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건설 없는 모드가 나오기까지, 포트나이트의 변천사

기획기사 | 윤서호 기자 | 댓글: 20개 |



지난 2017년 출시된 포트나이트는 극초반을 제외하고 배틀로얄 모드가 추가된 이후부터 전세계적인 인기를 끈 작품이다. 특유의 가벼운 카툰풍 그래픽에 슈팅, 그리고 재료를 모아서 각종 건물을 지어 활용할 수 있는 독특한 건설 시스템을 배틀로얄에 녹여냈고, 여기에 기존 세이브 더 월드 모드와 분리해서 배틀로얄 모드만 따로 무료로 풀면서 접근성도 높았다.

그리고 5년 가량이 지난 2022년, 포트나이트는 또 한 번 큰 변화를 선택했다. 포트나이트하면 떠오르는 '건설'을 배제한 모드도 공식적으로 채택한 것이다. 이미 지난 21일 진행한 챕터3 시즌2 업데이트에서 건설 없는 전투 모드를 기간 한정으로 선보였지만,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신규 유저들에게 호응을 얻자 30일부터는 기간 한정 모드가 아니라 챕터3 시즌2 기간 내내 공식적인 플레이 모드 중 하나로 계속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다른 경쟁작과의 경쟁과 국내 유저에겐 꽤나 생경한 요소들이 겹쳐서 주요 순위권에 미처 오르지 못했지만, 포트나이트는 지난 5년간 꾸준히 변화하면서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어필해왔다. 그리고 포트나이트가 마침내 핵심 요소 중 하나인 '건설'에 대한 관점이 변하기까지, 어떤 변화를 거치면서 유저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자 했나 한 번쯤 훑어보고자 한다.



■ 미진했던 세이브 더 월드, 그러나 신의 한 수가 된 '배틀로얄'



▲ 2012년 처음 공개됐을 당시의 포트나이트

포트나이트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12년이었다. 당시에는 배틀로얄이 아닌 협력형 샌드박스 슈팅 게임으로 낮에는 요새를 만들 재료를 모으다가 밤이 되면 요새를 지어 몰려오는 좀비를 막아내는 게임으로 기획이 됐다. 이와 관련해 에픽게임즈는 베타 버전이었던 언리얼 엔진4을 직접 활용하면서 엔진의 완성도도 높이고 언리얼 토너먼트 등으로 쌓은 슈팅 게임 제작 노하우를 샌드박스 형식으로 풀어낸 색다른 게임을 내보이겠다는 비전을 밝히기도 했었다.

이후 낮과 밤 구분은 2017년 7월 얼리액세스에서는 아이템 파밍 단계와 스테이지 진행 단계로 바뀌긴 했지만, 건설에 필요한 재료를 모은 뒤 모아둔 재료를 활용해 적을 막을 각종 구조물을 짓고 각종 무기를 활용하면서 곳곳에서 밀려오는 적을 막는다는 컨셉 자체는 바뀌지 않았다. 이를 더 발전시켜서 바닥을 제외한 모든 사물을 해체해서 구조물이나 탄약, 장비를 만들 때 쓰게끔 단순화시켰고, 플레이어블 캐릭터를 네 가지 직군으로 나눠서 특색을 더했다. 또한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다보면 구출하게 되는 생존자들이나 디펜더들까지 스쿼드 혹은 원정대로 포함해서 게임 내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등 성장 요소와 수집 요소까지 더하며 게임플레이에 깊이를 더했다.

▲ 2017년 7월 25일 얼리액세스 출시 초기의 포트나이트, 배틀로얄 모드 없이 세이브 더 월드가 기본이었다

그러나 건설을 너무 많이 하면 오히려 등급이 낮아지는 기묘한 평가 방식과 확률형 아이템이 섞인 수집 요소 등으로 유저들 사이에서 평이 다소 갈렸다. 아울러 공개 당시보다는 간소화시켰지만, 다양한 시스템이 섞인 만큼 이를 반영한 UI가 다소 복잡하다는 평도 많았다. 여기에 국내를 비롯해 아시아권은 서버와 핑 문제가 겹쳐서 접근성도 떨어졌다.

