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창세기전 시리즈와 17년만의 재회! 홍시호, 이계윤 성우 인터뷰

게임뉴스 | 이동현,최수빈 기자 | 댓글: 72개 |
창세기전 시리즈는 특유의 스토리라인과 훌륭한 내러티브로 국내 RPG의 전설이 된 시리즈입니다. 창세기전의 매력으로는 미려한 일러스트로 그려진 개성 있는 캐릭터들을 손꼽을 수 있는데요. 시리즈를 거듭하며 이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에 유명 성우분들을 기용하면서, 창세기전 시리즈는 그야말로 성덕 게이머들의 이상향과도 같은 게임이 되었습니다.

곧 오픈될 예정인 시리즈의 신작, 창세기전4 역시 시리즈의 백미였던 미려한 일러스트와 성우 연기 방식의 내러티브를 채택하여 많은 관심을 모았습니다. 심지어 이번 작품은 창세기전 세계관의 시공을 넘나드는 시간 여행자, '크로노너츠'들의 이야기인 만큼 과거에 만나볼 수 있었던 캐릭터들을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만나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팬들의 환영을 받았습니다.

소프트맥스는 신작에서도 창세기전 시리즈의 주된 매력인 캐릭터성을 살리기 위해서, 그리고 과거 성우 분들의 배역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기존 캐릭터들의 성우를 변경없이 그대로 기용하기로 했습니다.

그중에서 클라우제비츠이자 샤른호스트, 철가면으로 유명한 '홍시호' 성우와 앤 밀레니엄, 죠안 카트라이트 역을 맡았던 '이계윤' 성우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 목소리로만 들을 수 있었던 베테랑 성우분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귀중한 시간!
좌 : 홍시호(샤른호스트 役), 우 : 이계윤(이올린 役)



Q. 안녕하세요. 두 분 모두 반갑습니다. 대표작들을 포함한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이계윤 : 안녕하세요. 성우 이계윤입니다. 이번 창세기전4에서는 이올린 역으로 출연을 했습니다. 전작에서는 창세기전 3에서는 '죠안 카트라이트' 역을 했고요. 템페스트 외전에서는 '앤 밀레니엄'을 맡았었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서는 아따맘마에서 '오아리'역을 맡았어요. 최근에 맡았던 다른 게임으로는 디아블로3의 '악마 사냥꾼', 스타 크래프트2는 저그 여왕 '자가라' 등을 맡았습니다.

홍시호 : 안녕하세요. 이번에 샤른호스트 역을 맡은 성우 홍시호입니다. 외화 '트윈 픽스'라는 미니시리즈에서 '보비 브릭스'역을 하면서 데뷔를 했고요. 대표작으로는 애니메이션에서는 슬램덩크의 '강백호', 캡틴 테일러에서 '테일러 함장', 원탁의 삼총사에서는 '발리언트 왕자' 역을 했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이누야샤에서 '나락', 나루토에서 '우치하 마다라'라는 역할을 했네요. 어째 점점 악역 역할을 하게 된 것 같은데, 나름대로 카리스마 있는 악역들이라 만족스럽네요. 외화는 한 3천 편 정도는 한 것 같은데, 대표적으로 톰 크루즈나 성룡, 유덕화 목소리를 주로 했었고요. 최근에는 아이언맨, 어벤져스의 토니 스타크 역을 맡은 로버트 다우니 쥬니어 목소리를 맡고 있습니다.


Q. 창세기전 시리즈가 무려 17년 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오랜만에 접하는 작품이니만큼 감회가 새로울 듯 한데요. 소감이 어떤지 궁금합니다.

이계윤 : 제가 처음에 창세기전 녹음을 할때는, 창세기전 외전 템페스트의 앤 밀레니엄 역이었어요. 이때 처음 창세기전이라는 시리즈를 접하게 됬는데, 이때 마침 제가 갓 프리랜서가 되었던 시절이기도 했어요. 그때는 처음 접하는 시리즈의 녹음이니만큼 정말 가슴이 뛰었죠. 굉장히 열심히 했던 기억도 있고요. 이때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는지, 이어서 창세기전 3의 죠안 카트라이트 역할에도 불러주셨어요.

정말 오랜만이에요. 그래서 감개무량한 느낌도 들고요. 창세기전이 게이머들에게는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저 개인적으로는 정말 영광이예요. 그런 만큼 또 잘됬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고요. 실망시켜 드리지 않으려고 되게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홍시호 : 17년 만에 다시 창세기전 녹음 의뢰를 받게되고, 소프트맥스 관계자분께 그때 당시 녹음했던 소리를 들려달라고 했어요. 참 못했더라고요. 신인 때라 그런지 지금보다 목소리가 젊고 앳되더라고요. 미성이고 당차게 들리는건 좋고, 지금도 그 소리를 내려면 낼 수는 있는데 세월이 지나서 좀 어색한 감이 있어요.

