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019]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2배 성장의 비결 - 핵심은 ARPPU가 아닌 PUR

게임뉴스 | 윤홍만 기자 | 댓글: 1개 |


▲ 데브시스터즈 배형욱 총괄

  • 주제: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2년 된 게임, 2배로 성장시키기
  • 강연자 : 배형욱 - 데브시스터즈 / Devsisters
  • 발표분야 : 프로덕션&운영
  • 권장 대상 : 프로듀서, 사업 운영, 기획자, 프로그래머
  • 난이도 : 기본적인 사전지식 필요


  • [강연 주제] 이 세션은 2018년 NDC에 발표했던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이유있는 차트 역주행에 이은 세션입니다.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는 2016년 출시 후 2018년에 자체 서비스 최고 매출을 갱신할 정도로 치열한 모바일 게임 업계에서 상위 차트에서 살아남은 몇 안되는 국산 캐주얼 게임입니다. 이번 세션에서는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의 2년간 운영을 통하여 얻은 다양한 경험과 사례들을 소개하고, 실제 게임을 만드는 팀의 성장에 대한 내용을 다루게 됩니다. 1년때보다 더 진보한 서비스 운영 기법과,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사랑받기 위해 저희 팀이 했었던 다양한 고민들과 해법들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하루에도 수십 개의 게임이 쏟아지고 사라지는 모바일 시장에서 지난 2016년 출시한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는 독특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한 차례 큰 위기에 서비스가 종료될지도 모르는 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그 위기를 헤쳐나오고는 차트 역주행을 하더니 작년에는 전년 대비 2배의 매출을 기록하며 자체 순위를 갱신하기까지 했다.

    도대체 그 원동력은 뭐였을까?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는 이제 출시된 지 2년이 지나 3년 차에 돌입하는 게임이다. 짧다면 짧지만,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모바일 게임 시장을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오래된 게임이랄 수 있다. 새로운 신작이 순위권에 랭크되는 와중 이러한 기록을 경신한 거다.

    이날 NDC에서 강연을 진행한 데브시스터즈의 배형욱 총괄로부터 '쿠키런: 오븐브레이크'가 이런 성장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이었는지 들어볼 수 있었다. 작년 출시와 함께 찾아온 위기 속에서도 차트 역주행이라는 기적을 보여준 '쿠키런: 오븐브레이크'가 보여준 2배 성장의 비결은 뭐였을지 NDC 강연장에 다시금 올라선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2년 된 게임, 2배 성장하기 - ARPPU가 아닌 PUR에 집중한 네 개의 실험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는 어떻게 2배의 성장을 이룰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배형욱 총괄은 우선 이 성장의 기준이랄 수 있는 매출을 산정하는 방식부터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MAU(월간 활성화 이용자수), PUR(유저당 과금 유저비율), ARPPU(결제유저 평균 결제금액)를 곱한 값을 매출로 본다. 월평균 100명의 유저가 게임을 즐긴다고 했을 때 그 중 10%가 평균 만 원씩 결제한다면 그 게임의 한 달 총 매출은 10만 원인 셈이다.

    즉, 매출을 올리려면 간단히 말해서 MAU나 PUR, ARPPU를 올리면 된다. 다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PUR과 ARPPU를 올리는 방식을 사용했다. MAU를 늘리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게임사에서는 ARPPU를 올리는 전략을 사용했다. 파레토의 법칙이라고 해서 소수의 고과금 유저가 전체 매출을 좌우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 모바일 게임에선 상위 1%의 고과금 유저가 90%의 매출을 책임진다는 법칙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소과금 유저에게 과금벽을 치는 효과를 불러온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만렙이 되려면 10만 원을 써야 한다고 해보자. 이때 만원을 결제하는 유저는 단순 수치로는 10%의 만족감을 얻는다. 이때 과금 비율을 늘려 20만 원을 써야 한다고 바꿔보자. 똑같이 만원을 결제하는 유저는 이제 5%의 만족감밖에 얻을 수 없다. 같은 금액을 내는데 만족도는 떨어지니 소과금 유저로서는 기분이 상할 수밖에 없다. 이게 반복되면 결국 소과금 유저들은 구매를 망설이게 되고 양극화는 극대화된다. 그 결과 소과금 유저가 떠나면 하는 유저만 남게 되고 게임 자체가 휘청인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ARPPU에만 신경 쓸 경우 그 소수의 과금 유저에게 게임의 운명이 결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똑같은 매출을 올리는 두 게임이 있다고 해보자. A 게임은 100명 중 50명이 매달 천 원씩 과금하고 B 게임은 100명 중 5명이 매달 만 원씩 과금한다. 하지만 이때 랜덤한 유저 5명이 이탈한다고 할 때, 최악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A 게임은 과금 유저 5명이 이탈한다고 해도 매출이 5천 원밖에 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B 게임은? 잘못하면 매출이 사라질질 수도 있다. 매출을 늘리려고 한 게 결국 스스로의 목을 죄인 셈이다.

