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1조(兆) 클럽, '던파'와 '배그'의 차이는?

게임뉴스 | 이두현 기자 | 댓글: 22개 |



최근 잇달아 연 '1조(兆) 원' 매출을 올린 게임과 회사가 발표되고 있다. 넥슨의 '던전 앤 파이터'는 2017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중국에서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펍지도 '배틀그라운드' IP로 지난해 전 세계에서 1조 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업계와 증권가에서 국내에서만 매출 1조 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며, 최근 펄어비스도 '검은사막' 글로벌 누적 매출이 10억 달러, 우리 돈 1조 원 이상을 벌었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서만 한 해 1조 원, '던전 앤 파이터'
넥슨그룹의 든든한 버팀목




이 중에서 으뜸은 역시 넥슨의 '던파'다. 넥슨은 중국에서 PC 온라인 게임 '던파'로만 한해 1조 원 이상을 벌었다. 최근 넥슨 코리아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전환'을 발표했음에도 위기설이 잠잠한 것은 '던파'가 든든히 받쳐주기 때문이다. 넥슨의 2009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던파' 개발사인 네오플을 인수하기 위해 3,852억 원을 썼다. 그리고 9년 뒤, 네오플은 중국에서만 1조 원 이상을 가져다주는 회사가 됐다. 넥슨은 지난해 중국에서 '던파'로 1조 57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중국에서의 던파 매출은 지난해 더 올랐다. 넥슨은 '던파'로 중국에서만 1조 2,39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중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던파' 매출이 떨어졌지만, 합계 매출은 오히려 올랐다. 특히 '던파'는 PC 온라인 게임이어서 모바일 게임처럼 고정적으로 마켓에 수수료 30%를 떼일 일도 없다. 중국 내에서 짝퉁 게임이 종종 등장하지만, 퍼블리셔인 텐센트가 강하게 법적 조치를 대행한다. 중국 내에서 '던파' 관련 저작권을 승소한 것도 텐센트 덕으로 풀이된다.

다만, '던파'의 최대 강점이 중국이지만 약점도 중국이다. 다른 게임에 비해 중국 의존도가 굉장히 심하며, 매년 오르고 있다. 지난 2016년, 네오플의 매출에서 중국은 89%를 차지했다. 2017년에는 92%로 올랐다. 지난해에는 94%를 기록했다. 네오플의 2018년 매출에서 중국을 제외하면, 660억 원이 남는다. 지금 네오플의 위상과는 많이 다른 수치다.


1조 클럽 신입생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게임 사업과 IP 활용 다각화 필요




펍지주식회사는 '배틀그라운드' IP의 힘으로 지난해 총매출 1조 490억 원을 달성했다. '배틀그라운드' 출시 2년 차에 이룬 성과다. 크래프톤(과거 블루홀)이라는 든든한 배경에 힘입어 사업을 마음껏 확장할 수 있었다. '배틀그라운드'가 없던 지노게임즈 시절을 제외하면, 펍지는 출범 2년 만에 매출 1조 원을 달성한 벤처기업으로도 기록된다.

펍지의 순이익은 네오플과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지난해 펍지는 순이익 5,280억 원을 남겼다. 네오플은 1조 2,252억 원이다. 하지만, 전년도 당기순이익 변화로 비교하면 펍지가 앞선다. 네오플은 지난해 전년대비 5천억 원 더 번 반면에, 펍지는 2017년 당기순손실 1조 5천억 원을 기록했다. 즉, 펍지는 1년 만에 당기순이익을 2조 원 가까이 이끌어냈다. 펍지의 2017년 손실 1조 5천억 원은 '전환상환우선주'를 부채로 인식해서다.

'배틀그라운드'도 '던파'처럼 PC 온라인 매출이 90%에 가깝다. 다만, 지역별 수익 현황은 '던파'에 비해 고르게 나타났다.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이 매출의 약 55%를 차지했는데, 대부분 중국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북남미 지역에서 약 16%, 유럽에서 8%, 기타 지역이 13%를 차지했다.

