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숙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HIT가 걸어온 1년, 앞으로의 방향은?

게임뉴스 | 정필권 기자 | 댓글: 32개 |



'리니지'와 '테라' 등 MMORPG를 개발해온 박용현 대표의 모바일 액션 RPG 'HIT'는 개발자의 유명세만큼이나 대중들의 많은 기대를 받았다. 언리얼 엔진으로 제작된 뛰어난 그래픽과 액션은 동종 장르의 기준을 세웠다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족적을 남겼다.

출시 하루 만에 양대 마켓 매출순위 1위를 달성한 HIT는 순식간에 2015년 하반기 모바일 게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러한 인기가 단기간에 끝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의미가 크다. 11월 18일 정식 출시를 한 이후, 매출로는 한 자리 순위에 계속해서 머물렀다.

1년이 지나는 시간 동안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수많은 게임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짧은 시간이 아닌 1년. 성과와 발전을 거둔 HIT는 이제 서비스 1년을 돌아보며 자신을 돌아보려 한다.

2015년 출시 이후 1년. 넷게임즈의 이정욱 개발 이사를 만나, 지금까지 'HIT'가 걸어온 이야기와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 넷게임즈 이정욱 이사


Q. 오는 11월 18일이면 출시 1주년을 맞는다. 지난 일주년을 돌아보며 기억에 남았던 일이나 반응들이 있었는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런칭 초반에 고생하던 기억들이다. 서버 불안정 문제 때문에 데이터를 롤 백했던 문제들이 대표적이다. 모바일 플랫폼으로 처음 낸 게임이다 보니,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선을 넘나드는 기분이었다. 모바일에서는 PC 시절에 경험과 달리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분 단위로 결정을 해야만 했다. 그때와 같은 일들은 아직도 두려운 부분이다.

실수가 큰 파장으로 변하는 일들이 세 네건 되고, 그때마다 DB를 분석하고 롤백하고 회수했는데 처음에는 아주 무서웠다. '이 일이 잘못되면 서비스를 중단해야 하나..'하는 고민까지 했었다. 빠르게 진행되는 일정 속에서 사소하지만 큰 실수를 했다면... 아마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갔었을 것 같다.


Q. PC와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진행할 때 호흡이 다르기에 급박하게 진행되는 느낌인가?

모바일의 업데이트 주기는 PC와 비교해서 너무나 짧다. PC 때는 3~6개월 단위로 계획하고 메이저 업데이트를 진행하는데, 모바일은 업데이트 계획이 주 단위로 진행된다. 어떠한 사안의 의사결정은 하루 단위에 진행될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는 반드시 해야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렇지 않으면 콘텐츠 생산을 제때 진행하지 못한다. 세네 배 이상으로 압축된 업무 구조로 빠르게 콘텐츠를 계속해서 선보여야 한다. 그래서 1년이 지난 HIT의 업데이트 프로세스는 PC로 치면 5~6년 분량의 업무 프로세스를 진행한 셈이 됐다. 현재 HIT의 라이브 개발에 80~100명 정도의 인원이 배치되어 있다. 상황이 유동적으로 달라지긴 하지만 다들 열심히 해주고 계신다.

출시 초에는 1개월에 한 번만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했지만, 경쟁 게임의 업데이트 주기와 유저들의 니즈를 고려하여 현재의 1개월 2회의 업데이트로 변경됐다. 빠른 업데이트로 유저들의 반응이나 이용률이 활성화된 것을 확인하고, 지금은 욕심을 내서 한 달에 세 번 정도의 업데이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한번은 한 달에 네 번까지 업데이틀 해보려 했으나, 개발력 유지가 어려워 지금의 형태로 정착됐다.


Q. 라이브 서비스, 글로벌 출시까지 고려하면 회사의 인원도 꽤 늘었을 것 같다.

실제로 많이 늘어났다. 전에는 회사 전체의 인원이 60명이 채 안 됐었는데, 11월 말 게임의 지표를 보고 "사람을 더 뽑자."는 결정을 내려왔다. 그래서 새로운 직원들을 채용하기 시작했고, 동년 12월 말에는 100명까지 늘었다. 지금은 약 150명 정도가 근무 중이다.



▲ 현재는 약 150명 정도가 근무 중. 사무실이 꽉 들어차 있다.


