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019] 학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청소년, 게임 과몰입은 그 '결과'다

게임뉴스 | 김규만 기자 | 댓글: 1개 |


[▲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정의준 교수]

  • 주제: 4년간의 여정 - 청소년과 게임에 대한 2천가지 기록
  • 강연자 : 정의준 - 건국대학교/ KONKUK UNIVERSITY
  • 발표분야 : 프로덕션&운영 - 사업마케팅&경영관리
  • 권장 대상 : 게임업계 관계자
  • 난이도 : 사전지식 불필요 : 튜토리얼이나 개요 수준에서의 설명


  • [강연 주제] 정의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한국게임산업진흥원(현, 콘텐츠진흥원) 선임연구원을 거쳐, 미국 미시건주립대에서 텔레커뮤니케이션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미시건주립대 M.I.N.D. Lab 연구원 및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을 역임했다. 이번 세션을 통해 그는 게임과몰입 문제와 관련한 해답을 제시하기 위해 한국의 청소년 2,000여 명을 대상으로 4년간 추적조사를 실시한 결과물을 발표한다.

    게임 과몰입 및 게임 질병화에 관련한 논의는 지금까지도 진행되고 있는 큰 이슈중 하나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약 10년 전부터 셧다운제가 실시되어오고 있으며, 해외 매체인 CNN에서는 한국의 9세-12세 청소년의 14%가 게임 과몰입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하는 등 큰 사회적 이슈로 부각하기도 했다.

    중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는 군사훈련을 방불케 하는 이른바 '디톡스 캠프'가 300여 곳 이상 운영되고 있는데, 이들의 목적은 청소년의 게임 중독을 '치료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에 비해 북미, 유럽지역의 청소년들은 이처럼 게임 과몰입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발표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이에 대해 전 세계의 전문가들은 게임 과몰입에 대한 보고가 한국,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권에서만 이뤄지고 있는 것, 또한 비슷한 인터넷 환경을 가진 북미 유럽 지역 청소년에게서는 같은 증상이 미약하게 나타나는 것에 대해서 "지나친 일반화는 위험"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게임 과몰입을 병리적인 현상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해당 지역의 사회문화적 특성을 고려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건국대학교의 정의준 교수는 지난 5년간 2,000여 명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추적조사를 통해, 게임과몰입군으로 분류된 청소년과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이 매년 어떠한 변화를 보이는지, 게임과몰입 지수를 높이는 사회적 요인은 어떤것들이 있는지 조사한 내용을 이번 NDC 2019 강연을 통해 공유했다.



    ▲ 청소년 게임 과몰입에 대한 뉴스는 왜 한국, 중국에서만 유독 많을까?



    ■ 청소년 게임 과몰입의 실태 - "특별한 조치 없이, 매년 60%의 과몰입 청소년은 일반군으로 돌아온다"




    본격적으로 강연을 시작하며, 정의준 교수는 2013년 DSM-5의 발표와 함께 국내에서는 문화부가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고, 이를 통해2014년도부터 게임패널 청소년 코드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그는 약 5년에 걸쳐 2,000여 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게임과몰입 지수의 변화는 물론 뇌구조의 변화, 뇌 기능의 변화까지 측정했다.

    측정 대상으로는 초등학교 4학년 학생 및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대상이 되었으며, 설문지에는 사회심리적 변수는 물론 개인의 심리적 변화 요인, 게임 관련 변수 및 부모와 사회 환경 변수 등 전반적인 청소년의 변화 상황을 살펴봤다.

    정의준 교수는 2,000여명의 학생들을 5년동안 추적 조사해본 결과, 심리치료 등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50%에서 60% 수준의 청소년들이 게임과몰입군에서 일반군으로 돌아가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물론, 일반군에서 게임과몰입군으로 넘어가는 이들도 존재했지만, 이들 중 대부분 또한 다음 1년 뒤에는 다시 일반군으로 돌아오는 결과를 보였다. 5년동안 일반군으로 돌아가지 않고 게임과몰입 진단을 받은 인원은 11명으로, 전체 대상의 1.4%정도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 청소년들은 별다른 조치 없이도 과몰입군에서 일반군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음으로 정의준 교수는 게임 과몰입 진단을 단 한 번도 받지 않은 청소년과 과몰입진단을 받아온 청소년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나타나는지 확인했다. 그 결과, 게임과몰입 진단을 받은 청소녀들은 고독감과 공격성 수치, 학업 스트레스가 일반군에 미해 높게 측정되었으며, 일상 만족도가 크게 떨어지고 자기 통제력 또한 확연히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와 마찬가지고 친구 및 교사의 지지, 사회적인 기술 또한 일반군에 비해 상당 부분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부모의 양육태도 또한 차이를 보였는데, 정의준 교수는 부모가 청소년을 감독하는지에 대한 여부에 따라 게임과몰입 진단 횟수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모의 애정도가 높을 수록 게임 과몰입 지수는 떨어지며, 과잉 간섭 지수가 높을수록 게임과몰입 지수는 함께 높아졌다. 자녀와 부모가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히 할수록 자녀의 게임 과몰입 측정치는 낮아지는것 또한 확인이 가능했다.




