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2016] 게임스컴 참가한 검은사막, “올 말까지 100만 유료 회원이 목표”

게임뉴스 | 이동현 기자 | 댓글: 106개 |




오픈베타를 시작한 불과 5개월 남짓 지난, 검은사막 온라인. 물론 북미 유럽 지역 이야기다.

오픈 이전부터 서구 열혈 게이머들의 관심을 모아왔던 검은 사막은 런칭 패키지 구매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 캐릭터 생성에만 50만 명 이상이 참가하며 경쾌한 시작을 보인 후 아직까지 잘 서비스 되고 있다. 최근까지 유료 가입자 수 80만 명, 동접자 10만 명 내외를 유지하는 중이다.

어느 정도의 성적이냐 했을 때 기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한국에서 개발한 MMORPG가 서구권 유저들에게 매력을 어필하고 일정 수준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북미 유럽에 진출한 과거의 한국 MMORPG 들과 비교해 첫 손에 꼽히는 성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수치보다 의미있게 느껴졌던 게 있다.

게임스컴에 참가해 부스를 꾸린 검은사막은 현지 서비스를 담당하는 파트 외에도 개발사인 ‘펄 어비스’의 핵심 인력들이 모두 지금 독일에 넘어왔다. 이들은 게임스컴을 구경할 시간도 없이 카카오게임즈 B2B 부스 룸에서 30분 간격으로 빡빡하게 짜여진 해외 게임 매체들과의 인터뷰를 하루 종일 소화하고 있었다. 인터뷰라는 게 시간을 정해놓고 해도 10분, 20분 길어지기 마련인지라, 점심 식사도 간신히 짬을 내는 모양. 그러니까 해외 게임 매체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검은사막의 부스 행사 중에는 ‘개발자와의 대화’도 스케줄이 잡혀있다. 독일이나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검은사막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한국의 펄어비스 개발자들에게 ‘해양 컨텐츠에 이런 걸 넣어달라’라거나 ‘개인용 갤리선을 만들어 줄 생각은 없나’ 같은 질문을 하고, 한국의 개발자들이 바로 답변을 하는 시간이다. 마치 블리자드 개발자들을 만나서 ‘사제를 상향시킬 생각은 없는가?’하고 직접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처럼, 유럽의 유저들이 한국의 개발자에게 그런 질문을 던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또 다른 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런 성과를 낸 것은, 이미 충분한 해외 서비스 경험이 있었다거나 혹은 그런 경험을 가지고 있는 파트너사와 손을 잡고 퍼블리싱을 했거나 한 게 아니라는 점이 또 주목 할 만하다.

게임을 직접 서비스 하자는 결정을 내리고 준비를 시작한 것이 작년 6월. 10월에 티저사이트를 열고 두 차례 클로즈베타를 거쳐 3월에 서비스 시작. 이후 매 달 마다 굵직 굵직한 업데이트를 이어왔던 지난 수 개월을 돌이켜 보며 카카오게임즈 김민성 유럽 법인장은 게임스컴이라는 방점을 찍으며 남다른 감회를 느끼는 듯 했다.



▲ 카카오게임즈 김민성 유럽 법인장


법인 사무실은 어느 지역으로 할 것이냐에서 부터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법인 설립이 기초자본금 없이도 2주만에 가능하고, 부과세 환급이나 법인세 감면 등의 제도적 지원이 잘 되어 있다. 유능한 인력을 주변 유럽 국가에서 수급하기 좋은 지리적 이점을 가지고 있으며, 인구의 80% 이상이 유창한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사업을 시작하는데 언어적 어려움이 덜하다고 한다. - 우편, 전화기 설치, 인터넷 설치 등 밑바닥에서부터 하나하나 만들어왔던 것이다. 현지 서비스 경험 없이 모든 걸 무에서 시작해야 했던 지난 몇 달을 한 관계자는 ‘맨땅에 헤딩’이라고 표현하기도.

