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보드게임으로 살아남기, 답은 '정체성'이다

게임뉴스 | 정필권 기자 | 댓글: 2개 |



보드게임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성장해왔다. 산업 자체의 규모가 커진 것은 물론이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새로운 게임이 출시되고 판매되는 변화도 진행됐다. 그리고 동시에 시장 내부에서는 경쟁도 심해지기 시작했다. 많은 수의 게임들이 나오는 시기이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기도 하다.

하지만 많은 개발사, 퍼블리셔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결과물을 보여주는 곳은 있기 마련이다. 다수의 게임 속에서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선보이고 전달하는 게임들이 존재한다. 경쟁이 심화한 상황이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색을 확실히 보여주며 시장에 자리 잡았다.

그렇기에 금일(16일)부터 17일까지 개최되는 '제 3회 보드게임 라운드 테이블'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보여준 기업들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강연을 위해 자리한 일본 개발사 '잇텐'의 '나오타카 시마모토' 디렉터와 대만 '모아이디어스'의 '데이비드 리우' 프로젝트 매니저는 '소규모 보드게임 디자이너로 살아남는 법'을 주제로 자신들의 경험을 청중에게 전했다.



■ 나오타카 시마모토 - "룰이 없는 게임도 성립할 수 있다"



▲ 잇텐 나오타카 시마모토 디렉터

강연을 맡은 잇텐의 나오타카 시마모토 디렉터는 보드게임 자체를 개발한 지 5년이 넘지 않은 디자이너다. 최근 5년 정도 전부터 보드 게임 시장이 성장하면서, 이 흐름을 타고 게임을 만들게 된 인물이다. 경력 자체는 길지 않지만, 그가 디자인한 보드 게임은 다른 게임과는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있다. 이번 강연을 통해 나오타카 니렉터는 잇텐의 성장 과정과 개발에서의 정체성을 전하고자 했다.

'잇텐(itten)'은 일본어 숫자 1과 상황이 변화한다는 의미인 쿄텐의 합성어다. 단 한 점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는 메이커로 만들겠다는 의미에서 출발했다. 2016년 게임 디자인을 시작하여 지금까지 다수의 게임을 내놓았고 어느 것 하나 타 게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첫 작품 '도쿄 하이웨이'는 최초 2인 플레이 기준으로 제품을 제작했다. 나오타카 디렉터는 보드 게이머 유저였고, 팬심에서 첫 작품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고가 도로를 소재로 삼은 도쿄 하이웨이는 작년에는 4인 버전으로 플레이어 수를 늘려 새로이 디자인되기도 했다.




두 번째 작품은 '발전'은 원래대로라면 잇텐의 첫 번째 작품으로 출시되었을 게임이다. 발전이라는 테마를 소재로, 아이들 교재용으로 만들게 된 게임이었다. 세 번째 작품 '트라이브'는 잇텐의 브랜드 인지도가 본격적으로 구축되고 개발 및 출시된 작품이다.

미술 대학을 전공한 나오타카 디렉터는 세 번째 작품을 만들면서 자신의 전공을 살리고자 했다. 입체적인 형태로 게임이 구성되어 있으며, 이러한 기조는 잇텐의 후속작에서도 이어진다. '히어 컴스 더 도그'는 물론, 다른 업체에서 제작했지만 나오타카 본인이 아트 디렉터로 참여한 '폰코츠 팩토리', 최신작 '스토헨지 더 선' 또한 입체적인 게임으로 구성됐다.

지금까지 잇텐이 선보인 게임들은 모두 입체적인 조형과 '보드가 없는 보드 게임'이라는 정체성을 가진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우리가 사용하는 '보드 게임'이라는 정의에서는 조금 멀다고 할 수 있다. 나오토카 자신도 이러한 부분에 위화감을 느낀다고 이야기하며, 자신들의 게임을 스스로 '아날로그 게임'으로 표현한다고 설명했다.