그런 상황에서 에픽게임즈는 2017년 9월부터 4인 협동 기반인 기존 포트나이트와 전혀 다른 새로운 모드, '배틀로얄'을 선보였다. 당시에는 2017년 3월부터 얼리액세스를 진행한 배틀그라운드가 세계적으로 흥행을 하면서 다양한 배틀로얄 게임들이 발표되거나 시장에 출시되던 때였다. 포트나이트도 그에 맞춰 기존의 4인 협동 디펜스 TPS를 고려한 성장 요소를 빼거나 필드에 분산시키고 룰에 맞게 섬을 새로 단장한 뒤, 기존의 모드와는 별도인 배틀로얄 모드로 분리해서 출시했다.







▲ 점점 좁혀오는 전기폭풍을 피하면서 서로를 쏴대는 구도는 동일하지만



▲ 차량은 못 타고 분해해서 각종 재료로 써먹어야 했다



▲ 건설과 하이퍼 슈터 요소가 섞여 기존 슈팅 게임과 비슷하면서도 전혀 다른 경험을 선보였다

기존 모드인 세이브 더 월드와 달리 배틀로얄 모드는 첫날부터 접속자 수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우선 배틀로얄 모드는 기존 모드와 다르게 F2P를 채택, 접근성을 높였다. 아울러 언리얼 엔진 개발사에서 직접 만든 게임인 만큼, 기본적으로 최소 사양이 인텔 HD 4000 내장 그래픽에 코어 i3-3225 3.3GHz CPU, 메모리가 4GB일 정도로 최적화도 뛰어났다. 여기에 맵도 비교적 작아서 파밍하면서 버티기보다는 초반부터 교전이 잦아 플레이타임도 짧은 편이었다.

이런 여러 요소가 겹치면서 포트나이트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출시 100일만에 유저 수 4천만 명, 동접자 수 175만 명을 돌파했다. 다만 출시 초에는 여전히 얼리액세스라 다소 불안정한 면이 있었고, 북미와 유럽 서버만 지원해서 다른 서버에서 접근성은 떨어졌었다. 10월 아시아 서버 베타테스트 때부터 아시아권 유저들도 관심을 가졌으며, 국내에서는 전세계적으로 히트한 게임이란 소식과 함께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크래프톤이 에픽게임즈에 표절 의혹을 제시하고 소송을 걸면서 일반 유저 사이에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해당 소송은 2018년 6월 25일 크래프톤이 취하하면서 일단락됐다.



■ 플랫폼 확장, 콜라보, 메타버스, 그 사이사이 숨은 격변급 아이템 패치와 다양한 시도



▲ 콜라보 및 가상 공연, 월드컵 등 포트나이트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포트나이트의 전세계적인 흥행은 출시 첫해에만 그치지 않았다.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 유저층을 더 확장하기 위해 PC뿐만 아니라 콘솔, 모바일로 저변을 확충하는 한편, 유저들의 밈이나 포트나이트에 흥미를 보이는 슈퍼스타들을 캐치해서 게임 내에 콜라보 등으로 녹여내거나 혹은 마케팅에 활용했다. 마블 등 인기 IP와의 콜라보도 영화가 개봉하는 시즌에 맞춰 진행하고 더 나아가 트래비스 스콧 등 인기 스타들의 가상 공연을 포트나이트에서 개최하는 등 색다른 시도로 유저들의 눈길을 끌었다.

특히 포트나이트는 최근 메타버스가 대두하기 전부터 자체적으로 여러 모드를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유저들이 섬을 직접 꾸미고 다른 유저들과 공유하면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을 권장해왔다. 2018년 12월에 추가된 '포크리 모드'가 그 예로, 해당 모드에서는 유저가 각종 사물들을 이용해 자신만의 섬을 창조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맵에 각종 장치들을 더해 탈출맵이나 새로운 미니게임을 만든 뒤 섬 코드를 배포해 다른 유저와 플레이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된다.

언리얼 엔진 개발사가 직접 만든 것인 만큼 초기부터 안정성이 높았으며, 시즌이 갈수록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면서 배틀로얄을 넘어 어몽어스 같은 마피아 게임까지 유저 모드로 등장하다가 이를 포트나이트에서 공식 한정 모드로 채택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흔히 양키 센스로 오인받는 카툰풍 캐릭터 일변도에서 벗어나 카툰렌더링을 입힌 스킨도 다양하게 출시하고, 그간 서양권 게임 혹은 영화, 슈퍼스타와만 콜라보했던 것과 달리 나루토 등 애니메이션과도 콜라보를 진행하면서 유저의 니즈에 다양하게 부합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였다.



