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소외 종목에 온정의 손길을 내민 트위치TV

칼럼 | 신동근 기자 | 댓글: 26개 |



도타2와 카운터 스트라이크:글로벌 오펜시브(이하 CS:GO)는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완전히 고사당한 종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두 종목에는 기업과 팀의 투자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고, 도타2의 경우엔 퍼블리셔였던 넥슨이 NSL과 KDL을 여러 차례 열면서 대회를 살리기 위해 애썼지만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원래부터 버려져 있던 CS:GO, 그리고 넥슨이 손을 뗀 후로는 도타2 역시 함께 버려지면서 국내에서 해당 종목을 즐기는 유저들은 대회 하나 볼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그런 도타2와 CS:GO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것은 의외로 글로벌 스트리밍 업체인 트위치TV였다. 트위치TV는 도타2 리그인 MSF - The Creep을 개최하면서 KDL 이후 명맥이 끊긴 국내 도타2 리그를 다시 되살려냈다. 총 상금 또한 950만 원으로, 국내에서 도타2가 가지는 위상에 비해 엄청난 투자를 했다.

트위치TV는 도타2에서 그치지 않고 지난 3일, 한국 최초 CS:GO 정규 대회인 VSL CS:GO 개최 소식까지 전해왔다. 지난 5월, 국내에서 CS:GO 대회인 CS:GO 아시아 마이너가 개최되긴 했지만 단발성으로 끝났기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던 CS:GO 팬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줄 만한 소식이었다.

한국은 LoL을 제외한 거의 모든 종목이 고사당하면서 판이 극도로 좁아져 있다. LoL 이외의 다른 종목에 기업의 투자는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고, 그에 따라 선수가 되기 위해 뛰어드는 유저도 거의 없었다. 도타2와 CS:GO를 통틀어 MVP를 제외한 그 어떤 프로 팀도 도전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이 한국 e스포츠의 좁은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

그렇기에 트위치TV의 이번 투자는 매우 의미가 크다. 국내에서 도타2와 CS:GO가 가지는 낮은 입지를 생각해보면 이런 종목들에 대한 투자는 '리턴'보다 '리스크'가 훨씬 큰, 전형적인 로우리턴 하이리스크다. 그러나 트위치TV는 위험부담을 짊어지기 싫어 발을 빼는 대신 e스포츠로서의 잠재력을 보고, 그리고 소수나마 해당 종목을 사랑하는 팬들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였다.

눈앞의 성과나 수치에만 급급했다면 애초에 트위치TV가 이런 소외된 종목의 리그를 열지도 않았을 것이다. 국내 모든 기업과 대부분의 팀이 두려워서 손도 대지 못하던 일을 트위치TV는 했다. 또, 생각보다 많은 수의 팬들이 MSF - The Creep을 시청하면서 트위치TV의 e스포츠 종목 다양화를 반겨줬다.

도타2, CS:GO 국내 리그들이 당장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트위치TV는 이번 행보를 통해 억만금을 쏟아부어도 얻기 힘든 것을 얻었다. 바로 팬들의 절대적인 지지와 신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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