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에이펙스 레전드는 기존 배틀로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

인터뷰 | 윤서호 기자 | 댓글: 11개 |

"스타워즈나 타이탄폴 아닐까요?"

EA 프레스 투어 초대를 받았을 당시, 개발사가 '리스폰 엔터테인먼트'라는 말을 듣고서 자연스럽게 떠오른 생각이었다. 외국에서 온 기자들의 생각도 비슷했다. 일부는 기존에 발표하지 않은 프로젝트라는 말 때문에 타이탄폴 쪽에 무게를 좀 더 두기도 했다.

그렇지만 정작 발표된 것은 완전히 새로운 신작, '에이펙스 레전드'였다. 하이퍼 슈팅 요소와 스쿼드 단위 배틀로얄을 결합하고, 실사그래픽과 캐주얼을 믹스한 독특한 그래픽을 내세운 '에이펙스 레전드'는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한 번 드러누우면 끝이었던 다른 배틀로얄과 다르게, 몇 번을 드러누웠지만 스쿼드에 업혀서 어찌저찌 끝까지 같이 생존해나가는 드라마까지 겪어본 터라 이런 차이는 꽤 크게 느껴졌다.

왜 리스폰 엔터테인먼트는 이런 선택을 하게 됐을까? 그리고 배틀로얄 게임들이 범람하는 이 시기에 '에이펙스 레전드'가 추구하는 방향은 어떤 방향일까? 시연 후 드류 맥코이 프로듀서와 짧은 인터뷰를 통해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 리스폰 엔터테인먼트 드류 맥코이 프로듀서

Q. 이번 작품은 기존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시리즈인데, 이를 결정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 일단 개발자들이 프로토타입에서 시작했다. 우리 역시 게이머인 만큼, 자기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 보곤 한다. 그렇게 시작한 것을 일단 계속 만들어 가던 중에, 업계를 쭉 지켜보았다.

초창기 프로토타입은 우리가 만든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그렇게 특별하지는 않았다. 또 플레이타임이 길어지는 느낌이 있어서 어떻게 해야 할까 싶었다. 그래서 당시에 떠오르던 배틀로얄 장르에 주목했다. 그래서 다시 플랜을 짜서 프로토타입을 개선해나간 뒤 틀을 갖춰나간 것이 '에이펙스 레전드'라고 하겠다.


Q. 프로토타입에 대해서 강조하는데, 프로토타입은 어땠고 어느 시점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나 더 자세히 듣고 싶다.

= 2017년 봄부터 진행했다. 방향이 정해진 뒤에는 2017년 여름까지 기본적인 캐릭터들은 구상, 만들기 시작했고 2018년 한 해는 계속 이를 구체적으로 만드는 데에만 집중했다.





Q. 배틀로얄 장르에서는 경쟁작들이 많은데, 이런 와중에 에이펙스가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을 짧게 어필한다면?

= 현재 유행하고 있는 배틀로얄 게임을 세 가지로 보면 포트나이트,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4, 배틀그라운드라고 할 수 있지 않나. 그런데 이 게임들은 제각각 다 다르다. 또 이들과 '에이펙스 레전드'와 비교해도 다 다르다고 본다. 일단 포트나이트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고, 배틀그라운드와 블랙옵스4와도 일단 양상이 다르다.

시연하면서 리스폰이나 처음부터 캐릭터들이 고유 스킬을 들고 시작하는 등, 이런 요소들이 게임을 다르다고 느끼게 하지 않았나? 여기에 우리는 트리플 A 게임을 개발해오던 경험을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이 아마 유저들로 하여금 다른 배틀로얄 게임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하지 않나 싶다. 이번 시연에서도 그걸 느꼈으리라 믿는다.


Q. 우선 리스폰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배틀로얄의 룰과는 조금 다른 것 같은데, 이를 도입한 이유가 있다면?

= 배틀로얄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존의 배틀로얄의 문제점을 바꿔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배틀로얄은 원 라이프 시스템이고, 한 번 팀원이 죽으면 그 팀은 와해되는 구조다. "어, 나 죽었네. 나 나간다. 다른 거 하고 있을게" 말하자면 이런 식일까. 그러면서 팀플레이어들이 팀으로 노는 것이 아니라 다른 거 하고 놀고, 그러다보면 흐름이 깨지지 않나 싶다.

