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만족스러운 비주얼의 캐릭터 선보일 것', 하이퍼의 아버지 김범 AD 인터뷰

인터뷰 | 이동현, 김수진 기자 | 댓글: 92개 |
하이퍼유니버스는 횡스크롤 AOS라는 전에 없던 장르로 처음 소개된 게임이지만,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인 김범이 AD로 참여해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묵직한 무게감과 부드러운 터치 등 자신만의 확고한 색을 지니고 있는 작가인만큼, 많은 이들이 일러스트에 끌려 게임을 시작하기도 했죠.

실제로 하이퍼유니버스에서는 식물 괴물이나 프랑켄슈타인 같은 하이퍼를 비롯하여, 셀린느나 한, 쿠레나이, 카인 처럼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는 미형 캐릭터까지, 개성 넘치는 하이퍼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특히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로도 빠른 속도로 하이퍼가 속속 추가되면서 보는 즐거움을 더해가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런 하이퍼들은 어떠한 과정 속에 탄생하고, 우리들 앞에 선보이게 되는 걸까요? 하이퍼들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씨웨이브소프트의 김범 AD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하여 현재는 한국을 대표하는 일러스트레이터가 된 그가 이야기하는 하이퍼유니버스는 어떠한 모습일까요?



▲ 하이퍼들의 아버지, 김범 AD



Q.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씨웨이브소프트에서 하이퍼유니버스 프로젝트 AD를 담당하고 있는 김범이라고 합니다. 주요 업무는 캐릭터 관련 부분이고요. 현재 게임이 오픈 후 서비스 중이라 향후 제공해드릴 콘텐츠 관련 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오랜만의 복귀입니다. 하이퍼유니버스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뭐라고 할까. 사실 저는 제 스스로가 생각했을 때 가지고 있는 역량에 비해 과대평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부족한 부분도 많고요.

제 데뷔작이 마비노기영웅전이었는데, 저를 대표할만한 작품이 마비노기영웅전밖에 없어요. 군대에서 전역하고 나서 공백기가 있었던 상황인데, 하이퍼유니버스 프로젝트를 통해 공백기를 채우고 부족한 역량을 다질만한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자신있어 하는 캐릭터 게임이기도 했고요.

여러가지 이유에 있어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라고 생각했고, 작업에 합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Q. 디자인 작업은 몇 분이서 진행하시나요?

현재 원화가 세 분과 나눠서 작업중입니다. 저는 AD로서 일러스트를 그리는 것외 다른 업무도 진행하고요. 혼자서 이걸 모두 하는건 사실 불가능하죠.

현재 하이퍼유니버스의 일러스트 스타일은 저의 오리지널 스타일과는 다소 차이가 있는데요. 함께 작업하시는 원화가 분들과 양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일러스트 스타일을 조정했습니다. 작업 공정상 효율을 감안해야 했던만큼 이러한 과정이 필요했죠.


Q. 그렇다면 혹시 작업하면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하이퍼가 있었나요?

제 경우에는 캐릭터 하나하나에 집중해서 작업을 하기보다는 하이퍼 집단 전체를 염두에 두고 작업을 했어요. 직렬, 병렬 등의 표현을 쓴다면 병렬 방식이었죠. 캐릭터 하나를 깊게 파고드는 작업을 했다면 애착을 가졌을텐데 그렇지는 않았어요. 등장하는 하이퍼들을 ‘하나’로 인식하고 있는만큼, 특정 하이퍼가 좋다거나 한 건 없는 것 같아요.



▲ 모든 하이퍼들을 모아 '하나'로 인식한다고 합니다



Q. 반대로 특별히 디자인하기 어려웠던 캐릭터가 있었나요?

특정 캐릭터를 만드는 작업이 어려웠다기보다는 방향성을 정하는 과정이 어려웠습니다. 기존에 제가 작업해왔던 스타일과는 다른 방향으로 변화를 도모해야 했고, 기획적인 의도에 맞춰서 스타일링을 해야했거든요.

비주얼을 어떻게 표현할지, 게임 안에서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할지 이러한 부분을 짜내는 과정이 어려웠죠. 그래도 이러한 부분이 해결된 뒤로는 쉽게 쉽게 일이 진행됐던 것 같아요.


Q. 디자인 작업에 있어 콘셉트나 방향성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부분이 있다면요?

메인 베이스는 기획 의도입니다. 하이퍼유니버스는 처음부터 기획적인 의도, 기획적인 재미를 중요시하면서 진행된 프로젝트거든요. 그리고 디자인을 통해 여기에 살을 붙여나가는 방식이었어요. 디자이너 관점에서 작업을 했다기 보다는 기획적인 부분에서 게임의 재미를 감안하고 만들다보니 공정 자체가 조금 복잡한 편이기도 했습니다.


