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019] '오버히트'의 사운드 컨셉은 JRPG에서 시작했다

게임뉴스 | 정필권 기자 |


▲ 넷게임즈 황주은 사운드 디렉터

  • 주제: '오버히트' 오버하는 사운드
  • 강연자 : 황주은 - 넷게임즈 / NATGAMES
  • 발표분야 : 비주얼아트&사운드
  • 권장 대상 : 사운드 디렉터
  • 난이도 : 기본적인 사전지식 필요


  • [강연 주제] 오버히트의 사운드 디렉션에 관하여 다룹니다. 현대 JRPG 사운드의 특징, 그리고 오버히트에서 전하고자 했던 JRPG 사운드 요소. 그리고, 이를 표현하기 위해 구현한 UE4 기반의 오디오 시스템을 소개합니다.

    황주은 사운드 디렉터는 창세기전, 서풍의 광시곡, EZ2DJ, 바람의 나라, 어둠의 전설, 아스가르드, 라테일 등 게임을 직접 해 본 적은 없어도 최소한 이름은 알 법한 게임들의 음악을 작곡한 베테랑 사운드 디렉터다. 그간 다수의 강연을 진행한 바 있고, 사운드 디렉터로서도 게임 음악가로서도 자신의 영역을 확고히 구축한 인물이다.

    이번 NDC 2019에서 연단에 선 황주은 디렉터는 "이런 강연을 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신작을 내고 나서 자신이 개발에 참여한 게임의 사운드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어떤 컨셉으로 작업을 진행하려 했는지를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2017년 11월 출시한 '오버히트'의 사운드에는 황주은 디렉터가 담당하여 게임 내의 사운드를 구현하는 작업을 거쳤다. 프로젝트 시작 단계부터 독특한 컨셉을 요구했고, 스스로 이에 관심을 느꼈기에 참여하게 된 프로젝트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오버히트는 어떤 사운드를 보여주고자 했을까? 그리고 '오버하는' 사운드는 도대체 어떤 의미였을까.


    넷게임즈로 자리한 황주은 사운드 디렉터는 하나의 키워드를 받게 된다. 개발 과정에서 들어온 요청은 JRPG 스타일로 사운드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여기에 흥미를 받아 오버히트 개발에 합류하게 되었으며, 황 디렉터 스스로 흥미를 느꼈기에 결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JRPG는 어떤 것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황 디렉터는 이에 대해서는 여러 정의가 있을 수 있지만, 일단 사전적인 정의로는 일본산 RPG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 일본 게임들을 살펴보면,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상태라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므로 JRPG 스타일 음악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황주은 디렉터는 JRPG의 음악을 ‘각양각색’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사가 시리즈,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 페르소나까지 각 게임의 음악을 살펴보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게임들에서의 음악은 개성이 확실하게 드러나고, 작곡가의 방향과 개성이 녹아든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게임 타이틀과 음악이 매칭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작곡가는 독자적인 영역을 가지며, 그렇기에 게임에 특정 음악이 게임을 대표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게임과 음악이 어우러져 자신의 영역을 확고히 구축하는 상태를 JRPG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오버히트 또한 이와 같은 방향에서 사운드를 구축하는 것으로 목표를 설정하고자 했다.

    ▲ 드래곤 퀘스트 메인 테마와 같은 음악처럼, 개성이 확실히 드러나는 것

    개발 초기, 게임에 어울리는 세계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작곡가를 찾았고 함께 작업을 진행하고자 했다. 개발 중이던 빌드에 작곡가가 기존에 작업했던 곡을 덮어씌운 영상을 먼저 선보였다. 한편으로는 회사에서 승인되지 않을 시도이기도 했다.