주모를 부를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런 성과를 낮춰볼 필요도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서비스 한지 이제 5개월밖에 지나지 않은 게임이다. 올 해 말까지는 발렌시아와 각성, 해상전 업데이트까지 모두 마쳐 한국 컨텐츠를 따라잡고 유료 회원 100만 명을 확보하는 게 목표라고. 한국 게임 검은사막의 해외 선전을 기대하며 계속 지켜봐도 되지 않을지.

아래는 한국 기자단과 나눈 미디어 간담회의 Q/A 내용이다.



▲ 좌로부터 펄어비스 고도성 PM, 최서원 실장 김재희 팀장
카카오게임즈 유럽법인 김민성 법인장, 류지철 CTO, 박유진 PM



= 북미 유럽 시장에서 검은사막의 성과는?

북미 유럽 MMORPG 시장의 규모가 수 조원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에 비하면 미약한 부분이겠다. 하지만 과거 한국에서 개발된 MMORPG 들이 북미 유럽 시장에서 거뒀던 성과와 비교하자면 그보다는 높다고 말씀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유럽 쪽 마케팅을 할 때 어떤 점에 집중했나.

한국은 검색 포탈과 같은 특정 채널이 있는데, 북미나 유럽은 그런 게 약하고 마케팅 채널이 흩어져있다. 다양한 매거진 채널에 광고를 했는데 효과가 컸던 건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모듈의 공개였다. 지금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마케팅 방법의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 한국과 다른 유료화 모델을 선택했는데.

전략적인 결정이었다. 북미나 유럽에서는 free2play 에 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 않았다. 게임을 해보기도 전에 ‘한국에서 만든 free2play MMORPG 라면 이런 게임일 것이다’ 하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북미 유럽의 패키지, 콘솔 게이머들에게 buy2play 모델이라는 점이 오히려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 북미/유럽에서 미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2% 정도



= 새롭게 법인을 설립해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아. 감회가 새롭다. 처음부터 해야 했다. 우편, 전화, 인터넷 설치 같은 것들을 하나하나 해야했다. 6월부터 시작했는데 인터넷이 7월에 들어왔다. 한국에서 빠르게 처리되는 것들이 유럽은 느렸다. 하필 그 시기가 유럽에서는 휴가철이었다. 초반 준비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개발사와 퍼블리셔 사이의 문제는 오히려 퍼블리셔의 의견을 많이 수용해주셔서 서비스 측면의 어려움은 없었다. 서버를 구매하고 IDC 센터를 구축하고 이런 부분들이 어려웠다.


= 리투아니아에서 온 유저가 부스에 찾아와 남궁훈 대표에게 ’리투아니아에도 서비스를 해달라’고 이야기했다는 에피소드를 들었다. 아직 유럽에서 서비스 되지 않는 지역이 있나.

발트해 3국은 지역적으로는 유럽에 포함이 되는데, 러시아 퍼블리셔와 계약할 때 그 쪽 권역으로 되어있다. 계약을 2중으로 할 수는 없어서 빠져있다.

그 외 안된 곳은 터키 정도인데, 터키는 보통 MMO 시장에서 특수한 시장으로 별도 분리해서 고려되는 지역이고 이전 성공사례도 많은 곳이다. 처음에는 그렇게 해서 제외되었는데, 하드웨어 상황이 높지 않은 편이고 인터넷 종량제 국가인지라, 고사양을 요구하고 업데이트 양이 많은 검은 사막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은 면이 있어 현재는 보류중이다.


= 서구권 유저들의 성향에 맞게 변경한 부분들이 있나.

커스터마이징이 대표적인데, 아무래도 디자이너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동양 감성이 들어가있다. 그게 서구 유저들이 볼 떄는 조금 다르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어 피부색이 이 정도면 충분히 검다고 생각했는데 서구 유저들은 더 검은 피부를 원한다거나, 레인저 캐릭터가 서구형 캐릭터지만 실제 서구 유저들이 볼 때는 서구형이 아니라고 느낀다거나 하는 부분을 수정했다. 닌자도 서구권에서는 더 날카롭고 개성있는 스타일로 적용되었다. 밤은 더 어둡고 비도 더 많이 오는 식으로 좀 더 현실적인 분위기로 변경하기도 했다.