이를 깨지 않고, 좀 더 팀으로 같이 플레이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프로토타이핑을 계속하면서 이 시스템을 다듬어갔다. 일단 리스폰에는 제약이 따른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불가능한 데다가, 특정 지역에서만 리스폰이 가능하기 때문에 적에게 기습받기도 쉽다. 이를 고려해서 리스폰을 할지, 혹은 그냥 드랍할지는 스쿼드 멤버들이 결정할 일일 것이다.



▲ 죽었어도 제한 시간 내로 리스폰 비컨으로 배너를 옮기면



▲ 다시 전장에서 활약이 가능하다


Q. 그 외에 더욱 몰입감을 주기 위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가 있다면?

=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캐릭터다. 단순히 캐릭터 디자인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캐릭터의 개성과 그들의 배경, 스킬, 그 모든 것을 종합해서 그 캐릭터만의 무언가를 유저들에게 어필하고자 노력했다.

일단 '에이펙스 레전드'는 배틀로얄이지만, 스토리 기반 게임의 느낌도 담아내고자 한다. 우선 트레일러를 통해서 이 '에이펙스 레전드'에서 벌어지는 '에이펙스'라는 경기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가 있지 않았나. 전설로 일컬어지는 영웅들이 있었고, 그들이 다 정의롭지만은 않았다는 그런 내막도 따로 담아내면서 '캐릭터'를 좀 더 부각해나고자 한다.


Q. 미디어 믹스나, 따로 영상을 제작한다는 의미인가?

-아마 이런 방식에서 가장 좋은 예는 '오버워치'가 아닐까. 아마 그런 식으로 CG로 스토리를 소개하거나, 그 외에 다양한 방식으로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Q. 다양한 역할군과 조합, 팀플레이가 강조되는 게임인데 8명의 캐릭터는 조금 적지 않나 싶다. 우선 새 캐릭터가 시즌 2에 추가된다고 하는데, 캐릭터 추가 주기나 시즌 주기는 어떻게 잡고 있나?

= 일단 시즌 주기를 먼저 설명하자면 3달이다. 새로운 캐릭터는 시즌 2 이후로 매 시즌마다 추가하고자 한다. 일단 당면한 문제는 어떻게 캐릭터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느냐의 문제다. 일단 현 단계의 캐릭터 추가 개발 텀은 9개월에서 1년 정도인데, 이를 어떻게 줄이느냐를 고민하고 있다.



▲ 현재까지는 여덟 명의 캐릭터만 있으며, 시즌이 지나면서 캐릭터들이 계속 추가될 예정이다


Q. 3인 스쿼드 모드만 지원하는데, 모드와 인원을 이렇게 제약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 이는 다양하게 테스트해서 나온 결과다. 만일 지브롤터, 뱅갈로, 커스틱, 여기에 또 한 명이 추가되서 궁극기를 필드에 뿌린다고 생각해보자. 어떨 것 같나? 아마 필드가 난장판이 되지 않을까. 실제로 테스트 과정에서 4인 플레이를 해보니 당장에 넣기에는 난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3인 스쿼드로 한정해서 출시하게 됐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현 단계에서 말하기는 어렵다.


Q. 트레이닝 모드에서 라이프라인만 연습 가능한데, 이건 의도한 건가?

= 그렇다, 플레이어들이 직접 게임을 하면서 익혀가기를 바랐다. 그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스킬을 갖고 있는 것이 라이프라인이라고 생각했고, 이 캐릭터를 통해서 기본적인 것만 익히고 바로 실전에서 감을 찾아가는 것이 더 낫지 않나 싶었다.

한편으로는 이런 경쟁 게임은 라이프사이클 게임이니까, 유저들이 미리 트레이닝을 통해서 학습하고, 전략을 연구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래서 이 부분은 계속 고민 중에 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원하면, 그렇게 되지 않을까.