계속 듣다보니 격세지감도 느껴지고, 이번에는 감정표현을 그때보다 잘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과거의 그 소리를 살리되 깊이있는 연기'를 하려고 했습니다.



▲ 두 분은 외전인 템페스트의 앤과 클라우제비츠 역으로 창세기전을 처음 접하셨다고 하네요



Q. 두 성우분께 있어 창세기전이란 어떤 의미를 갖는 작품인가요?

이계윤 : 창세기전 녹음 일을 처음 맡았던 그때는 게임 더빙이 거의 없었던 시절이었어요. 창세기전이 아마 우리나라 창작 게임으로서는 최초가 아니었나 싶네요. 그때는 게임도 별로 하지 않았었고, 게임 녹음이라는 작업도 생소해서 '이게 뭔가'하고 얼떨결에 녹음한 기억이 있어요. 물론 지금 와서는 게임 녹음 경험도 많아져서 그때완 다르게 절대 얼떨결에 한다는 느낌은 아니죠.

당시 맡았던 앤과 죠안이라는 캐릭터는 저의 성우 생활을 돌아보게 만드는 그런 캐릭터들인 것 같아요. 뭐랄까, 과거와 현재를 공유하는 작품이라고 할까. 이번에도 녹음을 하면서 옛날 생각이 참 많이 나더라고요.

게다가 그동안 소프트맥스에서 자주 불러주신 덕분에 여러 작품들에 참여도 하고, 관련 게임 관련 이벤트나 라디오 같은것도 많이 참여하곤 했어요. 최근에는 여민정 성우, 박성태 성우랑 같이 창세기전 4 라디오 녹음도 했었는데요. 정말 재밌게 작업했었던 기억이 있네요. 소프트맥스에서 이렇게 저를 자주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홍시호 : 제 경우는 창세기전 녹음이 첫 게임 녹음이었어요. 계윤 씨가 말씀하신 대로 당시에는 정말 게임 녹음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접해보니 뭔가 엄청 신선했고, 또 잘 될 거 같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마침 성우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이기도 하다 보니까 굉장히 기억이 많이 남아요. 마침 배역도 맘에 드는 캐릭터를 주셨는 데다가, 저랑 잘 맞는 느낌이라 열심히 했었어요. 제가 광고 녹음까지도 했었어요. "템페스트, 소프트맥스"하고 끝맺는 거. 한 30초짜리였나?

이렇게 다시 창세기전을 만나고, 제가 기존에 연기했던 캐릭터의 연기를 다시금 할려니 감회가 새로웠어요. 참 세월이 빠르게 지나갔구나 싶더라고요. 그런 추억 같은걸 떠올리게 만들어주는 배역을 이렇게 또다시 주셨다는 점에서 정말 소프트맥스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 창세기전 시리즈는 게이머 뿐만 아니라 성우 분들에게도 많은 의미를 담은 작품이었습니다



Q. 홍시호 성우는 과거에 맡았던 캐릭터를 오랜만에 다시 연기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홍시호 : 캐릭터가 변함이 없었으니 사실 그렇게까지 차이는 없어요. 목소리는 늙는 게 아니다보니, 캐릭터가 변하지 않았다면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느낌으로 연기하는 게 가능하죠. 게임 일러스트 같은게 더 세련된 느낌으로 바뀐 것 같던데, 차이라면 그 정도가 있겠죠.

물론 연기적인 측면에서도, 아무래도 십몇 년이 지났다 보니까 저희의 연륜이나 원숙함 같은 게 이번 녹음 때 많이 들어갔을 거에요. 저희도 그랬으면 하고 연기를 했으니까. 결과적으론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Q. 홍시호 성우가 맡은 클라우제비츠는 샤른호스트이기도 한 캐릭터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연기가 어려운 부분은 없었나요? 두 캐릭터에 대해 각각 어떤 느낌으로 연기에 임했나요?

홍시호 : 어떤 경우에든 캐릭터를 잘 이해를 하고 들어가야 같이 작업하시는 분들도 호응을 해주시고 더 만족해주시는 것 같아요. 클라우제비츠와 샤른호스트는 동일 인물이지만,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졌잖아요? 한 캐릭터는 군주나 리더로, 또 다른 한 캐릭터는 의적이나 대도인 것처럼요.

둘은 같은 사람이면서도 양면성을 지닌 역할이다보니 연기는 확실히 다르게 해야 했어요. 클라우제비츠는 앳된 느낌을 주면서도 좀 더 젊은 군주와도 같이, 정의롭게. 샤른호스트는 이것보다 더 강하고 당차게, 다른 톤으로요.



