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여동생이 미심쩍었던... 저택 탈출 공포 VR 게임 'HERHALEN' 체험기

동영상 | 장요한 기자 | 댓글: 9개 |


▲ "오..빠... 내손... 놓..지.마..."


도쿄게임쇼 2017 현장에서 어린이 직업 체험(?) 부스에 마련된 'HERHALEN' 이라는 게임이 눈에 들어왔다. VR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었는데, VR 공포 장르로 소개되어 있었다. 부스 성격과 도무지 맞지 않은 장르의 게임. 동떨어져도 너무나 멀리 떨어져서 더 눈에 띄었다.

부스 관계자는 '도쿄 디자인 테크놀로지 센터 전문 학교'의 게임이라고 소개했다. 게임 플레이 화면을 보니 해당 학교 학생들이 개발한 것처럼 보였다. 딱 내가 찾던 게임이었다. 미궁 같은 게임. 곧바로 예약하고 차례를 기다린 후에 시연에 들어갔다.





조작 방법은 매우 간단했다. 컨트롤러로 방향을 정해 앞으로 가거나 뒤로 가는 버튼, 왼손으로 문을 여는 버튼, 오른손으로 여동생의 손을 잡는 버튼만 누르면 됐다.

시작은 긴 복도 끝에서 '혼자' 시작된다. 조금 앞으로 걸어가면 기괴하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붉은 눈알이 보이는데, 이 눈알에 모션을 취하면 '탈출 미션'이 시작된다. 문을 열고 전진하다 보면 희미하게 귀신처럼 보이는 게 지나가고, 바로 뒤에 '여동생'이 등장한다. 이때부터 여동생의 손을 잡고 '함께' 이동해야 한다. 본격적인 탈출의 시작이다.





바닥에는 어떤 방향으로 이동하는지 알려주는 화살표가 따라붙는다. 복도는 입구와 출구만 있을 뿐이고, 홀은 2개의 문을 선택하게끔 되어있다. 탈출해야 하는 집의 구조는 단순하지만, 왔던 길을 생각하며 천천히 걸어(여동생의 손을 놓지 않기 위해)가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갈수록 미로 속에 빠져드는 착각이 들게 된다.

어떤 방은 문이 열리지 않아 왔던 길을 되돌아가야 했다. 잠겨있는 설정으로 다른 방을 가게끔 유도한 것처럼 보였다. 어떤 방은 방 전체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귀신이 튀어나오지는 않았지만 오싹한 기분이 들게 된다. 언제 어디서 무언가 튀어나올 것 같은 불안감, 공포스러운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조금 익숙해질 무렵, 게임 진행이 매우 단순하다는 걸 알게 됐다. 복도를 지나면 홀이 있고, 홀에서는 또 복도로 연결되는 구조였다. HERHALEN 이라는 게임 이름처럼 반복되고 되풀이하는 형태. 그래서 왔던 길을 외워야 하고 막다른 길(문이 안 열릴 때)에 들어서면 왔던 길을 되돌아가 출구까지 올바르게 연결된 복도를 찾아야 했다.

슬슬 적응되어 본격적인 탈출을 위해 시동을 걸 때쯤, 아쉽게도 시연 시간이 끝나버렸다. 탈출은커녕, 여동생의 손을 잡고 걸어 다닌 게 전부였다. 이 게임의 제대로 된 공포는 마주하지도 못했다. 아주 약간 간접적인 체험만 있었을 뿐, 입맛을 다질 수밖에 없었다.

시간을 투자해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장르였기에 조금 플레이한 것만으로 체험 기사를 작성하는 건 무리라고 생각됐다. 찝찝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침대에 누워 그날 촬영했던 영상을 하나씩 돌려보는 과정에서 게임에 '귀신'이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 뒤늦게 영상을 보고 발견한 사진


체험에서 제대로 된 맛을 보지 못했고, 체험 기사를 쓸 심산으로 예약까지 하며 시연한 게임인데 아무것도 건지지 못해 찝찝했다. 그래서 뭐라도 알아보기 위해 구글과 유튜브 등의 검색을 총동원했지만 이 게임에 대한 정보는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냥 자려고 침대에 누워 뒤척거렸는데 도무지 잠이 오질 않았고, 계속 HERHALEN에 대한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러다가 부스 관계자가 말한 게임 학교가 떠올랐다. 홈페이지에 가면 체험해본 것 외에 정보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다행히 간단한 줄거리가 명시되어 있었다.

'동생의 손을 잡고 집을 탈출해야 한다. 출구까지 다양한 공포가 당신을 덮칠 것이다. 당신은 동생의 손을 선택 할 것인가. 아니면...'





게임 소개 문구만 봤을 때 분명 '반전' 요소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였다. '아니면...' 이라고 뒷말을 흩트렸으니 뭔가 있을 것 같았다. 여동생과의 '탈출을 방해하는 요소가 틀림없으렷다. 귀신도 나오는 걸 보면 분명 중요한 상황에서 귀신이 놀래키는 씬이 있을 것이고, 여동생과 관련된 어떠한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반전 요소는 여동생과 관련된 것으로 추측됐다. 귀신이 지나간 이후에 등장하는 점도 미심쩍은데, 간단한 소개 문구마저 주인공이 동생을 버리고 도망갈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 또 포스터에서 보여지는 동생의 모습도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아 보인다. 의도된 연출일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귀신이 등장하고 분위기가 무섭게 조성된다는 점 외에 확실한 공포를 줄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 그게 바로 여동생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흔한 공포 게임중 하나였지만 아무런 정보가 없어 더 미스테리였던 것 같다. 게임 전문 학교에서 개발한 게임이고, 출시하지 않은 게임이기에 HERHALEN을 플레이할 방법은 현재로써는 없다. 그저 깊게 플레이하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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