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몽현 리마스터&리애프터, '사랑의 형태는 정의할 수 없다'

리뷰 | 전세윤 기자 | 댓글: 1개 |



※ 본 콘텐츠는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이므로 읽으실 때,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개발사: 코가도 스튜디오 ⊙장르: 비주얼 노벨 ⊙플랫폼: PS4, NS ⊙출시: 2020.07.30


어드벤처 게임, 게임 장르 중 하나죠. 보통은 곳곳을 탐험하면서 힌트를 얻고 퍼즐을 풀어해쳐 나가는 이야기를 다룬 게임을 일컬어 말하죠. 어드벤처 게임의 원형은 모든 것을 텍스트로 알려주는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지금은 장르가 거의 몰락했을 정도로 게임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힌트를 얻고 퍼즐을 풀어서 진행하는 방식에 아직도 적지 않은 팬층이 있습니다.

여기서 『비주얼 노벨도 어드벤처 게임에 해당되는가?』 라는 의문점도 생기게 되는데, 단순히 글을 읽고 진행하는 거면 ‘책’과 다를 게 무엇이냐는 것이죠. 그래도 제가 아는 비주얼 노벨에는 ‘선택지’란 개념이 있고, 여기에 추가적으로 ‘분기별 엔딩’이 있으니 게임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물론 그렇게 따지면 책도 ‘게임북’이란 선택지로 진행하는 책이 존재하니, 거기서 거기이려나요?

조금 복잡한 이야기는 건너뛰고, 다시 한번 이야기를 되돌려봅시다. 굳이 어드벤처 게임과 비주얼 노벨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지금 소개할 게임이 바로 그 비주얼 노벨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제일 많이 알려진 비주얼 노벨이라고 하면 역시 ‘슈타인즈 게이트’를 먼저 떠올리실 수도 있습니다만... 아니면 클라나드거나. 혹시 이 게임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몽현 Re:Master(몽현 리마스터)’입니다.

몽현 리마스터는 ‘코가도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게임이며, 장르는 ‘백합 미연시’ 게임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입니다. 회사에서 정한 장르는 '반짝☆포근 GL 게임 개발사 어드벤처'라고 주장하는데... 전혀 포근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네요. 그리고 코가도 스튜디오 자체는 무려 ‘100년’의 역사를, 게임 개발사로선 약 38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회사입니다.

코가도 스튜디오는 독특하게도 ‘팔콤’과도 연관성이 있습니다. 저도 비교적 최근에 알게 되었는데, 코가도 스튜디오의 ‘옴니 숍’에서 코가도 스튜디오가 제작한 굿즈와 ‘팔콤 굿즈’를 동시에 판매하고 있더라고요. 팔콤에서 정기적으로 전달하는 메일 뉴스에서도 ‘코가도 스튜디오에서 시작의 궤적, 궤적 시리즈 신 상품 출시!’라고 적혀있는 것을 보면 제작도 겸하지 않나 싶습니다.

전략 시뮬레이션으로도 유명했던 코가도 스튜디오는 많은 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전부 귀여운(?) 팀 네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죠. 우사기상(토끼씨) 팀, 쿠마상(곰돌이씨) 팀, 쿠로네코상(검은고양이씨) 팀 등등… 정말 다양하네요. 이번에 소개해드릴 몽현 리마스터의 팀은 ‘시마리스상(다람쥐씨) 팀’으로 백합(여자 간의 사랑) 미연시 게임을 주로 만든 팀이죠.

그런 만큼 이번에 소개해드릴 몽현: 리마스터는 다소 동떨어진 감각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귀여운 미소녀들로 한가득이니 개의치 않는 분들도 분명 계시겠지만… 전 잘 모르겠네요. :0 그럼 독특한 개성을 갖춘 몽현 리마스터와 그 후일담, 몽현 리애프터. 꿈과 현실의 경계, 그 오묘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보도록 합시다.



▲ 형이 왜 거기서 나와



▲ 이게 게임 회사입니다. (※주: 아닙니다)



▲ 비범한 게임 회사의 비범한 일상 대화



▲ ...... (._.



▲ 하면 할수록 골때리는 게임



▲ 게임 하다보면 바나코 나올때가 제일 힐링 됩니다.