    이러한 예시를 들며 배형욱 총괄은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는 매출을 올리는 데 있어서 우선순위를 PUR에 뒀다고 이야기했다. 어차피 같은 매출이라면 PUR를 올리는 게 게임이 더 건강하게 성장하는 길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PUR를 올리기 위해서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는 약 4개의 실험적인 콘텐츠 업데이트를 단행했다. 그 첫 번째는 쿠키 훈련소였다. 기존에 판매되는 상품과 관련된 의미 있는 콘텐츠를 함께 추가한다면 과금 상품의 매력이 더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가정에서 출발한 업데이트였다.

    기존에 판매하고 있던 쿠키와 펫을 이용한 업데이트로 특정 쿠키와 펫이 있어야만 즐길 수 있는 맵을 추가한 거였다. 결과는 놀라웠다. 직전 업데이트 대비 PUR이 160%나 급상승했다. 쿠키와 펫을 통해 수집욕을 충족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전용 콘텐츠가 있다는 부분에서 유저들이 호평한 거다. 덕분에 쿠키 훈련소는 향후 콘텐츠 업데이트의 핵심 시스템으로까지 발돋움했다.







    두 번째 실험은 대규모 시즌제 업데이트였다. 사실 딱히 실험적인 업데이트는 아니었다. 여느 게임에서나 흔히 쓰는 업데이트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의 경우 대규모 업데이트를 하면서 양질의 콘텐츠를 많이 제공하면 많은 유저 유입과 함께 기존 유저들도 구매유저로 전환되지 않을까 하는 가정에서 이러한 업데이트를 준비했다.

    하지만 결과는 썩 좋지만은 않았다. 쿠키 훈련소를 업데이트했을 때는 몰랐던 아쉬웠던 점이 눈에 띄었다. 퀘스트 시스템의 경우 게임이 출시된 지 1년이 넘은 상태에서 추가하니 상위 유저들은 대부분 달성한 상태였고 그렇게 수많은 유저들이 너도나도 보상을 받으니 서버 문제가 발생했다. 새로운 맵은 상하로 너무 확장돼서 어지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매출은 퀘스트로 얻는 보상이 너무 많았기에 상대적으로 매출 상승폭이 적은 결과를 불러왔다. 시즌3 업데이트 전후를 비교하면 MAU는 25%, 매출은 30%가 증가했지만, 콘텐츠의 크기에 비해 아쉬운 매출이었다.

    세 번째 실험은 초저과금 상품이었다. 이 실험은 저렴하지만, 고효율의 한정 상품을 팔 경우 어떤 결과가 발생할지 알아보고자 하는 가정에서 출발했다. 기존에는 없었던 1,100원짜리와 3,300원짜리 상품을 추가했는데 결과는 놀라웠다. 전달 PUR 대비 290%가 상승하는 결과를 낸 거다. 최고 PUR을 갱신했을 뿐 아니라 자체 매출을 갱신했을 정도였다. 다만, 여기에도 부작용은 있었다. 아무래도 저렴하면서도 너무 효과가 좋다 보니 이런 한정 상품을 자주 판매할 경우 유저들이 이런 한정 상품만 기다리면서 기존 상품은 구매하지 않는 분위기가 생긴 거다.







    여기서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다른 게임들도 하는 정책이지 않으냐는 거다. 어느 정도는 맞다. 실제로 이러한 실험들은 기본적인 라이브 옵스(Live Ops)에서 사용하는 전략들이긴 하다. 하지만 보통 가격 측면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초저과금 상품의 경우 잘못하면 매출이 저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역시 단순히 저렴한 상품을 내놓고 끝내는 게 아닌, 상품을 뒷받침하는 콘텐츠가 있었기에 이 같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배형욱 총괄은 덧붙였다.

    '쿠키런: 오븐브레이크'의 실험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네 번째 실험으로 기간 한정 콘텐츠인 마법사들의 도시를 준비했다. 이 실험의 관건은 기간 한정으로 즐길 수 있고 살 수 있는 스킨 2개 중 하나를 무료로 줄 때 과연 유저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였다. 실행 전에는 두려움도 있었다고 배형욱 총괄은 얘기했다. 기껏 공들여 만든 스킨인데 그냥 무료 스킨만 얻고 다른 스킨은 안 사는 거 아닌가 하는 우려였다. 그러나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업데이트 후 3주가 지난 시점에서 다른 스킨을 얻기 위해 과금을 하기 시작했고 PUR이 16%나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는 이 같은 실험들을 통해 2017년 대비 PUR 200%, 매출은 무려 230%가 증가했다. 실질적으로는 2배를 웃돈 거다.