정체성 확실한, 독특한 게임들을 세상에 내놓은 잇텐은 행사에 있는 보드 게임 디자이너, 지망생들에게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과정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했다.

첫 번째는 '컨벤션 참가'다 . 잇텐은 그간 게임을 개발하며 컨벤션에 적극 참가했다. 처음에는 매우 작은 규모였으나, 횟수를 거듭할수록 크기를 키워나갔다. 세계 최대의 보드 게임 박람회 '에센 슈필(Essen Spiel)'도 무작정 참가한 경험이 있다. 나오타카 디렉터는 이 경험을 두고, "진입 장벽이 높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 그렇지 않다"고 언급했다. 원하면 얼마든지 출품할 수 있을 정도이며, 생각보다 장벽이 높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에센 외에도 문라이트 페스티벌, 대만 카오슝 페스티벌, 상하이 섀도우 페스티벌, 팍스 언플러그드 등 각국의 보드 게임 컨벤션에 참석하는 경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사의 규모가 점점 커질수록 컨벤션 참가를 통해서 자신들의 게임을 알릴 수 있어서다. 그 결과, 잇텐은 팍스 언플러그드에서 초청을 받기도 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두 번째는 '컨벤션 참가 외 활동들'이다. 때로는 보드 게임만 모이는 행사가 아니라, 의외의 곳에서 아이디어가 발산되고, 제품화로 이어지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나오타카 디렉터외 10명이 주최한 행사 '이것인 게임인가?(Is this a game?)'이란 행사다.

해당 행사는 일본의 디자이너들이 모여 만든 일종의 게임 전시회다. 다만, 일반적인 전시회와는 다르게 보드 게임에서 아트 부문만을 다룬다. 지난해 5월 말부터 나흘 동안 진행됐으며, 행사 기간 3천 명 정도의 사람들이 행사장을 방문했다.




출품된 게임들 모두 기존 게임의 틀을 타파하며, 작은 아이디어를 예술적으로 게임화 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목조 제품을 선반에 두고, 이를 통해 일상적으로 봐오던 과자 상자의 크기를 맞추는 게임 '목조마켓'. 판을 보지 않고 하는 오셀로. 자석을 이용해 상자의 모양을 맞추는 게임도 이 행사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이외에도 해당 전시회에서는 게임의 룰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진다. 도둑 잡기와 같은 룰이지만, 카드의 모양이 전부 달라 성립되지 않는 도둑 잡기가 대표적인 전시작이다. 해당 게임은 누군가 게임을 그만두겠다는 선언을 해야만 끝이 난다.

이외에도 판에 눈금도 말에 아무런 글자도 없는 쇼기(일본장기). 오잉크 게임이지만 게임에 룰이 없어 '게임답게 만들고, 그 결과물이 좋은 평가를 받은 사람이 승리하는 게임' 등 독특한 시도들을 선보였다. 이 과정을 통해 나오타카 디렉터는 게임을 왜 만드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

어렸을 적 횡단보도를 건너며 흰색 부분만 밟고 지나가는 나만의 규칙을 만들었듯이, '자신만의 룰을 정하는 행위'가 인간의 진정한 본능은 아닌가란 생각을 하게 됐다.






▲ 일년이 지나야 결과를 알 수 있는 게임도 있었다고...

'재미있기 위해서 만든 룰'이라는 생각은 잇텐이 이 전시회에서 공개한 작품들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잇텐식역설적유희사연구발표(itten式逆說的遊戱使硏究?表)'에서는 "과거의 유물 같은 것이 사실 놀기 위해서 만든 것이었다면?"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하고 이를 게임의 규칙으로 삼는다.

토기의 옆면에 넣었던 홈을 보고, '더 많은 항아리를 드는 사람이 이기는 것'으로 해석하고 게임화 했다. 이외에도 예티의 사진을 보고 탐험대가 예티를 찾는 게임을 만든다든가, 돌담을 쌓는 것을 게임으로 디자인하는 등 독특한 시도들을 선보였다.




