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오브듀티: 뱅가드', 특수부대의 기원을 담다

게임뉴스 | 정재훈 기자 | 댓글: 17개 |



'콜오브듀티' 시리즈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FPS 시리즈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단언컨대 1순위로 꼽힐 시리즈일 겁니다. 다른 경쟁작들 또한 그리 만만치 않지만, '콜오브듀티'라는 이름이 쌓아온 무게감은 결코 허상이 아닙니다.

물론, 쉽게 쌓아온 이름값은 아닙니다. 18년의 세월 동안 십수개의 타이틀을 내놓는 과정에서, 콜오브듀티 시리즈는 부침을 거듭해왔습니다. 어떤 시리즈든 성공만 존재할 수는 없다는 것을 콜오브듀티 시리즈는 스스로의 역사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지요. 그리고, 이 '콜오브듀티'시리즈의 부침에서 항상 변곡점이 되었던 테마가 바로 '2차 세계 대전'입니다. 이상하게도 발표만 되었다 하면 기대감이 폭발하는 시대상이죠.

그리고, 올해 11월 5일 출시되는 '콜오브듀티: 뱅가드(이하 뱅가드)'에서 제작진은 다시 한 번 2차 대전이라는 치트키를 꺼냈습니다.

언뜻 생각하면, '모던 워페어 리부트'와 '블랙 옵스 콜드 워'가 그랬듯,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근간이 되어준 핵심 시대상 중 하나를 다시 처음부터 가꿔나가겠다는 의도로도 보입니다. 'WW2'가 그 시작이었지만, WW2는 시리즈답지 않은 짧은 캠페인과 그밖의 여러 문제로 크게 좋은 평가까진 받지 못했거든요.

그래서인지, '뱅가드'를 소개하면서 개발진은 유독 '캠페인'을 강조했습니다. '프랜차이즈를 통틀어 가장 훌륭한 이야기 구조'를 지녔다고 말하며, 아예 캠페인을 삭제하기까지 했던 '블랙옵스4' 시절의 캐치프레이즈와는 정반대로 싱글 플레이를 강조하고 있죠.

하지만, 여러분도 모두 아시다시피 섣부른 김칫국 드링킹은 금물입니다. 싱글 플레이와 내러티브는 어디까지나 공개되어 봐야 아는 부분일테니 말이죠. 그래도, 일단 이날 공개된 정보들을 정리해 '뱅가드'가 어떤 게임인지를 여러분들께 가감없이 전달드리고자 합니다.




'특수부대의 기원(Origin)'을 담은 캠페인

'뱅가드'의 캠페인은 네 명의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꾸려집니다. 네 등장인물의 면면은 다음과 같습니다.



▲ 티저 영상에서 슬쩍 공개된 4명의 주요 등장 인물

◈ 폴리나 페트로바: 소련군 여성 저격수로 스탈린그라드를 주 무대로 활동합니다. 실존 인물인 '류드밀라 파블리첸코'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캐릭터입니다.

◈ 웨이드 잭슨: 미 육군 항공대 소속의 파일럿으로 미드웨이 해전을 비롯한 태평양 전선에서 활동합니다. 실존 인물인 '버논 미첼'을 토대로 가공된 캐릭터입니다.

◈ 루카스 릭스: 호주 출신의 영국군으로 북아프리카 전선을 주 무대로 활동합니다. 뉴질랜드인으로 크레타 섬 전투와 엘 알라메인 전투에서 빅토리아 십자무공훈장을 수훈받은 '찰스 업햄' 대위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입니다.

◈ 아서 '킹' 킹슬리: 영국군 공수부대원으로 D-Day 당시 서부 전선에 투입됩니다. 낙하 과정에서 무장을 모두 잃어버린 후 난관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킹슬리의 주요 스토리 라인입니다.

'뱅가드' 캠페인의 주요 흐름은 이 네 명의 주인공이 각자의 전장에서 활동하고, 전쟁의 종막이 가까워지면서 하나의 팀인 '태스크 포스 원(TAST FORCE ONE)'의 일원이 되어 최초의 특수부대가 되는 것을 그립니다.



▲ 실존 인물 기반의 여성 주인공 '폴리나 페트로바'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각기 다른 환경과 전황을 보여주었던 네 전장과 그 참혹한 현장에서 싸우는 주인공들의 이야기, 그리고 이들이 끝내 하나의 팀으로 거듭나는 모든 과정을 체험하게 됩니다. 각각의 등장 인물은 전쟁에 대해 모두 다른 시선을 가지고 있고,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도 특별한 능력과 게임 플레이 기믹을 보여줍니다.

악역의 무게감 또한 덜하지 않습니다. 4명의 주인공이 실존 인물에서 모티브를 따와 만들어졌듯, 이번작의 악역 또한 실존 인물에서 영감을 따 와 만들어졌습니다. 정규 부대보다는 특수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부대의 대척점이 될 조직인 SS 게슈타포의 국장 '하인리히 프라이싱어'가 이번 작품의 악역이죠. 실제 게슈타포의 3대 국장이었던 '하인리히 뮐러'에서 비롯된 캐릭터입니다.