    도전적인 제안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회사 내부에서 승인이 이루어져 함께 작업을 진행하게 됐다. 작곡가를 정규직으로 채용하여 개발팀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으며, 짧은 개발 기간이었음에도 어느 정도 원하는 것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황 디렉터는 오버히트의 메인 곡인 ‘오버월드’가 게임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음악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게임과 구분할 수 있는 오버히트만의 개성을 보여주는 곡이다. 아트 코어라는 장르라고 할 수 있으며, 멋짐과 집중하는 느낌이 합쳐진 이미지를 사운드로 표현하고자 했다. 이는 곧 오버히트라는 게임에서 느꼈던 이미지이기도 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사운드 디자인 관점에서 JRPG 스타일을 분석한다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사운드’라고 정리할 수 있다. 테일즈 오브 베스페리아의 전투 시 사운드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효과음, 배경음이 모두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지만, 묘하게도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이 예가 될 수 있다고도 알렸다.

    황주은 디렉터는 이와 같은 묘한 조화를 일본 밴드 음악에서도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든 악기의 소리가 잘 들리고 보컬 또한 잘 들리는 느낌이란 설명이다. 각자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연주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면서도 전체 구성에서는 모두가 엮이며 조화로움으로 이어지는 것. 바로 이와 같은 특징을 일본 게임 특유의 사운드라고 정리했다. ‘모두 잘하려고 하는 것에서 오는 밸런스가 정체성이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서구 게임에서 사운드가 연출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면, 일본 게임은 다른 스타일로 작동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래픽에서 힘을 낸 만큼, 사운드도 이에 맞춰 더 강하게 어필하는 것이 예가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접근은 ‘오버하는 것처럼 과하게’ 느껴지게 된다.

    JPRG 특유의 오버하는 사운드라는 정의는 이와 같은 접근법에서 시작된다. 모두가 오버하는 상황에서 만나게 되는 조화. 바로 이 지점이 JRPG의 특징이라고 황 디렉터는 정의한다. 오버히트 또한 JRPG의 사운드를 지향하는 만큼, 오버에서도 오는 조화를 표현하는 것으로 개발 방향을 설정하고자 했다.


    위의 영상처럼 JPRG스럽게 사운드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소리를 넣어 강조하는 과정이 수반된다는 설명 또한 이어졌다. 많은 상황을 사운드로 설명하는 접근 방식이자 특징이라는 의미라고도 강조했다. JPRG의 사운드는 전반적으로 사운드를 통해 게임을 설명하는 경향을 보여주기에 선택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황 디렉터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패미컴 시절부터 이어져 왔던 것이다. 그래픽도 보여줄 것이 없던 시기에 사운드로 공간을 설명하는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기기 스펙이 좋아진 지금까지 경향이 이어지면서 일종의 문법화되어 JRPG의 특징이 되었다는 분석도 내렸다. 따라서 JRPG는 게임 전반적으로 꽉 찬 사운드를 보여준다. 모든 상황에서 음악이 흘러나오므로 오히려 음악이 없는 것이 특이한 상황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수록곡도 많다. 수십 곡에서 100곡 이상이 한 게임에 포함되고 있다고도 알렸다.

    이외에도 녹음을 통해서 사실적인 효과음을 구현하기보다는 독특한 소리를 사용하는 경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효과음만 들어도 무슨 게임인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구현되기도 한다고도 알렸다. 모든 상황을 소리로 표현하기에 성우 연기도 이에 지지 않도록 강하게 구성되어 있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우들의 연기 톤이 다양할 뿐만 아니라, 소리에 지지 않고 캐릭터를 강조하기 위하여 대비를 많이 주려는 특징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임의 특징을 사운드로 강조하는 문법은 오버히트 개발에서도 사용됐다. 황주은 디렉터가 여기서 주목한 것은 ‘전용 컷신 연출’이다. 여기에 주목한 이유는 당시 경쟁작과 비교해서 많은 공을 들였다고 봤기 때문이다. 연출 자체가 오버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의 연출이었다. 길이도 긴 편이었기에 이를 사운드로 강조하고 싶어서 내린 선택이다.

