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DRX, LCK 아카데미 우승의 주인공을 만나다

인터뷰 | 김병호 기자 |
LCK는 총 세 개의 대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프로 선수들의 1군 리그인 LCK 리그와 2군 프로 리그인 LCK 챌린저스는 이미 우리에게 친숙하죠. 그리고 마지막 하나의 대회가 바로 LCK 아카데미 시리즈입니다.

LCK 아카데미 시리즈는 아카데미 연습생과 아마추어 선수들이 참가하는 LCK 정기 대회입니다.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만 12세 이상, 다이아 4티어 이상인 선수들은 참가하게 됩니다. 올해로 4년 차를 맞이했고, 프로를 지망하는 많은 선수들이 이 곳에서 꿈을 키우고 있답니다.

최근 하반기 아카데미 리그와 2월 대회에서 DRX 아카데미가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는데요. 이들은 최근 토너먼트 대회에서 2:0을 네 번 기록하며 압도적인 성적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혹시, 이 팀에는 미래의 LCK 스타가 뛰고 있는 거 아닐까요? DRX 아카데미 ‘아랑’ 조아람 코치와 ‘파덕’ 박석현, ‘커리어’ 오형석 선수를 만나 그들의 꿈을 들어봤습니다.



▲ (왼쪽부터) DRX 아카데미 '아랑' 조아람 코치, '커리어' 오형석, '파덕' 박석현

Q. DRX 아카데미가 최근 LCK 아카데미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아카데미 시리즈를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 이 대회에 대해 설명해줄 수 있을까요?

'아랑' 조아람: LCK 아카데미 시리즈는 LCK 프랜차이즈 팀과 아마추어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는 대회입니다. 아무래도 이전에는 공식 아마추어 대회가 많이 없었는데, 이 대회가 생기면서 아마추어나 연습생이 더 많은 대회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되었어요.

지금 챌린저스 리그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선수들이 아카데미를 거쳐서 올라갔고, DRX도 ‘세텝’ 송경진 선수나 ‘피에로’ 김정훈 선수 등이 아카데미 리그를 거쳐서 지금 챌린저스에서 활동 중입니다.

아카데미 리그는, 아무래도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이 많기는 합니다. 개인 기량 만으로 경기를 풀려고 한다던지, 중반 이후에 붕 뜨는 식의 운영이 잘 나오기도 하고요. 뛰어난 선수들은 주기적으로 콜업이 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Q. 직접 대회를 뛴 선수들은 이 대회를 어떻게 느꼈나요? 대회를 우승하기까지 아카데미 팀을 상대하면서 생긴 에피소드가 있나요?

'커리어' 오형석: 쉐도우와 대회를 했을 때가 기억에 남아요. 라인전부터 중, 후반까지 위기 없이 잘 했거든요.

'파덕' 박석현: 제가 게임을 집중하지 않았던 것 같아 만족하지 못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우승은 했지만, 저 때문에 한 게 아니라 팀이 잘해서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선수들은 아무래도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해서 경기를 기억하게 되는 군요. 코치님은 어떻게 경기를 보셨나요?

'아랑' 조아람: 이번 대회에서는 위기 없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일단 작년 멤버 그대로 한 것 덕분에 호흡을 맞추기가 편했고, 메타가 바뀐 대회여서 준비를 많이 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대회만 놓고 본다면 아무런 긴장감 없이 편안하게 했던 것 같아요. 16강부터 결승까지 모두 2:0으로 이겼으니까요.



▲ DRX 아카데미 '파덕'과 '커리어'

Q. ‘파덕’과 ‘커리어’ 선수는 바텀 듀오로 호흡을 맞추고 있네요. 아무래도 서로에 대해 잘 알 것 같은데요. 서로를 어떤 선수라고 생각하시나요?

'커리어' 오형석: ‘파덕’이는 라인전은 보통인 것 같고, 한타 때 포지션이 좀 특이한 편이에요. 딜을 잘 넣는 스타일이고요.

'파덕' 박석현: ‘커리어’ 형은 기본 실력은 되게 좋다고 생각해요. 라인전도 잘하는 편이고, 오더도 많이 해요. 저에게 많이 알려주는데, 조금 따라가야 되는 부분이 있어요. 약간 ‘때를 쓴다’는 느낌이 있어서 그런 부분만 고친다면 좋을 것 같아요.


