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검은사막 스토리 #24 - 마지막을 지켜줘서 고마워요

게임뉴스 | 유재우 기자 | 댓글: 3개 |
오르제카, 오르제카, 오르제카. 그동안 검은사막의 떡밥은 다 여기 있었습니다. 최근 업데이트 한 고레벨 지역 엘비아의 영역도, 메인 스토리에서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는 크자카와 벨모른의 정체도, 수없이 몬스터를 때려잡게 한 보물작도 모두 오르제카와 관련되어 있었다는 것이 이번 스토리에서 드러나게 됩니다.

오딜리타 Part 1은 이렇게 지역 전반을 돌아다니며 현재 오딜리타의 상황을 파헤치고, 아타락시아라는 매력적인 NPC를 통해 다음 이야기로 나아가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Part 1의 마지막 부분은 특히 모험가로 하여금 큰 감정의 소용돌이를 불러 일으킵니다.

하지만 오딜리타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어지는 Part 2에서는 본격적으로 오딜리타 여왕의 과거를 파헤치며 또 다른 진실을 마주하게 되죠. 검은사막 세계관의 핵심이 들어있는 지역이니만큼, 앞으로도 조금씩 상세하게 파헤쳐나가도록 합시다.


*본 스토리 기사는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메인퀘스트, NPC 대화, 지식 등을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분기란 게임 내 유저의 선택에 따라 에피소드가 달라지는 부분을 뜻합니다.
*약간의 각색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나 게임 내 설정 및 컨셉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 오딜리타 Part 1 - 불태우는 달의 꽃

단죄하는 제단
오드라 신성물약을 얻기 위한 관문

모험가는 오펜실라의 위서를 가지고 아타락시아를 치료할 '오드라 신성물약'을 얻기 위해 단죄하는 제단으로 향했다. 살라나르 못 위쪽 언덕에 위치한 단죄하는 제단은 오딜리타 지식의 성소인 생각이 잠든 묘로 향하는 관문으로서, 선택받지 않은 이방인의 출입을 엄금하는 곳이었다. 그만큼 제단 입구에는 커다란 칼을 허리춤에 찬 오딜리타 여왕의 병사들이 포진해있었고, 잔뜩 겁에 질린 인간, 드워프 노예들이 그들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멈춰라. 이곳은 단죄하는 제단. 세페르의 용병이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병사들이 보기에 모험가는 여왕과 적대관계에 있는 세페르 세력의 영웅이었다. 병사는 베르티 환영술사 살라나르와의 약조를 잊었냐며, 이곳은 평화조약을 맺은 낙시온이 아니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더니 주변 병사들에게 눈짓을 보내 모험가의 두 팔을 거칠게 붙잡았다.

순식간에 체포당한 모험가는 살벌한 아히브 병사들에게 포위되어 단죄하는 제단으로 끌려갔다. 조금 전만 해도 살려달라고 울고 불던 아히브의 노예들은 모두 숨을 죽인채 그런 모험가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만약 모험가가 병사의 말에 순순히 따르지 않는다면, 그도 이 인간 노예들처럼 목숨을 구걸해야하는 신세가 될 지도 몰랐다.

이제 모험가에 대한 모든 판단은 '단죄자'에게 달려있었다. 만약 모험가가 단죄자의 심판을 통과하지 못하고 부정당한다면, 오직 죽음만이 기다릴 뿐이었다.





▲ 생각이 잠든 묘로 향하는 관문인 단죄하는 제단은 여왕 병사들의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



▲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였겠지만...

"...스스로 단죄하는 제단에 발을 들인자여. 그대가 생각이 잠든 묘에 묻을 제물을 보여라. 불태우는 달의 꽃, 비오렌치아 오도어 여왕폐하의 입맞춤인가. 어머니의 지식을 빼앗아간 야만인의 피인가. 영악한 도굴꾼이 훔쳐 돌아오지 못한 지식인가."

