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즐거운 게임, 이터널 리턴 사운드 어떻게 만들어졌나

게임뉴스 | 장민영 기자 | 댓글: 3개 |



  • 주제: 게이머의 현실감, 게이머 세상에 부합하는 OST 기획
  • 강연자 : 양승혁 - 음악 감독 / 스튜디오 도마
  • 발표분야 : 음악, 사운드, 기획
  • 강연시간 : 2021.11.19(금) 11:00 ~ 11:50
  • 강연 요약: 게이머 세상에 부합하는 OST 기획


  • 콘텐츠를 접하는 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음원-음악-효과음 등이 기억에 남는다. 머릿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맴도는 소리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기도 한다. 심지어 수험생의 머릿속에서 반복 돼 수능 금지곡 목록이 나올 정도다

    그런데 이런 소리 역시 의도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스튜디오 도마의 양승혁 음악감독은 이터널 리턴을 비롯한 여러 게임과 애니메이션 음원을 제작했다. 제작 과정에서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고 했고, 미묘한 사운드의 차이를 설명했다.

    강연 현장에서는 사운드 비교를 통해 사운드 간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나아가, 이터널 리턴을 비롯한 여러 게임의 음원이 어떤 과정을 통해 완성되는지 접할 수 있었다.



    ■ 오디오를 이야기하는 이유- 사운드 이미지




    콘텐츠, 브랜드를 활용할 때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는 두 가지다. 넷플릭스 콘텐츠를 즐기거나 아이폰 활용을 시작할 때 떠오르는 점은 무엇인가. 바로 해당 브랜드의 대표 로고와 사운드다. 로고가 등장할 때 나오는 소리 역시 브랜드를 향한 우리의 기억 속에 자리 잡게 된다. 해당 소리 역시 브랜드와 콘텐츠를 구성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 콘텐츠에서 청각의 역할- 사운드와 음악



    ▲ 사운드 변곡점 주는 '마커'

    콘텐츠에서 청각은 복합적인 사운드를 종합하는 역할을 한다. 사운드는 음향-음악-대사 등이 어우러지는 종합적인 것이다. 콘텐츠의 스토리나 상황에 따라 변곡점을 주거나 어떻게 믹스하느냐에 따라서도 사운드는 변화할 수 있다.

    변곡점은 단순한 테크닉을 넘어서 자유로운 생각을 통해 지정한다. 스토리 속 상황이나 장소, 분위기에 따라 변곡점이 바뀔 수 있기에 그렇다. 믹스는 사운드에서 어떤 음향의 톤이 더 잘 들릴 수 있게 섞는 활동이다. 양승혁 음악감독는 나루토 모바일에서 쓰는 초기 음원과 피드백을 받은 음원을 예로 들었다. 게임사 측의 음원을 '뽀샤시하게 하자'는 요구에 더 선명한 소리로 변화시키기 위해 소리마다 강약을 조절했다. 이는 콘텐츠의 주 색깔과 주요 유저층을 고려한 것으로 양승혁 음악감독 역시 믹스의 방향성에 동의했다.



    ▲ 동-서양이 관대한 음역대는 다르다

    양승혁 음악감독은 청각적인 즐거움을 주기 위한 방법을 소개했다. 먼저 음역대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동-서양의 음악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했다. 두 지역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음역대부터 다르다고 한다. 아시아 지역은 고역, 유럽은 저역에 관대하다고 한다. 이를 아시아 배경의 게임인 천애명월도와 유럽의 클래시오브클랜의 배경 음악을 대조하며 설명했다. 해당 예시를 통해 세계 지역마다 청각적인 즐거움, 안정감을 주는 음역대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청각적인 즐거움을 충족시키기 위한 멜로디-가사-보이스를 말했다. 노래가 포함된 OST가 들어갈 때, 캐릭터에 맞는 설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터널 리턴의 캐릭터를 예시로 들면서 살인마지만,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는 캐릭터로 해석해 이를 음악으로 남겨야 했다. 여기서 게임 캐릭터와 알 맞는 목소리가 큰 역할을 한다며, 음악감독의 데모 버전 목소리와 실제 여성 가수의 노래를 비교했다.

    실제로 아이가 나오는 장면에는 아이의 목소리를 따는 과정을 소개했다. 어른들이 앞에서 연기를 하면 아이가 그것을 따라하는 아이의 목소리를 녹음할 정도로 사운드에서 보이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해당 사운드를 만드는 과정은 추상적일 수밖에 없다. 양승혁 음악감독은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과 구체화하는 단계를 구분했다.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은 '손가락이 곡을 쓴다'며 내려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구체화하는 방법은 실제 음원을 제작하는 과정을 예로 들었다. 코로나-19가 단순히 감기 정도라는 사실을 알리는 캠페인 송을 제작한다고 가정해보겠다. 밝고 깜찍한 목소리가 필요하고, 코코코비와 같은 가사, 아이가 아무렇지 않게 코를 훌쩍 거리는 이미지를 형성해 구체화한다고 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지장 없는 감기라는 느낌을 음악으로 줄 수 있다.



    ■ IP의 가치 만드는 오디오- 팬덤, 유저



    ▲ 원곡-팬이 제작한 EDM 리믹스 버전

    사운드의 IP 가치는 팬덤과 유저들이 만들어낸다. 양승혁 음악감독은 이터널 리턴에 참여 후 팬들의 반응을 통해 해당 사운드의 가치가 올라갔다며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이터널 리턴은 언제 어디서 전투가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인-플레이 사운드가 중요하다. 그렇기에 맵마다 사운드를 만들지 않고, 게임 도입부만 음향을 넣었다. 맵마다 짧은 음향 효과임에도 이를 팬들이 모아 올렸고, 심지어 EDM 리믹스 버전을 올리는 유저도 있었다.

    이어 양승혁 음악감독은 Instrumental(기악) 사운드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저가 중심이 되는 오디오나 음악이 나오기 때문이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 입장에서 지나친 음악의 반복은 부정적인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양승혁 음악감독은 게임 특정 구간이 반복될 때, 3배수의 규칙을 지키려고 했다. 이는 같은 음악이 네 번이나 반복되면 부정적인 감정이 들 수 있다. 그렇기에 '인터랙티브 사운드'를 넣는다. 이는 강한 사운드가 반복되는 구간에 본격적으로 들어서기 전에 인트로 부분을 넣는 작업이다. 이를 통해 사운드의 반복을 줄이고 강조 구간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양승혁 음악감독은 게임 OST나 사운드는 유저들에게 즐거움을 줘야 한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언급했다. 기본적인 사운드의 성향, 그리고 유저들이 원하는 것을 맞춰가는 작업을 통해 게임 음악의 가치는 더 올라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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