▲ 자신이 직접 게임을 만들고 플레이할 수 있는 모드를 비롯해



▲ 배틀로얄이 아닌 색다른 모드들도 기간 한정으로 꾸준히 나왔다

▲ 서양권 작품뿐만 아니라 나루토 등 애니메이션과도 콜라보를 진행하고



▲ 흔히 카툰렌더링하면 떠오르는 스타일의 의상도 추가됐다. 치구사 스킨은 좀 더 일찍 알았으면 샀을 텐데

배틀로얄 모드의 게임플레이와는 일견 관련 없어보이는 변화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포트나이트는 3개월마다 시즌이 바뀌는 시즌제를 채택했으며, 그때마다 맵의 테마부터 아이템 목록까지 크게 변화를 겪었고, 새로운 요소들이 계속 추가됐다. 얼리액세스를 지나 시즌1, 시즌2일 때만 하더라도 탈 것도 없고 무기도 다양하지 않아 맵을 뛰어다니며 건설하며 총을 쏴대는 난전 위주로 플레이가 진행됐지만, 올림픽 시즌에 맞춰 스키 선수복 의상을 내놓고 등 장식 분리 등 커스터마이징 요소에 더 신경을 쓰면서 본격적으로 유저들이 구미를 당길 여러 의상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다 시즌3에 가서는 아이템을 뽑을 수 있는 자동판매기가 나오거나, 설치 후에 원거리에서 폭파시킬 수 있는 '원격 조종 폭약' 등 한 층 더 폭넓은 플레이 요소들이 가미됐다.

시즌4부터는 탈것이 추가되고, 마블과의 콜라보로 인피니티 건틀렛 획득 시 해당 유저가 타노스로 변하는 '인피니티 건틀렛 모드' 등 기존 배틀로얄에 시즌에 맞춘 새로운 요소를 추가하면서 호응을 얻었다. 시즌5에서는 사막 지대나 고대 유적, 바이킹 마을 등 초원과 습지 일변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지형지물에서 전투하는 감각을 살렸고, 축구장까지 등장해 월드컵 시즌 동안 유저들이 포트나이트에서 축구를 즐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처럼 매번 시즌이 지날 때마다 색다른 요소를 더하되, 포트나이트의 근간은 유지하는 식으로 새롭지만 익숙한 플레이를 이어갔다.

한편으로는, 출시 초에 유저들 사이에서 타오파이파이 흉내로 화제였던 '로켓런처'를 비롯해 유탄 무기들이 몇 시즌 뒤에 사라졌다 다시 나오기도 하고, 몇몇 시즌에서 시범적으로 선보였던 아이템인 그래플링 훅과 제트팩도 포크리 모드에는 포함하되 공식 모드에서는 삭제하는 등 아이템을 주기적으로 추가하고 삭제하며 메타를 바꿔갔다. 대신 삭제한 아이템들은 포크리 모드에서는 활용할 수 있도록 해서 유저들이 더 폭넓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 그떄 갑자기 닌자...아니 타노스가 나타났다! 이후로 룰을 대대적으로 바꾸는 시도가 몇 번 이어졌다



▲ 시즌5부터 맵에 주기적으로 변화를 주기 시작하고



▲ 몇몇 획기적인 아이템도 주기적으로 추가했다가 빼는 등, 메타를 변화시켜왔다

포트나이트의 매출은 현재까지 에픽게임즈가 직접적으로 공개한 적은 없다. 그러나 에픽게임즈가 2020년부터 애플과 구글에 수수료 및 인앱 결제 수단 강제 적용을 위법하다고 소송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포트나이트는 2018년과 2019년에만 약 91억 달러(한화 약 11조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당시 에픽게임즈가 로켓 리그를 비롯해 다른 게임에서 올린 매출은 1억 800만 달러(한화 약 2,176억 원), 언리얼 엔진 매출은 2억 2,100만 달러(한화 약 2,672억 원), 에픽게임즈 스토어 매출은 2억 3,500만 달러(한화 약 2,84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렇듯 2018년부터 시도했던 모바일 버전은 아직 양대 마켓과의 소송이 끝나지 않은 상태라 자체적으로 앱을 배포하는 형태로 유지하는 정도지만, 2018년 3월 Xbox 지원을 시작으로 PS, 스위치 버전이 이식되면서 콘솔 유저 유입도 활성화됐다. 특히 당시 다른 플랫폼과 연동하는 크로스플레이에 폐쇄적인 입장이었던 SIE도 2018년 9월부터 방침을 변경, 포트나이트를 기점으로 서드 파티의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PC 유저뿐만 아니라 콘솔 유저도 폭넓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소송 과정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당시 매출의 48.7%가 PS4에서 나왔을 정도로 콘솔 유저 비중도 높다.