▲ 같은 인물, 다른 정체성을 가진 캐릭터라 더욱 신경써서 연기했다고 합니다



Q. 창세기전 녹음을 하면서 인상 깊었던,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었다면 어떤게 있나요?

이계윤 : 솔직히 이 질문 받을 때 머릿 속이 하얘지는 편이에요. (웃음) 대사가 잘 기억이 안나요. 너무 오래전에 녹음 한 것도 있고, 게임 녹음 같은 경우에는 워낙에 장시간 진행하는데다 제 대사만 쭉 있기 때문에, 어쩌다 이런 대사가 나왔나를 파악하기 보다는 대사 하나하나에 순간적인 감정 몰입을 하는게 중요하거든요.

나중에 게임이 출시 돼서 해보고 나면 그제서야 제 목소리를 듣고 '어, 나 저거 했었어!'라고 반응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경우는 제가 오히려 일상생활에서 그 대사를 장난식으로 되뇌인다던가 하는 편이죠. 이를테면 디아블로3의 악마 사냥꾼이면, '복수다!' 같은, 뭐 이런 거 있잖아요. 아마 창세기전도 게임으로 나와서 직접 해보게 된다면 비슷한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싶네요.

홍시호 : 게임을 녹음을 할때는 자체는 충실하게 하는데, 녹음 방식 때문인지 시간이 지나면 했던 대사를 많이 잊어버려요. 게다가 17년이나 지났다 보니까. 애니메이션같은 경우는 재방송도 되고 그러다보니 좀 기억에 남는 편인데, 게임은 좀... 이럴줄 알았으면 했던 대사 몇개씩 외워올걸 그랬나. (웃음)

이계윤 : 그러게요. 그럴 걸 그랬나요? 빨리 창세기전 4도 게임으로 나와서 제가 또 외울 수 있게 됐으면 좋겠어요.



▲ 이계윤 성우는 자기가 출연한 작품은 직접 플레이하는 편이라네요



Q. 본인이 맡은 캐릭터 외에, 창세기전 시리즈에서 연기를 해보고 싶었던 캐릭터가 있었나요?

홍시호 : 저는 템페스트의 리처드 왕을 해보고 싶었어요. 모든 걸 가지려고 안달하는 사람보단 처음부터 가지고 있는 사람을 연기하면 좀더 편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싶어서요. 옛날에 한참 녹음할 때도 이 생각을 했었어요. 물론, 샤른호스트도 많은 걸 가진 캐릭터긴 하지만, 리처드 왕을 몰아내려고 동분서주하잖아요. 그 과정에서 안달복달하기도 하고요.

이계윤 : 저는 샤른호스트를 해보고 싶어요. 남자인건 아는데, 너무 멋있잖아요. 홍시호 선배님이 멋진 연기를 보여주시기도 했고요. 남자라서 힘들면 아역이라도 좋아요. 아역은 여자 성우들도 할 수 있을테고요. 이번 게임에서 만들면 만들어지는 것 아닐까요? 어차피 이번작은 시간을 넘나드는 이야기이기도 하고요.

홍시호 : 앞으로의 스토리에서 샤른호스트 아역이 나오게 되면 계윤 씨 한자리 부탁드리면 되겠네요. 저는 이제 아역은 한계가 있어요. 아무리 낮게 잡아도 열 다섯까지려나.



▲ 샤른호스트가 리처드를, 죠안이 어린 샤른호스트를 연기하는 미래를 기대합니다



Q. 두 분은 창세기전의 전작들에서 함께 연기를 맞추어 오신 경험이 있습니다. 친분이 있을 듯한데, 서로가 생각하는 장점을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이계윤 : 선배님의 장점 하면 일단 음성이 멋있는 거죠. 정말 하늘이 내려주신 목소리라고 생각해요. 굉장히 부럽죠. 거기에다가 연기력까지 좋으셔서요. 사실 그렇기가 어렵잖아요? 목소리랑 연기력을 둘다 갖추기는 정말 어렵죠.

홍시호 : 그게 다야? (웃음)

이계윤 : 원하시는 게 또 있을까요? (웃음)

홍시호 : 계윤 씨는 뭐랄까, 굉장히 증류수 같은, 아주 깨끗한 목소리에요. 어떤 역할을 해도 화장기 없이 깨끗하게 캐릭터의 있는 그대로의 목소리를 내요. 평상시에는 일상 대화를 할 때는 평범한 목소리가 나오는 편이면서도, 배역을 맡게 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죠. 그러면서도 또 맑고 세련된 스타일의 목소리에요.