뭔가… 블랙 기업 같은뎁쇼?
의외의 설정과 함께 게임 회사와 관련된 고충이 담겨있는 편

몽현 리마스터의 설정은 꽤 독특한 편입니다. 보통은 ‘성소수자’로서의 갈등을 다루기 쉬울 '백합'이란 단어, 하지만 몽현의 세계관은 ‘남자가 없었던 세계’기 때문에 여자끼리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여자를 낳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거친 가치관을 가진 여성을 넣기에도, 여성 간의 사랑을 다루기에도 거리낌이 없죠.

하지만 평범한 세상…이라고 해야 할까요? 익숙해진 현실 세계의 법칙 간의 괴리감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여자인데 왜 이러지?” 하다 보면 몽현의 세계관이 떠올라 “아, 그렇구나” 하기도 하죠. 다만, 백합물을 좋아했던 유저분이나, 세계관에 착실하게 바로 빠져드는 사람이라면 분명 푹 빠질 수 있을 겁니다. 텍스트 게임인 만큼 설정 하나엔 충실하거든요.

그리고 코가도 스튜디오도 그렇고, 게임을 만든 시마리스상 팀도 이런저런 고충이 있는지, 비주얼 노벨을 제작하는 소규모 게임 회사와 관련된 ‘고충’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흔히들 말하는 ‘블랙 기업’과 흡사한 느낌인데요. 사원이 적을수록 힘든데 다가 마지막엔 크런치 모드에 돌입하게 되는 게임 업계인 만큼, 어쩔 수 없다고 생각되기도 하네요.

회사에서 생활하는 게 오히려 좋아 회사에서 잠을 잔다던가, 여러 일을 겸임하고 있는 직원들이 많다던가… 일 떠넘기기, 다른 부서 도와주기 등등… 일반적인 직장에서도 볼 수 있을 법한 사건들이 많습니다. 평소에는 약한 주인공, ‘오오토리 아이’에게 있어서 완전 가시밭길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중요한 순간에는 힘을 내는 등, 착실하게 일을 처리해 나가는 모습을 보는 맛도 있습니다.



▲ 원래 남자가 없는 세계라 엄마'들'이라는 단어가 사용될 정도죠.



▲ 와! 블랙 기업에선 미소녀가 잠을 자요! (회사에서)



▲ 의외로 소규모 게임 회사의 고충도 잘 표현되었습니다



▲ 네! 괜찮습니다! (입 밖으로 꺼낸 말)



▲ (실제 마음 속)

마녀의 이야기를 만드는 게임 회사, 유레카 소프트
입 험난한 그들의 여정, 과연 무사히 게임을 완성시킬 수 있을까?

먼저 각 루트가 뭐다, 엔딩이 어쩐다 하기 전에, 꼭 다뤄야 할 내용이 있죠. 바로 ‘공통 루트’입니다. 공통 루트는 ‘각 루트’에 들어가기 전에 봐야 할 필연적인 과정입니다. 이야기에 몰입하기 시작하는 서장부터 여러 캐릭터와 친목을 다지며, 점점 호감을 쌓게 되는 과정이죠. 물론 루트에 들어가기 전까진 아직까지 남남이라는 느낌이 더욱 강합니다.

시놉시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주인공, ‘오오토리 아이’는 평범한 삶을 지내다, 도중, 게임 회사, 유레카 소프트의 사장 ‘다이고 호노카’의 메시지를 읽고 유레카 소프트에 찾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그대로 회사에 입사하면서 자신의 동생인 ‘야나기야 코코로’가 어째서 자신의 곁을 떠나게 되었는지 알아내려고 하죠. 이를 위해 그녀는 게임 개발에 뛰어들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작중 내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개발 중인 게임 타이틀이죠. ‘니에와 마녀와 세상의 끝’ (약칭, 니에마녀)은 아이와 코코로, 그리고 메이드 복장을 하고 있는 이상한 소녀, ‘타치바나 나나’, 입은 험악해도 그 누구보다 게임에 애정을 쏟는 ‘무겐도 사키’에게도 중요한 게임이죠. 원래 동인판으로 한 번 나오던 게임을 이번에 상업용으로 ‘리메이크’하면서 벌여지는 내용을 다루고 있기도 합니다.

작품을 진행하다 보면 종종 괴롭힘을 당하는 아이를 볼 수 있는데, 보통이면 회사 사람들을 원망할 수도 있을 법 하지만, 꾸준하게 남들을 도와주면서 점점 친해지게 됩니다. 종처럼 마음을 알 수 없는 나나와 공룡 같은 사키는 물론, 우연히 자주 마주치게 된 일러스트레이터, ‘마리 밀러’와도 말이죠. 단, 유일하게 자신의 동생이었던 ‘코코로’만큼은 잘 친해지지 못합니다.