▲ 서구권에 맞춰 커스터마이징에도 변경이 적용됐다



= 콘솔이나 VR 로 개발을 고려하고 있나.

검토는 하고 있지만, 매주 패치 사항이 많아서 쉽지 않은 것 같다. 콘솔의 경우 그렇게 패치를 하자면 플랫폼에 따라 별도 QA를 진행해야 하는 등 어려운 부분이 있더라. 우선은 좀 더 완성된 형태의 게임이 되어야 콘솔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 같고, 그 전까지는 PC 온라인에 좀 더 집중하려 한다.


= 북미나 유럽의 문화적 차이가 서비스에 영향을 주기도 했을 것 같은데.

날씨가 좋아지는 4월이나 5월이 되면 유럽 유저들은 휴가를 떠난다. 그게 아니더라도 외부로 나가지 집에 잘 있지 않는다. 그랬다가 9월 즘 날이 추워지면 다시 돌아오는 그런 경향이 있다. 그에 맞춰서 이벤트 등을 진행했다. 북미와 유럽의 차이라면, 유럽은 공휴일이 1년에 5~6일 정도밖에 되지 않아 그에 맞는 서비스 기획 등을 하고 있다.


= 캐릭터의 이름이라던가 피시방 NPC 같이 로컬라이제이션에서 고려할 부분도 많았을 것 같다.

로컬라이제이션 해야 하는 양이 너무 많은 게임이다. 영어 외에 독일어나 프랑스어도 같이 해야되서 시간도 많이 들었다. NPC 이름은 한글로 썼을 때는 외래어 같은데 막상 영어로 번역하면 현지 유저들이 볼 때 이상한 이름이 되는 경우나 말이 안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부분들은 다 체크해서 새롭게 변경했다.

피시방 NPC는 서비스되는 지역 상황에 맞게 손쉽게 껐다 켰다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준비되어있어서 큰 문제는 없었다. 예를 들어 아직 각성 업데이트가 되지 않은 경우에는 각성 관련 NPC 가 나오지 않게 설정할 수 있다.


= 업데이트 속도가 빠른 편이다. 비결이 뭔가.

게임을 개발하다보면 개발되지 않을 내용들이 기획단계에서 크게 잡혔다가 폐기되는 경우가 많다. 펄어비스에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개발자가 함께 해서, 처음부터 구현 방법을 고려하면서 진행한다. 기획서는 최대한 간략하게 가져가고 커뮤니케이션을 충분히 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게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진 게 아닐까 싶다.



▲ 북미/유럽 지역에도 발렌시아와 각성무기, 마고리아 해양 업데이트가 선보인다



= 북미유럽이라고 하지만 다양한 국가들이 포함되어 있다. 다양한 유저 피드백이 있을 것 같은데.

국가는 많지만 언어로 보면 독어권, 프랑스어권, 영어권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포럼도 3가지 언어로 제공하고 있는데, 패치 이후에 유저 피드백을 정리해서 개발사에 전달해 협의를 하면서 진행하고 있다.

정서적으로 큰 차이는 없는 편이다. 긍정적인 건 좋은 평가가, 부정적인건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차이가 있다면 북미는 업데이트를 했다는 자체에 대해서 반응이 빠르고 크게 나타난다. 매출이 확 올라간다. 반면 유럽은 매출보다는 접속자 수가 올라가는 등 게임 지표가 건강하게 나타나는 차이가 있다.


= 북미나 유럽시장에 새롭게 진출할 개발사나 퍼블리셔에게 어떤 조언을 해준다면.