    다음으로는 측정 1차년도에 나타나는 각각 지수에 대한 측정이 다음 5년까지 지속되면서 게임 과몰입 지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정의준 교수는 이 과정에서 청소년의 자기통제력이 높을수록 게임과몰입지수가 확연히 떨어지는것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자기통제력은 5차년도에 이를때까지 가장 중요한 요소로 확인되었으며, 이와함께 부모의 비일관성, 과잉기대가 높을수록 게임과몰입 수치가 증가하는 것도 확인이 가능했다.

    정의준 교수는 이러한 조사를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자기통제라고 전하며, 학업 스트레스 및 친구나 교사의 지지, 부모의 과잉간섭 및 과잉기대와 같은 요소 또한 게임과몰입군과 일반군 사이에서 나타나는 두드러지는 특징이라고 전했다.

    그는 "청소년 시기의 과몰입 지수는 변화무쌍하다. 한 번 게임 과몰입 진단을 받는다고 해서 이것이 지속되는 것은 결코 아니며, 대부분의 경우 1년 안에 정상으로 돌아온다. 과몰입이 문제라고 하더라도 2/3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진단 자체를 받지 않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학생들에게 특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치가 있었다면 병적인 관점에서 볼 수 있었겠지만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을 어떻게 병으로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 자녀의 게임 과몰입, 부모 책임도 크다 - 부모의 심리적 특성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나아가 정의준 교수와 그의 연구팀은 추적 조사를 통해 도출해 낸 다섯가지의 점수를 고려해 변화 상황이 비슷한 이들을 5개 집단으로 묶어 잠재집단에 대한 분석을 실시했다. 해당 그룹 중에는 처음 과몰입 수치가 높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는 그룹이 존재했는데, 이 그룹에서 위에서 발견한 중요 변수(자기통제력 및 학업스트레스 등)이 어떤 변화를 보이는지 살펴보기 위함이었다.

    조사 결과 해당 그룹에 속한 청소년들의 부모님은 해가 갈수록 자녀에게 갖는 과잉 기대가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5년차에 다다를수록 과잉 간섭 지수 또한 현저히 줄어들었다. 또한, 부모의 비일관성 지수가 낮게 나타났으며 자녀와 대화 정도 또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에게서는 자기통제가 재체로 증가하는 보이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학업 스트레스도 저하되는 것이 관찰됐다.

    정의준교수는 과몰입군과 일반군의 차이를 나타내는 중요 변수들이 잠재군에서도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고 이야기하며, 그 변인은 주로 부모의 과잉간섭과 기대 등 양육태도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의준 교수는 청소년들의 부모에 대한 설문조사도 함께 실시했다. 청소년에게 물어봤던 고독감 및 우울감 수치등을 부모에게도 똑같이 물어본 결과 고독하다고 답한 부모들의 자녀 또한 우울하다는 답변을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인과 관계 데이터를 통해 다시 살펴본 부모의 심리적 특성과 자녀의 심리적 특성의 관계다. 자기통제가 강한 부모의 자녀들은 다른 청소년에 비해 모든 수치가 긍정적으로 확인되었으며, 반대로 부모의 자기통제가 낮을 경우 자녀들의 자기통제도 낮게 도출되며, 게임과몰입 수치 도한 높게 나타났다. 정의준 교수는 이를 토대로 부모가 우울감을 느낄 경우 결국 자녀의 게임 과물입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자녀의 ADHD수치를 들어볼 수 있다. 자녀의 ADHD에는 부모의 양육태도 보다도 심리 특성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부모의 고독감이 높을수록 자녀의 ADHD는 높아지는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녀의 공격성은 반대로 부모의 심리 특성보다는 양육 태도에 더 많은 영향을 받으며, 부모로부터 과잉 간섭을 받는 자녀들은 그렇지 않은 자녀에 비해 공격성이 높아지는 것이 확인되었다.



