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C2019] 사탕보다 캐릭터가 중요했다 '캔디 크러쉬 프렌즈'의 고민들

게임뉴스 | 정필권 기자 | 댓글: 2개 |


▲ 킹의 제레미 강(Jeremy Kang) 게임 디자이너

얼핏보면 단순한 퍼즐 게임이지만 '캔디 크러쉬' 시리즈의 파급력은 무시할 수 없다. 퍼즐 게임 하나로 개발사 킹(King)은 대형 개발사로 성장할 수 있었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했고 유명한 모바일 게임 프랜차이즈 중 하나가 됐다.

그리고 이번 GDC 2019에서 킹은, 자신들의 신작 '캔디 크러쉬 프렌즈 사가'의 개발 과정을 되돌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단순하게 느껴질 수 있는 퍼즐 게임, '캔디 크러쉬 사가'에서 '캔디 크러쉬 프렌즈 사가'로 나아가며 고민했던 가치와 주안점을 살펴보고자 했다




■ 왜 '킹덤 크러쉬 프렌즈' 사가였나?

‘캔디 크러쉬 프랜즈’는 캔디 크러쉬 월드의 확장을 위해서 기획됐다.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모바일 환경에서 성공한.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보유한 ‘캔디 크러쉬'라는 프랜차이즈를 마리오와 같이 몇십 년이 지나도 성공할 수 있는 IP로 확장하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킹은 2012년 시작한 캔디 크러쉬 프랜차이즈를 발전 시킬 방법을 구상하고 실행에 옮겨왔다.




킹이 그간 캔디 크러쉬 시리즈의 성장을 위해서 중점을 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이용자(Audience)’를 어떻게 증가시킬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두 번째는 ‘브랜드’를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 것인가다. 이미 6년간 5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캔디 크러쉬를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첫 번째 목표는 달성했다고 할 수 있다. 시리즈를 지속해서 출시하며 새로운 플레이어들을 유입시켰고, 게임은 더 많은 대중에게 전파됐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신작에서 자연스레 중점을 둔 부분은 ‘브랜드를 확장하는 것’ 이었다. 이를 통해 아직 게임을 접하지 못한 플레이어에게 다가가고자 했으며, 동시에 캔디 크러쉬라는 브랜드의 무게감을 확장하고자 했다. 바로 이 지점이 ‘캔디 크러쉬 프렌즈’를 개발하게 되는 이유가 됐다.




본격적인 기획에 들어가기에 앞서, 개발진은 캔디 크러쉬를 대표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과정을 거쳤다. 답은 명확했다. 강연자들이 청중에게 던진 “캔디 크러쉬 하면 생각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의 답과 같다. 게임이 출시된 지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캔디 크러쉬를 대표하는 것은 캐릭터가 아닌 ‘초콜릿 볼’ 이었다. 마리오로 따지자면, 마리오라는 캐릭터가 아니라 버섯이 프랜차이즈를 대표하는 셈이었다.

그렇기에 이번 신작을 통해 킹은 캔디 크러쉬의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운다는 결정을 내린다. 자신들의 약점을 보완하고, IP 전체가 발전할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그리고 이를 이용해 게임을 더 개선하고 유입 유저를 늘릴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 캐릭터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들

캐릭터에 집중한다는 방향성이 잡혔다면, 이제는 ‘어떻게’를 고민할 시점이었다. 킹은 여기서도 두 가지 방향성을 두고 개발을 진행했다. 우선, ‘플레이어와 캐릭터를 긴밀하게 연결하는 법’을 고민했다. 캐릭터가 주가 되는 게임은 아니었지만, 당초 캔디 크러쉬에는 100개가 넘는 캐릭터들이 존재했다. 개발진은 이를 표면으로 꺼내는 한편, 캐릭터 각각의 배경 이야기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 로버트 맥캔지 (Robert Mackenzie) 시니어 디렉터 (좌측)
트레이시 존(Tracey John) 스튜디오 리드 (우측)

‘캔디 유니버스’라고 명명한 세계관을 구축하고 캐릭터들의 네러티브를 부여하는 과정이었다. 각각의 이야기들이 부여되면서 캐릭터는 생명을 갖기 시작했고, 시네마틱과 게임 내의 등장으로 플레어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했다.

이미 게임이 출시된 만큼, 추후 업데이트로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킬 계획도 가지고 있는 상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깊이 있는 세계관과 캐릭터의 매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는 방향을 잡았다.







이를 위해 각국 스튜디오의 힘을 모아 캐릭터를 제작한다. 각국의 팀과 협업을 진행하여 캐릭터를 디자인했으며, 이 과정에서 많은 의견을 취합했다. 비주얼 측면에서 어떻게 캐릭터를 구성할 것인지 논의를 거친 결과물이다.