    ▲ PUR를 중시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는 전년 대비 2배의 매출을 기록했다



    ■ 2배 성장을 위해 팀이 갖춰야 할 점들은? - 긍정적인 분위기를 문화로 만들어라




    이런 실험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뭐였을까? 배형욱 총괄은 팀의 긍정적인 변화가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게임을 만드는 건 팀이기 때문이다.

    물론 쉽지만은 않다. 라이브 서비스라는 건 개발자들에게 부정적인 흐름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라이브 서비스 중에는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문제에 대해 얘기하면 개발자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기 마련이다. 개선해야 하지만 책임에 대한 얘기나 고생을 하기에 툭툭 튀어나오는 불만이 결국은 팀의 분위기를 흉흉하게 만든다.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면 문제가 발생해도 쉬쉬하곤 한다. 그러면 문제가 생겨도 개선되지 않으니 재미가 없어질 수밖에 없고 유저가 떠나 최악에는 게임 서비스를 종료할 수도 있다.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개발팀 역시 이런 문제가 겪었었다. 한창 어려웠을 때는 팀 내에서 부정적인 분위기가 팽배했다. 배형욱 총괄은 이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다. 팀원 한두 명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게 아닌 팀의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만들고 그 긍정성이 문화로 정착하도록 말이다.

    변화는 사소한 부분에서부터 시작됐다. 예를 들어 피드백과 개선해야 할 점을 얘기하기에 앞서 팀원 개개인이 잘한 점을 먼저 말하고 개선책을 말하는 식이었다. 피드백과 개선점을 얘기할 때는 결국 싫은 소리를 할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은 반응이 안 좋으니 바꿔달라 이런 식이다. 그런데 이렇게 할 경우 듣는 사람은 이를 비판으로 받아들이고 귀를 닫는다. 의식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말하는 방식을 "저번 업데이트에서 이런 부분은 좋았는데 어떤 부분은 좀 아쉬웠으니 개선할 필요가 있다"라는 식으로 바꾸자 긍정적이게 됐을 뿐 아니라 소통 역시 더욱 수월해졌다. 6~7개월에 걸쳐 부단히 노력한 결과였다.




    물론, 바뀌어야 할 건 팀원을 대하는 태도만이 아니었다. 리더 스스로도 잘못한 점을 인정해야 했다. 이에 대해 얘기하면서 배형욱 총괄은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회고했다. 게임 개발은 팀으로 이뤄지는 만큼, 누구 한 명의 잘못이 아니건만 잘못을 인정하면 왠지 리더의 잘못으로만 비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더인 그가 먼저 잘못된 점을 인정하자 동료들 역시 스스로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인정하고 개선했다. 이러한 선순환이 이어지자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인정하고 개선하는 문화가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팀에 정착됐다.

    어찌보면 큰 변화랄 것도 없는 변화.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업무효율이 큰 폭으로 증가한 거다. 2017년에만 해도 야근, 주말출근이 많았는데 팀의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변하자 근무 시간 대비 콘텐츠 생산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또한, 팀의 이탈율 역시 현저히 떨어졌다. 이는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원들이 남아있다는 얘기로 앞서 설명한 4개의 실험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 2년 간 서비스하면서 얻은 교훈 -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3년 차를 앞두며




    큰 위기를 겪었던 '쿠키런: 오븐브레이크'가 전년 대비 2배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러한 노력이 있었다. 끝으로 배형욱 총괄은 지난 2년 간 라이브 서비스를 하면서, 이러한 실험들을 하면서 얻은 교훈들에 대해 이야기 했다.

    첫 번째는 라이브 서비스의 건강한 지속성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부분이다. 라이브 서비스를 하면 한 치 앞의 결과만을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ARPPU에 집중하는 식으로 단기 매출에만 신경 쓰는 경우다. '쿠키런: 오븐브레이크' 팀도 그랬다. 그런데 거기에만 초점을 맞추면 유저가 떠나는 걸 눈치채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볼 필요가 있다.

    이어서 실험을 할 때는 가설 설정 및 회고가 필수임을 이야기했다. 일단 실험은 하는데 바쁘다 보니 회고를 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러면 다음 실험을 할 때 효율이 떨어진다. 어떤 게 좋았고 어떤 건 아쉬웠는지 명확히 살피지 못하기 때문이다. 배형욱 총괄은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를 서비스하면서 여유가 없었음에도 중요한 실험에는 필수적으로 몇 명이나마 붙어서 회고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파레토의 법칙처럼 과거부터 집착하고 있던 가정이 잘못되진 않았는지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장은 변하기에 과거에는 맞았던 게 3개월 뒤에는 틀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노력과 그 과정에서의 교훈을 상기시키며, 마지막으로 배형욱 총괄은 이 모든 게 동료와 유저들 모두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얘기하며 이날 강연을 끝마쳤다.

    "2019년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는 좀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분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머신 러닝을 이용한 새로운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으며, 새로운 쿠키 역시 출격 대기 중입니다. 앞으로도 사랑받는 '쿠키런: 오븐브레이크'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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