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 "게임 업계가 데이터 공유해야... 불투명성 용납할 수 없다"

게임뉴스 | 허재민 기자 | 댓글: 1개 |



영국 의회가 12일, '중독성이 높은 기술 및 미디어에 관한 공개조사'를 마무리하고, 84페이지 분량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의회는 이번 공개 조사를 통해 정부 차원에서 관련 연구를 지원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게임 업계 또한 유저들을 잠재적인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데 책임감을 가지고 참여하기를 촉구했다.

지난 2월부터 진행된 중독성이 높은 기술에 관한 공개조사는 12개의 토론 세션과 일반인 및 전문가가 보고한 증거기록물 132개를 통해 마무리됐다. 특히 의회에서 진행된 토론 세션에서는 에픽게임즈, EA, 스냅챗, 인스타그램 등 몰입도 높은 미디어와 관련된 전문가들이 참여했으며, 영국 도박위원회 CEO, 관련 분야 교수까지 참석해 다양한 관점에서의 논의가 이루어졌다.

해당 보고서는 중독성 있는 기술로 인한 심리 사회적 문제, 재정적 문제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으며, 이어 게임 업계의 역할과 문제점을 강조했다.

보고서 전문 링크: Immersive and addictive technologies

심리사회적 문제 부문에서는 게임 장애 이슈와 게임 내 괴롭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게임 장애와 관련한 연구 결과가 부족하며, 게임의 문제가 아니라는 반박도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짚었다.

이에 따라 의회는 이에 대해 정부에서 게임 장애를 관심 연구 분야로 업데이트할 것을 요청했다. 연구자들과 협력해 게임 장애의 주요 포인트를 짚어야 하며, 게임의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수준 높은 연구를 지원할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게임 개발사로 하여금 유저 데이터를 연구자들과 공유하도록 해야 하며, 연구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점도 짚어졌다. 산업 차원에서 유저를 보호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만큼 참여가 중요하며, 관련 정부 기관에서는 산업체의 노력에 대해서 제대로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적 문제점으로는 루트박스 문제가 거론됐다. 의회는 게임 내 도박성이 있는 콘텐츠에 대해서 즉각적으로 연구팀을 설립하고, 증거자료를 수집해야 하며, 특히 아이들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의회는 "현재까지 게임 속 도박요소를 아이들에게 노출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관련 연구가 없는 만큼, 사전 예방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며, 이를 반증하는 연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이들에게 확률성 아이템을 판매하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영국 의회는 인게임 아이템이 현물로 거래되거나 불법 도박에서 사용되는 것은 게임의 설계와 수익 구조로 인한 직접적인 결과물이며, 루트박스가 도박이 아니라는 주장을 약화시킨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관련 규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하며, 만약 루트박스를 규제하지 않기로 결정된다면, 그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가 특히 강조하고 있는 것은 게임 업계의 역할이다. 영국 의회는 "게임 업계는 플레이어가 선택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게임의 무작위 보상 메커니즘이 반복적인 행동을 유도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지 않다"며, 자사 게임을 뒷받침하는 데이터와 메커니즘의 심리적 영향을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비판했다. 이어 의회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플레이어로부터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산업인만큼, 불투명성은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의회는 온라인 게임과 소셜 미디어는 데이터 중심의 산업인 만큼, 업계는 비대칭적인 정보량과 의도적인 설계를 통해 유저가 플랫폼에 더 많은 시간과 돈을 소비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정부에서 적절한 기간 내 관련된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국 의회는 이번 공개 조사와 보고서가 관련 업계로 하여금 자사 게임의 유저들을 잠재적인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진출해있는 모든 국가의 관련 법률 및 규제를 준수해야할 책임을 일깨우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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