디자인이 확정되기 전 많은 고민이 있었으나, 최종적으로는 보드 게임의 종이 공작과 같은 형태로 캐릭터를 만드는 것으로 결정됐다. 가장 큰 컨셉이 정해지고 나서는 종이 공작의 느낌을 살리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시작했다. 캐릭터, 환경 디자인을은 물론이고 3D와 2D 모두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따라 설계했다. 종이 공작 인형의 조인트 부분은 3D로 렌더링 했을 때 어색하지 않도록 관절이 움직이는 범위까지 세밀하게 가이드라인을 작성했다.

또한, 미래에도 변하지 않는 캐릭터를 확립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캐릭터의 행동, 표정을 매우 세밀하게 작성한 문서도 제작했다. 공개한 컨셉 아트를 살펴보면, 표정과 손가락 표현까지 캐릭터의 모든 움직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정한 것을 볼 수 있다. 세밀한 설계도는 곧 개발 파이프 라인에서의 구체적인 지시. 그리고 애니메이터가 결과물에 적용하기 위한 지침이 됐다.











■ 또 하나의 주안점 '사람을 끌어들이기'

캔디 크러쉬 IP를 강화하면서 킹이 함께 집중한 것은 기존 유저 및 신규 유저를 끌어올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드는 부분이었다. 시리즈가 오래되면서 떨어져 나간 유저들, 그리고 아직 게임을 접하지 못한 유저들을 '캔디 크러쉬 프렌즈'에서 끌어들이겠다는 목적이다.

그렇기에 그간 캔디 크러쉬를 플레이하던 유저들의 목적을 돌이켜보는 과정을 거쳤다. 조사 결과,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휴식 및 환기 측면으로 집계됐다. 각 64%, 51%의 유저들이 이러한 이유에서 캔디 크러쉬 시리즈를 플레이했다는 결과는 곧, 후속작에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둬야 하는지 명확한 지표로 사용할 수 있는 결과라고 할 수 있었다.




즐거움과 휴식. 이 두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개발한 '캔디 크러쉬 프렌즈'는 이전보다 낮은 난이도로. 하지만 보상은 확실하게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즉, '더 많이 폭발하고', '새로운 게임 모드도 많고', '인게임에서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게임의 시스템이 마련됐다. 강화한 캐릭터를 꾸밀 수 있는 코스튬을 보상으로 제공해 꾸준한 플레이 동기를 만드는 데에도 성공했다.

강연자들은 이러한 결정을 두고 "새로운 보상들은 신규 유저와 복귀 유저에게 더 큰 가치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과금을 통해서 차이가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게임을 플레이한다면 따라잡을 수 있다는 목표가 보인다는 점에서다. 또한, 코스튬과 같은 인게임 보상을 제공하는 방법도 효과적이었다고 분석했다. 부스터와 같은 아이템보다 소소한 목표와 가치가 접속률을 올리는 데 도움을 줬다는 의미다.

특히, 캐릭터를 훌륭하게 디자인한 것이 유입률을 올리는 요인 중 하나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플레이어가 어떤 캐릭터를 선택할 것인지는 곧 게임 내에서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과 같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캐릭터가 퍼즐 풀이에 도움을 주는 애니메이션을 직관적으로 설계했다는 점. 그리고 보상 화면에서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 모두가 플레이어에게 선택하는 즐거움을 주는 결과를 낳았다고 판단했다. 이외에도 라이브 이벤트, 수집 등 다양한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었으니, 말 그대로 캐릭터가 곧 '코어' 였던 셈이다.




마지막으로 난이도 조절에는 선택과 캐주얼 사이에서의 밸런스를 잡고자 했다. 플레이어의 성향에 따라서 업적러(Achievers), 수집가(Collectors), 그리고 '사가 퍼즐 플레이어'로 구분하여 각 집단이 어떤 가치를 원하는지. 그리고 두 집단 사이에서 밸런스를 잘 잡아야 했다고 회고했다. 이를 위해서 퍼즐을 풀고자 하는 유저들에게는 개인의 성취를 자극하는 방향으로. 하드코어한 유저들에게는 캐릭터를 수집할 수 있는 요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균형을 맞추고자 했다.





■ 그리고 출시까지

이렇게 다양한 방면에서 고심하며 개발한 '캔디 크러쉬 프렌즈 사가'는 지난 2018년 11월 정식 출시하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강연자들은 지난 개발 과정을 뒤돌아보면서 이러한 고민의 과정은 '아직 죽고 싶지 않다'는 생각해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지난 6년 동안 쌓아왔던 노하우를 반영하는 고민은 모두 프랜차이즈 전체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나아가기 위함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 개발진은 런칭 이후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라이브 이벤트, 콜렉션, 소셜 면에서 게임을 개선하고 발전하기 위한 노력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IP의 장기화, 캐릭터의 강화를 선보인 '캔디 크러쉬 프렌즈 사가'. 이들이 고민한 길을 통해서 캐주얼 게임의 발전을 전망해볼 수 있을 것이다.






! GDC2019 최신 소식은 박태학, 정필권, 원동현, 윤서호 기자가 샌프란시스코 현지에서 직접 전달해드립니다. 전체 기사는 뉴스센터에서 확인하세요. ▶ GDC 뉴스센터: http://bit.ly/2O2Bi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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