▲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소송 과정에서 밝혀진 것만 11조 원 이상을 기록했다



■ 시즌제에 '챕터'까지, 서사와 퀘스트 그리고 메타 변화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일정 주기마다 '시즌'을 업데이트하면서 매번 바뀌었던 포트나이트는 2019년 10월을 기점으로 '챕터'도 새로 도입, 또다른 변화를 추구했다. 2019년 10월 14일부터 시작된 챕터2는 포트나이트에 운석이 균열에 부딪혀서 폭발해 몇 시간 동안 블랙아웃이 됐다가 다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컨셉으로, 포트나이트를 비교적 늦게 접한 국내 유저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그간 포트나이트에 없던 다양한 기능이 대거 추가됐다.

일례로 챕터2 이전에는 실력 기반의 매치 메이킹 시스템이 없었다. 그래서 초보 유저들이 고인물 유저를 만나 총 한 번 쏘기 전에 어느 새 벽 위에 올라간 상대방한테 당했다는 이야기가 종종 돌았고, 이는 국내 유저들이 기피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나 국내 서비스는 2018년 1월로 후발주자였지만 매칭은 다른 아시아 국가와 잡히면서 이미 포트나이트를 접했던 국내 및 해외 유저에게 일방적으로 말리는 일도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챕터2부터는 실력 기반의 매치 메이킹 시스템이 도입됐으며, 초보들이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봇을 투입하는 봇 시스템도 더해졌다.



▲ 초창기에는 MMR 등에 부정적이었으나, 제 2막을 기점으로 실력 기반 매칭과 봇 시스템이 도입됐다

또한 수영, 낚시, 모터보트 등 다양한 수중 플레이를 더했을뿐만 아니라 낚싯대로 아군이나 적군을 끌어당기거나 가스통을 터뜨리는 등, 여러 액션이 추가되면서 플레이 요소도 한 층 더 풍부해졌다. 아울러 총소리뿐만 아니라 건설하는 소리 등에 대해 아직 낯선 유저들을 위해서 각종 전술적으로 중요한 소리를 공간하고 위, 아래, 뒤쪽 소리에 해당 효과가 강조되는 3D 헤드폰 모드도 추가했다.

그렇게 챕터2 시즌1을 시작한 이후, 시즌2부터는 본격적으로 '서사'를 심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챕터2 이전에도 테마에 맞춰 여러 스토리를 선보이고 그에 맞춰 모드를 선보였으나, 챕터2 시즌1에서는 한층 더 컨셉에 맞춰 심화한 모드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즌2는 고스트와 새도우 세력이 포트나이트를 점령, 이들로부터 섬을 탈환하기 위한 첩보원이 된다는 컨셉으로 업데이트됐으며, 이에 맞춰서 고스트, 섀도우와 교전뿐만 아니라 상대 세력의 의상을 필드에서 입수하면 은신처에 위장 진입이 가능하다. 또한 고스트, 섀도우의 요원들을 제압한 뒤 수색하면 상대팀의 위치를 알 수도 있고, 리더를 처치해서 얻은 카드 열쇠로 보관실을 열면 고등급 무기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등 배틀로얄에 유리하게 스파이 전술을 활용할 여지를 더했다.



▲ 박스와 함께라면 잠입 후 통수도 거뜬하지

이후 시즌2부터 4까지는 마블과 콜라보를 진행한 데 이어, 시즌5에는 평행 세계에서 뛰쳐나온 인물들이 포트나이트 섬을 어지럽히는 걸 막기 위해 만달로어인을 비롯해 여러 세계의 현상금 사냥꾼들이 포트나이트에 방문했다는 컨셉으로 업데이트가 진행됐다. 해당 시즌 현상금 사냥 및 게임 내 얻을 수 있는 새로운 화폐인 '금괴'가 추가됐다. 게임 내 획득한 금괴는 게임이 종료된 이후에도 축적되며, 게임 내 기계나 여러 창구에서 무기 업그레이드 및 정보 교환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시즌6부터는 전 시즌과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제공, 컨셉의 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우선 원시시대를 컨셉으로 한 시즌6가 오픈하기 전에 '제로 포인트의 위기 피날레' 이벤트로 시즌5의 결말을 유저에게 보여주는 것과 동시에, 원시시대와 이어지게 된 배경을 사전에 설명한 것이다. 원시시대의 컨셉에 맞춰서 유저가 직접 야생동물을 사냥한 뒤, 해당 재료로 음식 및 무기 등 여러 가지를 제작할 수 있는 요소가 도입됐다.

