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2 - 매화가 지던 날

게임뉴스 | 유재우 기자 | 댓글: 3개 |
각 캐릭터의 각성 스토리는 그 캐릭터만의 과거 이야기와 컨셉을 파악하는데 좋습니다. 흑정령과 만난 뒤 기억을 잃었다는 검은사막 설정상, 각성 스토리는 왜 이 캐릭터가 지금 모험을 하고 있고, 과거 검은사막 세계관에 어떤 존재들이 있었는지 파악할 수 있게 해주죠. 그래서 이번엔 잠시 쉬어가는 외전 타임으로, 매화의 뒷 이야기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캐릭터 각성을 진행하면 지식(H)에 관련 스토리가 추가되는데, 실제 게임 내에서 모든 캐릭터를 다 키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름대로 궁금하셨던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밌는 점은 만약 검은사막을 서비스 초창기부터 즐기셨던 유저라면, 이 지식의 내용이 사실 옛날 검은사막 홈페이지 캐릭터 소개의 일부분임을 알아차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외전 편은 앞으로 연재 중간 중간에 넣을 예정입니다. 참고로 기존에 연재하던 오딜리타 스토리는 퀘스트 분량 자체도 많지만 스토리 설정 상으로도 볼륨이 커져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본래 10편 정도의 분량으로 나누려 했습니다만, 조금 길어지더라도 이미 나온 2편에 세 편 정도를 추가해 다섯 편 정도로 구성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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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1 - 훔쳐야 산다, 도굴왕

*본 스토리 기사는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메인퀘스트, NPC 대화, 지식 등을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분기란 게임 내 유저의 선택에 따라 에피소드가 달라지는 부분을 뜻합니다.
*약간의 각색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나 게임 내 설정 및 컨셉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 매화 각성 - 매화가 지던 날

벨리아 마을
화선곡과 엠마 바탈리의 꿈

화선곡을 떠나온 매화는 그동안 모험을 하며 많은 상대를 만나왔다. 그녀의 곁을 멤돌던 흑정령은 그녀가 충분히 강해졌음을 느꼈고, 이제 비로소 그녀가 갈망했던 것을 손에 넣을 순간이 됐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매화는 흑정령이 이끄는대로 벨리아 마을의 촌장, 이고르 바탈리에게로 향했다.

벨리아 마을은 매화가 기억을 잃은 뒤 무턱대고 에단을 따라 모험을 시작했던 곳이었다. 매화는 자신이 화선곡 출신이라는 것밖엔 과거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그곳' 출신이라는 말을 들은 벨리아 촌장은 무언가 알고 있다는 듯 의미심장하게 허허 웃었다. 맨 처음 쓰러진 매화를 발견했을 때 그녀에게 도검 한 자루가 있었던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는 듯이 말이다.

사실 이고르 바탈리는 이전에 화선곡에 한번 들렀던 경험이 있었다. 그가 기억하는 화선곡은 한 겨울에도 매화가 흐드러진 아름다운 곳으로, 그들은 수련생으로 처음 입곡하여 수행을 한 뒤 시험에 통과한 자들을 '화선'이라고 불렀다. 그들은 평소엔 다른 수련생들을 가르쳤고, 국가에 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선두에 서서 싸우는 자들이었다.

그런 화선들을 통솔하는 자들은 매화(여성), 또는 청월(남성)이라고 불렸다. 그들은 기백이 매우 뛰어난 무인들로, 이런 그들을 통솔하는 매화곡 곡주의 창술은 누구도 넘어설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하지만 당시 곡주는 '창의 진정한 힘을 깨우친 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한편으론 아쉬워하고 있었다.




▲ 매화의 고향인 화선곡을 여행한 적이 있는 촌장 이고르 바탈리

긴 설명을 마친 이고르 바탈리는 매화에게 책 한 권을 건네주었다. 그 책은 이전에 매화가 정신을 잃고 쓰러진 자리에 놓여있던 것이었다. 이고르는 만약 매화가 그 책의 진정한 주인이라면, 최근 엠마가 꾸고 있는 꿈이 명확해진다며 그녀를 찾아갈 것을 제안했다.

엠마 바탈리는 최근 푸른 괴물이 나오는 꿈을 꾸고 있었다. 그 괴물은 푸른 불꽃이 이글거리고, 머리에 두 개의 달을 이고 있었다. 마치 살아 있는 생물인지, 죽은 영혼인지도 모를 형체였다. 꿈 속의 그것은 햇빛과 달빛을 내려받는 섬 위에 어떤 무리들과 서 있었고, 알 수 없는 말을 서로 주고 받고 있었다. '비우고, 채운다'와 같은 단어들을 말이다.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엠마에 따르면 그 괴물은 원래부터 이어져 있었지만 만날 수 없었던 인연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매화는 엠마에게서 그 괴물이 있다고 느껴지는 지도의 좌표를 받았다. 그곳은 메디아 방랑도적 주둔지 아래쪽, 육지와 조그만한 길로 이어져있는 작은 섬과 같은 지형이었다.