절박하면 될 것 같다. 굉장히 절박하고 외롭게 왔다. 당시에는 검은사막이 굉장히 큰 기대를 받으면서 오픈 후에 왔는데, 시장에서 기대한 수치에 도달했냐 하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었다. 직접 해외 진출을 하는데 ‘미국도 아니고 유럽이라고?’이런 냉소적인 시선이 있었다. 그런 걸 극복해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서 토탈사커 식으로 일해왔다. 우선순위 중심으로 업무를 했던 게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



▲ 현재는 북미/유럽 시장에서 인정받는 MMORPG로 자리매김했다


= 검은 사막 해외 유저들에게 어떤 부분에서 어필이 되었다고 생각하나?

살고 있는 유럽이라는 세계 자체를 그대로 옮긴 듯한 느낌을 많이 받는다고 이야기하더라. 처음 게임 컨셉을 잡을 때 그래픽 풍을 한국에서 주류로 통하는 MMORPG들과 다르게 갔던 이유기도 하다. 오히려 서구권에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고 그런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


= Value Pack 과 관련해서 Pay2Win 논란이 있었다.

Pay2Win 은 서구 유저들이 굉장히 예민하게 여기는 부분이다. 캐시 샵이 아니더라도 접속해서 모을 수 있는 마일리지로 유사한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체 상품을 추가했다.



▲ p2w 논란에 휩싸였던 밸류팩은 캐시샵 외에 마일리지 대체상품을 추가했다



= 올 해 3건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다. 목표가 있다면.

올 해 안에 100만 유료 가입자 회원 달성이 목표다. 지금까지 컨텐츠 업데이트가 계속 이뤄졌는데, 어떤 유저들은 이런 업데이트에 대해서 신뢰를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안 그래도 어렵고 할 게 많은데, 또 더 어려워지네?’하고 부담을 느끼는 유저들도 있었다. 이런 부분도 신규 유저 유입의 벽이 되기도 했는데, 앞으로 이런 쪽에 집중하려고 한다.


= MMO 시장이 하향세라는 시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어느 정도 유저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게임을 만들려면 개발 기간 5~6년이 필요하고 인력과 비용이 상당히 들어가는게 MMORPG라는 장르인 것 같다. 그렇게 개발해도 불과 수개월 만에 모든 컨텐츠가 소모되어버리고, 1년 동안 추가개발해서 확장팩을 내도 한 두 달안에 컨텐츠 수명이 끝나버린다. 구조적인 문제인 것 같기도 하다. 검은 사막은 빠른 업데이트로 이런 부분을 극복해보려고 하긴 한데, 한국이든 서구권이든 성공사례가 줄어들다보니 투자도 줄어드는 면이 있는 것 같다. MMO 시장의 크기가 줄어들지 늘어날지는 모르곘지만, 그래도 MMORPG 를 즐기는 유저분들이 견고하게 존재하고 있다고 믿는다.



▲ 대양을 포함한 대규모 업데이트로 100만 유료 가입자 달성을 목표한다



= 마지막으로 게임스컴 참가 소감을 말해달라.

카카오게임즈 김민성 유럽법인장 : 게임스컴 참가는 북미 유럽 유저분들이 보여줬던 사랑에 보답하고자 하는, 그리고 단순히 초반의 흥행에 만족하지 않고 유저분들의 눈높이에 맞는 게임을 앞으로 계속 만들어 가겠다는 각오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결정한 것이다. 앞으로도 유저분들과 호흡하며 서비스를 이어가겠다.

펄어비스 고도성 PM : 유럽의 행사긴한데 그에 앞서, 한국 유저분들께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빠르게 업데이트를 하다보니 반면에 생기는 버그들도 있는데, 그런 부분을 포함해서 개발 방향에 대한 의견을 많이 받고 있다. 그런 부분들이 또 게임 개발에 반영이 된다. 지금은 한국 뿐 아니라 북미나 유럽의 요청사항도 체크하고 있긴 하지만, 한국 유저분들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생각한다.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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