Q. 같은 작품이라도 방송사나 플랫폼이 바뀌고 나면 성우분들의 역할이 바뀌기도 합니다. 소프트맥스의 경우에는 과거 작품의 성우를 그대로 기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계윤 :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감사하죠. 선배분들과 함께 다시 일을 하게 되서 기쁘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성우들은 역할에 대해서는 애정을 가지게 되는데, 담당했던 역할이 빠지게 되면 아쉬운 마음이 강합니다. 배역을 지켜주시니 정말 감사한거죠.

홍시호 : 오래됐지만 소프트맥스 관계자분들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세월이 지났는데도 이렇게 불러주시니 '아직 홍시호가 죽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만큼 이번에 더 열심히 했습니다.

영화에서는 배역이 바뀌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PD 분들이 같은 역할을 하는데 있어서도 자신의 주관이 있기 때문에 성우를 교체하기도 하거든요. 반면에 게임의 경우에는 이런 부분이 없다보니 역할이 한 번 정해지면 오래가는것 같아요.



▲ 샤른호스트와 철가면은 홍시호 성우 외 다른 성우를 상상할 수 없는 정도가 됐죠



Q. 그간 외화나 애니메이션, 게임 녹음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 오셨습니다. 각 분야마다 녹음하는 데 차이가 있다면 어떤 점일까요?

이계윤 : 콘텐츠마다 분명히 차이는 있어요. 저는 게임 같은 경우는 제가 직접 플레이한다는 느낌을 가지고, 유저가 된 입장에서 많이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게임 대사를 녹음할 때는 대사 자체의 순간적인 느낌을 포착하는 편이고요.

반면에 외화나 애니메이션 녹음 같은 경우에는, 전체적인 줄거리나 앞뒤 대사와의 관계를 신경 쓰는 편이에요. 장면의 분위기나 느낌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게 여긴다고 할 수 있겠네요.

홍시호 : 게임 녹음은 다른 녹음 작업이랑은 과정 자체가 달라요. 우리는 녹음을 할 때 항상 시사라는 과정을 거치거든요. 시사란게 뭐냐면 녹음하기 전에 전체적인 줄거리를 보는 거에요. 예를 들어서 아이언맨을 더빙할 때는 집에서나 사무실에서 아이언맨 영화 한 편을 먼저 본다던가 하는 거죠.

그런데 게임은 외화 더빙이랑은 다르게, 시사를 할 수 있는 수단이 받은 원고가 전부에요. 원고를 통해서만 캐릭터를 파악해서 즉석으로 녹음을 해야만 하는 거죠.

거기다 외화나 애니메이션은 현장에서 성우들과 함께 참여하면서, 영상을 보면서 하니까 아무래도 조금 더 수월한 반면에 게임은 녹음도 각자 따로 들어가다보니 현장감도 많이 떨어지는 편이라, 아무래도 좀 상상력을 발휘해야 되는 그런 게 있죠. 게임이 그런 점에서 사례금이 좀 더 크기도 합니다. (웃음) 상상을 해야 되니까.

이계윤 : 그래서 게임 녹음은 연출하시는 분들이 설명을 해주시는게 굉장히 도움이 되요. 혼자 녹음을 하게 되기 때문에 저희는 현재 이 대사가 어떤 상황이고, 내 앞뒤로 붙는 성우분들이 어떤 식으로 대사를 치시는지 모르거든요.

그래서 연출하시는 분들이 현재 앞뒤 상황은 이렇고, 다른 성우분들은 이렇게 연기를 하셨다고 알려주시는 경우도 있어요. 저 같은 경우는 이런 부분은 좀 아직 힘들어하는 편이에요. 마치 어두운 동굴 속에서 작은 불빛을 향해 더듬어가면서 나아가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Q. 최초에 게임 녹음을 맡았던 시절과 비교했을 때 지금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이계윤 : 솔직히 예전에 처음 게임 녹음 작업을 접했을 때는 '이게 뭐야?' 싶은 느낌이었어요. 저는 가장 처음에 맡았던 게임 녹음이 '센티멘탈 그래피티'라는 게임이었는데, 그게 연애 시뮬레이션이라서 대본이 엄청 두꺼웠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에는 줄거리와 캐릭터를 다 알고 기승전결을 파악한 후에 문장을 읽어야 된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런데 대본을 주고 그 대사를 보면서 바로 연기를 해야한다고 하더라고요.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연기하려니까 그 순간이 너무 괴로운 거에요.

그래서 게임 플레이도 직접 해보고, 이 게임이란 매체가 도대체 무엇인가에 대한 탐구를 해야만 했어요. 사실 게임 녹음은 애니메이션이나 외화 더빙과는 다르게 그게 어렵거든요.