이전에 림바와 페넬나가 말했던 것 그대로였다. 단죄자는 오직 그들이 잃어버린 지식을 되찾아 온 경우가 아니면 아무도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다. 모험가는 이 때다 싶어 자신의 소지품을 뒤져 오펜실라가 주었던 가짜 카프라스의 일지, 곧 세페르가 훔쳐간 금기의 지식이 담겨있는 위서를 꺼냈다.

단죄자는 모험가가 건넨 일지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러더니 아주 흥미롭다는 듯 모험가를 지그시 응시했다. 그것은 분명 이전에 세페르가 훔쳐 간 '봉인된 금기의 전장으로 가는 길'에 대한 지식이 담겨 있는 책이었다. 심지어 그 일지의 끝엔, 안개의 섬에 자리한 영웅의 전당 곧 이전 지식에서 한발짝 더 나아간 지식까지 수록되어 있었다.

"생각이 잠든 묘에 지혜를 돌려준 자여, 이 제물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렸다. 모험가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단죄자에게 오드라 신성물약을 얻으러 왔다고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그러자 단죄자는 모험가의 출입을 허락하고, 내부의 묘지기에게 물약을 받아갈 것을 허락해주었다.




▲ 제단에 찾아온 자들을 판단하는 단죄자. 그 앞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



▲ 심판을 통과한 모험가는 생각이 잠든 묘로 출입을 허가받았다.

생각이 잠든 묘
오르제카의 비밀과 타락한 아타락시아

생각이 잠든 묘는 단죄하는 제단 뒤쪽으로 펼쳐진 높은 산 꼭대기에 위치해 있었다. 모험가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있는 묘 내부로 들어갔고, 그곳이 일반적인 묘가 아니라 사실상 거대한 동굴에 가까움을 알아차렸다.

모험가는 일명 '가시나무 서재'라고 불리는 곳에서 왜 생각이 잠든 묘가 아히브들에게 신성시 되며 삼엄히 지켜지는지 알 수 있었다. 그 동굴 전체엔 어쩌면 이 세계의 모든 비밀을 파헤칠지도 모르는, 옛 오르제카 왕국의 서적들이 보관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곳에서 고대어를 해석하는 드워프 노예들은 아히브 병사들의 통제 하에 잊혀진 오르제카의 지식을 반환할 사명을 지키느라 분주했다.

그 신성한 지역에서 모험가가 먼저 해야 할 것은 세 명의 가시나무 감시자들과 묘의 서약을 맺는 것이었다. 그렇게 모험가는 잃어버린 여신의 지식을 돌려준 대가로, 감시자들의 지식을 얻고 오르제카에 얽힌 역사들을 탐구할 수 있었다. 그것은 하둠, 검은사막 세계의 숨겨진 보물들, 한 때 소망의 신이라 불렸던 악신 크자카, 그리고 헥세 왕국 및 벨모른에 관한 내용이었다.


검은 눈뿌리와의 서약
이 땅의 고대 어둠에 물든 투라실의 힘을 완전히 흡수해 타락해버린 자매들의 힘으로 다가오는 더 큰 어둠에 대항할 것이니... 엘비아 르 카헬리악. 하둠의 세상을 재현한 표본의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묘의 서약을 맺습니다.

"... 말라버린 카마실브의 가지를 거름 삼아 검은 태양이 꽃을 피운 형태이다. 고대의 기록과 타락자의 심장으로 하둠의 세상을 재현한 표본. 빛 한줄기 들어갈 틈이 없는 완전한 그림자의 세상. 엘비아 르 카헬리악. 브후라 카헬리악 하둠의 세상이다."

그대는 내게 어머니의 지식을 돌려주었고 저는 그대에게 엘비아의 지식을 공유하였습니다. 그대는 이제 생각이 잠든 묘에서 이름을 소유할 수 있고 이름을 소유함은 그대의 배경과 신분에 상관없이 이곳의 지식을 열람할 수 있으며, 그 대가로 다가오는 어둠에 협력하여 대항함을 의미합니다.

이 서약은 생각이 잠든 묘에서만 효력을 발휘하며, 이곳에서 그대의 이름은 불태우는 달의 그림자입니다.