이러한 전시회를 통해 나오토카 디렉터는 정확한 룰이 없더라도 이를 게임으로 인식하고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이 발상에서 몇 개의 게임들이 실제 제품화로 이어졌다.

나오토카 디렉터는 이와 같은 발상은 이 자리에 모인 다른 이들도 충분히 가능한 것이라 설명한다. 룰 뿐만 아니라 행위가 재미를 줄 수도 있다. 캐치볼에서 공을 주고받는 과정이나 화투패를 내려둘 때의 액션처럼, 룰이 아니더라도 게임으로서 성립할 수 있는 행위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를 심화하면 하나의 게임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발상을 강조했다.






■ 데이비드 리우 - "왜? 라는 질문을 던지기"



▲ 모아이디어스의 데이비드 라우 프로젝트 매니저

대만의 보드 게임 개발사 '모아이디어스'의 데이비드 라우 프로젝트 매니저는 강연을 통해 에디터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했다. 자기소개에서 부터 '에디터는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 그는, 제품의 프로듀싱 외에도 룰북 디자이너 등 몇 개의 역할에서 활약 중이다.

그가 몸담은 모아이디어스는 대만에 뿌리를 두고 있는 회사다. 모든 게임을 대만에서 인쇄하고 있다. 2011년 회사를 설립하여 현재까지 14개의 오리지널 게임을 출시했다. 2011년, 리우 매니저는 동인 서클에서 출발하여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를 소재로 보드게임을 제작했다. 동인 활동이자 취미 활동의 연장선이었다. 원작이 유명했기에 첫해에 1,000달러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모아이디어스는 제대로 팔릴 것 같은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다. 두 번째 작품으로 전략 게임을 출시했으나, 대만 내에서 생각보다 좋은 판매량은 기록하지 못했다. 그리고 2013년부터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이때부터 에센에서 시연을 시작했으며, 보드게임 비평가 '톰 바셀(Tom vasel)'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2015년에 출시한 '건스 앤 스틸'은 킥스타터를 통해 펀딩을 성공했으며, 2016년에는 처음으로 에센에 자신들의 부스를 꾸려 출품했다. 그간 다른 회사의 시연대만을 빌려 참가했던 과거에서 나아가, 다른 행사에도 직접 게임을 시연하고 알릴 기회를 마련했다. 그리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2018년 영국 게임 엑스포에서는 베스트 전략 게임에 게임이 노미네이트 됐고, 팬들과 리뷰어들의 호평도 얻었다.



▲ 이들의 게임인 '플로우 오브 히스토리'는 곧 국내 출시 예정이다.

따라서 현재까지 모아이디어스의 방향성은 '글로벌 컨벤션에 집중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강연자는 해외 컨벤션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친구를 만들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팬들에게 자신들의 게임을 알리는 것은 물론이고, 업계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리뷰어들에게 게임을 제공하는 것도 주안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보드 게임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측면이다. 보드 게임에 대한 리뷰가 없다면, 게임이 있는지도 없는지도 모르게 되며, 행사에 참가하더라도 사람들이 부스에 찾아오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꾸준히 좋은 게임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많은 게임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팬들은 게임의 퀄리티에 주목한다. 퍼블리셔는 물론이고 팬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나쁜 게임을 만들었다면 다시는 그 제작사의 게임을 찾지 않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꾸준히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은 곧 명성을 쌓아나가는 과정인 셈이다.




그렇다면 에디터는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책임을 가져야만 할까? 리우 매니저는 부문별로 구분하여 몇 가지 팁을 전달하고자 했다.

먼저, 컨셉 디자인 면에서는 게임을 많이 하고 새로운 메커니즘을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리고 같은 메커니즘이라고 하더라도 이용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 그룹만이 아닌, 다른 그룹과도 게임을 플레이할 필요성이 있다. 고정된 사람들과 게임을 하다 보면,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새 게임을 만들기로 했다면, 우선으로 게임에 핵심이 되는 요소를 정리해야 한다. 게임을 즐기는 대상은 누가 될 것인지. 타입은 어떤지. 게임을 통해 어떤 상호작용과 메커니즘을 보여줄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플레이 시간과 인원수는 물론, 테마와 패키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들을 신경 써야 한다.