최근 게임 같은 경우엔 모바일 게임, 온라인 게임, 패키지 게임 등 플랫폼마다 녹음할 때 요구되는 스킬도 약간씩 달라요. 요새는 게임 녹음을 많이 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아, 여기선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하고 감이 오는 편이에요. 지금이야 이렇게 분야마다 다 약간씩 다르다는 걸 알고 녹음을 하니 그나마 편한데, 이걸 몰랐던 시절에는 참 힘들었어요.

홍시호 : 게임 시장이 넓어지면 저희 성우들도 작업에 많이들 참여할 수 있게 되니까, 그런 면에선 더 재미있는 게임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죠. 이 시장이 많이 활성화가 됬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한참 때 외화 많이 하던 것처럼 지금은 게임 녹음 기회가 많아진 것 같아요.

이계윤 : 정말 그래요. 아쉬운 건 가끔 모바일게임 같은 데서는 스탭롤이 따로 있는게 아니다보니까 게임에 참여한 성우가 누구인지를 몰라주는 경우가 있단 거에요. 그래서 후배들이 되게 아쉬워하더라고요. '어, 저거 내가 했는데' 라면서요.

홍시호 : 스탭롤 좀 넣어줄 수 없나요? (웃음) 앞으로 계약할때는 먼저 이 얘기를 해봐야겠어.



▲ 이계윤 성우의 첫 게임 녹음은 '센티멘탈 그래피티'의 마츠오카 치에 역이었다고



Q. 녹음을 하기 전에 습관이라던가, 징크스 같은 게 있나요?

홍시호 : 저 같은 경우는 식사를 하고 난 후 40분 정도 지나야지 목이 풀려요. 토요명화같은 외화 녹음 작업을 할 때는 대개 1시 반쯤이면 시작하거든요. 제가 평소에 점심을 12시쯤에 먹는데, 시간이 늦어서 때를 놓치면 식사를 못하고 작업을 하는 경우도 많았어요.

저는 주인공을 하는 경우가 많았어서, 대개 바로 1페이지부터 녹음을 하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런데 만약 1시에 밥을 먹고 1시 반에 녹음을 할라치면, 아예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되더라고요. 이게 결국 한 10 페이지는 넘어가야지 좀 기름칠 된 것같이 되요. 저한테는 그게 약간 징크스라고 할까?

이계윤 : 저는 징크스랄 건 없는 편인데요. 굳이 고집한다면 저는 오전에는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 편이라 오후에 녹음을 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녹음 전날에는 잠을 좀 많이 자두고는 해요. 잠이 부족하면 목소리부터 갈라지고요. 제가 또 여성 성우로서는 그렇게 고운 목소리는 아니거든요.

홍시호 : 아니, 고운 목소린데?

이계윤 : 어유, 감사합니다. 그래서, 잠을 많이 자서 몸 상태를 릴렉스한 상태로 만들어야 된다는 정도가 있어요.

홍시호 : 아침 일찍 녹음이 있으면 미리 일찍 일어나서 고함을 지르고 나와요. 아파트다 보니까 소리를 지를 수는 없는데, 입을 이렇게 막고 '으아아아!' 하고 소리를 지르고 나와요. 한 5분 정도 그렇게 하면 정말 목이 풀리거든요.

그리고는 대본을 읽어봐요. 대본이 한 4~50페이지 되는 분량이 된다고 해도 이걸 하나하나씩 다 읽어봐야 해요. 그것도 소리를 내서, 연기할 때처럼요. 읽어보고 녹음실에 들어가는 거랑, 읽어보지 않고 들어가는 게 저한테는 굉장히 많은 차이가 나요. 녹음할땐 되도록 실수 없이 하려다 보니까 늘 통으로 대본 하나를 다 읽고 들어가요. 이것도 버릇이라면 버릇이겠네요.



▲ 프로이신 만큼 두 분 모두 컨디션 조절에는 각별히 신경을 쓰시는 편이라고 합니다


홍시호 :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좋은 목소리가 나옵니다. 안그러면 목소리가 갈라지거나 해요. 그리고 술을 마시지 않는데, 이는 집중력이 흐트러지기 때문입니다. 마치 약을 먹은것처럼 연기하는 내내 정신이 깨지를 않아요. 글자가 흔들려보인다고 할까. 실수가 늘더라고요.

홈쇼핑에도 많이 출연을 하는데, 기존에 녹음한 것을 고쳐서 새로 녹음해달라고 요청을 받기도 하거든요. 저번에는 술을 마시는 중에 연락을 받았는데, 가서 해보니까 간단한 것인데도 발음이 제대로 되지를 않았어요. 태연한 척 하려고 해도 양심상 도저히 못할 수준이라 지금 이런 경우에는 차라리 다른 사람을 쓰라고 합니다.