Q. 햄버거 그린핏불처럼 캐릭터의 기획 의도와는 상당히 거리감이 있는 스킨도 있는데요.

그 부분은 의도된 사항입니다. 하이퍼의 기본 스킨과 추가 스킨에는 접근 방식에 차이가 있어요. 기본 스킨은 캐릭터 기획에 중심을 두고 최대한 그 느낌을 살리는데 집중합니다. 하지만 추가 스킨의 경우에는 디자인적인 요소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실 이런 독특한 스킨들은 실험적인 요소들이 많아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유저들의 니즈가 어떤 부분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또 만족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디자인한 것입니다.



▲ 추가 스킨은 본 캐릭터 기획의도보다는 디자인적 요소가 크게 가미됩니다



Q. 커즈아이처럼 몬스터형 하이퍼를 디자인하는데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나요?

특별하게 중점을 두는 건 없지만 작업할때 신경쓰는 스타일은 있어요. 기본적으로 하이퍼 유니버스는 캐주얼을 지향하는 게임이다보니 보다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어야 했고, 때문에 괴물이라고 할 지라도 친숙하고 혐오감이 들지 않게 만드는 것을 중요시했어요.

보통의 제 스타일이라고 하면 좀 더 강렬하고 묵직하게, 문자 그대로 몬스터답게 그려내겠지만 이런 코드는 피하고 유저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부드러운 느낌을 담아내려 했습니다.

그리고 하이퍼들에 숨어있는 패러디 요소들은 기획적으로 의도된 부분이예요. 디자이너 관점에서 ‘독창적인 캐릭터’라는 것은 멋지게 보일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익숙하지 않다는 점 때문에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거든요.

하이퍼유니버스에서는 이렇게 독창성을 내세우기보다는 좀 더 대중들에게 선호되고 익숙한, 이해하기 쉬운 코드를 제공해주는게 좋을 것이라고 봤어요. 그래서 패러디 요소들을 포함해 보다 친숙한 디자인이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패러디 요소를 통해 대중에게 좀 더 친숙하게 다가가려 했다고 합니다



Q. 캐릭터 모델링에서는 어떤 부분에 관여 하시나요?

게임을 플레이 하시는 분들은 하이퍼의 포트레이트와 게임 내 모델링을 비교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사실 캐릭터 모델링을 하는 과정에서는 참고하는 제작용 원화가 따로 있고, 이 부분 역시 저와 원화가분들이 작업을 하게 됩니다. 모델링을 할 때는 이 원화를 참고해서 작업을 하게 되고, 하이퍼유니버스의 캐릭터들은 원화를 상당히 충실히 구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스킬의 이펙트라던가, 하이퍼의 애니메이션 부분 등 많은 사항에 대하여 팀원들과 의견을 공유하고 수정 작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Q. 다양한 작업에도 불구하고 하이퍼가 추가되는 속도가 상당히 빠른데, 부담은 없나요?

작업이 빠른 편이기는 합니다. 타이트하게 뽑아내고 있죠. 하지만 일을 과도하게 몰아붙여서 한다거나 하는건 아니고, 신속하게 작업물을 완성할 수 있도록 개발 환경이 구성되어 있어요. 작업 공정을 구성하는 단계부터 효율 부분을 많이 고려했거든요.

포트레이트나 작업 원화가 나오는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예요. 원화가마다 차이는 있지만 저는 포트레이트의 경우에 3일 정도, 제작 원화 같은 경우에는 5일이면 두 개 정도는 완성할 수 있어요.

여기에 모델을 제작하거나 이펙트, 애니메이션 등을 이히는 과정 역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회사 분들과 여러모로 고민했고요. 공정이 갖춰져 있는만큼 작업 속도는 빠르지만 크게 무리가 되지는 않습니다.


Q. 신규 캐릭터나 스킨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데, 미공개 원화나 스킨 이미지를 공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기회가 되면 계속해서 공개하고 싶은 바람이예요. 앞으로는 그럴 기회가 많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요.

사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없는, 캐릭터 원화나 현재 작업중인 비공개 캐릭터와 관련된 일러스트들, 작업하다가 드랍되어버린 이미지 등 정말 많은 자료들이 있어요. 언젠가는 이런 것들을 천천히 공개할만한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해요.

아! 그리고 이번 주 목요일에 크리스마스 한정 스킨이 업데이트 될 예정이예요. '눈꽃 나라의 산타 아이샤'와 '마계의 루돌프 사피텔부브'로, 일정 기간 내에만 판매되는 한정판이 될 겁니다. 12월 15일부터 1월 5일까지 한정 판매되니 한 번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 눈꽃 나라의 산타 아이샤



▲ 마계의 루돌프 사피텔부브



Q. 한은 ‘남성 구미호’라는 부분에서 화제가 되었는데요.

저희가 하이퍼들을 만들다보니까 남성 캐릭터들은 다 우락부락하더라고요. 잘생긴 남성 캐릭터에 대한 소요가 있었기에 구미호라는 컨셉을 잡고 작업을 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한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Q. 카인이나 한, 알렌 등 미소년 캐릭터들이 여성 유저들에게 반응이 좋은데, 앞으로도 이러한 캐릭터 추가 계획이 있나요?