Q. 1년간 성공적으로 서비스를 진행했다. 어떤 점 때문에 유저들이 게임에 정착하게 되었다 생각하는가.

일단은 HIT가 액션 RPG 장르의 장점들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유저들이 장점으로 꼽는 부분은 액션감과 그래픽 쪽이다. 돌이켜보면 실수했던 부분도 있지만, 여전히 게임을 좋게 보아주시는 유저들이 남아서 감사한 상황이다.

그래서 HIT의 장점들은 최대한 지키는 것을 기본에 두고 개발하고 있다. 여기서 욕심을 낸다면 운영이나 관리 라이브 쪽에도 세련되게, 다른 유저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가고 싶은 것이 욕심이다. 게임을 떠났던 분들도 HIT가 보여주는 새로운 액션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지금까지 개발한 콘텐츠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거나 심혈을 기울였다 생각하는 콘텐츠는 어떤 것이라 생각하나.

런칭하기 전에 레이드와 PVP 같은 실시간 콘텐츠에 대해 이슈가 많았다. 조금 더 쉬운 길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개발 측면의 공도 많이 들어갔고 노력도 많이 한 콘텐츠다. 실제로 런칭 후 유저들이 가장 많이 즐기기도 했고, 최근 추가된 PVP 길드 대전도 자주 이용한다는 지표를 받기도 했다.



▲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실시간 PVP 콘텐츠들.


Q. 모바일로 첫 발걸음을 내디딘 지 1년이다. 내부적으로는 차기작을 준비하지 않을까 싶은데, 실제로 준비 중인 게임이 있나?

일단 준비는 하고 있다. 대표님이 직접 준비 중인 사항이라 자세한 내용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 HIT와 같은 형태의 게임이 아니다 정도만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자세한 것은 때가 되면 공개되지 않을까 한다.


Q. 지난 7월에는 글로벌 140개국에 출시했다. 큰 결정이었을 텐데, 출시를 결심한 이유가 있는가?

회사 차원에서는 해외 출시를 가능한 빠르게 진행하고 싶은 니즈가 있었다. 그래서 넥슨과 상의하여 글로벌과 일본 출시에 대해 논의했었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것은 글로벌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많은 국가가 있어 정밀한 타게팅이 어렵다 보니, 현재 버전에서 크게 수정하지 않더라도 승부를 볼 수 있는 시장이라 판단했다.


Q. 문화가 다르다 보니 콘텐츠 면에서도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 국가별 마케팅이나 콘텐츠가 추가된 것인지 궁금하다.

태국, 대만 쪽에서는 TV 광고 외에도 현지 대형 이동 통신사인 DTAC(Total Access Communication PLC)와 협업으로 마케팅을 진행해 주목받았다. 통신사 가입자들에게 특별 아이템 패키지 등을 제공하는 형태였다. 유럽 북미 쪽도 페이스북, 유튜브 채널 등을 이용했고 홍콩에서는 버스 광고까지 진행했다. 이 때문인지 동남아 지역에서는 매출 5위권 안에 안착하는 등 한국 시장에 버금가는 반응을 보인다.



▲ 홍콩에서는 버스 광고까지 진행했다.

Q. 기술적인 부분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지난 E3에서는 벌칸 API 지원도 공개했는데, 현재는 어떻게 중인가.

벌칸 API는 남들보다 빠르게 적용한 상황이다. 아무래도 서비스 중인 게임인지라 일부 콘텐츠만 부분적으로 적용하고 테스트하게 됐다. 2개월 지난 지금에선 안정성이나 기술적인 부분의 문제는 어느 정도 풀어나갔다. 확대할 수 있는 준비는 되어있지만, 넥슨이나 삼성 등 관련 업체들과 공조를 통해 진행해야 한다.

지금까진 레이드 콘텐츠에서만 벌칸 AI를 지원했었는데, 모든 콘텐츠에 대해 바로 벌칸 API를 적용하는 것은 코스트 문제가 있어 조금 어렵지 않을까 한다. 기술적인 면뿐만 아니라 기존 리소스의 리터칭 등 손이 가는 곳들이 있다. 일단은 신규 지역에 한해서 선보인 뒤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Q. 벌칸 API가 적용됐을 때, 구형 기기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인가?