▲ 그 놈의 게임 제작 때문에



▲ 게임쇼도 가보고



▲ 불건전한(?) 장소에도 가보고



▲ 메이드 카페도 가보고

그래도 주인공인 만큼 ‘마성의 소녀’다운 포스를 뿜어냅니다. 그녀의 눈에 들었다 하면 나나, 마리, 사키, 코코로 누구든 간에 먼저 들이대기도 하죠. 처음엔 얌전하고 기가 쉽게 죽는 여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면 이만한 육식계도 없을 정도입니다. 그 외에도 처음엔 게임 개발에 문외한이던 아이가 점점 게임 개발에 가까워지고 있는 모습도 볼 만하네요.

만약 공통 루트에서 어느 루트로도 진입하지 않았다면, 생각보다 굉장히 ‘미묘한’ 엔딩을 보게 될 것입니다. 갑작스럽게 시간이 훌쩍 지나가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지만, 아무튼 괜찮다는 엔딩이죠. 루트 진입도 못 했으니, ‘배드 엔딩’ 아니면 ‘노멀 엔딩’이 아닌가 생각되네요.

그 외, 공통 루트를 한 번 진행했다면 4/5 정도의 내용은 전부 ‘스킵’하면서 진행해도 무방합니다. 선택지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본 내용을 다시 복습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굳이 똑같은 내용을 반복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죠. 근데 공통 루트의 내용이 상당히 길어서, 컷 별로 스킵이 가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여담으로 하면 할수록 뭘 자꾸 먹는지… 음식이 자꾸 당기는 작품이었습니다. 작중 내에서 라면 먹는다고 하면 저도 라면을 먹게 되고 술 마시자 하면 술을 마시게 되는…… 명절 동안 이걸 반복했는데, 살이 찌진 않았는지 조금 걱정되네요. 물론 ‘도넛 버거’… 같은 건 만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평범한 도넛이라면 먹고 싶네요.



▲ 제일 이상해보이는 사람이 제일 멀쩡한 말을 할 때도 있습니다



▲ 아이 귀여운





▲ 눈물 없인 볼 수 없다

루트과 분기점, 그리고 결말
대부분의 현실과 일부 비현실을 그려낸 몽현 리마스터

분기점에서 제대로 된 선택을, 각 히로인에 맞는 선택을 하였다면, ‘캐릭터 루트’로 돌입하게 됩니다. 한 번 봤으니 자꾸 스킵 하게 되는 공통 루트와 다르게 캐릭터 루트는 진짜 ‘후반부’라는 느낌을 주며, 각 캐릭터의 과거와 고민, 그리고 갈등을 제대로 다루게 됩니다. 그중에서는 정말 원래 이런 캐릭터였어? 라는 느낌을 주는 루트가 많으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결말로선 ‘배드 엔딩’과 ‘굿 엔딩’ 두 가지가 존재합니다. 이 두 결말이 갈리게 되는 것은 ‘마지막 선택지’. 배드 엔딩은 조금 섬뜩할 정도로 잔혹하지만, 막상 돌이켜보면 있을 법한 엔딩을 다루고 있죠. 반대로 굿 엔딩은 각 캐릭터 루트에 도달할 ‘진정한 엔딩’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진 엔딩이 있지만, 그걸 감안해도 다른 캐릭터 루트도 훌륭한 엔딩을 맞이했다고 생각합니다.



▲ 선택지를 잘 고르고 골라야



▲ 굿 엔딩을 볼 수 있다


사키 엔딩

자신만의 관록과 신념을 가지고 일하는 사키는 자존심도 높지만, 나름대로의 고충을 지니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사키는 그 누구보다 자신의 작품에 대한, ‘미사키’가 썼던 작품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깃들어 있는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항상 화를 내면서 남들에게 미움을 사지만, 그 누구보다 자기희생을 하는 캐릭터죠.

그런 사람이 오오토리 아이를 만났을 때, 어느 순간부터 그녀를 의지하게 되었죠. 자신을 있는 힘껏 보좌해 주며,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는 그런 어머니와 같은 아이에게 사키도 빠져들게 된 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네요. 그리고 어떻게 보면 가장 ‘게임 회사’에 가까운 이야기를 보여주기도 한 루트라고 생각합니다.