플레이테스팅과 개발 면에서는 게임을 분석하는 과정과 실질적인 테스트가 이어진다. 게임 분석은 메커니즘이 어떻게 사용되고 움직이는지를 파악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에게 어떠한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 신경 써야 하며, 좋다면 왜 좋은지. 나쁘다면 왜 나쁜지를 확실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싸우는 것이 아니라 개선을 할 것.

자신이 만든 게임의 정확한 약점과 강점을 알고, 개선 및 발전하는 과정은 개발의 목표가 된다. 다른 게임들과 비교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때로는 비교하는 과정을 통해 다른 게임의 장점을 취한다는 결정도 내려볼 수 있다. 다만, 장점을 취하더라도 자신의 게임이 가진 고유한 경험만은 잊지 말아야 한다. 여기저기서 장점을 가져오다보면 다른 게임이 되어버리는 위험이 나올 수 있어서다.

게임의 룰. 규칙을 만들 때에는 최대한 간결하게, 반드시 적어가면서 생각을 구체화 해야 한다. 더불어 테마에 맞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판타지 테마로 만들고자 한다면, 룰북에서부터 마법과 신비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것도 유의미하다.

이후 룰을 수정하는 과정은 이전 버전의 룰을 반드시 보괂야 한다고 강조했다. 룰을 개정한다고 해서 반드시 나아지리란 보장은 없다. 때로는 지난 버전의 룰이 더 재미있어 돌아가야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리고 룰을 개정하면서 '왜 수정했는지'를 기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유가 있어야만 다른 이들과 의견을 나눌 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게임을 테스트하는 과정은 게임의 룰과 디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이 부분에서 중점을 두어야 하는 것은 게임의 밸런스를 조정하면서 제품 판매 대상을 확정하는 데 있다. 그렇기에 테스트를 하는 사람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퍼블리싱에 필요한 요소를 찾아내는 데 목표를 두어야 한다. 문제점에 대한 효과적인 논의가 이어지는 내부 테스트는 물론이고 그간 발견하지 못한 문제를 찾는 외부 테스트 모두 효과적으로 이용해야 한다.

기획 면에서는 대중의 취향을 파악하는 포지셔닝과 플래닝 과정이 첫 단계로 이루어진다. 적절한 게임의 타입, 장르, 테마를 확인하는 과정이며, 제품화했을 때의 가격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효과적인 방법은 게임 쇼나 보드 게임 샵에서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장이 어떻게 느끼는가를 직접 확인하게 된다.

이후에는 게임을 가다듬는 과정이 이어진다. 게임에서 어떠한 요소가 중요한지를 다시 돌아보고, 부수적인 요소들을 덜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동시에 실제 제품의 단가를 줄이는 노력도 이루어진다. 제작비, 마진을 포함한 제작 단가와 플레이어가 느끼는 적절한 가격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래픽과 제조 측면에서는 아트 디렉터의 역할이 중요시된다. 아트 디렉터는 아트와 관련된 업무 대부분을 결정한다. 게임에 사용되는 일러스트는 물론, 인쇄물의 품질과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도 포함된다. 물론, 제품의 퀄리티를 검수하고 확인하는 과정도 이들의 몫이다.

실제 생산에서는 적당한 공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가격뿐만 아니라 생산 속도, 품질도 고려해야 한다. 만약 공장이 해외에 있다면, 제품 수령까지 드는 물류비와 환율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품질 관리는 실제 제품이 나오는 일련의 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인쇄 퀄리티, 부속물의 재질과 완성도, 누락품 여부를 꼼꼼히 확인해야만 한다.

제품이 생산을 마친 이후에는 마케팅 업무가 이루어진다. 여기서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 리뷰어들에게 리뷰 카피를 제공하는 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강연자는 신작 게임의 수가 워낙 많으므로 최소 6개월 전에는 리뷰어에게 연락을 해두는 것을 추천했다.