붉은 독거미와의 서약
오르제카 고대 왕국의 후예, 야만인으로부터 어머니의 지식을 다시 돌려받아 다가오는 더 큰 어둠에 대항할 것이니... 불완전한 가시나무 서. 야만인들이 부수고 간 세상의 보물에 관한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나와 묘의 서약을 맺는다.

… 태양과 달의 기운이 가득하여 영원히 마르지 않는 정령수.
… 세상의 모든 안개를 걷고 공간을 돌리는 나침반.
… 자유로운 바람의 선율을 따라 거침없이 물살을 가르는 노래.

그대는 내게 어머니의 지식을 돌려주었고 나는 그대에게 보물의 지식을 공유하였다. 그대는 이제 생각이 잠든 묘에서 이름을 소유할 수 있고 이름을 소유함은 그대의 배경과 신분에 상관없이 이곳의 지식을 열람 할 수 있으며, 그 대가로 다가오는 어둠에 협력하여 대항해야 한다.

이 서약은 생각이 잠든 묘에서만 효력을 발휘하며, 이곳에서 그대의 이름은 가시꽃의 그림자다.

푸른 사마귀와의 서약
천년의 황금기를 누렸지만 한순간에 몰락의 길을 걸은 오르제카 고대 왕국의 과오를 발판으로 다가오는 더 큰 어둠에 대항할 것이니... 복원된 오르제카의 금서. 금서가 품은 고대 어둠에 관한 지식을 공유함으로써 나와 묘의 서약을 맺는다.

... 신목 크투란 아래 태어난 소망의 신은 오르제카 제국을 멸망의 길로 이끌었다. 상충한 소망을 모두 들어준 결과는 곧 자멸이었으니 소망의 신은 부패의 군주로 불리며 추방되었다. 이후 군주의 지워지지 않는 고대 어둠이 땅에 서려 곳곳에 타락의 샘이 솟아나니 어리석은 후예들은 소망의 신 이전에 섬겼던 잊혀진 검은 여신. 가시나무 여신을 그리워하며 눈물로 얼룩진 진실의 계명을 쓰기 시작하다…

그대는 내게 어머니의 지식을 돌려주었고 나는 그대에게 보물의 지식을 공유하였다. 그대는 이제 생각이 잠든 묘에서 이름을 소유할 수 있고 이름을 소유함은 그대의 배경과 신분에 상관없이 이곳의 지식을 열람 할 수 있으며, 그 대가로 다가오는 어둠에 협력하여 대항해야 한다.

이 서약은 생각이 잠든 묘에서만 효력을 발휘하며, 이곳에서 그대의 이름은 감시자의 그림자다.
▲ 중요한 내용이 많다. 엘비아의 영역, 검은사막의 보물들, 크자카에 대한 설정을 알 수있다.




▲ 엘비아 르 카헬리악. 그림자 하둠의 세상을 재현한 표본

온전한 가시나무의 서 : 헥세 왕국
… 찬란한 도시와 신전들이 무너지고 오르제카의 모든 국력이 소멸하자…
… 잊힌 고대 왕국의 후예들은 무수히 갈라지는 가시나무의 뿌리처럼 흩어지니…
… 그 중 한 우두머리는 잊힌 고대 왕국을 등지고 저주받은 땅을 떠나 북쪽으로 이주하여…
… 정체를 알 수 없는 뼈로 왕관을 만들어 자신을 칭하니…

… 고대 왕국 오르제카의 후예 벨모른, 이 땅을 헥세 왕국이라 명하노라…
▲ 헥세 성역과 벨모른의 뿌리도 오르제카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묘의 서약을 모두 맺은 모험가는 마지막으로 도둑맞은 여신의 지식을 최초로 돌려준 고블린, 묘지기 데눌라를 만났다. 데눌라는 모험가에게 오드라 신성 물약을 건네며 '무념의 늪'의 존재에 대해 말해주었는데, 그곳은 탐욕을 옅게할 기회조차 없었던 최초의 타락자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죽지도 못하는 자들의 마지막 종착지였다.