▲ 유혈이 낭자한 사키 루트



▲ 그래도 결말은 참 행복합니다


나나 엔딩

가장 가벼워 보이는 만큼, 어떤 비밀이 있을 것 같단 생각은 들었습니다만… 상상 이상으로 그녀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던 캐릭터였습니다. 게임을 하다 보면 나나가 다른 수상한 사람과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될 텐데, 나나 엔딩은 더욱 깊게 파고들어 이런 나나의 비밀까지 파헤쳐 가는 루트죠. 실제 그녀의 모습은 무덤덤한 캐릭터 그 자체였죠.

오오토리 아이와는 점차 가까워지게 됩니다. 허물없이 다가오는 아이에게 나나는 밀어내면서도 점차 알 수 없는 호감에 쌓이게 되죠. 사키 루트에서는 아이가 직접 사키에게 음식을 만들어준다면, 나나 루트에서는 오히려 요리를 어느 정도 하는 나나가 아이에게 음식을 해주죠. 이런 다른 면을 볼 수 있는 것도 멀티 엔딩의 묘미겠네요.



▲ 보다보면 아침 드라마랑 다를 바가 없는 나나 루트



▲ 제발 행복해지십시오, 바나나


마리 루트

마리는 중간에 우연적인 만남으로 니에마녀 개발 스태프에 중간에 들어온 캐릭터죠. 아이가 발견해 준 덕에 메인 원화가로 발탁되지만 중간에 자신의 고국과 관련된 트러블에 휘말리게 되죠. ‘기시리아’라는 가상의 국가의 높은 사람인만큼, 이런저런 일에 엮였기 때문이죠. 유레카 소프트에서 엮인 인연과, 조국의 충성에 점점 엇갈려가는 마리의 마음을 느끼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아이와의 관계에서 점점 그림으로 마주치는 일이 많습니다. 공통 루트에서도 아이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가 포기했다는 독백이 나오기도 하였는데요. 마리도 그림을 그리는 직업이기 때문인지, 둘의 연결고리에 그림이 속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배드 엔딩에서 볼 때, 살짝 충격을 먹기도 했는데요. 역시 매운맛 게임이네요.



▲ 배드 엔딩이 인상적인 마리 루트



▲ 다들 멘붕했다곤 하는데, 저는 뭐 그럭저럭이었네요.


코코로 루트

몽현의 ‘진 루트’가 무엇이냐고 말한다면 단연코, 아이가 ‘이곳에 온 이유’. 바로 코코로 루트라고 생각합니다. 무려 위에 세 루트를 보고 처음부터 다시 정석대로 진행해야 열리는 루트죠. 여기서 코코로가 언니에게 대하는 ‘차가운’ 눈초리나 행위, 그리고 아이가 자주 꾸게 되는 꿈까지. 자신의 동생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모든 비밀 또한 밝혀지게 되는 루트죠.

다른 루트 때보다 코코로와 더욱 가까워지려고 아이는 노력, 또 노력하게 됩니다. 게다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는 몰라도 머리카락을 잘라 이미지 체인지를 시도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다른 루트는 적어도 현실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이번 루트는 좀 비현실적이라고 느껴지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다만, 코코로의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루트인 만큼, 충분히 매력적이라 생각되네요.



▲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너~



▲ 코코로가 왜 그랬는지 알려면 꼭 진입해야 하는 루트입니다

본편 이후, 이야기를 짤막(?)하게 다뤘다. 몽현 리애프터
정말로 본편 이후의, 말 그대로 ‘애프터’ 후일담을 다루는 이야기.

한국에서는 이 작품도 번역되어 함께 ‘번들팩’으로 수록되어 발매되었는데, 바로 ‘몽현 Re:After (몽현 리애프터)’입니다. 이름에서부터 짐작할 수 있듯, 처음부터 각 루트의 이후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즉, 리애프터부터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본편의 스포일러를 당하게 되니 웬만하면 본편을 다 플레이하고 하는 편이 여운도 남습니다.

이 중, 보지 못했던 루트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바로 ‘호노카&바나코’ 루트인데, 단순한 후일담 뿐만 아니라 본편에 수록되지 않았던 루트도 플레이할 수 있다는 걸 감안하면 어째서 이 게임이 번들팩 패키지로 나왔는지 이해가 될 정도네요. 리애프터의 소감을 너무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테니, 단순하게 말씀드리자면 ‘다 못 넣은 거 아쉬워서 이것저것 넣어봤어.’겠네요.