캠페인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연출 부분입니다. 콜오브듀티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레일 슈터(자율성보다는 정해진 스크립트를 따라가는 슈터 장르)'계의 강자였고, 레일 슈터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을 누구보다 잘 활용하는 시리즈입니다. 어차피 게이머들의 행동이 정해져 있는 만큼, 장면 장면의 연출에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죠.



▲ 콜오브듀티2 이후 한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북아프리카 전선을 오랜만에 볼 수 있습니다.

개발진은 이 연출에 대해서도 강조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실제 대전기에 쓰이던 항공기를 가져다 붐마이크로 소리를 따고, 현장 답사를 통해 얻은 사진을 포토 리얼리스틱 가공을 통해 배경으로 만들어냈죠.

보안이 걸린 사안이기에 장면을 직접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한 마디로 압축하면 '명불허전'입니다. 다만, 너무 연출에만 신경 쓴 나머지 게임 플레이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은 전작들도 있는 만큼, 이 부분은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전작들에서 느껴지던 그 '암담한 전장'도 충분히 볼 수 있었습니다.



콜오브듀티의 꽃 '멀티플레이'

콜오브듀티 하면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멀티플레이'입니다. 국내 게이머 중 많은 분들이 콜오브듀티 하면 잘 만든 싱글 캠페인을 생각하지만, 사실 콜오브듀티가 주력으로 활동하는 영미권에서는 멀티 플레이가 흥행의 주력 요소니까요.

이번 작품에서 눈여겨볼 점은 '모던 워페어 리부트'에서 핵심 시스템으로 활용되었던 '건스미스'의 부활입니다. 이전처럼 개조를 넘어 총이라 부르는 괴물을 만들어내는 수준에 이를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이번 작품 또한 마음대로 총기를 손볼 수 있고, 이에 따라 같은 총기에서도 다른 구경의 탄환을 사용한다거나, 상이한 탄도학 메커니즘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 '건스미스'는 돌아올 예정

또한, 출시 시점 기준으로 20개의 전장이 마련되며, 이 전장들은 캠페인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환경을 여지없이 보여줍니다. 이번 작품 싱글 캠페인에서 워낙 다양한 전장 환경이 등장하는 만큼, 다채로운 구성의 멀티플레이 맵을 볼 수 있다는 뜻이죠.

신규 모드인 '챔피언 힐'은 아직 미지수입니다. 특수부대 훈련장을 컨셉으로 1~3인 규모로 팀을 구성해 네 개의 작은 경기장에서 승부를 펼쳐 최후의 승자가 결정될 때까지 싸우는 일종의 미니 토너먼트 모드인데, 소개만으로는 확실히 재미있을지 감이 오진 않았습니다. 어쨌거나,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게임모드라는 것에 일단 의의를 둬야 할 것 같군요.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또다른 강점인 '좀비'와 '워존'또한 건재합니다. 스핀오프 모드로 출발해 아예 독자 스토리라인까지 만들어진 '좀비'. 그리고 오늘날 콜오브듀티를 지탱하는 든든한 기둥인 '워존'에 대한 자세한 소식은 8월 20일 오전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뱅가드' 개발진과의 Q&A

게임에 대한 대략적인 소개가 끝난 후, 주요 개발자들과 짧은 질의응답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답변에는 캠페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데이빗 스웬슨', 게임 디렉터인 '조쉬 브리지', 그리고 스튜디오의 대표인 '애런 핼런'이 자리했습니다.

Q. 2017년 출시된 WW2와 비교하면, 두 게임의 내러티브는 어떤 점이 가장 다른가요?

2차 대전에는 굉장히 많은 갈등이 있었고, 2017년에 출시한 WW2에서는 노르망디에 상륙한 미군 부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뤘습니다. 하지만, 뱅가드에서는 훨씬 더 다양한 군인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동부전선의 러시아군인 폴리나 페트로바, 북아프리카의 호주군 루카스 릭스, 태평양의 웨이드 잭슨과 영국 공수부대 아서 킹슬리가 등장하죠. WW2의 배경은 꽤 제한적이었고, 이렇게 다양한 전장을 담아내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뱅가드는 이를 해냈죠.



▲ 대전기의 다양한 이야기를 한 편에 담은 것이 포인트


Q. 네 명의 등장인물이 각기 다른 스토리를 지녔을 텐데, 이들이 어떻게 하나로 묶이는 거죠?

이번 작품의 주요 서사는 이 네 명의 인물이 하나의 팀이 되는 과정을 다룹니다. 각각의 인물들은 각자의 전장에서 활약했으나, 전쟁 말기에 이르면서 베를린에서 만나 함께 첫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이야기는 일직선이지만, 이 과정에서 전쟁을 바라보는 네 사람의 각기 다른 시선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Q. 그럼 이번 작품의 캠페인 플레이 타임은 어느 정도인가요?