데눌라의 가리킨 곳은 가시나무 서재 아래에 위치한 가시나무 감옥이었다. 기분 나쁠 정도로 안개가 자욱하게 낀 그곳은 이상하리만큼 고요하고 알 수 없는 형체들이 어른거리고 있었다. 모험가가 좀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하자, 모험가와 함께 있는 흑정령마저 경고를 했다. 가시나무 숲의 타락한 아히브들과는 차원이 다른 힘이 느껴진다면서. 어쩌면 그것들은 억울하게 희생당한 옛 오르제카의 원혼 그 자체일지도 몰랐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은 아타락시아에게 오드라 신성 물약을 먹이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 순간 갑자기 데눌라가 인상을 찡그리더니 모험가의 팔목을 잡았다. 모험가에게서 타락자의 악취가 난다면서 말이다. 데눌라는 모험가가 간직하고 있던 불의 옥과를 살펴보더니 이미 아타락시아는 신성 물약이 쓸모없을 정도로 타락했다고 말했다. 순수한 영혼은 더 빨리 타락하는 법이라면서. 그는 이런 일을 수없이 겪어봤다는 듯, 아무 표정도 없이 말을 이었다.

"자네의 손으로 소중한 이의 마지막을 지켜주게. 나는 묫자리를 만들고 있을테니."




▲ 무념의 묘지기, 데눌라



▲ 최초의 타락자들이 있는 가시나무 감옥

모험가는 허겁지겁 가시나무 서재를 뛰쳐나와 단죄하는 제단으로 내달렸다. 분명 아직 시간이 있을 것이었다. 여태껏 수많은 난관을 헤쳐나간 모험가가 아닌가. 그리고 아타락시아도 그 누구보다 강인하고 씩씩한 성품의 다크나이트가 아닌가. 무엇보다도 모험가는 그간 정이 든 소중한 아타락시아를 이렇게 잃을 수 없었다.

단죄하는 제단에 도착한 모험가는 그곳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했다. 아히브 병사들이 한쪽에서 살룬곰을 이끌고 우왕자왕하는 노예들을 통제하고, 제단 한가운데에는 이전에 없던 타락의 기운이 넘실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제발 아타락시아..."

모험가는 그 타락의 기운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가까이서 보니 묘지기의 말대로 정말 그것은 아타락시아였다. 타락한 그녀는 모험가의 인기척을 느끼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무작정 검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정신을 차리라는 모험가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는 다크나이트의 초식을 사용해 모험가를 거칠게 쓰러뜨렸다.

매서운 아타락시아의 공격에 나자빠진 모험가는 정신이 퍼뜩 들었다. 잘못하면 다 죽을지도 모른다. 불의 옥과를 정화해준 바히트람 아사나의 말처럼, 그리고 가시나무 서재의 묘지기가 했던 말처럼, 모험가는 소중한 이의 마지막을 지켜줄 사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결국 깨닫고 말았다. 그렇게 모험가는 터져나오는 눈물을 참으며 아타락시아에게 최후의 일격을 가했다.




▲ 모험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타락한 아타락시아를 쓰러뜨렸다.


오드락시아
여왕의 축복과 아타락시아의 유품

"더 관찰하지 못한게 아쉽군."

멀찌감치 팔짱을 끼고 구경하던 아히브 병사 중 하나가 말했다. 도와주는 것도 모자라서, 관찰? 아타락시아를 처치하고 제단 한가운데 공허하게 주저앉아 있던 모험가는 그 병사의 말을 듣고 화가 치밀어올랐다. 모험가는 무기를 빼들고 그 건방진 병사에게 성큼성큼 걸어갔다. 그곳의 오만한 아히브들을 전부 쓸어버릴 것처럼.

"진정하라고. 너가 지금 한 일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른다면. 베르티 환영술사 살라나르님께서 딱 좋아할 타입이니까."

아히브 병사는 그런 모험가에게 겁을 먹기는 커녕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그때 마침 주변을 관찰하던 흑정령도 모험가에게 중요한 말을 전했다.

"아타락시아를 처치했지만 소멸한 것 같지는 않아. 왠지 곁에 있을 듯한 느낌이 들어."