▲ 시즌과 시즌 사이를 연결하는 피날레 개념도 도입했다

시즌7에서는 외계인의 침공과 이에 맞서는 IO의 대립 구도를 그려냈으며, 외계인과의 마지막 전투 이후 큐브가 해방되면서 포트나이트에 새로운 이상 현상이 발생한다. 챕터2의 시즌8에서는 이 이상 현상의 원인을 규명하고 그 원흉인 큐브 여왕과의 싸움으로 피날레를 맞는다.

그리고 2021년 12월 6일부터 챕터3가 개막, 다시 한 차례 대격변을 겪는다. 우선 포트나이트 섬이 뒤집히고 새로운 섬이 나타났다는 설정을 도입, 맵 구조를 처음부터 새롭게 바꾸었다. 새로운 섬은 서부 절반을 차지하는 겨울 지형과 동부의 열대, 남부의 사막 등 다양한 지형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지형별로 산업 지구인 로그잼 럼버야드, 더 세븐의 본거지인 생츄어리, 오프로드 경주를 즐길 수 있는 총커스 스피드웨이 등 새로운 장소를 발견할 수 있다. 또한 토네이도에 말려들어갔다가 튕겨나오는 등 새로운 기후 현상도 추가됐다.






▲ 챕터3은 뒤집힌 세상이라는 부제처럼, 아예 맵 전체 지형이 바뀌어버렸다

. 텐트 아이템을 이용하는 야영 시스템 등 새로운 시스템도 추가됐다. 텐트 안에서는 체력을 회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최대 3개의 아이템을 텐트에 보관해 두었다가 다음 매치에서 꺼내 쓸 수 있다. 또한 야영은 팀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데, 팀원 중 한 명이 텐트를 설치하면 나머지 팀원은 해당 텐트와 상호작용하여 금괴를 내고 자기만의 텐트를 구매해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퀘스트를 그간 섬에서 시작했던 것과 달리 대기실 퀘스트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서, 게임 진입 전에 퀘스트 및 이야기의 흐름을 미리 파악할 수 있게끔 했다. 여기에 금괴를 지불하면 여러 가지 정보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캐릭터들을 맵 곳곳에 숨겨두면서 유저가 플레이 도중 이스터에그처럼 찾는 재미를 더했다.

그리고 챕터3 시즌2가 시작할 무렵에서는 IO가 강성해져서 포트나이트 섬을 지배하려는 야심을 조명하고, 이에 반기를 든 '저항군'을 부각하면서 시즌2와 연결고리를 더했다. 유저가 저항군에 합류하게 된 시즌2는 요새를 건설하면서 전투를 펼치는 기존의 컨셉 대신 빠르게 적을 기습 타격하는 레지스탕스로서의 면모가 부각됐으며, 이를 더 강조하기 위해 건설 모드가 사라지고 대신 파쿠르와 슬라이드가 추가됐다. 아울러 건설이 없어진 대신 보호막을 더해서 유저들이 좀 더 오래도록 전장에서 싸울 수 있게끔 했다.

▲ 3월 20일부터 적용된 챕터3 시즌2에서는 건설 없는 배틀로얄을 기간 한정으로 도입했다



■ 건설 없이 즐길 수 있게 된 포트나이트, 지금의 느낌은?


시즌제에 이어 챕터까지 더 큰 변화를 준 포트나이트지만, 그간 국내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우선 포트나이트의 정식 서비스가 늦었고, 건설 요소는 그간 국내 유저들이 접한 슈팅 게임과는 맥락이 달라서 적응하기가 어려웠다. 뿐만 아니라 국내에 출시하던 시기만 하더라도 그래픽 스타일이 카툰풍 캐릭터 위주라 일부 콜라보 캐릭터를 제외하면 유저에게 익숙하지 않았다.