당연히 계속해서 등장할 겁니다. 저희 팀이 저를 제외하고 원화가 세 명이 함께 작업을 하는데 모두 여성분들이거든요. 그런만큼 여성분들의 니즈도 충분히 파악하고 있고, 또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일반적으로 이러한 대전형식의 게임이 거칠고 강한 느낌이 두드러지기 쉬운데,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귀엽고 예쁜 것들을 적절히 조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 근육질의 캐릭터와 미형의 캐릭터 소요를 모두 충족시킬 필요가 있었다고 합니다



Q. 그렇다면 하이퍼유니버스를 직접 플레이를 하고 있으신가요?

회사 내의 거의 모든 분들이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습니다. 저도 물론이고요. 처음부터 함께 했으니 거의 3년째 플레이 하고 있는 듯 하네요.(웃음) 개발자이기 전에 저도 유저 중 한 명이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Q. 주로 플레이하는 캐릭터가 있나요?

제트를 많이 해요. 셀린느도 비교적 자주 고르는 편이고요. 셀린느는 최근 너프가 되기는 했지만 태생적으로 강력한 후반 캐리형 하이퍼라서 강력한 것 같아요.



▲ 김범 AD가 가장 선호하는 캐릭터는 제트!



Q. 김범 AD는 특유의 화풍으로 유명한데, 작업 시 ‘이건 살려야겠다’라고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나요?

저는 그림을 그릴 때 강한 느낌, 흔히들 엣지있다라고 표현하는 느낌을 살리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사람마다 그림에 담아내는 요소가 다른데, 저는 제 성격이라고 할까. 이러한 부분을 담아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런데 이러한 강한 느낌이나, 특유의 무게감 같은 것은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되려 압박감으로 느끼시는 분들도 있어서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Q. 현재의 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해서 연구하신 부분이 있다면요?

처음 작업을 시작할 때는 테크닉적으로 많이 공부를 했어요. 그런데 이런 식으로 하다보니 그림이 실사체 위주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어요. 그래서 이후로는 테크닉을 떠나 스타일링에 관한 부분, 감성적인 부분에 대해서 연구하고 고려하고, 담아낼 수 있도록 연구를 했죠.

다만 그림의 형식이 바뀐다고 해서 제 그림이 지니고 있는 특유의 느낌이 바뀌지는 않아요. 사람은 같고, 옷만 갈아입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기존의 작업물들과 차이는 있지만, 김범 고유의 특성은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Q. 게임 디자인 업계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적성에 맞을거라고 생각했어요. 김형태씨의 창세기전 일러스트 등을 보면서 꿈을 키웠죠. 초등학교 때는 만화나 미술 쪽으로 그림을 접했었는데, 게임을 계속 즐기다가 보니까 이쪽 분야에 호기심이 생겼고, 업계까지 진출하게 된 것 같아요.


Q. 게임 디자인만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프로젝트라고 생각해요. 혼자서 그림을 그리면서 얻을 수 있는 가치와 팀 단위 프로젝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는 조금 다르다고 보거든요. 어떤게 낫다라기보다는 재미의 종류, 가치의 종류가 달라요. 프로젝트를 통해 함께 그림을 그리면서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재미가 있어요.


Q. 작업을 할 때 특별히 사용하는 장비가 있으신가요?

저는 딱히 장비를 가리지는 않아요. 주어지는 대로 작업을 하고 있는 그대로 사용해요. 물론 자신만의 장비를 활용하거나 특정한 환경을 완성해두어야 작업이 잘 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저는 성격상 되는대로 구른다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가끔은 아마추어 분들이 사용하는 저렴한 장비보다도 안좋은 걸 쓰기도 해요.


Q. 김범 AD를 동경하는 일러스트레이터 꿈나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존과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해주고 싶습니다. 바로 혼자 그리지 말고 같이 그리라는 것입니다. 그림이라는 게 혼자서 그리는 경우가 많다 보니 혼자 작업하는데 익숙해져요.

그런데, 혼자서 하는 작업은 한계가 분명히 있어요. 같이 그림을 그리면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지 못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그 이상의 것을 완성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같이 작업을 해보는 경험을 많이 해보시길 바랍니다.


Q.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 드립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이미지, 더 좋은 결과물을 통해 니즈를 충족시켜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비스 초기에는 유저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고, 일러스트 같은 경우에도 시험적인 목적을 담고 있었어요. 하지만 현재는 쓸만한 데이터가 많이 쌓이면서 유저분들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파악이 되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작업을 하는데 있어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만족스러운 비주얼의 캐릭터들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대해주세요.



▲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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