▲ 후일담을 다룬 몽현 리애프터



▲ 귀엽습니다



▲ 그러나 제일 인상 깊었던 건 호노카 루트



▲ ......왜냐하면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전개가 기다리고 있기...

총평 – 사랑의 형태는 아무도 정할 수 없는 것
조금 ‘뻔하긴 해도’ 이게 제일 ‘나은 결말’이지 않을까

위에서 후일담의 소감을 말했기 때문에, 총평에 적게 되는 건 온전히 본편의 소감입니다만, 생각 외로 복잡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아, 이런 복선이 있었구나!”라는 순수한 소감보다는 “아, 이건 좀 아닌 것 같은데…” 하는 제 자신이 너무 미웠기 때문이죠. 물론 작중 내에서도 억지로 비틀되, 개연성은 남겨놓아 해피 엔딩을 감동적이게 연출하기 위한 복선을 깔아 놓긴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게임에 복잡한 기분이 들었던 것은 ‘현실’에서 ‘비현실’로 넘어가는 기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세 루트가 좀 더 현실적인 분위기를 띄우면서 픽션일지라도 분명 있을 법한 이야기를 꾸며 놓았다면, 진 엔딩으로 향하는 루트가 너무 현실적이지 못해 일어날 리가 없는 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납득할 수 없었겠죠.

하지만 전 이 게임을 미워할 순 없었습니다. 분명히 어딘가 ‘소년만화’다웠던 그들의 게임에 관한 열정. 저도 분명 예전엔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그걸 지금은 너무 억지스럽다라고 생각하게 된 것은… 저 또한 어른이 된 것이려나요? 하지만 막상 게임을 뒤돌아보면 제일 나은 결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게임의 화자는 주인공, ‘오오토리 아이’고 그녀의 이야기는 완성되었으니까요.

이야기의 내용과 별개로 게임 자체의 평가는 내릴 수 없습니다. 이건 ‘비주얼 노벨’을 한 사람들이라면 공통적으로 납득할 결론이라고 생각되네요. 왜냐하면 비주얼 노벨은 ‘선택지’를 고르는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대사를 그대로 읽어가는 게임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게임을 한다는 느낌보단 ‘책을 읽는다’에 가깝습니다. 물론 텍스트 게임 특유의 ‘지루함’은 어떻게든 견뎌내야 합니다.

이 게임을 하면서 두 영화를 떠올렸습니다. 하나는 ‘셰이프 오브 워터’고, 다른 하나는 ‘아이즈 와이드 셧’입니다. 셰이프 오브 워터는 ‘장애를 가진 여성’과 ‘괴생명체’ 간의 종족을 초월한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다뤘는데, 몽현이 ‘여성 간의 사랑’을 보여주는 면에서 비슷하다고 떠올렸네요. 반면, 아이즈 와이드 셧은 ‘몽유병’과도 같은 불완전한 인간의 욕망을 보여주죠. 이건 작중 주제인 ‘꿈과 비현실의 사이’를 고민하다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물론 두 영화의 완성도를 생각하면 작품성이 비견되지 않겠지만, 몽현 리마스터는 주제를 살려내면서도 어색하지 않게 로맨스와 드라마를 적절하게 섞은 훌륭한 비주얼 노벨입니다. 물론 조금 비현실적인 면도 있었지만, ‘몽현’이라는 이름에는 딱 들어맞는다고 봅니다. 현실과 비현실의 사이. 비몽사몽. 딱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 싶네요.

마무리로 한탄을 잠깐 하자면, 한국에서 ‘비주얼 노벨’은 마니아들 중에서도 마니아들만 즐긴다고 하는 장르입니다. 거기서 살짝 벗어난 것이 ‘슈타인즈 게이트’였고, 그 이후로도 갭은 줄어들지 않고 있죠. 그렇기에 이런 비주얼 노벨의 한국어판을 볼 수 있게 되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개인적인 소견이지만, 앞으로도 이런 비주얼 노벨의 현지화를 보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몰라도, 저는 꼭 살테니깐요.



▲ 웬만한 공포 영화 뺨때리는 군요



▲ 고마워, 마리 씨



▲ 저는 개인적으로 '고멘 유이'처럼 뱅글뱅글 돌아가는 눈 좋아합니다.



▲ 이것저것 앨범도 전부 개방했고



▲ 루트를 클리어할 때마다 개방되는 'SP 보이스'도 좋았습니다.



▲ 제발... 제발... 다음에도 한국어 지원하는 비주얼 노벨이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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