컨벤션에서 게임을 알리는 것도 주요한 홍보 수단이다. 팬들의 이목이 쏠리는 만큼, 게임을 알리고 실제 판매로 이루어질 수 있다. 동시에 팬들에게서 오는 피드백으로 의욕을 고취하거나, 게임을 개선하는 밑거름으로 삼는 것도 충분히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요소다.

이외에도 직접 인터넷을 통해 게임을 판매하는 직접 판매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으며, 유통업자를 통해서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도 있다. 유통업자는 대량으로 게임을 구매해 소매점에 판매하는 종래의 방식을 의미한다.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퍼블리셔를 통해 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인세를 받는 식으로 계약하는 사례가 많다.









■ 질의응답

Q. 보드 게임 개발, 퍼블리싱에서 사전 테스트를 할 때 얼마나 많은 인원이 필요한가요. 그리고 퍼블리싱 하는 쪽과 개발 쪽이 테스팅을 할 때 관점이 다를 것 같습니다.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을까요.

최정희 = 일단 저희는 테스트 같은 경우는 내부에서 많이 하는데요. 이건 스탠다드 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여건상 이렇게 되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보통 보는 관점은 다를 것 같습니다. 작가는 아이디어가 좋으냐 안 좋냐에 관점을 두실 거고요. 퍼블리셔는 팔릴 것이냐 아니냐에 관점을 두실 거고요.

그리고 저희는 심플한 게임 쪽에 치중하는 편입니다. 특수 카드라던가 룰이 있는 경우는 배제하는 편이고요. 게임 아이디어 하나 자체가 괜찮느냐를 따집니다. 소설로 말하자면 단편소설을 하는 편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오타카 시마모토 = 도쿄하이웨이나 발전 같은 경우는 팀을 구성하거나 지인을 통해서 하는 식으로 테스트 플레이를 진행했습니다. 추가로 라인업이 많아지면서 테스트 플레이에 대한 중요성이 상승하다 보니, 최근에는 게임 디자이너들과 함께 테스트 플레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리우 = 내부에서 10번에서 20번 정도의 테스트를 하고, 외부에서도 비슷한 횟수로 테스트 플레이를 진행합니다. 그냥 테스트 플레이를 하는 것은 아니고, 개선할 점과 함께 발전할 점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우선 퍼블리셔와 디자이너의 관점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퍼블리셔는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요.

모아이디어스는 마켓에 판매할 수 있을지. 무엇을 판매할 것인지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패밀리 난이도의 게임을 가져왔을 때에는 판매 루트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특성화된 다른 회사에 양보하는 식이 될 겁니다. 전략 게임은 맡아서 판매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방식이 되겠죠.

정희권 = 최근 게임을 잘 만드는 개발사에 '어떻게 그렇게 게임을 잘 만드느냐'라고 물어보니, 플레이 테스팅을 정말 많이 한다고 이야기를 했었어요. 성공한 회사들은 자기 나름의 테스팅 방법론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드게임 디자인 가이드북에 기본적인 플레이 테스트할 때의 항목. 조사 문서 양식 같은 것도 있으니까요. 그런 것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보드 게임 리뷰를 다른 리뷰어에게 신청한 적이 있는지. 리뷰를 했었다면 좋은 결과는 어떤 것인지. 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시마모토 = 이전에는 전문 리뷰어를 쓰거나 한 적은 없었습니다. 스톤헨지부터 킥스타터에 들어가면서, 전문 리뷰어를 이용해 펀딩을 진행했었고요. 따로 안좋은 부분은 없었던 것 같네요. 전반적인 부분에서 나쁜 부분은 아직 없었습니다. 특별히 돈을 들여서 리뷰를 하거나 그런 것은 없기 때문에…. 돈을 들여서 한다고는 해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최정희 = 저희는 전문 리뷰어를 사용한 적은 거의 없고요. 몇 분 정도를 모셨던 적이 있기는 한데, 잘 됐던 것 같아요. 해외에서 리뷰를 써주겠다는 요청이 먼저 왔어요. 그래서 샘플도 보내겠다 알려 드리기도 했었고요. 이런 경우가 있었을 때,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연락이 많이 오는 것을 느낍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국한된 이야기지만, 우리나라에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은 역사가 짧기는 합니다. 피드백을 많이 받지는 못하는 상태. 그런 것 같습니다.