Q. 역시 같이 뛰는 선수들이라 가감없이 피드백을 하네요. 코치님은 두 선수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아랑' 조아람: ‘커리어’ 선수는 라인전 디테일이 뛰어나고, 주도권을 잡는 방법과 주도권이 있을 때 게임을 하는 법을 잘 알아요. 그리고 그걸 인-게임에 반영하려고 상당히 많이 노력하고 있어요. 가끔씩 자기가 아는 정보가 팀원들과 공유가 안되는 때가 있어서 혼자만의 각을 보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그런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해결되어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파덕’ 선수는 기본기가 정말 출중한 선수에요. 바텀 라인은 모든 라인 중에서도 가장 기계적으로 플레이를 하는 곳인데, ‘파덕’ 선수는 구도에 맞게 게임을 풀어간다는 점에서 기본기가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중, 후반에는 자신의 장점인 포지셔닝이나 한타 때 활약이 좋은 선수에요. 단점이라면, 가끔씩 안되는 각인 걸 알면서도 ‘머리를 박는 경우’가 있어요.


Q. 우승이라는 커리어는 자신의 소속 리그가 어딘지에 상관없이 굉장히 소중한 경험 같아요. 아카데미 리그에서 우승이라는 커리어를 남겼는데, 각자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파덕' 박석현: 지난 대회에서는 서로 끌어 안으면서 칭찬했던 기억이 있어요. 축하 메시지를 받기도 했고요.

'커리어' 오형석: 이번 대회와는 다르게 지난 대회에서는 되게 힘들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운좋게 준결승까지 갔고, 결승에서 승리하면서 짜릿했던 기억이 나요. 부모님도 제가 우승한 걸 듣고는 ‘수고했다. 앞으로 더 잘해서 프로 선수도 되야지’라고 말하셨어요.

'아랑' 조아람: 저는 2015년 중국의 OMG라는 팀과, 2016년 스베누라는 프로 팀에서 코치로 있었는데요. 당시에 컵 대회를 우승한 경험이 있긴 합니다. 그래도 이런 우승을 하면 기분은 정말 좋지요.


Q. 조아람 코치님께서는 혹시 다시 프로 무대에 복귀하실 생각은 있으신가요?

'아랑' 조아람: 아니요. 저는 프로 팀의 코치는 할 생각이 없어요. 일단, 저는 워라밸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제가 프로 팀을 경험했을 때는 아직 틀이 잡히지 않은 시기였어요. 그때 당시에 ‘내 인생을 갈아 넣는다’는 느낌을 너무 크게 받았어요. 운도 많이 따라야 하고, 나 혼자 열심히 한다고 결과가 바뀌는 게 아니라는 걸 정말 많이 느꼈거든요. 결과만을 중시하는 프로 팀은 제 성격에 맞지 않는 듯해요.

지금은 부담없이 일을 잘하고 있습니다. 제가 데려온 친구들이 잘 성장해서 가능성을 보여줄 때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요.




Q. ‘파덕’과 ‘커리어’ 선수는 조아람 코치에게 배운 것 중에 어떤 것들이 기억에 남으셨나요?

'파덕' 박석현: 저는 처음 왔을 때는 기본기가 많이 부족했는데, 코치님이 기본기와 멘탈을 잡는 거에 대해 많이 알려주셨어요. 그래서 기본기가 많이 늘었고, 인성적으로나 멘탈적으로 발전한 것 같아요.

'커리어' 오형석: 저도 원래 거의 무지성으로 게임을 하는 편이었는데, 기본적인 틀을 잡아주셨어요. 특히 멘탈적인 부분을 많이 도와주셨어요.


Q. ’파덕’ 선수는 최근에 챌린저스 리그에 콜업을 다녀오셨네요. 아카데미 선수들의 다음 목표가 챌린저스리그 잖아요. 직접 경험해보니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파덕' 박석현: 저에게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제 실력을 잘 보여주지 못한 경기가 나왔어요. 아쉬운 내용이 연속으로 나와서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아쉬웠던 긴급 콜업인 것 같아요. 일단, 팀원들이 다르다보니 제가 생각하는 플레이 방식과 틀이 좀 달랐어요. 그래도 이분들만의 틀이 있기 때문에 제가 맞춰 따라가야 했던 것도 기억이 나요.