흑정령의 말을 들은 모험가는 애써 흥분을 가라앉힌 뒤, 아히브의 안내에 따라 살라나르를 만났다. 살라나르는 비오렌치아 오도어 여왕의 지속 휘하 단체인 '투라실 사제단'의 환영술사이자, 살라나르 못의 총 책임자였다. 그녀는 모험가를 보더니 향긋한 델로티아 향이 나는 서신 하나를 건넸다.

살라나르는 모험가가 겪은 일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면서, 이번 일이 그들에게는 꽤나 놀라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타락자가 늘지 않도록 각 지역을 감시하는 가시나무 감시자들은 투라실의 가지를 뿌려 의도적으로 타락자를 늘리고자 하는 음모의 배후를 아히브를 몰락시키고 싶어하는 다크나이트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로 다크나이트 역시 이 음모의 희생양임이 밝혀진 것이다.

살라나르는 모험가에게 이 서신을 수도 경비 대장 그렌 하프에게 건네주면 오드락시아의 여왕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모험가는 이제 세페르의 영웅이 아닌 묘의 서약을 맺은 자였고, 타락자의 배후를 밝혀낼 수 있는 중요한 열쇠이기도 했다.




▲ 투라실 사제단 환영술사, 살라나르

오딜리타의 수도 오드락시아에 입성한 모험가는 여왕 비오렌치아 오도어의 환대를 받았다. 그동안 아히브가 아닌 인간으로서, 그리고 세페르의 소속으로서 적대시됐던 모험가는 이제 여왕의 편에서 절망의 신 하둠의 영역을 실체화하고 위협을 막는데 꼭 필요한 존재로 취급받았다.

"어둠을 밝히는 달빛의 영광이 그대에게도 가득하길. 나는 그대에게 이제 축복의 입맞춤을 내리려고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대는 제 가시들이 싫어하는 자들을 대표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제 축복을 받는다면 이 땅의 그 누구도 그대를 거부할 수 없을 겁니다."

비오렌치아 오도어는 모험가에게 축복을 내려 오딜리타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했다. 이후 모험가는 흑정령의 말에 따라 칼리차 상단 대장과 은밀히 접촉해, 이전에 받아두었던 칼리차 재주꾼의 서신과 도슬리아의 족쇄를 빌미로 (오딜리타 2편 참조) 약 4천만 은화라는 거금을 뜯어냈다. 그들의 상단이 인간 노예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아히브가 알게되면 모두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으므로, 칼리차는 이를 부득부득 갈며 모험가에게 돈을 주고 풀린 족쇄를 챙겼다.




▲ 모험가는 비오렌치아 오도어 여왕의 축복을 받았다.



▲ 사딸라!

오딜리타 수도에서 모든 일을 마친 모험가는 마지막으로 아타락시아와의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 그것은 이전에 아타락시아를 치료한 뒤 함께 돌아가기로 한 다크나이트의 아지트, '칠흑의 잿더미'로 향하는 것이었다.

칠흑의 잿더미를 이끄는 아레델은 모험가를 정중히 맞이했다. 그녀는 모험가가 건넨 메마른 땅의 지도를 보더니 환한 미소를 지었다. '아타락시아가 성공했구나!' 하는 감탄과 함께. 하지만 이후 모험가가 내민 조각난 베디안트 조각을 보더니 이내 표정이 어두워졌다.

아레델은 당장에라도 울음을 터뜨릴듯 입술을 꾹 다문채로 구석의 책 무더기를 가리켰다. 그 안에는 아타락시아의 뜻대로, 모험가에게 건네 줄 진짜 카프라스의 일지가 들어 있었다. 아레델은 모험가에게 아타락시아의 마지막 유품을 건네기도 했다. 그것은 아타락시아가 흑정령과 함께 온 대륙을 여행하며 한줌 한줌 채운 모래가 담긴 모래시계였다.

모험가는 슬픔에 잠긴 아레델을 다독이며 함께 아타락시아를 추모했다. 이제 모험가에게 남겨진 일은 아타락시아의 뜻을 따라서 그녀가 남긴 카프라스의 일지를 따라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절망의 신 하둠을 막기 위해, 곧 다가올 전투에 꿋꿋이 대비해야만 했다.