이계윤 : 저도 술마시고 녹음을 해본적이 한번 있었어요. 녹음은 어찌저찌 마무리가 됐는데 돌아오는 길에 졸도할 뻔 했어요. 이러면 안되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어릴 때는 모르니까 그런적도 있는데, 나이가 들어갈수록 컨디션 조절이 중요하고, 목 상태가 좋지 못하면 작업을 거절하는 것도 프로로서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Q. 배역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네요. 어떤 이는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하는데, 극복하는 방법이 따로 있나요?

홍시호 : 저는 우울증이 올 정도로 배역이 일상 생활에 영향을 미친적은 없네요. 그냥 집에 가면 아이들과 장난을 칠때 슬쩍 연기를 하면서 반응을 보는 정도에요. 언제는 집에서 하루 종일 이누야샤의 '나락' 톤으로 얘기해본적도 있는데, 애들이 좋아하더라고요.

이계윤 : 스타 크래프트에서 자가라 역할을 했었는데, 집에서 '베스펜 가스가 모자랍니다'와 같은 톤으로 '쌀이 모자랍니다.' 하면서 장난을 치기도 했었어요.

홍시호 : 디지몬에서는 제가 텐타몬 연기를 했었는데 애들한테 대화 할 때, 텐타몬 특유의 말투로 '그것 좀 갖다줄래?!' 하면 아이들 반응이 좋죠.



▲ 일상 생활에까지 담아내는 캐릭터 연기란 바로 이런 것!



Q. 가수들은 성대결절같은 문제에 시달리기도 하는데요. 성우의 경우엔 이런 부담은 없나요?

홍시호 : 가수들의 경우에는 하이톤의 영역에서 계속 활동하는 편인데, 성우들은 사실 그렇게까지 항상 높은 톤을 유지하지는 않아요. 소리를 지르거나 외치는 경우는 물론 종종 있는데, 그 비중이 높지는 않죠. 그래서 그런지 이런 문제는 크게 나타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계윤 : 예전에는 소리를 지르는 역할을 많이 했어요. 그때는 어떻게 이런 역할을 소화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뭐 그때는 젊었으니까요.(웃음) 당시에는 성대 자체가 두터웠다는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이렇게 지르는 연기를 많이 안하다보니까 약간 약해진것 같아요. 물론 병까지 올 정도는 아니긴 하지만요.


Q. 두 분 모두 인상적인 목소리를 보유하고 있으신데요. 일상생활에서 목소리만 듣고 알아보는 팬분들이 있지는 않았나요?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계윤 : 얼마 전에 녹음 관련해서 알게 된 분 번호를 저장한 적이 있었는데요. 메신저에 자동으로 제 프로필 사진이 떴었나 보더라고요. 그때 제 프로필 사진이 하스스톤에서 제가 연기했던 발리라라는 캐릭터의 일러스트였어요.

그런데 그 분이 그걸 보시더니 '어? 하스스톤 녹음하셨어요? 제가 정말 열심히 하는 게임인데!' 라고 하시는 거예요. 저는 아실 줄 알았는데, 일상생활에서 목소리를 들으시면 또 다른 느낌이 나서 잘 모르시는 경우도 있는 모양이더라고요.

홍시호 : 알아보는 경우가 꽤 있죠. 택시 타면 꼭 그래요. 이게 너무 자주 그러다 보니까, 어떨 때는 목소리를 일부러 평범하게 내려고 하는 경우도 있어요. 전화를 받을 때도 가급적 평범하게 목소리를 내려고도 하는 편이고요. 그 밖에도 병원에 갔을 때 진료 예약을 한다던가, 은행에서 일을 보려는 경우에는 이름을 보고 '어, 성우 홍시호 씨 아니세요?'하고 알아보시는 경우도 많았고요.

이계윤 : 전 또 얼마 전에 어떤 프로그램에서 이런 일이 있었어요. 어두운 공간에서 시각장애인분께서 길잡이가 되고 저는 그분 인도를 따라 나아가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길잡이분이 제 목소리를 들으시더니 '혹시 아따맘마의 오아리 아니셨어요?' 하고 딱 알아보시더라고요. 물론 그분께선 항상 어두우셨을테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그렇게 알아주신 거에요.

그때는 성우 이계윤이 아니라 그냥 개인적으로 찾아간 거였던 거라 목소리도 딱히 연기톤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도 목소리를 듣고 알아보시더니 항상 너무 재미있게 들었었다고 하시면서 제 손을 꼭 잡아주시는데 정말 가슴이 뭉클하면서 감동적이었어요. 그때 성우라는 직업에 대해서 보람도 느꼈고요.