개인적인 고백을 하자면, 포트나이트는 국내 출시하자마자 직업상 바로 접해보긴 했지만 의무 방어전(?) 정도만 했던 기억이 있다. 슈팅 감각은 나쁘지 않았지만, 서양식 카툰풍 그래픽은 취향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룩을 중시하는 입장인데 기본 룩을 고르지 못하고 랜덤하게 나온다는 것이 마음에 안 들었었다. 더군다나 나는 분명 쐈는데 적이 어느 새 벽으로 막은 뒤 내가 재장전하는 틈에 위에서 헤드를 노려대는 플레이를 몇 번 당하니 그저 한숨만 나온다고 할까. 그나마 옛날 퀘이크나 언리얼 같은 하이퍼 FPS 좀 할 때 로켓런처랑 샷건은 꽤 써봤으니 이런 무기 먹으면 어느 정도 응전이 됐지만, 다른 상황에선 얄짤 없었다. 더군다나 자연적인 엄폐물도 얼마 없는데 그마저도 쏘면 부서지는 골판지 같은 느낌이라 여타 슈팅 게임처럼 엄폐하고 대응하는 그런 루틴이 잘 통용이 안 됐다.



▲ 역시 크리스 프랫, 사람 킹받게 하는 연기는 일품이다



▲ 그러나 건설의 장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아마 우리나라 서버가 후발주자로 들어온 만큼, 이런 경험을 다른 국내 유저들도 몇 번 겪어봤을 것이다. 국내에 따로 서버를 둔 게 아니고 아시아 서버를 국내로 들여온 뒤에 우리나라도 같이 아시아 서버로 편성한 터라 이미 플레이 경험이 좀 쌓인 다른 아시아권 국가 유저들과 매칭이 됐으니 말이다. 그런 상황이니 크리스 프랫의 EZ 등 승부욕을 자극하는 광고가 나와도 "아 이 갭을 어떻게 하라고" 등 무심한 반응이 이어졌던 것일지라. 2018년 11월부터는 PC방 서비스도 진행했지만, 현재 PC 게임 순위권에서 밀려났다.

그렇게 기억에서 다소 밀려났던 '포트나이트'가, 진입장벽 중 하나인 건설 모드가 사라졌단 말에 다시 플레이했고, 어느 새 여러 판을 플레이한 뒤 이렇게 적게 됐다. 앞서 변화를 다소 길게 나열하긴 했는데, 그만큼 나열한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우선 건설에 가려져서 잘 언급이 안 됐던 포트나이트만의 슈팅 감각을 좀 더 실감하고 쉽게 익숙해질 수 있었다. 초반에 공개됐을 때 캐주얼, 하이퍼 슈터 느낌이 초반에 강했기 때문에 겉으로만 훑어보고 가벼워보인다는 첫 인상이 많았다. 그렇지만 포트나이트는 탄도학까지 적용된 건 아니더라도 반동이나 탄착군 같은 게 나름 적용되어 있어서 생각하는 것만큼 캐주얼하지 않다. 거기에 예전에는 건설까지 더해졌으니, 예상한 것보다 잘 안 맞는데 장벽까지 갑자기 들어서서 스트레스 받기 일쑤였다.

여타 슈팅 기반 배틀로얄 게임에 비하면 점프가 비교적 높게 뛰어지고 체공시간도 살짝 긴 편에, 각 총마다 사거리별로 쓰임새도 확실히 잘 갖춰져있어 특유의 슈팅하는 맛은 있었다. 특히 근접전에서 점프로 피하면서 샷건으로 헤드를 노리는 싸움은 클래식 FPS나 TPS에선 즐기기 어려운 묘미가 있었다.



▲ 정조준해서 쏴도 반동 때문에 몇 발 안 맞는데, 이전엔 건설도 있었으니 더 맞추기 어려웠었다



▲ 야잇! 짜잇! 점프! 점프! 그리고 뒤통수치기!

좀 더 알기 쉽게 비유하자면, 이번 챕터3 시즌2의 포트나이트는 에이펙스 레전드에 가까운 느낌이다. 보호막과 슬라이딩을 처음 봤을 때 그런 생각이 저절로 났을 정도였으니까. 그렇지만 파쿠르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서 경사가 다소 높은 곳은 아예 돌아가는 것이 편했다. 이전이었다면 건설해서 고지를 선점했겠지만, 이제는 건설이 없어진 만큼 이를 대체할 집라인이나 점프대를 배치하는 식으로 유저를 배려하긴 했다. 그렇지만 그게 없는 애매한 경사지가 꽤 많아서 처음에 익숙하지 않으면 헤매다가 선공을 뺏길 확률도 꽤 있었다