    ▲ 부모의 심리적 특성은 자녀의 심리적 특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 결국, 자기 통제가 가장 중요 - "근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게임을 없애도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그렇다면 게임을 이용하는 시간은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우리는 보통 게임 이용시간이 길면 길수록 게임 과몰입군이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정의준 교수는 지난 5년간 청소년들을 지켜봐온 결과 게임 시간은 결국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정의준 교수는 평소 게임 이용 시간이 높은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 그리고 중간 정도 게임을 이용하는 그룹으로 나뉘어 5년동안 플레이시간의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2에서 3년차 정도로 갈수록 게임을 많이 즐기던 이들이 다른 그룹으로 내려가거나 하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는 "공격성, 교우관계 및 스트레스에 관한 요소들은 어느정도 게임플레이 이용시간에 당장은 변화를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5년 뒤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변해간다"며, "그중에서도 자기통제는 다른 변인에 비해 차이가 비교적 크게 나타나는 만큼 상당히 중요한 요소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위와 같은 추적조사를 통해 수렴된 몇가지 변수를 토대로,정의준 교수는 수학적인 예측 모델을 만들어보았다고 전하며 발표를 이어나갔다. 해당 모델을 통해 도출된 결과는 게임 이용시간이 높을 때 게임과몰입 점수가 높아지는 경향을 물론 포함하고 있었지만, 그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부모의 과잉 간섭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정의준 교수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그는 학업적인 스트레스에 관해 보다 유심히 살펴보기로 결정했다. 예측모델에서 청소녀들의 학업스트레스가 늘어날수록 과몰입지수가 확연히 올라갔기 때문이다. 반면 해당 모델에서도 자기통제지수가 높은 청소년들에게서는 과몰입지수가 확연히 떨어지는것이 확인되었다.




    정의준 교수는 인과관계모델에 따라 크게 두 가지 관점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게임 과몰입에 접근하는 방법은 크게 세가지가 있는데 첫번째가 과몰입 자체를 질병으로 보고, 주된 원인이 게임 자체에 있다는 병리적인 접근이다.

    나머지 두 관점은 게임과몰입을 병리 현상으로 보지 않는 접근법이다. 인지행동적 접근은 원인을 사회심리적 요인에서 발생한다고 보며, 사회인지적 접근법에서는 자기통제력 결여에서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게임과몰입을 병리적으로 보는 관점과 사회인지적 문제로 보는 관점 두 가지로 비교하면, 전자는 주로 게임플레이 시간이 과몰입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며, 후자는 자기통제를 변인으로 보고 있다.

    정의준 교수는 5년동안 2천여 명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추적조사 결과를 통해 자기통제가 게임과몰입에 더욱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수 있다고 다시 한번 언급했다. 그에 비해 게임 이용 시간은 모든 집단에서 일정한 시간으로 수렴했으며, 5년차에 들면 들수록 점점 더 게임 과몰입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되었다.



    ▲ 게임시간은 연도가 늘어날수록 그 영향이 미미하지만, 자기통제는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어쩌면 자기통제에 영향을 주는것이 게임 이용 시간은 아닐까'라는 의문을 가질수도 있다. 실제로 정의준 교수 또한 그런 의구심을 가졌으며, 조사 역시 진행했다. 그 결과 자기통제에 영향을 주는 것은 게임을 이용하는 시간보다는 학업스트레스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강연을 시작하며 각종 방송에서 한국과 중국의 청소년 집단에서 특히 게임과몰입 문제가 많이 이야기된다. 이 두 나라의 청소년들은 '입시'라고 하는 문화환경적 특성이자 공통적 문제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가 게임과몰입에 큰 영향을 줄수 있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정의준 교수의 연도별 데이터를 볼 때, 부모의 긍정적인 감독이 높을수록 학업 스트레스는 떨어진다. 또한 교사의 지지나 또래의 지지가 높을수록 학업 스트레스는 떨어지게 되는데, 학업스트레스가 높을 경우에는 1년 뒤 자기통제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자기통제가 떨어진 청소년에게서는 게임시간과 관계없이 게임과물입 지수가 높아지는것 또한 확인이 가능했다.

    이것은 비단 과몰입군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었다. 일반군에 속한 청소년들도 마찬가지로 부모의 양육방식에 따라 학업 스트레스 수치에 변화가 일어났으며, 과잉간섭 또는 과잉기대에 시달렸던 청소년은 학업스트레스가 상승함과 동시에 자기통제가 떨어지는 결과를 보였다. 결과적으로는 게임과몰입 수치가 증가하게 됐다.




    이어 정의준 교수는 청소년시기 자체가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변화를 보이느 시기라며, 환경적인 변화에 따라 게임 과몰입은 특별한 조치에 관계 없이 급속하게 개선되는 사례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자녀의 게임과몰입에는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부모의 사회심리적 변수는 자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중 하나라고 전했다.

    끝으로 정의준 교수는 "결국, 게임 과몰입의 주된 영향은 게임 자체보다는 부모의 양육태도 및 학업 스트레스 등 사회심리적 요인이며, 근본적인 문제는 자기통제에 달려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게임을 없앤다고 하더라도 다른 문제가 양산될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댓글

    새로고침
    새로고침

    기사 목록

    1 2 3 4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