▲ 평소 악몽에 잘 시달리는 엠마 바탈리 (벨리아 스토리 참조)



▲ 엠마가 말한 푸른 괴물들이 있던 곳

방랑도적 주둔지 남쪽
그릇을 비우다

매화는 그 지형 끝자락에서, 난생 처음 보는 생물을 발견했다. 엠마의 말대로 온 몸이 파란색으로 불타는 괴물들이었지만, 큰 위협은 느껴지지 않았다. 매화가 조심스럽게 다가가자 그들은 스스로를 '화월'이라고 소개했다.

화월은 이제 모험가의 그릇이 자신을 품을 수 있을만큼 커졌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을 증명해야 한다며 세 가지 시험을 내려 주었다. 그들이 말하는 무인의 주된 자질은 무예, 우애, 그리고 성찰이었다. 매화는 이 세가지 덕목을 각각 하스라 고대병기, 갈기족, 병사의 무덤의 해골들을 처치해 증명해야만 했다.




▲ 화월



▲ 매화는 화월에게 자신의 자질을 증명했다.

긴 노력 끝에, 매화는 화월이 준 세 가지 시험을 통과했다. 화월은 그런 매화를 보며 히죽 웃었다. 이렇게 성장한 모습을 '비화선'이 보면 아주 기뻐하며 눈을 감겠다면서 말이다. 매화는 이제 화월을 받아들일 완벽한 그릇이 되어 있었다. 그들은 매화에게 자신을 향해 손을 쭉 뻗을 것을 지시했고, 그렇게 매화에게 들어가 한 몸이 되었다.

매화는 자신의 손 끝으로 얼음처럼 차갑지만 불처럼 뜨거운 힘이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뒤늦게 정신을 차렸을 땐 화월들이 이미 사라져버린 뒤였다. 아니, 그 신기한 힘은 어느새 그녀의 몸 안에서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어렴풋이 화월의 마지막 말이 들려왔다. "비화선의 친구였던 거무달을 찾아가라."

매화는 자신이 단순히 어떤 힘을 얻은 것 뿐만이 아님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그동안 자신이 잊고 있었던 과거를 비로소 깨달았다. 매화는 자신이 과거에 화선곡의 곡주였으며, 초대 곡주인 비화선을 만나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그곳을 떠났다는 것, 그리고 이고르 바탈리가 자신에게 준 책이 바로 화월의 힘에 관한 비기, '화월비급'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제 그런 매화가 해야 할 일은, 화월들이 말한 거무달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화월이 말한 무인의 3가지 덕목

매화의 자질, 무예
화선곡의 매화는 언제나 무예를 갈고 닦아야 한다. 출신이 아닌, 실력으로 평가받는 대륙 내에 거의 유일한 집단에서 무예 연마를 게을리한다는 것은 곧 도태된다는 이야기다.

매화의 자질, 우애
매화는 동료와의 우애를 중시하며 아래로는 백성을 살피고 위로는 군주를 받든다. 동료와의 우애를 중요하지 않게 여기는 매화는 전장에서 아군을 사지로 몰아넣는 법이다.

매화의 자질, 성찰
매화는 문무를 갈고 닦음에 있어, 지나온 길을 살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모든 발전은 무에서 태어나는 것이 아닌, 옛 것을 토대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아분마을
미래의 약속

거무달은 아분 마을 동쪽, 해변가에서 열심히 봉술을 수련하고 있었다. 겉보기에 그는 머리 숱 없는 노인에 불과했으나, 사실 그는 동방에 있었던 시절 화선곡주와 대련을 할 정도로 실력있는 무술가였다. 거무달은 자신을 찾아온 매화를 보고 단번에 그녀가 화월을 받아들인 자임을 알아차렸고, 그녀에게 화월의 힘을 실을 수 있는 화월창을 건네주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이 새로운 무기를 이용한 여러 기술들을 전수해주었다.

거무달에게서 몇 가지 유용한 기술들을 터득한 매화는 이제 다시 모험을 떠나기로 했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화월의 힘을 다스려갈수록 그녀는 이전보다 더 강해질 것임이 분명했다. 거무달은 그런 매화를 자랑스럽게 쳐다보며, 언젠가 그녀가 동방으로 돌아갈 때 자신의 대련 상대가 되어 달라고 부탁했다. 화월창의 주인과 싸운다는 것은 무인으로서의 큰 영광이기 때문이다. 매화는 그에게 반드시 그럴 것임을 약속했다. 거무달은 그 날이 올 때까지 기쁜 마음으로 매화를 기다릴 것이다.