Q. ‘커리어’ 선수는 ‘파덕’ 선수가 콜업되어 챌린저스 리그에서 뛰었던 경기를 봤나요? 보셨다면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합니다.

'커리어' 오형석: 응원도 했고요. 개인적으로는 ‘파덕’이가 느꼈으면 하는 게 있어서 이기기도 바라고, 지기도 바랐던 복합적인 감정이에요. 대회가 끝나고 서로 대화도 많이 했어요(웃음).

'아랑' 조아람: 챌린저스 리그의 서포터와는 서로 합을 맞춘 게 아니었잖아요. 갑자기 만나서 경기를 했던 거니까 라인전 단계에서 힘든 상황이 조금 나왔어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걸 봤어요.


Q. 코치님께서는 아카데미 선수 육성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신다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선수를 발탁하거나 인재를 육성할 때,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나요?

'아랑' 조아람: 아카데미 선수단 기준으로는 일단 나이 어린 친구들을 위주로 볼 수 밖에 없어요. 서포터 같은 경우는 한 두 살 정도 더 봐도 괜찮고요. 올해 기준으로는 06년생이라면 04년생까지는 충분히 가능성을 살펴 볼 수 있는 나이에요.

나이 다음으로는 멘탈적인 부분을 가장 많이 살핍니다. 저는 피지컬이 사람마다 차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피지컬은 반복적인 학습으로 얼마든지 메꿀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기본 마음가짐과 멘탈적인 부분을 가장 많이 봅니다. 그리고 현재의 실력보다는 잠재력을 더 중심으로 선수를 보고 있어요.




Q. ‘파덕’ 선수와 ‘커리어’ 선수도 코치님이 직접 발탁했을까요? 어떤 점을 보시고 뽑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아랑' 조아람: ‘파덕’이는 제가 직접 뽑은 케이스는 아니에요. 이전에 계셨던 코치님이 뽑으셨고, 육성만 제가 책임을 진 경우입니다. ‘파덕’이는 멘탈적인 부분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이야기를 해줬고요.

‘커리어’ 선수 같은 경우에는, 서포터는 저는 딱 두 가지만 보거든요. 라인전에서 어떤 포지션을 잡는 지, 그리고 챔피언 풀이 얼마나 넓은지를 봅니다. 제 기준에서 이 두 가지만 잡혀있으면, 다이아 1티어라도 테스트를 보는 편이에요. 제가 그랜드 마스터 티어부터 다이아 하위 티어까지 서포터를 모두 관전했는데, ‘커리어’가 제 기준에 가장 맞는 선수였어요.


Q. ‘파덕’ 선수와 ‘커리어’ 선수는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나요? 롤모델이 궁금합니다.

'커리어' 오형석: 저는 서포터는 4대 서포터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케리아’, ‘베릴’, ‘코어장전’, ‘마타’가 4대 서포터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다음 다섯 번째 서포터가 되는 걸 바라고 있어요.

'파덕' 박석현: 저는 ‘구마유시’ 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요. 한타 포지션도 뛰어나고 기본기가 출중한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Q. ‘파덕-커리어’ 선수는 앞으로 기회가 있다면 서로 계속 호흡을 맞추고 싶을까요?

'커리어' 오형석: 잘 맞아서 프로를 데뷔한다면 나쁘지 않은데, 앞으로 잘 맞는 게 있다면 빠르게 버리고 도망갈 예정이에요.

'파덕' 박석현: 저는 형이랑 같이 가고 싶은데, 형이 이렇게 생각한다면 저도 어쩔 수 없이 보내야죠.


Q. 코치님과 ‘파덕-커리어’ 선수는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아랑' 조아람: 일단 현재 있는 선수들이 가진 문제점을 해결해주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고요. 현재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오는 3월에는 새로운 선수들이 좀 있을 것 같아요. 이 친구들이 좋은 선수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입니다.

'커리어' 오형석: 저는 일단 올해 챌린저스 리그에 진출해서 우승을 하고 싶구요. 이후에는 LCK 팀이나 해외 팀 상관없이 프로 데뷔를 하고 싶어요. 그리고 한, 3년 정도 뒤에는 롤드컵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파덕' 박석현: 저도 올해까지 챌린저스 리그를 가는 게 목표이고요. 가서 우승을 한다면 더 좋을 듯해요. 그리고 그 다음 해에는 LCK 리그까지 가지 못하더라도, 2군 리그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고요. 그 다음에는 1군 리그에 가는 게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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