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해로운 것은 미세먼지만이 아니다! 에이펙스 레전드, 범람하는 핵에 몸살

게임뉴스 | 배은상 기자 | 댓글: 79개 |




출시하고 한 달 만에 전체 이용자가 5,0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중인 에이펙스 레전드가 최근 핵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다.

불과 한 주전까지만 해도 드문 빈도로 의심되는 에임의 플레이어가 보이는 정도였다면, 이젠 매 게임 핵이라고 심증이 굳는 플레이어를 찾는 게 어렵지 않다. 단순히 개인 수준을 넘어서 스쿼드 인원 전체가 핵으로 의심되는 경우도 많을뿐더러, 게임 내에서 자신이 판매하는 핵을 홍보하는 전문 광고꾼 ― 대부분 중국발의 ― 이 설칠 정도로 그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오죽하면 핵과 핵이 싸우는 상황을 가리켜 '제3차 대전(핵전쟁)'이라고 부를 정도이다.

게임 밖에서도 이런 상황은 심각하다. 최근 들어 라이브 스트리밍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핵 관련 영상이 나오고 있는데, 그중 일부는 핵에 대한 성토지만 판매하는 핵의 성능을 홍보하는 영상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영상 속의 핵은 조준을 보정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상대의 위치를 아이디와 함께 보여준다거나 외곽선 형태로 록온을 해주는 등 천차만별이다.



▲ 핵을 판매하고 홍보하는 영상, 조회 수와 좋아요/싫어요 수가 눈에 띈다



▲ 상대방의 위치가 표기되는 핵도 있다



▲ 상대방을 네모 표시로 록온하고 공격하는 형태의 핵


이처럼 공공연하게 핵 사용자와 광고가 범람하게 되면서 정상적으로 게임을 즐기던 플레이어들이 피해를 보는 중이다. 자신이 속한 스쿼드의 플레이어가 핵 사용자라면 차라리 게임을 플레이할 수라도 있지만, 핵을 판매하는 광고꾼이라면 경기 시작까지 채팅이나 음성으로 핵 홍보만 잔뜩 하고 나가버리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60명 풀스쿼드로 시작했던 게임이 지상으로 착지하면 40명 미만으로 줄어들어 있다거나, 3인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스쿼드가 속출하는 등 게임 경험에 있어서 안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

개인전 없이 셋이서 힘을 합쳐 살아남는 게임에서 2명의 광고꾼을 만나 홀로 남겨진다면 과연 게임을 즐길 마음이 생길까? 동료의 중요성이 큰 게임인 만큼 그 허탈감과 불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 게임 시작 전 채팅을 통해 핵을 파는 QQ 메신저 아이디 등을 광고하고 게임을 나가버린다.



▲ 60명 풀 스쿼드로 시작한 방이 핵 광고꾼 때문에 41명까지 줄어든 모습


핵 이슈가 점점 커지게 되면서 플레이어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인기 있는 FPS 장르가 핵에 자유롭지 못했고, 지금까지도 수많은 FPS 게임 ―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 카운터 스트라이크, 레인보우 6 등이 아직도 핵에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펙스 레전드의 퍼블리셔인 EA가 같은 FPS 게임인 배틀필드 시리즈에서 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선례를 들며 "자동으로 핵을 차단하지 못한다면 핵이나 광고를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해 후속 처리하도 해달라"는 의견 역시 나오고 있다.

어쨌거나 에이펙스 레전드는 여러 게임의 장점들만 모아 간만에 '갓겜'이 나왔다고 할 정도로 극찬이 이어졌고,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별다른 홍보 없이도 입소문을 타고 흥행 가도에 올랐던 이 게임이 점점 창궐하는 핵 사용자에 의해 국내외 모두 안 좋은 여론이 늘어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행동을 통해 개선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 당장 모든 핵을 근절할 근본적 해결책을 내놓으라는 것까지 바라지는 않는다.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핵이나 광고에 대응할 수 있는 신고 시스템을 추가하거나, 지난달 16일 16,000명의 핵 이용자를 제재한 것과 같은 대규모 제재를 좀 더 자주 하는 방법도 있다. 핵과 게임은 창과 방패의 관계이기에 완벽히 막아낸다는 것이 사실상 어렵지만, 대응하려는 모습이 계속 늦어진다면 상승세에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다.

아직 한국에서의 정식 출시가 이뤄지지 않은 에이펙스 레전드. 출시도 전에 핵으로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이미 게임을 즐겨본 플레이어라면 누구도 원하지 않는 일일 것이다. 개발사인 리스폰과 퍼블리셔인 EA의 신속한 움직임이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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