캠페인 클리어까지 걸리는 시간은 언제나 그렇듯 플레이 방식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습니다만, 과거의 콜오브듀티 시리즈들과 비슷할 거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플레이 시간은 시리즈별로 워낙 상이한 만큼 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Q. 이번 작품은 실제 역사에 상상력을 더한, 일종의 대체 역사를 다룹니다. 대체 역사와 실제 역사 사이에서 중심을 잡을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무엇인가요?

2차 대전에는 굉장히 민감한 소재와 테마가 존재하며, 차마 인류가 같은 인류에게 행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는 참혹함과 목숨의 가치를 뛰어넘는 숭고함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콜오브듀티: 뱅가드는 일단 게임이며, 게임의 본질은 엔터테인먼트이기에 '재미'를 우선 추구하는 것이 맞지만, 2차 대전기라는 시대가 우리에게 말하는 메시지와 교훈도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저희는 정확한 고증을 위한 자문과 상담을 굉장히 많이 받았고, 민감한 주제를 다룰 때 이를 간과하지 않고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 표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동시에 어떤 사건이 일어났고, 이를 통해 우리가 어떤 것을 알게 되었는지를 충실히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뱅가드'는 전에 없던 내러티브를 줄 수 있는 게임이 될 것이라 생각했죠.

하지만, 어디까지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Q. 처음으로 돌아가서, 왜 다시 2차 대전기라는 배경을 꺼낸 건가요?

일단, 우리가 2차 대전기의 팬이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그 시대에는 너무나 많은 사건들이 있었고, 아직까지 저희가 다루지 않았던 숨겨진 이야기들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2차 대전기를 다루는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신중하게, 그리고 존중의 마음을 담아 다루고 있습니다만, 여기에 '특수부대의 탄생'이라는 컨셉을 덧붙이면 더 흥미롭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콜오브듀티 프랜차이즈하고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거든요. 예를 들면 '태스크포스 141'의 기원과 같이 말이죠.



▲ 정규전과 더불어 특수전의 시작을 다룰 예정


Q. 그렇다고 말하기엔 이미 2차 대전기는 너무나 많은 미디어에서 다뤄졌습니다. 게임으로도 엄청나게 많은 수가 만들어졌죠. 이런 상황에서 뱅가드가 다른 작품들과 어떤 점에서 차별화될 수 있을까요?

저희는 전체적인 그림을 생각했습니다. 4개의 주요 전선을 다루는 거대한 스토리가 있고, 강화된 환경 상호작용과 더 많은 전장을 보여줄 멀티플레이가 있으며, 트레이아크가 주도해 만드는 좀비 모드와 새롭게 출시되는 워존 맵이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콜오브듀티: 뱅가드'에 있습니다. 모든 것을 담은 작품이라 해야 할까요?


Q. 살짝 살펴본 게임 플레이 영상에 영화적 연출이 상당히 들어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캠페인의 모든 부분이 이렇게 연출되었나요?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듯한 감상을 주는 것은 콜오브듀티라는 게임의 DNA입니다. 높은 몰입감과 더 좋아진 그래픽을 통한 현장감 말이죠. 게임 플레이에서도 생존과 임무 완수를 위해 게이머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해야 하는 부분들이 등장합니다. 스토리 진행을 위해 반드시 일어나야 하는 순간들도 존재하고요. 저희는 플레이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지님과 동시에, 저희가 의도한 장면을 바라볼 수 있게 모두 준비했으며, 이러한 장면들의 밸런스에 만족하는 편입니다.


Q. 영상 내에서 Kar98K의 장전 모션을 보았는데, 실제 총기만큼이나 긴 시간이 걸리더군요. 이런 부분이 게임 밸런스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

멀티플레이의 디테일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정보가 공개될 예정이라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현실성과 게임 밸런스의 간극을 조절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신경 쓰고 있는 부분입니다. 말씀드릴 수 있는 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입니다. 오랜 장전 시간이 걸리는 무기들은 그만큼 장탄량이 많다거나,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무기들이죠.



▲ 장비 및 총기 고증은 확실히 챙겨갈 예정


Q. 콘솔 환경에서도 고정으로 초당 60프레임을 보여줄거라 말했습니다. 이전 세대 콘솔에서도 적용되는 이야기인가요?

당연합니다. 저희는 초당 60프레임이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최저선이라 생각하고, 모든 플랫폼에서 60FPS 이상을 유지하려고 합니다.


Q. 캠페인 내에 굉장히 다양한 전장에 존재하는데, 실제 게임 내에서 이 전장들에서 쓰인 무기나 장비 등을 사용할 기회가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4명의 캐릭터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만큼 해당 전선에서 쓰인 무기나 장비를 사용할 기회는 당연히 주어집니다. 미군 파일럿인 '웨이드 잭슨'으로 플레이할때는 미드웨이 해전에서 직접 폭격기를 몰아볼 수도 있죠.



▲ 폭격기 조종을 직접 해볼 수 있는 웨이드 잭슨 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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