▲ 아따맘마의 '오아리'를 얘기하시는 모습에선 이계윤 성우의 개인적인 애착이 느껴졌습니다



Q. 성우 활동을 하면서 특별히 힘들었던 기억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홍시호 : 슬램덩크의 강백호라는 캐릭터를 할 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기본적으로 천방지축에 열혈남아예요. 그런 에너지 넘치는 캐릭터를 연기하려면 제 에너지도 두 세배씩은 들어요. 보통 (애니메이션 녹음을 하면) 3~4회차를 한 번에 녹음하는데, 정말 지치더라고요.

물론 시청율도 잘 나온 편이고 보람은 있었는데, 한창 작업할때는 솔직히 빨리 끝났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당시 30대 초반이었는데도 체력이 달리더라고요. (웃음)

'7월 4일생'이라는 작품에서 톰 크루즈 목소리를 더빙했던 것도 기억에 남네요. 방황하는 젊은이의 삶을 그린 것인데, 후반부에 주인공이 점점 미쳐가는 씬이 있었어요. 절규하면서 매우 긴 대사를 치는데, 그걸 보고 '이걸 연기했다간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까지 들더라고요. 연기하다가 장렬히 전사하자라는 느낌이랄까. 에너지가 매우 강렬했습니다. 당시 연기에 점수를 매긴다면 85점 정도?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악역을 많이 하게 되는것 같아요. '나도 젊은 목소리 잘 낼 수 있는데!' 라는 생각을 하지않는 건 아니지만, 후배들도 많이 있는데 20대 캐릭터를 하는것은 좀 욕심이잖아요. 최근 배역에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계윤 : 항상 쭉 흘러가는 흐름이란 게 있어요. 어린 캐릭터도, 나이 많은 캐릭터도 할 수 있지만 흐름을 거슬러 작품에 참여하는 것보다는 그대로 가는게 좋은 것 같아요. 악역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연기력이 필요해서 경험 많은 성우들에게 많이 맡겨주시기도 하고요.

홍시호 : 개인적으로는 젊은 역을 많이 하다보니 단역을 해본적이 별로 없습니다. 프리랜서가 되고나서부터 2~3개월만에 주인공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실수가 적다보니 참여를 많이 시켜준것 같습니다. 남자 1, 2, 3이나 '노인' 같은 단역을 해본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네요. 그러다보니 5~60대 캐릭터는 어떻게 연기해야하는가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감이 잡히더라고요.



▲ 홍시호 성우는 특유의 목소리로 주인공을 휩쓸기도 했습니다



Q. 홍시호 성우의 경우 주인공을 많이 담당했는데, 주변에서 시기나 질투는 없었나요?

홍시호 : 항상 일 할때 실수를 줄이려고 열심히 했더니 다들 좋게 봐주셨던 것 같아요. '홍시호가 출연하면 일이 빨리 끝난다'라는 평가를 받으려고 노력했었죠. 그렇게 열심히 하다보니 선배분들도 많이 인정해주시기도 했습니다.


Q. 최근에는 더빙 작업 자체가 많이 줄어든 느낌입니다. 새로운 성우분들이 등장하는 수도 그만큼 줄어든 것 같은데요.

홍시호 : 요즘은 외화도 그렇고 일감 자체가 많이 줄었습니다. 이계윤 씨도 투니버스 애니메이션 채널에 계시는데 마찬가지로 작업이 줄었다고 하더라고요.

영화 자체도 수가 많이 빠졌습니다. MBC의 주말의 영화, KBS의 명화극장, 토요명화, SBS의 영화특급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었는데 현재는 모두 없어졌잖아요. 저는 이게 잠시만 중단된거라고 보고 있지만 협회 등에서 힘써주어야 다시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영화 쪽에서도 톰 크루즈나 브래드피트 같은 기존 배우들 외에도 제니퍼 로렌스 등 새로운 배우들도 많이 나오는데, 이런 최신 영화들은 더빙 작업이 없었다보니 신인 성우들이 모습을 공개할만한 상황이 많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작품에 전문 성우가 아닌 탤런트나 유명인들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한 몫 하죠.

이계윤 : 성우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맡았던 대표 캐릭터가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즘 신인 성우들은 게임 캐릭터를 상당히 크게 보고 있는데, 모바일 게임의 경우에는 캐릭터에 어떤 성우가 참여했는지 표기해주는 경우가 많지 않잖아요. 내가 성우로 참여했는데 길에서 '이 성우 누구야?'라는 말을 듣거나 다른 사람으로 착각하시는 걸 보면 상처를 받기도 해요.