반면, 수수료 부분에서 펍지는 꽤 큰 비용을 썼던 것으로 나타났다. '배틀그라운드' 사업을 위해 펍지는 5,000억 원이 넘는 수수료를 냈다. 이 안에 스팀 수수료와 에픽게임즈에 내는 언리얼 엔진4 사용료, 아마존 웹 서비스(AWS) 사용료와 함께 모바일 시장에서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수수료가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펍지가 많은 수수료를 낸 이유로, 원래 판매 '100만 장'을 목표로 한 타이틀 계약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만약 6,600만 장 이상을 팔 줄 알았다면, 더 좋은 조건에 계약해 수수료를 낮췄을 거란 해석이다.

펍지는 투자로 인한 수익이 꽤 된다. 투자액을 낮추면서 수입은 늘렸다. 2017년 펍지가 투자에 쓴 금액은 2,435억 원이다. 지난해에는 1,927억 원으로 줄었다. 이 중에서 종속 회사에 투자한 금액은 2017년 34억 원에서 지난해 191억 원으로 늘렸다. 그리고 수입이 2017년 100억 원에서 2018년 408억 원으로 늘어났다. 공격적인 투자 이후 환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펍지란 이름을 달고서 2년 만에 1조 원은 개발사로서 큰 성과다. 앞으로는 퍼블리셔와 IP 사업자에게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이 안정적으로 들어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면서도 PC 온라인의 경우 팔만큼은 팔았다는 점에서 앞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게임 시장과 IP 사업 확대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가 펍지에 중요해졌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검은사막'
거의 모든 개발을 스스로, 거기에 중국이 열리면?




펄어비스는 지난 4월 10일, 창사 이래 '검은사막' IP의 누적 매출이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340억 원)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2014년 12월 '검은사막'의 매출은 11억 원이었는데, 2018년 연간 매출이 4,047억 원이다. 전년과 비교한 경영성과도 매출 672%, 이익 676% 증가, 순이익 894% 증가를 이루어냈다.

펄어비스가 누적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기까지 4년이 조금 더 넘는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누적 매출 2조 원을 달성하는 것은 훨씬 더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검은사막 모바일'의 매출은 PC 온라인보다 3배 넘게 많은 2,756억 원이다. 여기에 인수한 CCP의 '이브 온라인' 매출이 더해진다면, 다음 1조 원 매출은 이전보다 더 단축된다.

펄어비스의 강점은 게임의 대부분의 요소를 자체 개발로 만든다는 점이다. 자체 개발은 초기 투자가 꽤 들고, 위험성이 크단 단점이 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펄어비스는 거의 모든 위험성을 잠재웠다. 오히려 수수료로 빠지는 비용을 아껴간다는 장점만 남았다.

언젠가 펄어비스가 중국 외자판호를 받는 데 성공한다면, '검은사막' IP의 연간 매출 1조 원도 허황하진 않다.


구글플레이 매출 1위 '리니지M'
리니지를 이길 건 리니지뿐?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의 연간 매출을 공개한 적은 없다. 하지만 모바일 앱 조사업체와 엔씨소프트의 사업보고서를 참조하면, '리니지M'이 1년간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는 데에 이견은 적다. 특히 엔씨소프트가 지난 2018년 2월 7일 제출한 손익구조 변경 보고서에 의하면, 매출액이 전년 대비 1조 원 가까이 늘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신작 출시 효과'라 설명했다. 엔씨소프트는 국내 시장에서 게임 하나로 1조 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린 셈이다.

'리니지M' 비용에서 가장 많이 드는 건 구글과 애플에 내는 수수료다. 이 수수료 포함된 항목 '지급수수료'는 2016년 534억 원에서 2017년 3,425억 원으로 6배 이상 올랐다. 모바일 게임 매출 1조 원대에서 마켓 수수료 30%를 제하면 얼추 맞다. 지난해에는 지급수수료가 전년 대비 26억 원 감소했는데, 모바일 게임 매출 감소가 이유다.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현재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계속해 모바일 게임 연 매출 1조 원을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리니지M'이 출시 초반 하루 최고 매출 130억 원을 기록한 적도 있지만, 연 총매출은 감소 추세다. 변수는 '리니지2M'이다.

최근 컨콜에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을 상반기 내에 출시할 거란 물음에 확답을 주지 않았다. 점점 하반기 출시로 의견이 모이는 가운데, 남은 기간 '리니지2M'이 '리니지M'의 빈 매출을 채워줄지는 의문이다.