▲ 트레이닝 모드는 라이프라인으로만 입장이 가능하다


Q. 경쟁전 게임에서 랭크 매치 유무가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이를 추가할 계획이 있나?

= 유저들이 여러 방면에서 경쟁심을 느끼고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방안을 생각 중이다. DICE 팀에서도 지원이 와서 같이 만들어가는 중이기도 하고. 즉 우리 팀뿐만 아니라 여러 팀이 같이 회의하면서 다양한 방면에서 고민하고 만들어가고자 한다.

e스포츠도 고려 중에 있지만, 초기라서 어떨지는 모르겠다. EA에서는 피파 등을 비롯해 경쟁 게임을 보유하고 있고, 그쪽에 있는 팀원들도 와서 지원해주고 있다. 그러니 언젠가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Q. 피니셔, 즉 처형 시스템을 넣은 이유가 궁금하다. 생존을 위해서 불필요한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것이 배틀로얄인데, 이는 조금 다른 방향이지 않나.

= 일종의 경쟁심을 자극하는 요소라고 하겠다. 우선 처형 시스템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일단 그 스쿼드에서 최후로 남은 인원에게는 사용할 수 없다. 즉 다른 스쿼드 인원이 피니셔를 맞는 것을 지켜볼 여지가 아예 없다면 쓸 수 없다는 말이다. 다르게 말하면 방해 받을 여지가 아예 없다면 발동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이런 조건에서 피니셔를 활용하고, 이를 성공시킬 때 유저들이 희열을 느끼지 않을까? 일반적으로 경쟁 게임에서 유저들은 상대를 좀 더 멋지게 제압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지 않던가.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주면서, 적을 도발할 수 있는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여유롭게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고 자랑하는 것 아닌가.

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에이펙스 레전드'는 캐릭터들의 개성을 강조하는데, 피니셔는 그 캐릭터들 특유의 움직임이나 성격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기본 피니셔 무브 외에도, 상점에서 다른 피니셔 무브를 구매해서 장착할 수 있다. 개중에는 트레일러에서 보았던 멋진 무브도 있으니, 한 번 해금해서 써보길 권한다.






▲ 다운된 적을 확실히 처리할 수 있는 '피니셔'


Q. 과금 모델에 대해서 F2P와 시즌제를 언급했는데,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었으면 한다.

-시즌제는 좀 더 간단히 설명하자면 레인보우 식스 시즈의 시스템과 비슷하다고 설명하겠다. 매 시즌마다 새로 추가되는 캐릭터는 미라지, 커스틱과 비슷한 방식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즉 게임 내에서 번 포인트나 캐시인 에이펙스 코인으로 구매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에이펙스 코인으로는 캐릭터 해금이나, 에이펙스 팩을 구매해서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요소들을 획득하거나 게임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앞서 발표했던 것처럼 능력치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순전히 커스터마이징에만 국한이 되어있다.


Q. 조작 방식이나 핑 시스템을 보면 콘솔 유저도 고려한 흔적이 엿보였다. 실제로 콘솔로도 출시되기도 하고. 크로스플랫폼도 생각이 있나?

= 지금은 아니다. 다만 고려는 하고 있다.





Q. 2월 5일 출시라고 했는데, 전세계 동시출시인가? 또 한국어화 출시도 묻고 싶다.

- 일단 한국 출시 같은 경우에는, 심의 때문에 확실하게 답변하기가 어렵다. 아직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좀 더 진행이 되면 확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단 목표는 최대한 빨리 심의를 통과하고 출시하는 것이다. 지금 어떻다고 말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


Q. 앞으로 '에이펙스 레전드'를 즐기게 될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한다.

-핑 시스템을 잘 활용하길 바란다. 핑은 모든 팀 게임의 기본기다. 이를 지키면서 계속 게임을 하다보면 차근차근히 '에이펙스 레전드'에 대해서 알게 되고, 매력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싶다. 핑을 정말 간단히,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만든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승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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