Q. 과거 홍시호 성우의 경우 '성우란 목소리의 종합 예술가'라고 언급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종합 예술가로서의 성우란 어떤 것인이 두 분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을까요?

홍시호 : 저희는 연기를 하더라도 동작이나 표정이 노출되지 않고 오로지 마이크를 통한 목소리로만 모든 걸 표현해야 해요.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창조를 해야 하는 수준인 거죠.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을 더빙한다고 하면, 저희는 뭐든지 다 할 수 있어야 해요. 어떤 캐릭터든 - 노인이든, 아역이든, 심지어 괴물, 악당, 여신이든 - 정말 말 그대로 뭐든지 할 수 있어야 해요.

성우는 목소리로 표현하는데 한계가 없을 정도로 연기를 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성우란 목소리의 종합 예술가다'라는 말씀을 드렸던 것 같아요. 제 개인적으로는 목소리로 표현 할 수 없는 것은 없다고 항상 생각해요.

이계윤 : 일전에 녹음 관계자들께서 말씀해주신 건데요. 성우들께 연기 요청을 할 때, 간혹 대본에는 없는 애드립을 해달라고 부탁을 해야 될 때가 있대요. 그런데 급작스러운 부탁인데도 성우분들은 별 무리 없이 해내는 게 정말 신기하다시는 거에요.

저희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본능적으로 한 건데, 다른 분들 눈에는 이게 마치 사전에 협의한 것 같이 자연스럽게 연기해내는 것처럼 보인다고 신기해하시는 경우가 있었어요. 선배님이 말씀하셨던 것도 아마 이런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 홍시호 성우의 '종합 예술가로서의 성우'에 대한 철학이 인상 깊었습니다



Q. 성우 분들은 목소리 연기 외에도 배우 등 다른 활동을 하기도 하는데요. 두 분은 그런 계획이 있나요?

홍시호 : 다른 콘텐츠로 진출할 생각을 안해본것은 아닌데, 현재로선 계획이 없습니다. 제가 해왔던 작품들의 많다보니 목소리를 많이 알고 계실텐데요. 제 목소리 자체가 잘생기고 강인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작품에서는 톰 크루즈같은 배우들을 많이 담당했었잖아요.

그런데 TV 프로에 등장하면 얼굴이 나오게 될텐데, 이게 위화감이 생기겠더라고요. '홍시호가 저렇게 생겼었어?' 하는 반응이 나오겠죠. 만약 이런 쪽으로 나가게 된다면 이미지 세탁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이계윤 : 프로모션 쪽으로 참여한 적이 있는데 약간 민폐라는 느낌이 있었어요. 민망하기도 하고요. 다른 쪽 작업보다는 성우로서의 일에 좀 더 비중을 두려고 합니다.

홍시호 : 성우 분들 중에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아요. 유명한 분들도 TV 같은 매체는 출연할 생각을 가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Q. 김기현 성우나 장광 성우 등 다른 매체로 진출하시고 성공하신 분들도 있는데요.

홍시호 : 물론 그런 분들도 계시죠. 장광 선배님의 경우 '도가니' 작품에서도 나왔었는데 그 작품 이후 이쪽 세계(성우)에서는 많이 안보이시더라고요(웃음). 저번에는 장광 선배를 따라다니면서 인터뷰를 하려는 분들도 있으시던데, 그 앞을 지나가니 장 선배가 '시호야 이리 와봐' 하고 저를 부르시더니 들러리 멘트를 해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이계윤 : 성우 연기도 잘하시고 존경하는 분인데 영화계에서 활동하시는 것 보니 대단하시더라고요.

홍시호 : 장광 선배님처럼 우리도 저변을 넓혀야할 필요는 있다고 봅니다.



▲ 사진만 봐도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 김기현 성우의 명연기! (출처 : MBC 드라마 제5공화국)



Q. 마지막으로 창세기전 팬 분들에게 한 마디 남겨주세요.

홍시호 : 17년 만에 참여하는 작품이라 감회도 새로웠습니다. 그래서 연기도 최대한 멋지게 하려고, 잘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에 새로 만들어질 창세기전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리고, 저 개인적으로는 앞으로도 더빙이든 애니메이션이든 여러 매체를 통해서 더 많이 찾아뵙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계윤 : 창세기전은 제가 본격적으로 프리랜서 성우 생활을 시작할 때 만났던 작품이기도 하고, 제 성우 인생에서 전반적으로 저와 함께 시간을 공유한 작품인것 같아서 저한텐 정말 의미 있는 작품이에요. 그런만큼 이번에 정말로 열심히 연기했고요.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합니다.



▲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 활동을 통해 계속 만나뵐 수 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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