콘텐츠진흥원 측에서 참가 업체로부터 개선점에 대해 물었는데 당시 꽤 많은 얘기가 오갔다. 그런데 올해 참가해보니 많이 반영됐더라. 지자체도 그렇고 진흥원 측에서 행사를 키우기 위한 의욕이 엄청난 것 같았다.


윤홍만 : 이런 행사가 인디 개발사에게는 어떤 도움이 되나?

이현우 : 인디 개발사의 가장 큰 약점이 뭔가, 바로 마케팅이다. 인디 개발사가 펼칠 수 있는 마케팅이란 제한적이다. 유저한테 게임을 알리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는데 이런 행사를 통해 소통의 창구를 마련해주니 큰 도움이 된다.


윤홍만 : 확실히 인디 개발사의 가장 큰 약점이 마케팅인 것 같다.

이현우 : 인디 개발자분들이 약간 외골수적인 게 있다. 게임은 일단 잘 만들면 성공한다는 생각들을 갖고 있다. 틀린 건 아니지만 사실 아주 기본적인 마케팅도 안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성공하는 게임은 게임의 재미가 반, 나머지 반이 마케팅이다. 그만큼 중요하다. 많은 인디 개발자분들이 TV 광고나 지하철 광고 등만 마케팅이라고 여기시는데 보도자료나 카페를 이용하는 등의 기본적인 마케팅은 필수라고 하기도 뭐한, 기본 중의 기본임을 알아야 한다.



▲ 많은 돈을 들인 이런 광고만 마케팅이 아니다


윤홍만 : 아까 이런 행사가 인디 개발사의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것 외에 인디 개발사가 바라는 실질적인 도움은 어떤 게 있나.

이현우 : 결국, 지원금이 아닐까 싶다.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선 자금이 필요하다. 이런 지원의 한 예로 인큐베이팅 센터를 들 수 있는데 지금은 여러 지자체에서도 할뿐더러 기업에서도 운영하고 있다. 이제는 여기서 더 나아가 실질적인 지원을 해줬으면 싶다.

그나마 경기도가 그런 측면에서 활발하지만 어디까지나 경기도의 얘기다. 타 지역은 여전히 지원받기 힘들다.


윤홍만 : 끝으로 인디 개발사로서 한마디 부탁한다.

이현우 : 인디 관련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공청회나 기타 경제지 기자분들에게 많이 한 것 같다. 그 덕분인지 확실히 나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더 속도를 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배고팠던 시기가 너무 길었기 때문인지 조금만 더 버티면 되는데 끝내 쓰러지는 분들이 너무 많다. 그렇기에 우선 빠른 지원을 통해 인디 개발사를 살리고 일단 살린 후 체계적을 나갈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