일단 벌칸 API는 적은 리소스로도 높은 퀄리티를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모바일 기기이다 보니 지원할 수 있는 기기가 한정되어 있다. 앞으로 지원은 확대가 되겠지만... 하위 기기보다는 신규 기기에 벌칸 API를 우선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 E3 2016에서 시연된 벌칸 API가 적용된 HIT


Q. 업데이트가 기존 콘텐츠의 발전에 치우쳤다는 비판도 있다. 새로운 무언가를 추가할 계획이 있는지.

그 부분에서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있다. 지적해주신 대로 액션 알피지의 기존 틀을 벗어나지 못한 업데이트를 반복한 것은 사실이며, 그로 인해 유저들이 지치기도 했다. 사실, 초기 목표는 '액션에서 새로운 경험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장르가 액션 RPG다 보니, 개발 코스트가 많이 들어갔다. 짧은 기간 안에 새로운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에는 무리가 있었다. 예를 들면 레나 같은 경우엔 등장 3~4개월 전부터 콘텐츠 개발을 병행하면서 진행한 것이다. 그만큼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개발이 필요하다.

유저들이 '새롭다'고 느낄 만한 경험을 줄 수 있는 콘텐츠는 약 3~4개월에 한 번씩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1주년 기념 업데이트에서도 새로운 스킬을 추가하여 기존 스킬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고 개발할 것이다.


Q. 그렇다면 앞으로 등장할 1주년 기념 업데이트에 대해 조금 더 상세히 알려줄 수 있을까?

1주년 업데이트에서는 캐릭터당 두 개 스킬이 추가되어 총 8개 스킬 중에서 선택할 수 있게 구성할 생각이다. 스킬은 레벨에 따라 확장이 될 것이며, 캐릭터의 단점을 보완하거나 특징을 강화할 수 있는 스킬들을 제공하려 노력할 것이다.


Q. 궁수 레나를 추가한 것처럼 앞으로 신규 캐릭터의 등장을 기대해도 좋을까?

신규 캐릭터를 만들 때 콘셉트를 하나만 가지고 작업을 진행하지는 않는다. 레나를 추가하려던 시점에서는 궁수와 근접 격투가 중에서 어떤 캐릭터가 좋을지 고민했다. 빠르고 다단 히트를 가진 스킬이 콘셉트였는데 최종적으로 레나가 결정됐었다. 만약 신규 캐릭터를 추가한다면 아마도 격투가가 가장 가깝지 않을까 한다. 물론, 실제로 추가될 때에는 조금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Q. 출시 초에 비하면 자동 전투 기능을 지원하는 콘텐츠가 늘었다. 자동 전투를 확대한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큰 이유는 유저들이 받는 피로감과 스트레스였다. 콘텐츠 이용률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데, 난투 같은 콘텐츠들의 이용률이 하위에 머물렀다. 이용률이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유저들의 피로도가 높기 때문이라 결론 내렸다. PC에서의 경험으로 신규 콘텐츠를 계속 추가하면 좋아할 줄 알았다. 하지만 "세 시간을 해도 콘텐츠를 다 못하겠다."는 피드백이 와서 충격을 받았다. 콘텐츠를 넣기만 한다고 좋은 게 아니구나 싶었다.

그래서 불필요한 요소들을 콤팩트하게 줄이고 장점이 되는 조작 부분만 살릴 수 있게 구성했다. 기본적으로 자동이지만, 수동으로 조작하면 좋은 스코어나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꿨다. 하루에 꼭 해야 하는 숙제 같은 콘텐츠는 편하게, 결투장이나 레이드 등 HIT의 장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조작감을 살리자는 생각이었다.



▲ 자동 전투, 스킬이 가능한 콘텐츠를 늘린 것은 유저의 피로도 때문.


Q. 마지막으로 서비스 1년을 맞이하며, 유저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을 부탁한다.

앞서 언급했던 답변들과 맥락은 같을 것 같다. 모바일 플랫폼에서 처음으로 제작하며 뼈아픈 실수도 있었고 운영 등에서 잘못 판단한 것들에 죄송한 마음이 든다. 아직 HIT를 사랑하고 있는 유저들에게 감사의 말을 드린다.
그간의 실수와 대응으로 HIT와 멀어지신 분들에게는 언제든지 돌아오면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개발과 대응 부분에서 계속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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