다만,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2,716명의 개발자에게 2,747억 원을 쓰는 만큼 미래를 위한 준비는 단단하다. 또한, 지난해 로열티로만 3,160억 원을 벌었다. IP 홀더로서의 입지도 확인한 셈이다.


4년간 매출 2조 원, '크로스파이어'
슈팅 게임의 변화한 트렌드, 어려운 숙제 풀어야



▲ 크로스파이어

크로스파이어는 국내에선 조용하지만,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에서 큰 성과를 내는 스마일게이트의 캐시카우다. 크로스파이어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년간 2조 2,6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사의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중국에서의 PC 온라인 크로스파이어다. 이와 함께 중남미와 모바일 게임 매출이 지표를 채운다.

지금까지 스마일게이트는 크로스파이어로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하지만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만만치 않다. 최근 슈팅게임이 배틀로얄 장르로 트렌드가 바뀐 게 꽤 치명적이다. 지난 2016년, 스마일게이트 엔터테인먼트는 6,200억 원이란 성과를 냈다. 하지만 다음 해 5,713억 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역시 5,356억 원으로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배틀로얄 장르의 등장과 시기가 맞물린다.

다행인 것은 스마일게이트가 '로스트아크'와 '에픽세븐'을 회사의 포트폴리오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이다. 그동안 크로스파이어에 쏠린 매출 비중이 한결 가벼워졌다. 앞으로 스마일게이트가 '로스트아크'와 '에픽세븐' 글로벌 서비스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가 회사로선 매우 중요해졌다.


모바일 게임 매출 '첫' 1조 원, '서머너즈 워'
글로벌 IP의 힘으로 사업 다각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는 국내 단일 모바일 게임 최초로 누적 매출 1조 원을 지난 2017년 3월 달성했다. 이어 같은 해 '서머너즈 워'는 글로벌 누적 매출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340억 원)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애플 앱스토어 66개국, 구글 플레이스토어 19개국에서 게임 매출 1위를 기록했고, 각 마켓별로 115개국, 93개국에서 게임 톱10에 도달하는 등 세계에서 한국을 알렸다.

컴투스는 지난해 매출 4,818억 원과 이익 1,269억 원을 남겼다. 각 전년 대비 5%, 25%씩 떨어진 수치다. 그래도 다행히 컴투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을 이어가고 있다. 컴투스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최근 16분기 연속 80%를 넘겼다. 앞으로 컴투스는 글로벌에서 통하는 IP가 된 '서머너즈 워'를 기반으로 모바일 MMORPG를 선보인다. 또한, 원작의 세계관을 확장한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을 개발 중이다.


넷마블 이끈 '리니지2 레볼루션'
'BTS월드'에게 바통 터치하나




넷마블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회사는 '리니지2 레볼루션'을 통해 1조 810억 원이란 매출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시장 조사 업체 센서타워는 지난 1월, '리니지2 레볼루션'이 전 세계 누적 매출 15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추정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한국 매출이 9억 달러(한화 약 1조 54억 원)로 가장 높다. 2위는 일본이다. 일본 매출은 약 3억 4,500만 달러(한화 약 3,855억 원)로 집계됐고, 이는 전 세계 누적 매출의 약 23%를 차지한다.

그러나 앞서 소개된 게임들에 비해서 '리니지2 레볼루션'은 순수익 비율이 높지 않다. 우선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에 '리니지2' IP 사용료를 내야 한다. 그리고 에픽게임즈에 언리얼 엔진4 관련 비용을 지불하고 모바일 게임이어서 구글과 애플에 BM 상품값의 30%씩 내야 하는 등 관련 수수료가 많다.

넷마블의 다음 '1조' 게임으로 손꼽히는 건 'BTS월드'다. 'BTS 월드'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영상과 화보를 활용해 멤버를 육성하는 시뮬레이션 장르 게임이다. 최근 방탄소년단은 신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 유튜브 조회를 사상 최단 시간에 1억 뷰를 돌파해 대세임을 입증했다. 2분기 출시 예정인 'BTS월드'가 대세 방탄소년단에 힘입어 글로벌에서 큰 성적을 이룰 것이란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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