    그래서 많은 시도를 곁들였다. 캐릭터의 스킬 전용 BGM을 넣고자 작업을 진행했고, 이를 메인 요소로 내세웠다. 풀보이스 녹음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요청을 했을 때 가장 우선시되었던 고려사항이기도 하다. 음성의 비중이 높았으면 좋겠다는 요청도 있었기에 모든 스토리를 풀보이스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풀보이스는 한편으로는 설정팀에 모티베이션을 제공하는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풀보이스라는 스펙에 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거대한 노력을 담아내려 했다고 강조했다. 풀보이스로 진행되는 만큼, 이를 따라갈 수 있는 시나리오를 제작하는 데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500일이 지난 지금까지 설정팀은 많은 노력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라는 여담도 덧붙였다.




    사운드로 모든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구현을 위한 실제적인 개발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었다고 과거 개발 과정을 돌아봤다. 황 디렉터는 가능한 모든 상황을 표현하기 위해서 블루프린트를 적극 활용했고 대부분 효과와 연출을 독립적인 블루프린트 인스턴스에서 적용했다. 이런저런 데이터를 조합해서 사운드를 연출하는 데 활용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또한, 직접적인 관련이 없을 수 있는 게임 디자인 요소를 사운드 연출에서 활용하고자 했다. 맥락을 만들어서 사운드를 연출하기 위함이다. 일견 복잡해 보이는 구조지만, 전반적으로는 의도한 대로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상황과 소리의 일대일 매칭보다는 다대일 매칭.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에 가깝다는 것이다. 상황을 로그로 남겨서 출력할 수 있게 배치하여 글로만 봐도 소리가 들리는 느낌을 노렸고, 여기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사운드로 만들어 게임 연출에 활용하는 방법도 사용했다고 알렸다.




    실질적인 사운드 연출은 언리얼 내의 데이터 테이블을 사용했다. 테이블 구조는 직접 만들 수 있게 설계했고, 원한다면 테이블을 확장하여 연출에 변화를 줄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에 따라 특정 랭크에서 대사가 달라지게 만들거나, 특정 영웅이 리더일 때 전투 시작 버튼을 누르면 다른 소리가 나오거나 하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었다. 국내 버전에서는 담지 못했지만, 일본 버전에서는 설명한 방법을 게임에 녹여냈다는 것도 공개했다.

    블루프린트를 사용하는 방법론을 두고 황주은 디렉터는 "어떤 면에서는 사운드 개발자가 다루기 쉬운 구조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듈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발언한 것이다. 무수한 선을 보면 어려워 보이지만, 한편으로 max/msp를 경험한 사람에게는 구조적으로 같다고도 볼 수 있다고 알렸다. 이와 같은 툴을 다룬 경험이 있다면 블루프린트로 접근할 수 있으므로, 추후 개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이 되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JRPG 사운드라는 컨셉에서 출발한 오버히트는 연출과 사운드, 개발 과정이 서로 한데 엮인 게임으로 완성됐다. 황 디렉터는 이를 두고 모두 '스스로 원하는 연출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개발을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일종의 자기결정권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외주처럼 주어진 대로 리스트를 처리해나가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을 원하는 사운드 개발 조직의 방향이라는 점을 알렸다.

    모든 파트가 최선의 선택을 직접 전하는 경향이 될 수도 있다고도 봤다. 황 디렉터가 판단한 JRPG의 스타일이 바로 이런 사운드라는 것이다. 타협과 양보가 없이 각 분야가 뭉치기에, 오버하는 경향처럼 보이기도 한다는 설명도 언급했다. 하지만 이는 스스로에 대한 과신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른 파트와 요소를 존중하고 있으므로, 그만큼 맞추려는 과정에서 나오게 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황주은 디렉터는 앞서 설명했던 경향들이 궁극적으로는 '사운드로 즐길 수 있는 재미'로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오버하는 것처럼 느껴질지라도, 오버히트에서도 이과 같은 재미를 주고 싶었다고 전하며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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