돌아온 화선곡주가 옛 고향으로 돌아갈 그 때까지.




▲ 수련 중인 거무달



▲ 화월의 힘을 깨우친 매화 (검은사막 공식 홈페이지)


매화의 과거 (돌아온 기억)

푸른 달빛의 불꽃 #1
먼 동방의 수도, 저잣거리에 아주 유명한 소녀 왈패가 하나 있었다. 소녀는 싸움 실력이 아주 뛰어나 남자 왈패들과 싸워도 결코 밀리는 법이 없었다. 소매치기로 저잣거리를 전전하며 생계를 유지하니 관아를 제집 들듯 드나들었고, 그 와중에 소녀의 재능을 눈여겨보게 된 한 무관이 앙녀로 들였다.

소녀는 이 가문에서 철저한 교육을 받아 원래부터 귀족의 영애였던 것처럼 총명하고 기품있게 자라냈다. 세월이 흘러 가문을 위해 일할 때가 되었지만, 전쟁고아 출신이어서 머리가 아무리 총명해도 국법상 서출이어서 과거에 응시할 수 없었다. 소녀가 고를 수 있는 단 하나의 선택지는 '화선곡'에 입문해 화선이 되는 것이었다. 실력만 있다면 출신 차별 없이 관직에 진출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조직이었다. 소녀는 입곡을 결정한 이듬해, 화선곡에 들어가 수행을 시작했다.

소녀는 각양각색의 군중이 모인 이곳에서도 주눅 들지 않으며 실력에 두각을 나타냈다. 그리고 일 년 뒤, 수련생에서 벗어나 화선이 되었고, 다시 일 년 뒤, 여화선의 우두머리인 '매화'에 선발되어 무관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그렇게 목표를 이뤄 날아갈 듯 기뻐하는 소녀에게 한 노파가 찾아왔다.

푸른 달빛의 불꽃 #2
소녀가 화선곡에 들어온 지 세 해가 지나, 온 대륙에 전쟁의 광기가 다시 한 번 휘몰아쳤다. 전쟁은 화선들에게 전공을 세워 출세할 기회의 시간이었다. 소녀도 전쟁에 참여해 전공을 착실히 쌓아가며 가장 강력한 차기 곡주 후보로 성장해 나갔다.

전쟁이 종료된 다음 달, 소녀는 드디어 꿈에 그리던 화선곡주가 되었다. 역대 가장 어린 나이, 그리고 최초의 매화 출신 곡주였다. 그리고 추대식이 끝나자마자 곡주만 출입할 수 있는 화선곡 가장 깊은 동굴에 들어갔다. 화선 시절 들었던, 그리고 곡주가 된 이유였던 화월비급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곳엔 낡은 창 한 자루와 함께 비급이 한 권 놓여 있었다.

그러나 한 해가 지나도록 수련해도 소녀의 창엔 화월이 일렁이지 않았다. 원래 사용하던 무기인 도검과 비교해 봐도 무위에 진전이 없었다. 그러나 오래 꿈꿔온 만큼, 포기하지 않고 수련을 계속해 나갔다. 그런데도 무위는 제자리를 걸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악몽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자신의 전공을 위해 쓰러져 간 동료와 부하들, 방해했던 청월들, 전쟁에 무고하게 희생되었던 백성들이 밤마다 소녀를 괴롭혔다.

푸른 달빛의 불꽃 #3
소녀가 비급을 꺼내 든 지 다섯 해가 지났다. 그렇게 무위를 파고들었음에도 화월의 경지를 이뤄내지 못했다. 결국, 처음으로 돌아가 보기로 하고, 비급을 발견했던 동굴로 돌아갔다. 그곳엔 처음 소녀에게 화월을 들려주었던 노파가 소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노파는 소녀를 보자마자 창을 들어 돌진해왔다. 화들짝 놀란 소녀가 자신의 창을 들고 대적하여 노파의 창과 소녀의 창이 맞닿은 순간, 노파의 창에서 푸른 불꽃이 휘몰아쳤다. 소녀가 그토록 꿈에 그리던 화월의 경지였다. 노파는 한 합, 한 합 공격할 때마다 집착에 사로잡힌 소녀를 세차게 꾸짖었다.

동이 틀 무렵, 달이 지자 승부가 결정됐다. 소녀의 깨끗한 패배였다. 동시에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순수한 실력에 의한 완패였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힘마저 모두 쏟아내 바닥에 쓰러졌지만, 분하지 않았다. 다음 날, 소녀는 곡주의 지위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간단한 짐만 꾸려 길을 떠났다. 가슴에 화월비급과 비화선의 가르침만을 품은 채였다. "끊임없이 비우고 채우거라. 그러다 네 그릇이 껍질을 깨는 날, 화월이 네 부름에 응답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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