정희권 = 굉장히 공정하고 전문성 있는 리뷰 그룹이라는 게 시장을 성장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이분들은 공정성을 가지기 위해서 대단히 많은 노력을 하시더라고요. 높은 수준의 윤리 기준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요. 이런 프로 리뷰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시장을 탄탄하게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누가 봐도 객관적이고 공정성이 있다는 글을 쓰시는 분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Q. 학생들도 뛰어들고 싶은데, 어떤 준비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질문을 드립니다.

리우 = 일찍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젊을 때 실패하면 쉽게 재기할 수 있지만, 30세 40세가 돼서 실패하면 재기하기 어려워지거든요. 일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은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공부를 계속하면서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 보는 것도 많은 경험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희권 = 말씀 주신 것들이 사부작 협동조합을 만든 이유이기도 하고요. 처음에 시작하는 분들이 고비용 저효율로 시작하는 부분들이 많거든요. 특히 한국이 성공률이 낮아요. 맨땅에 헤딩하는 분들이 많아서...

개인적으로 권하고 싶은 것은 물어보시라는 거에요. 전화해서 물어보더라도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을 거고요. 저희 사부작에서는 해외 전시회 공동참가나 물류, 공동 제작도 시작을 했으니까요. 적극 사부작 협동조합의 문을 두드리시는 것도, 적은 비용으로 안전하게 시작하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최정희 = 현업에서 항상 느끼는 것은 보드게임의 경우, 아이디어와 꼼꼼함 이런 것보다 중요한 것이 영어인 것 같습니다. 좋은 보드게임 작가로부터 연락이 와 협의를 한다든가. 물건을 만든다든가, 팔 때 영어가 들어가지 않는 부분이 없습니다. 개발 파트도 마찬가지고요.

창업 초기에는 제가 영어로 바꿔서 담당자에게 주고는 했었는데, 회사가 커지면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디자이너가 직접 협의를 진행해야 해요. 디자인이던 개발이든 영업이든. 영어 공부를 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Q.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에 보드게임 크리에이티브 과정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할 때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이야기를 해야할지 . 아이들에게 보드게임을 만들 때 꼭 가르쳐야 한다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지 질문을 드립니다.

리우 = 왜 게임을 만들어야 하고. 어떤 것을 표현하고 싶은지. 교육 쪽이라 분야가 다를 것 같기는 한데... 게임을 만들 때에는 이게 왜 재미있고 재미가 없는지 생각을 반복하고. 연구 및 노력하고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마모토 = 기존의 이론, 스포츠에서 룰을 다시 보고 생각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하나의 룰이 많은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거든요. 축구를 예로 들어보면, 오프사이드가 하나 생기면서 여러 제약과 규칙들이 생겼습니다. 규칙을 추가하면서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생각하는 것을 추천을 드립니다.


Q. 수많은 보드 게임 작가들로부터 퍼블리싱 제안을 받을 텐데, 어떤 점에서 흥미를 느끼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리우 =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평범하다 생각했던 게 막상 플레이했을 때에는 특별할 수도 있고요. 플레이하면서 즐거울 수 있고, 특별한 룰이 아니더라도 재미있는 경험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모아이디어스는 전략 보드 게임을 주로 만들기 때문에 전략 게임에 중점을 두고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시마모토 = 아직 그런 메일은 받아보지 못했는데요... 제 경우, 개인 취향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 게임과 마찬가지로 입체적인 조형에 룰이 결합한 게임의 제안을 받아보게 된다면 흥미를 갖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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