▲ 칠흑의 잿더미의 아레델



▲ 아타락시아를 따르던 힝힝이와 복실이의 모습이 보인다.



▲ 아타락시아의 마지막 유품

...그랬군요. 아타락시아는 언제나 씩씩하고 밝은 아이였어요. 아주 솔직하고 거침없는 친구이기도 했고. 어둠의 정령이 카마실비아를 침공했을 때도, 이빨요정에게 카마실브 수호를 맹세할 때도, 흑정령을 만나고 모든 기억을 잃었지만 이곳에서 다시 만났을 때도... 그 성격은 변함없더군요.

이곳의 이름을 칠흑의 잿더미로 짓자고 제안한 것도 그녀였어요. 비록 작고 누추한 곳이지만... 아타락시아는 수장님의 뜻에 따라 다가오는 어둠에 대항하기 위해, 타락자가 되는 길을 걷게 되었을 때도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일지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할 뿐이었어요.

그렇게 자기 대신 가야 할 사람을 구해야겠다고 나갔는데... 이렇게 조각난 베디안트와 모험가를 보냈군요. 그녀의 마지막을 지켜줘서 고마워요. - 칠흑의 잿더미, 아레델의 인사


▣ 검은사막 스토리 시리즈
▶검은사막 스토리 #1 - 연대기 상편
▶검은사막 스토리 #2 - 연대기 하편
▶검은사막 스토리 #3 - 발레노스 지역 여정
▶검은사막 스토리 #4 - 세렌디아 지역 여정 상편
▶검은사막 스토리 #5 - 세렌디아 지역 여정 하편
▶검은사막 스토리 #6 - 칼페온 지역 여정 상편 (분기1)
▶검은사막 스토리 #7 - 오제 아가씨의 안타까운 사랑 (칼페온 분기2)
▶검은사막 스토리 #8 - 누구도 믿을 수 없는 권력의 도시 (칼페온 분기3)
▶검은사막 스토리 #9 - 드러난 고대신과 엘리언교의 비밀 (칼페온 마무리)
▶검은사막 스토리 #10 - 시라레의 불길한 예언과 의심 (메디아 프롤로그)
▶검은사막 스토리 #11 - 일레즈라의 어두운 흔적을 쫓아서 (메디아 분기1)
▶검은사막 스토리 #12 - 말할 수 없던 네루다 셴의 속사정(메디아 분기2)
▶검은사막 스토리 #13 - 모험가의 정체는 어둠의 힘이 담기는 그릇? (메디아 마무리)
▶검은사막 스토리 #14 - 나방은 결국 불빛으로.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이끌림 (발렌시아 상편)
▶검은사막 스토리 #15 - 발렌시아 건국의 비밀, 그 안엔 모험가가 있었다 (발렌시아 하편)
▶검은사막 스토리 #16 - 피와 복수의 카마실비아, 아름다운 얼굴의 이면 (카마실비아 상편)
▶검은사막 스토리 #17 - 캐더린 오네트, 그녀는 정말 아름다운 공주였습니다 (카마실비아 하편)
▶검은사막 스토리 #18 - 드벤크룬에 드리운 붉은 그림자, 가모스의 등장 (드리간 상편)
▶검은사막 스토리 #19 - 사그라든 불씨, 그러나 위협은 존재한다 (드리간 하편)
▶검은사막 스토리 #20 - 사실, 인간이야말로 가장 지독한 생물이다 (별무덤)
▶검은사막 스토리 #21 - 빛나는 카마실브, 다가오는 어둠 (오딜리타 1편)
▶검은사막 스토리 #22 - 그란디하 신탁의 결정 (오딜리타 2편)
▶검은사막 스토리 #23 - 모든 것은 처음부터 계획되어 있었다 (오딜리타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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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1 - 훔쳐야 산다, 도굴왕
▷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2 - 매화가 지던 날
▷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3 - 워리어, 고옌 용병단의 형제
▷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4 - 레인저, 정령검의 계승자
▷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5 - 위대한 소서러
▷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6 - 이 세상에 피로 물들지 않은 왕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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