그리고 유저끼리만 싸우는 게 아니라, IO라는 적대 세력이 또 있는 만큼 이들도 경계해야 했다. 이들은 몇몇 주요 파밍 지역에 아예 진을 치고 있어서 파밍하다보면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교전이 발생하면 사운드플레이뿐만 아니라 총성이 난 방향과 그 대략적인 거리를 나침반을 보고 바로 다른 유저들이 파악, 기습해오기 일쑤였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했다. 그러나 이들이 있는 구역에 탱크를 비롯한 주요 탈것이나, 금괴 등 여러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어 때론 리스크를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 더군다나 배틀 패스 퀘스트도 이를 중심으로 제시되는 일이 많다보니 퀘스트 클리어를 노리고 오는 유저를 역으로 노리는 등 전략적인 플레이도 가능했다.



▲ 파쿠르라고 해봐야 벽을 타고 넘어가는 정도지만, 이것만으로도 플레이 감각이 상당히 다르긴 하다



▲ 다른 플레이어 있는 게 아니니 IO 가드들이 순찰도는 쪽에서는 조심을...이미 걸려버렸지만



▲ 몇 번 쏘면 부서질 것 같은 나무 오두막 이런 것들만 있는 게 아니라, 그럴싸한 엄폐물도 많아졌다



▲ 탱크 같은 탈것도 빠지면 섭하지



▲ 잘 싸워줄지는 모르지만, 어그로라도 끌라고 한 번 고용해볼까

처음 국내에 소개됐을 때가 시즌3이었고, 그때만 해도 맵이 좁은 데다가 탁 트인 곳도 많고 엄폐물도 부실해서 곡괭이 몇 번 휘두르고 총 몇 번 쏘다보면 부서지는 그런 인상이었다. 그렇지만 시즌을 몇 차례 거치고 챕터제로 바뀌면서 맵이 완전히 바뀌고, 그럴싸한 엄폐물이나 건물도 꽤 많아졌다. 물론 건설이 없어졌다고 해서 오브젝트가 부서지지 않는다는 건 아니었다. 다만 나무 오두막 같은 건물이 아니라 빌딩 같은 콘크리트 건물들은 기존보다 더 잘 버텨주니 여타 배틀로얄 게임하듯 엄폐하고 대응사격하는 그런 맛을 내긴 충분하다.

그러면서도 중간중간 퀘스트 표시를 따라가면서 숨어있는 인물을 찾아내거나, 현상금을 노리고 혹은 이전 게임에서 쌓아둔 금괴로 아이템을 구매하는 등 플레이를 계속 하다보면 소소한 차이점들이 눈에 들어온다. 물론 '건설'이 포트나이트의 가장 큰 핵심이었으니 그게 없어진 포트나이트가 포트나이트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여기서 더 나아가 과연 다른 배틀로얄과 차이점이 무엇일까하는 생각까지 종종 들기도 한다.

▲ 결국 챕터3 시즌2 한정이긴 하지만, 시즌 내내 건설 없는 모드가 정식 도입됐다

그렇지만 확실한 건, 새로 접하는 유저에게는 건설이 없는 지금 챕터3 시즌2가 상당히 호평인 느낌이다. 이전 영상 반응은 물론이고, 이번에 기간 한정 모드가 아니라 시즌 내내 '빌드 제로 모드'로 정식 모드화를 시킨 걸 보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큰 반응이 있는 듯하다.

물론 챕터3 시즌2 이후에는 어떤 변화를 줄지는 아직 미지수다. 앞서 보았듯이 포트나이트는 지난 5년 동안 쉴 새 없이 변화해왔고, 유저들에게 매번 새로운 경험을 주고자 했기 때문이다. 다만 빌드 제로 모드의 유지 여부는 이번 시즌 유저 참여도에 따라 결정한다는 방침을 밝혔으니, 건설 모드가 없는 지금 한 번 발을 담가보는 건 어떨까. 건설 없으면 앙꼬 없는 찐빵이란 생각이 들겠지만, 여러 시즌 동안 변화를 거치면서 숙성해온 게임의 코어는 다른 슈팅 게임과 비슷하면서도 묘한 매력이 있으니 말이다.






▲ 얼떨결에 잠시 내려앉아서 배틀패스에 이것저것 구매하게 된 1인, 과연 포트나이트는 앞으로 어떻게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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